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화
조지훈 / 시인
꽃이 지기로서니
바람을 탓하랴.
주렴 밖에 성긴 별이
하나 둘 스러지고
귀촉도 울음 뒤에
머언 산이 다가서다.
촛불을 꺼야 하리
꽃이 지는데
꽃 지는 그림자
뜰에 어리어
하이얀 미닫이가
우련 붉어라.
묻혀서 사는 이의
고운 마음을
아는 이 있을까
저어하노니
꽃이 지는 아침은
울고 싶어라.
○2023.4.29. 토요일/비 종일 질금거리며 내리다/15~23°
○울진산악회 낙동정맥 종주대ㆍ뫼벗, 호랑이, 올웨이즈, 아리, 말짱해, 무야 /6명. 올웨이즈 운전으로 카니발 타고.
○피나무재에서 622.7봉(평두산)ㅡ 질고개ㅡ785봉ㅡ유리산ㅡ간장현(천장현)을 지나 통점재까지
GPS ONㆍ오전 6시 32분
GPS OFFㆍ오후 3시 27분
소요시간ㆍ8시간 54분 소요
거리ㆍ18.14km
누적거리ㆍ196.94+18.14=215.08km
접속구간 누적거리ㆍ9.54km(전과 동)
총거리ㆍ206.48+18.14=224.62km
○낙동정맥 12구간 GPX
새벽 5시.
오 ! 연호공원 주차장에 노랭이가 없다.
👍2021.10.16. 천왕봉 산행 후 백무동에서 본 노랭이 모습. 회자정리(會者定離)라, 만날 때 오늘의 이별을 예상 못한 건 아니지만 이별한 시절이 하(何) 수상(殊常)하다.
비옷 바람막이 사건부터 야생화 고문님이 개발하신 문받침대, 뒷자리의 뜀뛰기운동 등 미운 정 고운 정이 많이 들었는데 노후로 인한 운행불가라니 많이 아쉽다. 낙동정맥 종주팀 발이 묶이는가 싶기도 하고 ᆢ.
오늘은 급하게 빌린 스타렉스를 타고 여섯이(옥수수님이 개인 사정으로 오시지 못했다) 간다. 피나무재에서 가사령까지 약 22km를 걸어야 하는데, 비가 온다는 예보는 있지만 와도 작은 양일 것이라는 지레짐작으로 우중산행을 작정하고 나선 길이다.
그러나
출발 후 10분쯤 구릿재를 지날 무렵 차창에 빗방울이 떨어진다. 지난(至難)한 하루가 될 것 같은 서글픈 예상은 왜 어긋나지도 않는 걸까 ?
비는 오락가락하는데 우린 7번 국도를 타다 영덕에서 내려 34번 국도를 잠시
이용, 신양리에서 914번 지방도로 갈아타고 피나무재로 간다.
그런데 스타렉스 승차감이 아주 좋다.
️피나무재(481m)ㆍ오전 6시 20분.
청송군 주왕산면 주산지리와 내룡리 사이의 고개인데 피나무재로 불리는 연유를 찾을 수 없다. 다만 옛날 이곳에 피나무가 많아서 불린 이름이 아닐까 싶은데 주변에서 피나무를 보지 못한 것 같다.
👍👎피나무재 정상에는 주차할 공간이 없어서 고개 넘어 자작나무 숲길 가는 임도 옆에 차를 세우고 산행 준비를 한다. 오락가락하던 비가 본격적으로 올 기세라 모두 완전 무장을 하고 모여 섰다. 오전 6시 34분
👍지난 산행 때 본 오늘 들머리는 철망밑 개구멍을 통과였기에 점잖은 체면에 개노릇은 할 수 없고 살짝 우회, 묘 옆을 지나 능선으로 올라선다.
👎옛날 전쟁놀이 흔적. 요즘도 이런 구조물로
북쪽의 아이들 망동을 막을 수 있을까 ?
👍지난 산행 때와는 완연히 달라진 산풍경. 시시각각(時時刻刻)으로 천변만화(千變萬化)하는 자연이라지만 그 사이 빨리도 모두 연녹색 옷으로 갈아입었다.
눈이 시원해진다. 내리쬐는 봄햇살의 따가움은 가려졌는데 오늘은 비와 안개가 시야를 가린다. 오전 6시 52분.
