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지방의 거주자
위와 같은 관점에서 볼 때 바포메트는 오컬트에서 말하는 ‘문지방의 거주자’로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단어 그대로 표현할 경우, 그동안 문지방의 거주자에 대해 여러 오컬티스트들이 주장해 온 전통적인 의미와 약간 달라지게 되죠.
‘문지방의 거주자’는 구도자가 영적으로 발전해 가는 과정에서 마주치게 되는 괴물과 같은 존재를 일컫는 오컬트 용어입니다. 하지만 루돌프 슈타이너를 비롯한 여러 오컬티스트들은, 그것은 실체적 존재가 아니고, 바로 그 구도자가 수많은 생 동안 축적해 온 부정성이 집적되어 나타난 환영일 뿐이라고 하지요. 따라서 그것에 두려움 없이 맞선다면 극복할 수 있다고 그들은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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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포메트의 정체 27 - 심판과 문지방의 거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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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마고
2013. 1. 4.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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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심판
‘신은 사랑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사랑과 자비를 강조하는 종교에서는 마치 사랑이 신의 유일한 성품인 것처럼 가르칩니다.
하지만 카발라에서는 사랑은 신의 한 속성에 불과하며, 사랑만으로는 결코 우주를 운영할 수 없다고 하지요. 생명나무의 10 세피로트는 신의 속성의 표현인데, 그중 사랑은 헤세드 하나 뿐입니다. 특히 우측 기둥에 있는 헤세드는 좌측 기둥에 있는 게부라와 나란히 균형을 이루고 있지요. 게부라의 속성은 정의와 심판입니다.
따라서 신의 사랑과 자비는 정의와 심판의 기능에 의해 억제돼 표현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지요. 이 양대 원리는 티페레트에서 균형을 이루게 되지요.
헤세드와 게부라의 균형
신은 무한한 사랑으로만 인간들을 다루지 않습니다. 인간의 마음과 행동의 부정성이 어느 정도의 선을 넘어서면 정의와 심판의 기능이 작동하기 시작하지요. 타로의 정의 카드 이미지는 바로 신의 정의와 공정한 심판을 표현한 것이죠.
타로의 정의 카드
법원 같은 곳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긴 천으로 두 눈을 가리고, 한 손에는 저울을, 다른 한 손에는 칼을 든 정의의 여신상은 생명나무의 세피라 게부라(우주적 심판)에 대한 상징입니다.
정의의 여신상
선과 악은 서로 상보적인 관계에 있습니다. 우주에는 절대 선도, 절대 악도 없습니다. 선과 악은 순기능과 역기능을 모두 가지고 있기 때문이죠. 선이라고 해서 항상 긍정적인 결과만 가져오는 것은 아닙니다. 마찬가지로 악도 항상 부정적인 결과만 가져오는 것이 아니죠.
선은 때로 게으름과 나태와 도발을 불러올 수 있고, 악은 때로 채찍질이 되어 분투심을 일으키기도 하지요.
심판과 정화
우주의식은 자체적으로 끊임 없이 정화작용을 하고 있습니다. 개체 영혼들에 대한 심판은 사후에만 행해지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에도 계속 이루어지고 있지요. 우주의식은 개체 혼들의 집합입니다.
부정성에 깊이 물든 인간들은 우주의식에게 있어서 암세포와 같은 존재들입니다. 정화작업은 말하자면 그런 암세포들을 도려내는 작업과 같습니다. 암세포를 그대로 두면 다른 건강한 세포들을 잠식해 버리고, 끝내는 신체 조직 전체로 퍼져서 죽음을 초래하게 되니까요. 우주의식 전체가 멸망하지 않으려면 암세포의 제거는 어쩔 수 없는 작업입니다.
이 암세포의 제거에 동원되는 것이 블랙 마스터들입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동원하는 것이 아니라 활동이 허용되는 것임) 악마적 존재의 지배를 당하게 된 사람은, 육신은 물질계에 살지만 혼은 클리포트의 세계에서 살게 됩니다. (반대로, 클리포트의 존재들은 그런 사람을 통해 그런 방식으로 물질계와 접촉하고 이 세상에서 살아가는 것이죠.)
