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해 볼 만하잖아.”
청소년 테마 소설 시리즈의 열 번째 테마, ‘희망’
하나의 테마로 7인의 작가들이 쓴 단편을 엮는 문학동네 ‘청소년 테마 소설’ 시리즈의 열 번째 도서 『희망의 질감』이 출간되었다. 『희망의 질감』에는 김보영, 김진나, 문이소, 윤성희, 은소홀, 이금이, 진형민 작가가 ‘희망’을 열쇳말 삼아 쓴 단편소설 일곱 편이 실렸다. 모두 열 권에 이르는 청소년 테마 소설을 끌어안는 마지막 주제는, 어쩌면 당연하게도 희망이다. 우리 삶에 늘 필요한 것이지만 당장 지금의 현실이 버거운 청소년들에게 희망을 가지라는 말은 공허하게 들릴지 모른다. 자기 긍정은 낯간지럽기만 하고, “어차피 망했어.” 하며 자조하는 포즈가 더 익숙한 청소년 인물들의 현실 속에서 7인의 작가들은 작고 미세한 떨림을 건져 올린다. 사실은 잘해 보고 싶은 마음, 그 마음을 인정하기까지 꽤 먼 길을 돌 수도 있지만, 이 길의 끝에 무엇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가 보기로 결심한 순간의 떨림을 통해 희망은 비로소 고유한 질감으로 발견된다. 이처럼 인물들의 분투 속에서 찾아낸 희망은 ‘그럼에도 불구하고’의 역동을 품고 있다. 쉽지 않을 것이다. 뜻대로 풀리지 않을 수도 있다. 그래도 한번 “해 볼 만하잖아.” 하는 마음으로 발을 내딛어 보는 일. 알 수 없는 미래를 앞에 두고 선택의 기로에 선 청소년들에게 다채로운 질감의 지지를 보내는 책이다.
목차
윤성희/ 느리게 가는 마음 … 007
진형민/ 멍키스패너 … 035
김보영/ 치마와 마나 … 057
이금이/ 편집 … 085
문이소/ 유영의 촉감 … 113
은소홀/ 원동기 면허 취득기 … 139
김진나/ 체험 … 165
청소년 테마 소설 시리즈를 마무리하며 … 191
저자 소개
김보영
한국을 대표하는 SF 작가 중 한 사람으로, 팬들에게 “가장 SF다운 SF를 쓰는 작가”로 평가받는다. 2000년대 이후의 신진 SF 작가들에게 여러 영향을 끼쳤다. 1990년대 말 게임 개발회사에서 개발자이자 시나리오 작가로 일했다. 2004년 「촉각의 경험」으로 제1회 과학기술 창작문예 중편부문에서 수상하며 작가 활동을 시작했다. 『7인의 집행관』으로 제1회 SF 어워드 장편부문 대상, 「세상에서 가장 빠른 사람」으로 제2회 SF 어워드 중단편부문 우수상, 「얼마나 닮았는가」로 제5회 SF 어워드 중단편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한국과학문학상 심사위원을 역임했고, 영화 [설국열차]의 시나리오 작업에 참여했으며, 폴라리스 워크숍에서 SF 소설 쓰기 지도를 하거나, 다양한 SF 단편집을 기획하는 등 SF 생태계 전반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2015년 미국의 대표적인 SF 웹진 클락스월드(Clarkesworld)에 단편소설 「진화신화」를 발표했고, 세계적 SF 거장의 작품을 펴내 온 미국 하퍼콜린스, 영국 하퍼콜린스에서 『당신을 기다리고 있어』, 『저 이승의 선지자』 등을 포함한 선집 『I'm waiting for you and other stories』가 동시 출간될 예정이다. 둘 다 한국 SF 작가로서는 최초의 일이다. 소설가가 되기 전에는 게임 개발팀 ‘가람과바람’에서 시나리오 작가/기획자로 활동했다. 『이웃집 슈퍼히어로』, 『토피아 단편선』, 『다행히 졸업』, 『엔딩보게 해주세요』 등 다수의 단편집을 기획했다. 2021년 로제타상 후보, 전미도서상 외서부문 후보에 올랐다.
김진나
1979년 서울에서 태어나 광운대학교에서 신문방송학을 공부했다. 2015년 『디다와 소풍 요정』으로 제5회 비룡소 문학상 대상을 받았고, 『소년아, 나를 꺼내 줘』로 제15회 사계절문학상을 받았다.