️평해 황씨 묘ㆍ오전 7시 9분. 1.36km. 36분 소요.
현 위치는 주왕산면 라리 산 88.
👍지나가는 산꾼들로 심심치 않을 묘 주인의 이름이 쓰여있는 비문을 읽을 수 없다. 빗물과 오석(烏石)의 부적절한 만남의 결과다.
️임도ㆍ오전 7시 11분. 1.51km.
👍상ㆍ임도로 내려와서 하ㆍ그리고 다시 가야 할 길.
👎이정목 앞에서. 가는 길 오른쪽은 주산지리, 왼쪽은 라리로 이어진다. 다행히 비가 가늘어져 아리와 나는 그 비를 맞으며 간다.
👍임도를 하나 다시 건너 숲 속으로. 오전 7시 17분.
👍새로 이름표를 붙인 묘역을 지나자 보이는
👎건너 산. 사진을 키워보면 산꼭지에 높다란 피뢰침이 꽂힌 것 같다. 오전 7시 24분.
👍임도를 따라 걷는 산꾼들 앞은 가로막는 안개. 그러나 멋진 조망 대신 빗소리를 들으며 앞사람 궁둥이만 열심으로 쫒아서 걷다가 확 트인 임도길을 걸으니 가슴이 후련해진다.
️철탑ㆍ오전 7시 33분. 2.31km.
1시간 소요.
현 위치는 청송군 부남면 화장리 산 26.
👍👎아직도 정확한 용도를 알지 못한 철탑.
그런데 엄청 높다. 두 장의 사진으로도 다 담지 못해서 파노라마로 찍으면 그 높이의 느낌이 없어져 버린다.
👍바람소리 마저 숨죽인 고요한 산속을 걷다 만난 철쭉꽃과 그 서글픈 낙화와 속절없이 뚝 떨어진 비에 젖은 꽃잎ᆢ.
👎그리고 또 임도를 건너서. 오전 7시 37분.
🥀옥녀꽃대일까 홀아비꽃대일까 ?
구별 포인트ㅡ홀아비꽃대는 수술대가 성기고 짧으며 굵은데 꽃대에 노란 꽃밥이 있고, 옥녀꽃대는 꽃밥이 없으며 가늘고 긴 굽은 모양의 수술대가 홀아비에 비해 풍성하게 있다. 이가 서 말이라는 홀아비는 꽃이라도 외롭긴 마찬가지인가 위 사진은 홀아비꽃대로 자꾸 마음이 간다.
️자작나무숲 그리고 아침ㆍ오전 7시 57분.
현 위치는 청송군 부남면 화장리. 이곳 청송 자작나무숲은 1996년도 8.5ha 산지에 조성된 것으로 아직은 다양한 시설이 많지 않지만 임도를 따라 만들어진 숲길을 걸으면 순수한 산속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다고 한다.
👍지금 연녹색 잎과 흰 수피의 대비에서 가을 단풍의 모습을 상상하기는 어렵지 않다. 그러나 직관의 황홀함에는 턱없이 모자라리니 수고롭지 않은 감동은 없나 보다.
👎호랑이 옆의 자작나무 흉고 직경이 뫼벗 허벅지만 하다. 한대 수종으로 아는데 빨리 자란 샘이다.
《자작나무는 한자로 화(華)로 쓴다. 결혼식을 화촉이라고 흔히 말하는데 옛날에 촛불이 없어서 기름 성분이 많은 자작나무껍질에 불을 붙여 촛불을 대용했기 때문이다. 자작나무 목재는 단단하고 치밀해서 조각재로 많이 쓰이는데 특히 우리나라의 자랑스러운 국보 팔만대장경의 일부가 이 자작나무로 만들어져서 그 오랜 세월의 풍파 속에서도 벌레가 먹거나 뒤틀리지 않고 현존하고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에서》
👍비가 잠심 멈춘 사이 자작나무숲에 둘러앉아 뫼벗의 무사산행 비나리 끝에 막걸리 한잔씩 한다. 빵과 사과를 안주삼아 시원하게 한잔 땡긴다. 숲 속의 상쾌한 공기가 단 몸을 식혀주나니 스트레스야 사라져라 !
👍정맥길 능선을 따라 오른쪽은 자작나무 숲이, 그리고 왼쪽 아래로 보이는 황정저수지.
