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일어 서리라. 방경홍 가브리엘
상아탑 Cu 직속 ‘성실하신 동정녀’ Pr.은 이재명 바오로 신부님이 사목하시던 1987년 12월 20일 영세 받은 신 영세자 10명으로 영세 후 겨우 23일 만에 창단된 Pr입니다. 레지오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단장이 된 저는 우선 단원들이 서로 잘 알고 친목도모가 최선이란 생각으로 어떻게 하면 서로 격의 없이 일치 할 수 있는가만 생각했습니다. 주회의는 간단히 하고 2차 주회는 길게 했습니다. 레지오가 성모님을 총 사령관으로 모시고 기도와 활동으로 자기를 성화하고 주님께 영광을 드리는 단체임을 올바로 알기까지 우리는 그렇게 지냈습니다.
어느 날 이웃 범어성당 저녁 미사에 참례했다가 우연히 새로 분가된 Pr의 첫 회합에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그 날 고참 단장으로부터 주회의 하는 법을 교본대로 배우고 그 후 지금까지 배운 대로 주회의를 하고 있으니 참으로 오묘한 성모님의 이끄심이었습니다. 우리는 모든 일을 친형제처럼 서로 격의 없이 함께하고 단원들은 단장의 말에 절대 순명 하였습니다. 제대 위 천장과 예수님 동상과 성전 벽을 물청소 하자는 단장의 턱없는 제안에 한사람도 반대하지 않았습니다. 철 사다리를 놓고 밤이 늦도록 벽과 천장을 물과 비누로 다 닦아내고 얼굴과 옷에 묻은 오물자국을 보며 서로 밝게 웃었습니다. 대구 지하철 공사가 한창이던 시절 제가 근무하는 학교의 학생 19명을 권면하여 본당 교리반에 입교 시켰습니다. 토요일 수업이 마치는 12시 반에 우리 단원들이 서너 명씩 나누어 차에 태워 본당 교리반에 데려 오면 우선 아이들 점심부터 해결해 주고 교리시간까지 시간을 메우기 위해 숙제를 같이하며 4시까지 기다렸다가 교리 공부를 마치고 갈 때도 차를 태워 각자의 집까지 데려다 주었습니다. 학생 교리반이 있는 토요일은 우리 단원들이 저녁식사도 제때에 못 하고 차량 봉사를 하였으니 저는 이들이 바로 주님께서 보내신 천사로 보였습니다. 영세 때는 대모를 정해 주고 선물도 사 주고 집으로 불러 축하도 해 주었습니다. 지금은 성장하여 각자의 본당과 교회에서 봉사를 하며 성가정을 이루고 있습니다.
야외행사 때는 우리 Pr이 항상 선발대로 선발되어 현지답사는 물론 행사 당일 먼저 가서 자리를 잡고 제대, 천막, 엠프 시설을 하여 행사를 잘 치르도록 봉사 하였습니다.
그러던 중 어느 날 회계를 맡은 한 단원이 교통사고를 당하였다는 급보를 듣고 허겁지겁 갔더니 다리를 몹시 심하게 다쳤습니다. 그 후 반년도 넘게 입원해 있을 동안 우리는 기도로 뭉쳤습니다.
그 해 부단장과 서기가 공석으로 있던 가운데 어느 비가 오고 바람이 심하게 부는 날 주회를 하러 갔더니 단원이 아무도 나오지 않아 제대를 펴고 성모님과 마주보고 혼자 주회를 했습니다. “성모님 우리 Pr.을 보살펴 주십시오.” 절박한 기도를 하였습니다. 성모님께서 안타까워 하시며 용기를 내어라 하는 듯 했습니다. “다시 일어서리라.” 다짐하고 집으로 오다 보니 동네 수퍼마켓 주인이 바뀌었습니다. 서로 인사를 나누던 중 송현성당에서 Pr 서기직책을 맡았던 단원임을 알았습니다. “주님이 보내주셨구나” 이분을 권면하여 우리 Pr으로 전입시켜 서기 일을 맡게 하였더니 얼마나 성실하게 일을 잘 처리 하던지 나무랄 대가 없었습니다. 또 어느 날은 주 회의를 하고 있는데 바깥에서 큰 소리로 떠드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이 사람을 권면하여 우리 Pr에 입단 시켰더니 여러 방면에 아는 것이 많은 분 이었습니다. 그 후 부단장을 맡게 되어 행사 때 마다 큰 몫을 담당해 주었습니다. 성모님은 항상 우리를 보살펴 주셨습니다. 레지오가 아무리 어려운 상황에 놓여도 단장이 깃발을 놓지 않으면 그 팀은 무너지지 않습니다. 단장의 역할은 Pr의 발전에 절대적이라는 확신을 주었으며 단원들의 절대적인 순명은 좋은 결과를 맺는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레지오를 통하여 우리의 믿음이 더욱 굳세어 지고 신앙이 더욱 성장하였다고 확신 합니다. 교적을 옮겨 타 본당으로 간 단원들은 제단체나 레지오에 중책을 맡아 열심히 봉사하고 있습니다. 단원 가족 중 5명의 수도자가 배출되었고, 두 명의 사제가 탄생 하였습니다.
2015년 희망의 새해를 맞이하여 초창기에 사랑과 열성으로 뭉쳐 친형제 같이 지내며 활동 하던 막강하던 성실하신 동정녀 Pr.을 다시 일으키고자 염원하는 한 단원의 적극적인 간청으로 꾸리아 단장이 저를 불러 18년 만에 성실하신 동정녀 Pr.에 전입하여 단장직을 다시 맡도록 명하였습니다. 저는 순명하여 열심히 노력 할 터이니 도와주십사 하고 주님과 성모님께 기도 했습니다. 성실하신 동정녀 Pr.이 막강한 성모님 군사로 다시 나고 싶습니다. 초창기의 두 단원도 다시 돌아와 8명의 행동단원을 확보하고 수녀님 협조단원(아듀 또리움단원)도 5명을 확보 하였습니다. 교본에 충실한 막강한 성모님 군대를 주님께 봉헌 하고 싶습니다. 뜻있는 교우들이 단원으로 입단 해 주기를 희망 합니다.
성실 하신 동정녀 Pr. 주회의는 매주 수요일 저녁미사 후 문화관 306호 회의실에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