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회, 육지배달!! 그것이 알고싶다.

[아프리카원숭이/洪景今/위미]

제주에서 맛있는 회를 먹을때면 생각나는 사람들이 참 많습니다.
가족들, 친구들...서울에서는 횟집에 가서 몇 점 집어먹고 매운탕에 밥으로 배를 채웠지만,
제주에서는 히라스 한마리 회를 뜨면 2인 식구 밥 안먹고 회만 먹어도 배가 부릅니다.
머리나 뼈는 냉동했다가 시원한 지리나 매운탕으로 또 한 끼를 먹구요.
가끔은 다 못 먹은 회가 매운탕으로 들어가기도 합니다 ㅜ.ㅜ

그럴 때면 아...이 맛난 걸 우리만 배터지게 먹으니 쫌 미안하구나...라고
종종 생각하지요.
지난 설에 집안 어른 생신이 겹쳐 신랑과 저는 항상 생각만 하고 실행은 하지 못했던
제주회 육지 공수 작전을 시행하기로 했습니다.
겨울은 방어의 철이니 대방어 한마리 뙇~~~ 가져가면 온 집안에 감동의 물결이 치리라 기대하면서요. ㅎㅎㅎ

서식지인 위미리에도 수협이 있고 서귀포 올레시장에도 수많은 수조가 있지만,
제주도 겨울 방어하면 모슬포!!!
전기차도 구입했으니 먼거리쯤이야 놀러간다 생각하고 달리기로 합니다.

서울에 올라가는 날은 설 당일인 28일.
27일 저녁에 모슬포 항에서 방어회를 뜨기로 합니다.
이리 저리 검색을 하여 방어는 선어로 먹을 수 있고, 크게 포를 떠서 먹기 직전에
회로 썰면 된다는 정보는 입수한 뒤였지요.
여기서 먼저 선어와 활어에 대하서 잠깐 알아보기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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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어회(두산백과 발췌)

피와 내장이 제거된 채 유통된 횟감으로 만든 생선회 요리로,
여기서 ‘선어(鮮魚)’는 신선한 물고기를 뜻한다.
보통 선어회로 유통되는 생선에는 살아있는 상태로 운반이 어려운
삼치, 참치, 민어, 방어와 같은 어종이 있다.

이 같은 어종들은 크기가 크거나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아 금방 죽기 때문에
산지에서 소비되거나 냉동으로 운반되곤 하였다.
그러나 이것을 선어 상태로 운반하여 생선회로 먹으면 살코기가 얼어있는
냉동어보다 생선회로 활용하기 좋으며, 활어회보다 깊은 감칠맛도 느낄 수 있다.
이는 스트레스를 받지 않은 상태의 활어를 재빨리 손질하여 내장과 피를 빼낸 뒤
얼음과 함께 저온 유통시켜 신선한 상태의 횟감으로 보관이 가능하였기 때문이며,
저온 유통의 과정을 통해 감칠맛을 내는 성분인 이노신산(Inosinic acid)의
함유량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선어회는 활어회를 선호하는 우리나라보다 숙성회를 즐겨먹는 일본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음식이나, 전라남도 여수와 같은 몇몇 지역에서는 선어회의 맛
때문에 활어를 손질 한 뒤 얼음과 함께 저온 숙성시켜 선어회로 먹기도 한다.

한국의 해양수산부에서는 2000년대 초반, 선어회 장려의 일환으로 선어회를
‘싱싱회’라 이름 붙여 유통하기도 하였다.

살아있는 생선의 배를 갈라 내장을 제거하고 피를 닦아낸다.
이것을 얼음과 함께 저온에서 4시간 정도 숙성시킨다. 생선의 지느러미와,
꼬리, 머리 부분을 제거하고 뼈와 살을 분리하여 살코기만을 추린다.
살코기를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른 뒤, 고추냉이를 곁들인 간장이나
초고추장과 함께 먹으면 된다. 선어회는 초밥의 재료로 사용하여도 좋다.