👎아침 후 다시 길 떠날 차비를 마친 뫼벗.
와 ㅡ멋있다. 뫼벗의 모자를 쓴 사진은 참 귀한데 ᆢ.
👍오늘 산행의 전체 고도 차는 약 400m. 꽃길도 이런 길은 잘 없다. Healing time ! 평길 같은 육산을 걷는 동안 오! 심신의 불편함이 사르르 사그라든다.
️622.7봉(평두산)ㆍ오전 8시 32분.
4.18km. 2시간 소요.
현 위치는 청송군 부남면 이현리 산127.
지도상에는 이름이 없는데 누군가 '평두산'이라는 이름표를 붙여놓았다.
인근 주민이 작품이라면 의미 있는 이름일 테지만 어느 산꾼이 자신의 이름 '평두'를 사용했다면 웃기는 일이다
👍622.7봉의 조망. 안개로 꿈속을 노니는 것 같은 풍경을 고개들에 볼 수 있다는 게 감사한 일이다.
👎위에서 오른쪽으로 이어진 사진. 이런 풍광을 바라보며 지난날 저 멀리를 회상하는 퇴행(退行)도 오늘은 행복한 순간이 된다. 입속으로 나직이 추억을 읊조리면서 ᆢ.
Jannie Frickie(제니 프리키)/The foggy dew(안개 이슬)
https://youtu.be/8AT6yCq2TqA
🥀 👍큰꽃으아리 ㅡ숲가장자리와 산기슭의 볕이 잘 드는 풀밭에서 자란다. 줄기는 가늘고 갈색이며 길이가 2∼4m이고 잔털이 있다.
잎은 마주나고 긴 잎자루가 있으며, 꽃은 5∼ 6월에 흰색 또는 연한 자주색으로 피고 가지 끝에 1개씩 달린다. 꽃의 지름은10∼15cm 정도로 야생에서 볼 수 있는 둥근 모양의 꽃 중 가장 큰 것 같다.
👎백선 ㅡ쌍떡잎식물 쥐손이풀목 운향과의 여러해살이풀. 줄기는 곧게 서며 튼튼하다. 잎은 깃꼴겹잎으로서 마주난다. 2∼4쌍의 작은 잎으로 구성되어 있다. 백선은 뿌리가 봉황을 닮아서 봉삼 이라고도 하며 봄과 가을에 채취하여 겉껍질을 벗겨서 건조하여
약용한다.
👍아래에 아른하게 보이는 마을, 사진상 현 위치는 청송군 부남면 이현리 산122로 표시되는데 아직 도로를 건너지 않았으니 라리가 아닐까 ? 질고개가 930번 지방도에 있다. 오전 8시 57분.
🥀참나무순 혹벌(성충의 몸길이는 2~3 mm이고, 몸은 흑색이며 작은 편이다) 충영 ㅡ언듯 보면 열매나 꽃처럼 보이는 충영은 식물체에 혹벌, 진딧물, 응애, 흑파리 등의 곤충에 의한 산란 또는 분비물이 자극이 되어 식물의 일부가 이상 생육하여 만들어진 부분을 말한다.
👍효성 지극한 어느 후손의 작품. 멧돼지가 얼마나 무서웠으면 봉분을 철망으로 빙 둘러첬을까 ? 부남면 이현리 산 98.
오전 9시 21분.
👎묵은 임도길을 걷다 숲으로 들어가 조금 더 가면ㅡ질고개. 오전 9시 34분.
️질고개(429m)ㆍ오전 9시 37분. 7.68km. 3시간 5분 소요.
현 위치는 청송군 부남면 이현리 산79.
질고개는 청송군 주왕산면 라리와 부남면 이현리 사이의 고개로 930번 지방도가 지나간다. 질고개는 진흙이 많아 늘 질퍽해서 붙여진 이름이니 이현리를 한자로 쓰면 泥峴里인데 泥峴이 곧 '진흙고개'로 비가 오면 늘 질퍽한 고개가 되어버린다. 그래서 이름이 질고개가 되었다고 ᆢ.
👍사진 1ㅡ질고개로 내려서면서 본 그림. 뫼벗 뒤의 작은 문이 철망으로 둘러 쳐진 사유지를 통과하기 위한 출입구다. 다행히 맘씨 고운 사유지 주인이 출입을 허락해 준 대신 문단속을 간곡히 당부해 뒀다.
