경원대길을 오르는 당일.
등반을 위해 새벽 3시반에 기상하여 짐을 꾸린 후 아침 식사. 로비가 산악인들의 아침 준비로 성황.
등반을 위해 미리 국립공원에 등반허가 신청을 낸 후 허가를 받으면, 등반 현장에 올라 또 '온라인 체크인'을 하는 절차를 거칩니다. 복잡..
등반짐 따로, 숙박짐 따로. 숙박에 필요한 짐은 냄겨두고 등반에 필요한 장비며 비상식 등을 어택 배낭에 따로 챙깁니다.
저는 어택 배낭을 너무 작은 걸 가져와서 용철형님 것을 빌려 썼습니다. Mystery Ranch라는 브랜드의 군용틱한 배낭.
막 굴려도 튼튼한 내구성이 일품.
경원대길 개념도
오늘 오를 곳. 총 11피치. 대략의 느낌을 잡습니다(사실 봐도 모르면서;;). 실제론 7p에서 하강.
등반 인원 : (한국산악회)유순준 대장 - 김경숙 - 안미량 - 박혜수 - 김보배
숙소를 떠나 어프로치. 느낌상 약 2k 정도를 걸은 것 같습니다. 2시간 걸린다고 들었던 것 같은데 생각보다는 가까웠던. 토왕폭 시야가 훅 열리는 풍경이 일품이었습니다. 오르는 길에 구름다리도 건너고. 느릿느릿 천천히 쉬엄쉬엄 갑니다.
소공원에서 등산객들을 살짝 비껴 왼쪽으로 들어서면 토왕폭 전망대 오르는 길이 나옵니다. 거기까지 쭉 길따라 직진.
다른 분들의 뒷모습을 보면서 나는 무슨 배낭을 살까를 유심히 골몰.. 하 결정을 못 하겠군요 ^^
설악의 여름이 성큼성큼 다가오는 5월 하순의 어느 날.
하산길에 발 담그면 시원하겠네.
아이고 우리 용철햄 또 벌써부터 퍼지시능교.
"아고 죽갔다 아고 죽갔다". ㅎㅎ 담배 끊으시소.
[TMI] 계곡 볼 때마다 궁금했던 김에 지식을 찾아보았습니다.
탕湯은 보통 폭포 밑의 못을 뜻합니다. 탕은 ‘움직인다wash, move’는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떨어지는 물이 밑으로 쏟아져 물줄기가 탕 밑으로 내려가면서 주변 물이 위로 솟구치며 탕안의 석벽에 부딪치며 돌아 물이 항시 끓는 것 같이 움직이는 모습을 보여 줍니다. 오랜 세월 동안 폭포의 물줄기가 반석盤石에 떨어져 수식작용水蝕作用에 의해서 만들어진 못을 탕이라고 합니다.
담潭의 사전적 의미는 물이 고인 깊은 못입니다. 즉, 폭포와 연결되어 있지 않은 하식河飾작용에 의해 형성된 못을 지칭합니다.
소沼의 사전적 의미는 늪沼이나 습지를 가리키고, 땅바닥에 우묵하게 패여 물이 고인 곳을 지칭합니다. 늪보다 작게 움푹 패어 물이 고인 곳은 웅덩이라고 합니다.
[출처 : 월간산, 이용대의 산행상담실]
구름다리도 건너고
경숙 선배님 : "아무나 갈 수 없는 데야~"
허가를 받고 통제 지역 안으로 문을 열고 들어섭니다.
마침내 저 멀리 보이는 토왕성 폭포. 아시아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고.
잠시 앉아서 땀을 식히고 비상 식량을 좀 뱃 속에 밀어 넣고.
더욱 가까이 다가온 토왕폭.
이제 장비를 착용하고 등반을 시작합니다. 3피치 정도까지는 경사가 완만해 릿지화를 그대로 착용하고 진행.
등 뒤로는 '4인의 우정길'이 펼쳐집니다. 오늘 이 곳에도 클라이머들이 달라붙게 되지요.
등반의 절반은 기다림의 미학입니다. 한없이 기다려요 ㅠ
맨 왼쪽 뱀피 무늬가 우리 줄.
오르면서 시야가 트이고 전경이 한 눈에 들어옵니다. 토왕골 계곡물 소리를 하루 종일 들으며 올랐습니다.
