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그렇게 힘들게 가꾸었던 교육원에서 이 글을 쓴다.
"종이접기 사범 자격증"을 따기 위해 제작한 "대한민국 전도" 도 그 자리에 붙어 있다.
지나가는 이가 내 걸음을 우습다고 가재미 눈깔로 보는 것도 속상한데 "젊은
람이 자기 관리를 어떻게 해서면 저 지경일까" 하는 소리가 귀 전에 들린다.
" 야! 여 보쇼 ~~" 라고 크게 한 판 하려고 머리를 돌려 보니 구십이 넘어 보이는 영감텡이이다
"벼락 바닥 똥 칠 할때 까지 사세요"라고 속 말을 할지라도 그 말은 참이라 얼굴을 숙이고 깨끔 발로 띄어야 했다
하지만 꼴값인지도 모르고 천방지축으로 설쳐대던 시절보다 지금의 하늘이 맑고 푸르게 보인다
내가 살던 복숭아꽃 살구꽃이 피던
동네에는 우리 할배가 꼬마일 때부터 삼베 등적삼을 걸친 꼬마의 할배가 선선한 모깃불을 피워놓고 낮잠을 자던 팽나무가 있었다
이 노거수는 우리 동네의 과거와 현재, 미래의 긴 시간을 담담히 지켜본 최고 높은 ‘어르신’
십여 년 전 내 마음을 내가 감당하지 못해 헤맬 때 동래구 명륜동 207번 길 18에 뿌리를 내리고 노인복지관 옆에 혼자지만 당당하게 서있던 수종도 몰랐던 한 그루의 나무를 만났다
이 나무 그늘 아래에는 원형 벤치가 있어 뜨거운 햇볕을 피하려는 할배 할매가 둘러앉아 나름대로 자랑거리
를 나누는 동네 어르신의 사랑방이었다.
이 나무 뒤의 동네가 군데군데에 있던 나무 그늘이 재개발로 흔적 없이
포클레인에 찍혀 사라지고 있을 무렵
영감 치매를 늦추기 위해 바둑을 배우겠다는 할매에게 가리켜 주려니 동래에 그 많이 보이던 기원도 보이지 않았다
그래도 이 나무를 볼 때마다 명륜동인데 하며 설마 했는데 명륜초등학교 티나무도 사라지는데 하며 마음 조였다.
맛있는 점심을 생각하며 다리가 아픈 사실도 잊은 채 달려가니 느낌이 달랐다. 복지관 건물이 사방으로 갇혀있다. 팽나무는 사라지고 대신에 두 평 정도되는 휴게실이 마련되어 있다.
팽나무가 사라지듯이 옛 날 구라 잘 치던 나까오리 아재도 보이지 않는다.
이천 원하던 점심값은 삼천오백 원이다. 그런데 반찬은
물가 상승 충분히 감안해도 이건 아니다 싶다 .
어르신들이 오지 않으니 식당은 직원 휴게실인듯하다.
동래고등학교가 화재로 폐허가 되어도 보존되었듯이
동해남부선 동래역은 역사에 남기려 보수 공사가 마무리 중이다
첫댓글 종이접기 사범 자격증과 대한민국 전도가 무슨 상관관계가 있는지?
많이도 안 남은 인생 대충 살마 안 되나!
사진 찍어 보내마!
종이접기선생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