사진 2ㅡ사유지에서 되돌아본 그림.
👎농막을 지나 과수원 가운데를 통과 산으로 들어가야 한다. 아래ㅡ현 위치 위성지도.
👍사진 1ㅡ과수원을 지나 산속으로. 사진 2ㅡ나무둥치에 붙은 포스트, *문을 닫아요 꼭 꼭 농작물 피해가 너무 커요* 사진 3ㅡ문을 통과한 후 해야 할 일 *문을 닫아요*
이 정도면 멧돼지가 얼마나 미울까 ㅠ.
👎산으로 들어가기 전 되돌아본 그림. 과수원 왼쪽 아래로 화장저수지가 보인다.
👍👎사유지를 지나 이름 모를 산꼭지로 가는 길은 평길 같이 걷다 막상 오르막을 오르려니 숨차기는 해도 연한 녹음(綠陰)으로 눈이 시원해진다. 오르막 왼쪽의 금줄은 길게도 쳐 저 있다. 뭘 재배하고 있을까 ? 이런 곳이라면 장뇌삼 밖에 없는데 ᆢ.
👍산꼭지의 조망처와 소나무 우듬지 위의 하늘이 잔뜩 흐렸다. 질금질금이 아니라 이제는 비가 본격적으로 오려는가 ㅡ.
오전 9시 56분.
🥀가막살나무ㅡ중국 동남부, 일본, 대만, 한국에서 분포하는 산분꽃나무과의 나무이다. 남부지역 산지에서 볼 수 있으며 낙엽수로 높이는 2~3m정도 성장한다. 계곡이나 산의 습기가 많은 곳을 좋아하며 토질을 가리지 않으나 비옥한 토질에서 특히 잘 자란다. 까마귀가 먹는 쌀이라 가막살나무라는 이름이 붙어진 것도 재미있는 점이다. 생김새가 덜꿩나무와 흡사해 구별하기가 어려운데 가막살나무가 덜꿩나무보다 둥근 형태의 잎을 하고 있으며 덜꿩나무 잎자루보다 가막살나무의 잎자루가 더 길기 때문에 잎과 잎자루로 구별할 수 있다.
👍오전 10시 17분. 약 4시간 동안 9km 정도 걸었는데 여기가 어디쯤 인지도 모르고 기념할 것도 볼 것도 없어 앞만 보고 간다. 심심풀이로 점심때 먹을 나물을 캐면서 아리님이 올웨이즈에게 산나물 강의를 할 뿐 ᆢ. 그리고 각자 머릿속으로 청기와 집을 지으며 꺼벅꺼벅 걷는다.
👎시그널이 무당집 앞마당 마냥 주렁주렁 달린 나무 아래를 지나가는데 접신이라도 할꺼나ᆢ. 오전 10시 44분. 9.39km. 9시간 11분 소요. 현 위치는 청송군 부남면 이현리.
👍사진 1ㅡ그리로 가면 안 된다고 뫼벗이 막아 놓은 길. 사진 2ㅡ좋은 사람들이 가는 바른길. 오전 10시 48분.
👎푹신한 낙엽을 밟으며 녹음 속을 걸어가는 호랑이와 아리는 몇 칸의 청기와집을 어떤 색으로 지었을까 ? 오전 11시 4분.
️ 도대체 여기가 어디쯤인고 ?
오전 11시 11분. 10.29km. 4시간 39분 소요.
현 위치는 청송군 부남면 이현리 산26.
🥀 삼색병꽃나무ㅡ한국 특산으로, 전국 산지의 양지바른 곳이나 바위틈에서 자란다. 처음에 꽃봉오리가 벌어질 때는 새하얀 백색이었다가, 점점 분홍색을 띤 뒤, 다시 옅은 붉은색으로 변한다. 병처럼 생긴 꽃의 빛깔이 세 가지로 바뀌는 까닭에 삼색병꽃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이곳을 지나면서 하늘에 가득 고인 비가 언제 쏟아질까 걱정해야 한다. 청송에서 포항 쪽으로 비가 내려가는가 청송에는 이른 시간에 포항 보다 더 많은 비가 온다니 서둘러 걸어 비 맞을 곳을 벗어나야 하는데, 그래도 밥그릇에 빗물 받아가면서 점심을 먹을 순 없는 일, 배도 고픈 참에 자리 잡아 점심 먹고 가기로 한다.
