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하반기 실시되는 2011학년도 서울지역 외국어고와 국제고, 과학고 등 특수목적고 입시 전형부터 토익·토플·텝스 등 공인외국어 시험이나 각종 경시대회 성적을 암시하기만 해도 감점을 받게 된다.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은 14일 시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선행학습 추방을 위한 1차 정책’을 발표했다. 곽 교육감은 “특목고에서 신입생을 선발할 때 서류·면접 전형에서 학교생활기록부 기재, 반영이 금지된 과목의 성적이나 공인외국어시험, 각종 경시대회 성적을 명시하거나 암시하는 수험생은 감점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서울지역 외고와 국제고 입시면접에 참여하는 입학사정관 3명 중 1명은 시교육청에서 파견된다. 교육청은 이들을 통해 위반행위를 엄격히 감시할 방침이다.
교육 당국이 고교 입시전형에서 교외 수상경력 등을 제시하면 불이익을 주겠다고 수차례 밝힌 바 있지만, 시교육청에서 직접적으로 ‘감점’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정책은 사교육에 의존하는 선행학습이 만연해 사교육비 부담이 커지는 것을 막기 위해 발표된 것이다. 교육청은 이에 따라 올해 서울지역 과학고 신입생 선발 과정에서 선행학습을 요구하는 내용을 일체 배제하기로 했다. 이미 신입생 선발이 완료된 영재학교인 서울과학고는 2012학년도 입시부터 선행학습 유발요인을 없애는 쪽으로 전형과정을 보완한다.
또 내년 상반기 실시되는 서울시교육청 주최 수학·과학 경시대회에서 중학생의 경우 출제 범위를 3학년 5월에 배우는 내용까지로 제한하고, 응시 자격도 3학년 학생에게만 주기로 했다. 이밖에 지역교육청의 영재교육원 및 영재학급 선발 과정에서 과제수행능력 평가나 심층 면접을 폐지하고 교사의 ‘관찰추천’만으로 대상자를 뽑을 예정이다.
곽 교육감은 “사교육에 의존하는 선행학습은 학교 교육의 집중력을 떨어뜨리고 교사의 수업의욕을 저해하는 부작용이 있어 사교육 중에서 가장 해악이 크다”며 “올해 안에 2차 대책을 내놓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