활어회(두산백과 발췌)

살아있는 상태에서 잡은 생선회를 뜻한다.
활어회는 육질이 신선하여 쫄깃쫄깃하게 씹는 맛이 있는 게 특징이다.
반면에 회를 뜨고 몇 시간 이후에 섭취하게 되어있는 숙성회는 들큼하면서도
감칠맛이 난다는 것이 활어회와의 차이점이다.

활어회는 살아있는 생물을 잡은 것인 만큼 신선도가 보장되기 때문에 활어
근육에는 세균이 존재하지 않는다. 때문에 회충에 감염될 가능성이 적다고
할 수는 있으나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활어의 아가미, 내장, 껍질에는 세균이 잠식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으므로,
죽은 후에는 내장과 아가미 등을 신속하게 제거하는 것이 특히 중요하다.

과거에는 활어회를 바닷가 인근 지역에서만 맛볼 수 있었으나,
유통과정의 발달로 현재는 전국에서 맛볼 수 있으며 취급하는 생선의 종류
또한 많아졌다. 그러나 고등어, 갈치와 같이 부패가 빠른 생선은 산지에서
활어회로 맛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싱싱한 활어의 머리와 내장, 지느러미와 꼬리를 제거한다.
활어의 등 부분에 칼을 집어넣어 뼈와 살을 분리한다.
비늘을 벗겨낸 뒤 살을 얇게 저며 접시에 담는다. 취향에 따라 초고추장이나
와사비를 섞은 간장에 찍어먹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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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어회는 보통 수조있는 횟집에 가서 횟감을 고르면 바로 떠주는
우리나라에서는 일반적인 스타일의 회이고...선어회는 대표적으로 참치전문점의
참치를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저도 참치회와 초밥을 제외하고는 이번이 선어회를 처음 먹어봤다고 할 수 있어요.

일단 방어와 히라스는 선어회로 먹을 수 있음을 확인하고
모슬포로 출발했습니다.

목표는 방어였지만...가격대도 있고 끝까지 방어선충에 대한 두려움을 이겨내지 못한
저는 히라스가 어떠냐며 신랑을 설득중이었구요^^;;
(방어와 히라스의 차이점이 궁금하신 분들은 요기서 잠깐 확인하고 오세용~^^)

( 방어와 히라스, 그것이 알고싶다 ---->  http://cafe.daum.net/jejudoiovedones/2JCm/889)

모슬포에서 27일 저녁 7시정도에 회를 뜨고
그 다음날 아침 공항버스 1시간, 공항 대기 1시간, 비행기 1시간, 지하철 1시간...
횟감의 첫번째 오픈은 16시간 뒤인 28일 오전 11시.
시댁에서의 점심입니다.

두번째 오픈은 그로부터 8시간 뒤인 저녁 7시
친정에서의 저녁이죠.

세번째 오픈은 그로부터 또 13시간 뒤인 아침 8시.
야근을 마치고 들어오는 아빠 아침상입니다.

...제주에서 공수해가는 회는 27일 저녁 7시
횟감으로 변신 후 약 37시간동안 선어로 먹을 수 있어야 하는 셈입니다.
아....과연 괜찮은가....고민이 들 때쯤 제가 존경하는 낚시 블로거 입질의 추억님의
블로그에서 보석같은 포스팅을 발견합니다^^

(활어회와 선어회의 오해 ----> http://blog.naver.com/slds2/220202093542 )

입질의 추억님을 믿고 얼음가득 포장을 하여 37시간 냉장숙성을 해보기로 합니다.

나들이 기분으로 간 모슬포는 대목을 맞아 너무 바쁩니다.
심지어 적당한 사이즈의 방어가 없고 너무 큰 것만 있는데...입수한 정보로는
킬로당 2만원이었는데 막상 가니 대목이라 2만 5천원 부르십니다 ㅠ.ㅠ

8~9킬로로 예산 16만원 잡았던 저희는 20만원이 넘는 방어를 홀가분하게 포기 -_-a

차라리 잘됐다며 서울에서는 방어보다는 히라스 맛보기가 더 힘드니 히라스
9킬로짜리로 주문합니다. 킬로당 18000원 162000원입니다.