️점심ㆍ오전 11시 20분.
병꽃 핀 자리를 지나 편안한 자리를 잡고 밥상을 차리고 앉아 건배 !
👍🎵 Shake shake shake 🎶 shake a 비닐봉지 🎶 shake a 비닐봉지 🎵 ~~ 올웨이즈가 열심히 흔들어 만든
👎나물 반찬. 오른쪽은 아리님이 지고 온 두릅과 엄나무순 데친 거, 왼쪽은 산행 중에 채취한 잔대싹, 삽주싹, 단풍취, 우산나물, 비비추, 두릅 등으로 준비된 쌈. 푸짐ㅡㅡ하다.
👍빗물에 밥 말아먹어야 하나 ~~ 했던 걱정은 기우로 귀결되고 느긋하게 배 채우고 일어서니 젖었던 신발이 조금 말랐다. 주황색 바지 뫼벗을 기준으로 시계 방향으로 말짱해, 무야, 아리, 호랑이, 올웨이즈 신발. 아직 반도 못 왔는데 부지런히 가야 한다. 아랫동네로 내려오는 비 보다 우리가 더 빨리 걸을 수 있으려나 ㅡ. 오후 12시 4분.
👎나뭇잎 사이로 어른거리며 보이는 마을 아직도 이현리일까 ? 오후 12시 19분.
👍오후 12시 20분. 10.86km. 5시 47분 소요. 여전히 막힌 시야에 앞만 보고 가는데 여기가 어딜까 ? 아직 이현리를 벗어나지 못했다. 오늘로 경북 삼대 오지인 BYC(봉화, 영양, 청송)를 벗어난다고 했는데 여전히 발 앞은 오리무중(五里霧中), 어딘지 알 수 없다.
👎나물 천지다. 왼쪽은 단풍취 밭이고 오른쪽은 민백미꽃 앞 능선으로 우산나물이 개락이다. 오후 12시 49분.
️어느 조망처에서.
오후 12시 55분. 12.26km. 6시간 22분 소요. 현 위치는 부남면 이현리.
👍비가 올라나 눈이 올라나 억수 장마질라나
만수산 검은 구름이 막 모여든다(정선 아라리)
황선남/정선아라리
https://youtu.be/xOwdWF6lGfQ
👎활짝 핀 철쭉, 이쁘다. 요즘 황매산으로 철쭉 탐방꾼들이 모인다는데 우리는 이렇게 대리 만족으로 행복해한다. 오후 1시 21분.
현 위치는 포항시 북구 죽장면 하옥리.
🥀풀솜대ㅡ '지장보살'이라는 이름으로도 불리며 맛과 식감이 좋아 봄나물로 많이 이용된다. 불가에서 '지장보살'은 중생을 구제하는 보살인데 아마도 예전에 배고픈 시절에 이 나물로 허기를 달랬기 때문에 불려진 이름이다. 풀솜대의 뿌리를 녹약(鹿藥)이라고 하는데 발기부전 및 조루증 치료에도 사용된다.ㆍㅅ
️785봉ㆍ오후 1시 38분. 13.72km.
7시간 6분 소요. 현 위치는 포항 하옥리.
👍785봉의 위성사진. 간장현(천장현)이 보이는데 여기서 약 3km 거리에 있다.
👎이제 비가 머리 위까지 내려왔다. 사진 1ㅡ포항, 사진 2ㅡ청송날씨. 곧 쏟아질 것 같은데 과연 비를 피할 수 있으려나 ᆢ.
️유리산(805m)ㆍ오후 1시 51분.
14.19km. 7시간 18분 소요. 하옥리.
아랑구랭님이 달아놓은 '유리산'이라는 이름표가 공인된 것인지 확인할 수 없다.
아울러 어떤 뜻의 이름인지도 알 수 없다. 이럴 땐 꽉ㅡ 막힌 시야만큼이나 답답하다. 봉우리의 높이도 각기 달라서 어느 것을 믿어야 하나 ᆢ.
👍유리산 or 805봉에서의 상봉식.
👎상봉식을 하는 사이 드디어 하늘이 열렸다.
다들 비옷을 입는데 난 거추장스러운 게 싫어 그냥 맞으며 간다.
