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 커뮤니티 카페에 올라온 글을 옮깁니다. 참으로 답답한 일이어서 옮겨 옵니다.)
지난 2023년 7월 2일 아침 8시쯤 아파트 단지 안에 있는 휴식 공간에 갔다. 그곳은 옆에 분수도 있고 조그만 연못도 있어 입주민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그래서 나도 일요일 아침에 집사람과 함께 그곳을 찾아 내가 사는 아파트를 바라보며 여러가지 생각을 하곤 한다. 아파트의 문제점을 찾으려면 하나 둘이겠냐마는 그래도 이제 어느정도 정착해 가고 질서도 잡히는 것같아 마음이 놓인다. 하지만 그날을 전혀 그렇지 않았다.
휴식공간 여기저기에 소주병 깨진 조각과 버린 담배꽁초가 가득했다. 소주병이 바닥에 깨져 생겼는지 파편이 즐비했다. 누가 다치지 않을까 아주 위험스런 상황이었다. 사람이 앉는 장소에도 술 방울 흔적과 음식찌꺼기가 뒹굴고 있었다. 나는 경악했다. 간혹 아파트 정원에서 음주하고 흡연하는 사람이 없지는 않다는 말을 들었지만 이런 대참사는 입주한지 10개월만에 처음이다. 눈을 의심했다. 그날이 일요일이니 아마도 토요일 밤에 대참사를 저지른 것으로 판단된다. 이곳은 가족들 특히 어린 아이들이 많이 놀러오는 장소인데 이렇게 해도 되는 것인가. 아이들에게 뭘 보여줄 것인가. 대문짝만하게 음주와 흡연을 하지 말라고 쓰있는데 그것을 못봤단말인가. 아니 오픈된 공공장소에서 음주와 흡연은 당연히 안되는 것이 아닌가. 그곳이 특정인의 집 거실인가. 정말 입주민이 그랬다면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감히 생각을 못할 일이다. 이런 상황이 되풀이 되면 아파트 모든 곳에 CCTV를 설치하는 세계 초유의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소주병 깨진 것이나 담배꽁초가 많은 것을 보아 한두명의 범죄는 아닌 것 같다. 여러명이 몰려와 작당을 한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설마 입주민이 이런 짓을.... 정말 상상이 가지를 않는다. 그렇다면 외부인이 한 짓일까. 이 아파트는 한강공원과 가까워 특히 주말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한강공원을 가기위해 이 아파트를 지나간다. 그렇다면 한강공원에서 한잔하고 그 여세를 몰아 지나가다 그래도 멋져 보이는 아파트 안에 몰래 들어가 이런 만행을 저질렀을 가능성도 있다. 만일 그렇다면 그시간에 이 아파트의 경비시스템은 전혀 가동되지 않았다는 말인가.
반포르엘 아파트 커뮤니티는 600가구가 이용하는 공간이다. 누구 특정인의 소유도 아니지만 모든 입주자의 소유이기도 하다. 그만큼 자신의 집보다 더 소중하게 아끼고 보호하고 잘 사용해야 하는 공간임에 틀림이 없다. 그런 공간에서 이같은 대 만행을 일으킨 사람이 이 아파트 주민이 아니기를 기원한다. 외부인이 그랬다면 그런 외부인을 차단하면 되지만 이 아파트 주민이 그랬다면 참으로 슬프고 안타깝고 그런 사람들은 스스로 자각하고 뉘우치고 반성하고 다시는 그런 만행을 일으키지 않겠다는 뉘우침이 없이는 앞으로도 남의 눈을 피해 야심한 밤에 범행을 마구 일으킬 가능성이 매우 농후한 사람임에 틀림없다. 같은 아파트에 사는 사람으로서 너무도 피곤하고 가슴아픈 장면이 아닐 수 없다.
2023년 7월 3일 반포르엘 입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