문이소
떡볶이를 좋아하는 뻥쟁이. 어릴 때 만화책으로 한글을 배웠다. 신기한 얘기, 웃음이 나는 얘기를 좋아한다. 기똥찬 뻥을 칠 궁리를 하느라 늘 바쁘다. 증권회사와 애니메이션 회사를 다녔고 어린이 책에 그림을 그리며 이야기를 만들기 시작했다. SF 동화와 청소년 소설을 주로 쓴다. 「마지막 히치하이커」로 제4회 한낙원 과학소설상을 받았다. 『나의 슈퍼걸』(공저), 한낙원과학소설상 수상 작가들의 SF 앤솔러지 『우주의 집』에 참여했다.
윤성희
1973년 경기도 수원 출생으로 청주대 철학과와 서울예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하였다. 1999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레고로 만든 집」이 당선되어 등단했고, 「서른세 개의 단추가 달린 코트」가 2001년 「계단」이 연이어 『현장 비평가가 뽑은 올해의 좋은 소설 2001』에 실렸으며, 「모자」는 『2001년 현대문학상 수상 작품집』에, 「그림자들」은 『2001년 이상문학상 수상 작품집』에 수록되었다. 「유턴지점에 보물지도를 묻다」로 현대문학상을 수상했다. 「부메랑」으로 2011년 11회 황순원문학상을 수상했다. 그 밖에 이수문학상, 이효석문학상,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한국일보문학상, 김승옥문학상 대상을 수상했다. 소설집 『레고로 만든 집』, 『거기, 당신?』, 『감기』, 『웃는 동안』, 『베개를 베다』, 『날마다 만우절』 등이 있고, 중편소설 『첫 문장』, 장편소설 『구경꾼들』, 『상냥한 사람』, 중편소설 『첫 문장』 등이 있다.
은소홀
『5번 레인』으로 제21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대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이금이
어린이청소년문학 작가. 1962년 충북 청원군에서 나고 서울에서 자랐다. 유년기부터 이야기꾼 할머니와 라디오 연속극, 만화책 등과 함께하며 이야기의 매력에 빠져들었고, 세계 문학 전집을 읽으며 작가 되기를 꿈꿨다. “내가 어린이문학을 선택한 게 아니라 어린이문학이 나를 선택했다.”라고 말할 만큼 아이들의 이야기를 쓸 때 가장 행복하다는 작가는 1984년에 단편동화 「영구랑 흑구랑」으로 새벗문학상에 당선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그 뒤 작가는 1990년대와 2000년대로 이어진 우리 어린이문학의 폭발적 성장과 청소년문학의 태동 및 확장을 이끈 작품을 펴내며 독자와 평단의 마음을 사로잡아왔다. 어린 독자들의 오랜 요청으로 후속작이 거듭 나온 동화 ‘밤티 마을’ 3부작, 우리 어린이문학의 문학성을 한 단계 끌어올린 장편동화 『너도 하늘말나리야』, ‘지금 여기’의 청소년이 품은 상처와 공명한 이야기로 본격 청소년문학의 출발점이 된 『유진과 유진』 등이 어린이, 청소년, 어른 모두의 큰 사랑을 꾸준히 받고 있다. 이 밖에도 동화 『망나니 공주처럼』 『땅은 엄마야』, 장편동화 『차대기를 찾습니다』 『도들마루의 깨비』, 동화집 『금단 현상』 『사료를 드립니다』 『영구랑 흑구랑』, 장편 청소년소설 『주머니 속의 고래』 『알로하, 나의 엄마들』 『거기, 내가 가면 안 돼요?』, 청소년소설집 『청춘기담』 『벼랑』, 창작방법론 『동화 창작 교실』 등도 독자 곁에 있다.
그동안 1985년 소년중앙문학상, 1987년 계몽사아동문학상, 2007년 소천아동문학상, 2012년 윤석중문학상, 2015년 방정환문학상 등을 받았으며, 2020년엔 작가의 업적 전반을 평가해 수여하는 세계 최고 권위의 어린이청소년문학상인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상의 한국 후보로 공식 지명되었다.
진형민
1970년 서울 변두리에서 태어났다. 그동안 방송 작가, 대안학교 교사로 일했고 교육 잡지 편집 일을 하기도 했다. ‘한겨레 아동문학작가학교’에서 동화를 공부했다. 2012년 『기호 3번 안석뽕』으로 창비좋은어린이책 수상. 동화 『꼴뚜기』 『소리 질러, 운동장』 『우리는 돈 벌러 갑니다』 『사랑이 훅!』 등을 썼고 청소년소설집 『불안의 주파수』 『존재의 아우성』 『웃음을 선물할게』 『아무것도 모르면서』에 작품을 실었다.