👍신갈나무를 비롯한 활엽수 사이를 걷다 주룩주룩 내리는 비를 맞으며 쭉쭉 벋은 잣나무 사이를 걷는데 올웨이즈의 비옷 색이 도드라진다. 오후 2시 17분. 다시 청송군 부남면 이현리.
️ 또 철탑ㆍ오후 2시 23분. 15.54km. 7시간 50분 소요. 이현리.
👍👎여기도 아야 ㅡ 할 정도로 고개를 뒤로 획 젖혀야 끝이 보이도록 높다.
흔들리며 피는 꽃 / 도종환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젖으며 피었나니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을 따뜻하게 피웠나니
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고요한 숲 속, 나뭇잎 위로 떨어지는 빗소리를 들으며 걷는 대원들의 발소리만 사각일 뿐 사위(四圍)는 자꾸만 침묵의 고요 속으로 가라앉는다. 철쭉이 맞는 비를 나도 맞으며 속절없이 떨어지는 낙화(落花)에 마음 아프게 바람 빠진 풍선처럼 허전한 내 삶을 반추(反芻)하여야 한다. 바람에 흔들리며 살아있음을 확인하는 철쭉처럼 허허로운 삶의 궤적을 흩뿌리고 가는 이 걸음 또한 내 살아있음의 실존 확인인 샘인가.
철쭉/도종환
철쭉이 아침에 마시는 바람을
나도 마신다
철쭉을 흔드는 바람에
나도 나부낀다
흔들린다는 건
살아있다는 것이다
사월에서 오월로 넘어가는
바람 좋은 날
️간장현(干長峴ㆍ660m)ㆍ오후 2시 38분. 16.5km. 8시간 5분 소요.
현 위치는 포항시 북구 죽장면 하옥리.
죽장면 하옥리와 청송 부남면 이현리 사이의 고개로 청송에 있는 지명인 간장마을에서 유래된 이름인데, 멀리서 보면 긴 방패처럼 생겼다 해서 干長峴 이라 불린다고 한다.
👍간장현에서 위성지도로 본 통점재와 가사령 위치. 통점재는 약 2km, 가사령은 5km 정도 남았다. 길은 좋은데 쉽게 거리를 줄이지 못한다. 비 때문에 ?
👎비에 후줄근하게 다 젖었다.
👍밀려오는 안개로 시야는 점점 좁아지는데 후두둑 후둑~~ 빗소리를 화두(話頭)로 잡고 모두 묵언수행 (默言修行)으로 걷고 있다.
️이정목ㆍ오후 2시 54분. 16.82km.
8시간 21분 소요. 현 위치는 포항시 북구 죽장면 하옥리 산 2.
👍경북 오지를 벗어나 포항 땅에 도착했다는 인사인가 생경한 모습의 이정목이 반갑다.
모두 물에 빠진 생쥐꼴, 그 모습에 절로 입안에 고이는 노래 🎼 비에 젖어🎵 슬픔에 젖어 쓰라린 가슴에 고독이 넘치고 넘치고 ~~~🎶
통점재 1.6km 남았다.
💥이정목을 조금 지나 한 줄로 늘어서서 걷던 대원들을 불러 세우는 뫼벗, 통점재에서 가사령의 거리(약 4km)를 묻고는 오늘날 머리를 통점재로 하잔다. 신발 속까지 젖어드는 우중산행을 힘들어하는 게 아니라 시술받은 허리에 통증이 있는 것 같은데 속 시원하게 말을 안 하니 그렇다 하고 지레짐작할 뿐이다. 다음 산행을 통점재에서 한티재까지로 잡아도 약 22km 정도, 모두 흔쾌히 동의하니 절로 발걸음이 가벼워진다.
ㅎㅡ오늘 하산주는 어디서 ?
🥀 노랑무늬붓꽃 ㅡ노랑무늬붓꽃은 오대산, 대관령, 태백산과 경상북도 일원의 산에서 자라는 우리나라 특산 식물로 다년생 초본이다. 생육환경은 음습하며 토양의 비옥도가 높은 곳에서 자란다.
예쁘게 피었다 속절없이 떨어지는 꽃, 꽃에게 사람의 눈길과 관심이 무슨 의미 있으랴. 스치는 바람과 벌과 나비의 사랑을 기다려 그 결실의 성장을 위해 미련 없이 낙화할 뿐 ㅡㅡ.
