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학의 역사) 63. 이집트 문자의 해독 – 장 프랑수아 샹폴리옹 (1790~1832년)
1799년에 나폴레옹의 병사들이 이집트의 로제타에서 글씨가 새겨진 판을 하나 발견했는데, 이 판은 이집트의 신성 문자(히에로글리프)가 문자가 아니라 이집트의 지혜를 담은 신비로운 상징이라는 그때까지의 신화를 무너뜨렸다. 고대 이집트 사람들은 세 가지 문자를 사용했는데, 그것은 그림 같은 신성 문자와 그것을 간략하게 만든 신관 문자 그리고 거기서 파생된 민중 문자이다.
기원전 600년쯤에는 민중 문자만 사용되었고, 이것은 15세기까지 쓰였다. 이 세 가지 문자가 고대 이집트 어의 표기에 사용되었고, 콥트 어의 선조인 이 언어는 17세기까지 사용되어서 유럽의 학자들이 기록할 수 있었다. 알려지지 않은 문자를 해독하는 중요한 단서는 그 문자를 사용하는 언어인데, 신성 문자에 대해 콥트 어가 이런 역할을 했다.
그리하여 1799년부터 이집트에 대한 관심이 달아올랐고, 민중 문자를 해독하려는 진지한 시도가 있었다. 여기에 로제타석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 로제타석은 그리스 어와 민중 문자 그리고 민중 문자의 많은 기호들이 한 글자를 이루는 음성 문자임을 알아냈다. 왕의 이름은 이 기호를 알아내는 출발점이 되었고, 일단 출발점이 확보되자 나머지는 금방 해독되었다.
영국의 학자 토마스 영은 몇 단계 더 나아가서 민중 문자와 신성 문자의 몇 가지 유사성을 밝혔고, 그 문자들은 신성 문자에서도 이름의 발음을 나타낸다고 추론했다. 그러나 핵심적인 돌파구를 연 사람은 프랑스의 언어학 천재 장 프랑수아 샹폴리옹이었다. 그는 프톨레마이오스의 이름이 사용된 그리스 문자와 신성 문자를 제대로 연결시켰고, 여기에 힘입어 알려진 왕들의 이름을 읽을 수 있었다. 그는 드디어 신성 문자가 완전히 상징으로 되어 있다는 전통적인 견해를 부정하고 로제타석의 글도 대부분 발음을 표시한다는 것을 알아냈다. 1824년에 그는 확인된 기호들에 대한 충분한 언어 자료를 확보하여 설득력 있는 해독 결과 발표했다.
리처드 도킨스 외(지음), 피터 탤랙(엮음), 김희봉(옮김). 사이언스 북. 사이언스북스.
▲ 로제타석 (세 가지 문자로 기록되어 있어서, 고대 이집트 언어 해독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