1억7천만년 전 한반도에서 융기한 용암들이 이리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어낼 줄 조물주는 당시 알았을까요?
혜수 선배님께서 오르십니다.
줄이 루스한...?? ㅎㅎ
이곳을 지나는데 급 배가 아파와서.. 이 때부터 하산 완료시까지 하루 종일 복통에 시달리게 됩니다. ㅠㅠ 하 벼랑엔 화장실이 없어 ㅠㅠ
맞은 편 풍경. 눈에 안 들어오기 시작 ㅋㅋ
그 와중에 또 진지하게..
박혜수 선배님을 통해 많은 좋은 이야기를 듣고, 등반에 대한 나름대로의 각도 서게 됩니다.
배아픔을 온 힘을 다해 참고 위기를 넘기는 몸부림 중 ㅋ
바로 옆 솜다리길. 꽤 오랜 시간 매달리셔서 지치셨을 법한..
마침내 6~7피치 2봉, 1봉에 도달. 유순준 대장님께서 손수 두 바위를 로프로 연결해 '티롤리안 브릿지'를 만들어 주십니다.
브릿지로 연결된 로프에 확보줄을 매달고 손으로 짚으며 통닭구이 모양처럼 건너가는 훈련입니다.
경숙 선배님께서 매끈하게 넘어가시고..
유순준 대장님께서 바쁘게 여기 저기를 넘나들며 대원들을 챙기십니다.
이 곳이 하강포인트. 우선 밥부터 먹읍시다!
오늘의 등반은 여기까지 ㅎㅎ (아무도 안 아쉬워함)
음식들을 꺼내고..
여기를 보세요~
소리가 들리자 마자 순식간에 포즈까지 완료한.
사진 찍을 땐 엄청 빨라지는 산악인들 ㅋㅋㅋㅋ
알고 보면 사진찍으러 왔다는 ㅋㅋㅋ
산수화 같은 풍경. 옆집도 식사를 하셔야 할텐데..
경원대길 두 피치 더 간 옆 팀. 회장님이 매끈하게 오르고 계십니다.
솜다리. 저는 못 봤습니다.
순수 결정체 같은 모습.
산악인들을 설레게 하죠.
이제 지금부턴 제 사진입니다 ㅎㅎ
휴식터 계곡에서 용철형님과 담소 나누는 중. 유순준 대장님은 신발끈을 고쳐 매고 계십니다.
오르는 도중. 배아파서 얼굴이 굳어진.. 말 못할 속 사정 ㅋㅋㅋ
하강 중.
릿지화로 올랐던 초반 구간.
첫댓글 루즈한 줄
말면서 올라갔다요.
난
시간은 많았는데
여유가 없었고
배앓이에 쫓기며
전혀 눈치 못채게
할거다하고
촬영도 멋지게
등반도 잘해내고
글도 아웃도어 잡지에
나오는 기사 같음요
20년간 담아본
울바
가을에 같이 가봅시다~^^
다음엔 설악의 시 맛을 보러 함 가세요..
한편의 시 ~ ㅎㅎ
역시~사진과 글도 멋저요~잘 읽어요~배아리를 하는 줄 몰랐네 ㅋㅋㅋ 순준선배님께 약간의 강한 압박으로 트롤을 강행했지만 순준선배의 노고에 감사드리며 즐겁게 함께한 등반 또 하나의 솜다리 추억을 간직하네요~재주가 많은거 같은데 좋은 후기글 다음에도 기대할께요 수고 많았어요~~^^
와우~보배님 생생 후기 즐감했습니다~^^♡
솜다리길 3피치 사진까지 올려주셔서 감동이 배가~♡(저 안에 나 있다요~^^:)
설악의 트롤리안 브릿지 넘 부러웠지만,
'솜다리의 추억' 길도 완죤 감동 그잡채였다는~^^
수고많으셨습니당~
이름처럼 역시 보배네요
마치 가 본 듯 생생한 후기예요
유순준 대장님
진정한 알피니즘을 실천하는 분이지요
설악에서 트롤리안 브릿지까지
부러워요^^
사진과 글 잘ㅇ봤습니다.
앞으로도 더 멋진 체험을 나누며 좋은 기억을 담는 동문 활동 기대합니다.
좋은 경험하셨네요. 앞으로도 더 gogo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