신의 입장에서 볼 때 그렇게 악에게 붙잡힌 존재는 이 세상으로부터, 그리고 이 우주의식으로부터 탈락된 존재들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이 세상을 또는 우주 의식을 정화하는 작업이기도 하지요. 그것이 바로 신의 정의와 심판입니다.
바포메트는 개인의 의식에 클리포트의 문이 열리게 된다는 것을 계시해 주는 우주 심벌입니다. 그 개인의 입장에서 볼 때는 최악의 불행이지만 이 세상과 우주의식의 입장에서 볼 때는 암세포를 제거한 것이기 때문에 정화작업인 것이죠.
만일 이런 정화 작업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이 세상은 부정적인 혼을 소유한 자들에 의해 온통 악에 물들어 버리게 됩니다. 그런 관점에서 볼 때 바포메트는 이 세상에 평화를 가져오는 존재라고도 볼 수도 있죠.
바포메트의 어원에 대해서는 많은 설들이 있습니다. ‘마호메트’에 해당되는 불어의 발음에서 변화된 것이라느니, 그리스어로 ‘지혜의 세례’라느니, ‘지혜의 아버지’라느니 하는 여러 설들이 있지요. 하지만 그것들은 바포메트의 본질과 매치되지 않습니다.
여러 설 중에서 바포메트의 개념과 가장 가깝게 매치되는 것은 바포메트를 히브리어처럼 거꾸로(즉,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읽는 방식입니다. 이 방식을 적용하면 바포메트baphomet는 temohpab가 되는데, 그것을 분절한 뒤 (tem. o. h. p. ab.), 풀어 해석하면 ‘모든 인류의 평화 신전의 아버지 Templi omnium hominum pacis abhas’가 됩니다.
문지방의 거주자
위와 같은 관점에서 볼 때 바포메트는 오컬트에서 말하는 ‘문지방의 거주자’로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단어 그대로 표현할 경우, 그동안 문지방의 거주자에 대해 여러 오컬티스트들이 주장해 온 전통적인 의미와 약간 달라지게 되죠.
‘문지방의 거주자’는 구도자가 영적으로 발전해 가는 과정에서 마주치게 되는 괴물과 같은 존재를 일컫는 오컬트 용어입니다. 하지만 루돌프 슈타이너를 비롯한 여러 오컬티스트들은, 그것은 실체적 존재가 아니고, 바로 그 구도자가 수많은 생 동안 축적해 온 부정성이 집적되어 나타난 환영일 뿐이라고 하지요. 따라서 그것에 두려움 없이 맞선다면 극복할 수 있다고 그들은 말합니다.
문지방의 거주자
하지만 바포메트가 상징하는 클리포트의 힘은 두려움 없이 맞선다고 해서 사라지는 신기루도 아니고, 당사자의 카르마의 총체로서 형성된 ‘환영’도 아닙니다. 왜냐하면 바포메트 계시를 통해 들어오게 되는 그 클리포트 존재들은 독자적인 에테르체로 활동하는 객관적이고 명백한 ‘타자’이기 때문이죠.
따라서 바포메트는 그동안 오컬트 전통에서 가르쳐 온 그런 식의 문지방의 거주자에 대한 상징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포메트는 ‘문지방의 거주자’의 일종이라 할 수 있는데, 그 이유는 생명나무와 암흑나무 사이의 경계를 지키고 있다가 부정성에 물든 인간들을 이 세상에서 아웃시켜 버리는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바포메트처럼 생긴 특정한 악마가 있다는 것은 아닙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바포메트는 단지 계시의 심벌일 뿐입니다. 다만 바포메트가 상징하는 클리포트의 힘이 열릴 경우 악마적 존재들이 그 사람에게 들어오게 되고, 그러면 그 사람은 엄청난 고통과 곤란을 겪게 되며, 결과적으로 세상에서 활동하지 못하고 아웃되게 된다는 의미이지요. (하지만 영원히 아웃되는 것이 아니라 고통을 통해 자신의 악 카르마를 청산하고 부정적인 의식을 수정해 다시 진화의 길을 가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