사장님이 히라스를 수조에서 잡아오시는데 생각보다 너무 커 순간적으로
잡기가 미안합니다.
생명을 거두는 일을 직접 본다는 것은 언제나 미안한 일입니다.
미식을 위한 일 일때는 더 그렇지요 ㅜ.ㅜ

어쨌든 제가 고개를 돌린 사이에 거대한 히라스는 손질되어 흐르는 물에 2~3분 피를 뺍니다.

신랑이 관찰한 결과 사장님은 아가미만 칼집을 넣었다는데 잠깐 다른 식당에서
급히 방어 구하러 오신 다른 사장님은 아가미와 꼬리 두 군데에 칼집을 넣었다고 합니다.
...흠, 일반인인 저희는 그 차이는 모르겠지만 아가미 한군데와 꼬리까지 두군데의 칼집의
차이가 궁금해지긴 하더라구요.

크기에 비해 너무 피를 짧게 빼는 거 아닌가하는 일반인의 걱정은 아랑곳없이
사장님은 금방 히라스를 건져 물기를 마저 빼십니다. 한 10분정도 ??

도마위에서 또 잠시 수건같은 거 위에 두셨다가 등뼈를 중심으로 반, 반 포를 뜨고
그 포를 또 반을 나눠 4조각으로 정리합니다.
비닐을 깔고 횟집에서 자주 보는 나무무늬 종이(종이의 성질은 기름종이와 비슷합니다)
를 사이사이 깔고 포를 뜬 회 4조각을 넣은 뒤 다시 비닐로 잘 쌉니다.
공기와의 접촉이 없게 꼼꼼하게 싸주셨습니다.

큰 스티로폼 박스에 또 다른 비닐에 얼음을 가득 담아 새지 않도록 잘 포장한 뒤
얼음 비닐을 먼저 바닥에 깔고 그 뒤에 비닐로 포장한 횟감을 올려 주셨고 박스를
개봉하지 않으면 24시간은 냉장고 온도정도로 유지된다고 하시더라구요.

걱정병에 집에 가서 박스째 냉장고에 넣어야 하냐고 여쭤보자 안그래도 된다고 하십니다^^;;
밤새 히라스 옮기는 꿈을 꾸고 일어난 아침,
꿈에서 꾼 그대로 다시 히라스를 서울로 배달하기 시작합니다.

자동차로 버스정거장까지, 버스타고 공항까지, 비행기타고 김포까지,지하철 타고 시댁까지...@.@
예상대로 회 뜬 지 16시간 후 첫 오픈.
친정에 가져갈 분량은 그대로 두고 시댁에서 먹을 만큼만 꺼낸 뒤 다시 그대로 포장.

도마를 가득 채우는 9킬로 히라스의 4분의 1의 자태

바닷가에서 자란 아주버님이 이뿌게 회를 뜨셨습니다.
맛은 엄지 척~ 가족들 반응도 엄지 척~^^

시댁에서 점심을 먹고 놀다가 다시 지하철을 타고 버스를 타고 친정으로.
회 뜬 지 약 24시간뒤인 저녁 7시 두번째 오픈.

얼음은 반정도 녹아 비닐봉지 안에서 물이 출렁거립니다.

이 때는 포 뜬 회를 아예 김치 냉장고로 옮겼습니다.
숙성된 맛은 더더욱 엄지 척~ 가족들 반응도 엄지척~^^

아빠 아침상에서 회뜬 지 38시간 이상이 지난 시점.
맛은 우왕~ 엄지 척~ 아빠 반응도 엄지 척~

너무 거대한 히라스라...먹어도 먹어도 끝이 안 나
마지막은 조카들 초밥 만들어 주었습니다.
37시간 이상 숙성된 히라스 초밥, 초밥집에서 먹는 거만큼 맛있다고
잘들 먹더라구요^^

이상 제주에서 육지로 회 배달 성공기였습니다!!