낙화(落花)/이형기(李炯基)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봄 한철
걱정을 인내한
나의 사랑은 지고 있다
분분한 낙화 ……
결별이 이룩하는 축복에 싸여
지금은 가야 할 때,
무성한 녹음과 그리고
머지않아 열매 맺는
가을을 향하여
나의 청춘은 꽃답게 죽는다.
헤어지자
섬세한 손길을 흔들며
하롱하롱 꽃잎이 지는 어느 날
나의 사랑, 나의 결별
샘터에 물 고인 듯 성숙하는
내 영혼의 슬픈 눈
👍다시 이정목. 오후 3시 4분. 17.30km.
8시간 31분 소요. 통점재 0.9km 남았다.
️통점재(桶店재ㆍ530m)ㆍ오후 3시 27분. 18.14km. 8시간 54분 소요.
현 위치는 청송군 부남면 중기리 산86-3
경상북도 청송군 부남면 중기리와 경상북도 포항시 죽장면 상옥리를 연결하는 고개로 68번 지방도가 이 고개를 지나간다.『조선지지자료』에 '부남면 통점현(桶店峴)'으로 기록되어 있다. 고개 아래에 통점주막이 있었다는 기록도 있는데 중기리 통점마을에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데 고개 명칭은 이 주막에서 비롯되었을 것으로 여겨진다
ㅡㅡㅡㅡ네이버 지식백과에서.
이곳이 오늘 산행의 종착역, 꽉 막힌 시야에 어디서 어디로 가는 줄도 모르고 질금거리는 비를 맞으며 발끝만 보는 듯 입태껏 걸어온 18.14km, 무사히 여기까지 왔음은 참으로 감사함이다.
'자만심은 어리석은 자의 장식품이다 (법구경)' 라고 했던가 길 나설 때 염두에 둔 목적지에 못 미쳤지만 미련은 없다. 목적지를 100m 남기고도 돌아설 줄 아는 현명함이 필요하다는 산 선배님 말씀이 새롭다. 다시 배낭을 꾸릴 구실이 생겼으니 ᆢㅡ.
👍68번 지방도. 상ㅡ포항, 하ㅡ청송 방향.
👎다음 산행 들머리를 확인하는 올웨이즈.
택시 두 대를 불러놓고 배낭과 옷정리를 하는데 다시 굵은 빗줄기가 떨어진다. 현명한 결정에 흡족한 웃음 띤 얼굴로 남겨온 뫼벗의 송담주를 음미하며 택시를 기다린다.
택시는 오후 4시 40분쯤 피나무재에 도착하고 신발을 바꿔 신는 짧은 단장 후 스타렉스에 탑승, 집으로 간다. 저녁과 하산주의 장소를 물색하면서, 그러나
아직 훤한 대낮의 귀가가 여전히 어색하기만 하는데 ᆢ.
👍영덕 소재 목욕탕에 들려 비와 땀에 흠뻑 젖은 몸을 개운하게 씻고 간다.
오후 6시 2분.
👎'뫼벗''의 지인이 운영하는 후포의 '길벗' 식당에서 환대와 친절한 서비스를 받으며 맛있는 물회와 매운탕을 저녁으로 하산주를 곁들여 기분 좋게 마시고 간다.
오늘의 지난(?)한 발걸음을 되돌아보면서ㅡ.
오후 7시 37분.
긴 시간 함께하며
되돌아 기억할 추억을 만들어준 낙동정맥 종주대원들께 감사드리며,
귀한 시간 들여 여기까지
오신 분들께도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꾸ㅡㅡ뻑 !!
첫댓글 비 오는 날씨에 고생들 하셧습니다.
무야님 산행 후기 "짱"입니다.
무야님
산행기 잘 보고 갑니다.
어제도 장시간 산행과 비,강풍,추위로 다들 고생 하셨어요.
조석으로 기온차 심합니다.
모두들 건강유의 하시고요...
무야님, 매번 산행기 정리하느라 고생많습니다. 훗날 울진산악회의 역사로 남을 자료가 될것입니다.
차량은 스타렉스가 아니고 카니발입니다. ㅎ ㅎ
모두 항상 즐겁고 행복한 날들 되세요.
아
카니발 !!
수정하겠습니다.
늘수고 많으셨요 예뿐사진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