...또 다시 할거냐구요?
5년에 한 번씩 하기로...;;얼음까지 들어간 회포장박스 무게 10킬로...
쉽지 않았습니다 -_-a

마지막 사진은 서울까지 가서 매운탕 한 번과 조림 한 번, 두 번의 요리로 변신한

히리스 머리입니다^^

제주에서 혼자 회먹기 미안한 분들은 도전~^^

[안소니/안성관/덕수리]

시리즈로 묶어 책으로

[아프리카원숭이/洪景今/위미]

앗...책으로 내기엔 한참 모자른 정보들인데용;;; 기다란 글, 읽어주신 것도 감사해용~^^

[쥬디70 / 박경종 / 서귀포 혁신도시]

흠~~~
따라해보고 싶은 마음이 샘 솟는 글이네요ㅎㅎ
그치만.... 10키로ㅠㅠ

[아프리카원숭이/洪景今/위미]

달고양이가 5킬로인데...5분만 안고 있어도 이 돼지야...하거든요.
10킬로 들고 이고 끌고 몇 시간...ㅜ.ㅜ 들고 가는 신랑이 불쌍했어요;;

[feel/허승필/애월(카페지기)]

우왕~~
완전 좋은 경험담이네요.
상세한 정보 감사드립니다.

[아프리카원숭이/洪景今/위미]

언제 진짜 축하해야하는 엄청난 일이 있을 때 한 번 추진해보세요....
가족 10명 생일이 겹치는 때라든지...ㅎㅎㅎ

[삼보/김세형/월림]

엉뚱한 팁 하나;
공항옆 공영주차장은 전기차 주차료가 무료입니다.
언제까지가 될지는 몰라도 3월에도 무료였습니다.
.
.
저도 다음 서울갈 때는 시도해봐야겠네요.
서울 도싯것들 제주 바다 맛 좀 보여주게. ..

[아프리카원숭이/洪景今/위미]

저희도 호시탐탐 노리고는 있었는데 서귀포시에서 차 끌고 연휴 당일에 가서
혹시 자리가 없으면 방법이 없는지라...고민하다 포기했어요 ㅠ.ㅠ
명절이 아닌 비수기 평일엔 이용해 볼 만 하더라구요^^
정보 감사합니다!!

[메니아/황호운/서귀포]

ㅎ ㅎ
정성이 대단 하십니다 ?
3키로 정도 되는거 포장 해서 뱅기로 보내면 보통 5시간 이전에 시식이 가능 할껄요 ?
3키로씩 3집으로 뱅기 택배로 보내시면 편한 하지요 ㆍ

[아프리카원숭이/洪景今/위미]

가족들 감동 이벤트라 고생해서 들고가자...했는데 담엔 부치려구요...ㅎㅎㅎ
9킬로 대자를 한 통에 가득 담아가는 시각적 효과를 노렸는데 생각한대로 감동들은 하셨지만...
자주 할 일은 아니더라구요 ㅎㅎㅎ;;;

[어지기/박정일/안산]

겨울철 히라스(부시리) 배받이살은 참치 뱃살만큼이나 맛있습니다
근데 히라스값이 너무 비싸네요

[아프리카원숭이/洪景今/위미]

명절 대목이라 올랐던 듯 합니다. 그래도 횟감은 크면 클수록 맛있다더니...3만원짜리 히라스와
16만원짜리 히라스의 맛은 좀 틀리긴 하더라구요^^ 정말 엄지 척~~

[메니아/황호운/서귀포]

ㅎ ㅎ
나는 그냥 남 줘 버렸는데 ?

[아프리카원숭이/洪景今/위미]

아...보기만 해도....츄르릅....@.@ 능력자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