편: 유영진
2005년 제2회 창비어린이 신인평론상을 받았다. 2008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예진흥기금 평론 부문 수혜했다. 평론집 『동화의 윤리-사라진 아이들을 찾아서』, 『몸의 상상력과 동화』 등을 썼으며 문학동네 청소년 테마 소설 시리즈를 엮었다.
줄거리
윤성희 「느리게 가는 마음」
장마가 시작될 무렵이면 몸살을 크게 앓는 나. 땀을 한 바가지 흘리고 기운을 차린 나는 이모와 ‘느리게 가는 우체통’을 찾으러 떠난다. 이모가 1년 전에 저지른 짓을 수습해야 한다나. 마침내 도착한 그곳의 풍경, 사람, 장면 하나하나를 눈에 담는다. 여름이 오면, 오늘의 마음이 내게 도착할 것이다.
진형민 「멍키스패너」
엄마 없는 일주일, 주머니도 두둑하다. 동생만 아니면 제대로 팔자 늘어지는 건데, 벌써부터 화장실에서 나를 찾는 동생의 목소리에 불길함이 엄습한다. “언니, 물이 안 내려가.” 이거, 내가 해결할 수 있는 일인가? 동생이 나를 빤히 올려다본다. 그래, 한번 해 보지, 뭐.
김보영 「치마와 마나」
내 시야 구석에 자리하고 있는 '마나' 상태 창. 마나가 떨어지는 건 곧 멘탈이 안 좋아진다는 것. 치마만 입으면 마나가 속절없이 떨어져서 체육복 바지를 입은 건데, 생활부장 쌤은 골렘처럼 잔뜩 화가 나 있다. 각자의 이유로 치마를 입지 않은 아이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말라붙었던 마나가 반짝이며 치솟는다.
이금이 「편집」
서빈의 브이로그를 편집해 주는 게 내 일이다. 취미처럼 시작했지만 점점 욕심이 난다. 학교에서는 알지 못했던 서빈의 모습을 원본 동영상에서 잘라낼 때마다 마음 한구석이 불편하다. 그동안 내가 잘라낸 것은 무엇일까. 이렇게 지워버리면 없던 일이 될까. 문득 친구라고 생각한 적 없던 아이의 안부가 궁금해진다. 아니, 무사한 건지 걱정된다.
문이소 「유영의 촉감」
선대에게 물려받은 기억을 후대에 계승해야만 하는 아드 롱센의 법칙에 따라 ‘유영의 촉감’을 찾아야 한다. 여덟 개의 은하를 뒤진 끝에 나는 자그마한 오지 행성에서 성장 중인 인간 암컷 '유영'을 마주하는 데 성공한다. 눈앞에 보이는 유영이 내가 찾는 그 유영일까? 날 보는 유영의 눈이 반짝인다.
은소홀 「원동기 면허 취득기」
수능을 망친 나의 마지막 희망은 충원 합격이다. 쿨한 척 친구들의 합격을 축하해 주는 것에 지쳐 갈 즈음, 할머니의 원동기 면허 취득을 도우라는 미션이 떨어졌다. 떠밀리듯 제주로 오긴 했는데, 할머니가 같이 면허를 따자고 제안한다. 몸 안에 깊숙이 박힌 실패의 경고등에 불이 들어온다. 어차피 망했어. 그래, 망한 건데……
김진나 「체험」
누나의 죽음 이후 ‘체념 증후군’을 진단받은 김삽이 긴 꿈을 꾸고 있다. 꿈에서 김삽은 가상 인플루언서 '페페부루'로 존재한다. 모두가 페페부루인 김삽을 좋아하고 동경한다. 페페부루는 보이는 만큼만 존재하고 보지 않는 순간에는 사라진다. 어쩌면, 누나의 죽음도 그런 것일지 모른다.
출판사 리뷰
“우리는 ‘문학은 해답이 아니라 질문이다’라는 생각으로 이 시리즈를 시작했습니다. 소설을 통해 어떤 해답이나 교훈을 주려 하지 말자, 다만 독자들이 스스로 어떤 질문을 떠올릴 수 있으면 좋겠다, 라는 우리의 다짐과 바람은 여전히 유효합니다.
문학동네 청소년 테마 소설 시리즈는 이렇게 끝을 맺지만 열 권에 실린 70편의 단편소설은 여러 청소년 독자들을 통해 끝없이 이어지고 넓어지리라 의심하지 않습니다.” _엮은이의 말에서
‘청소년 테마 소설’ 시리즈의 완간을 알리는 두 권의 책
『외로움의 습도』와 『희망의 질감』
하나의 테마로 7인의 작가들이 쓴 단편을 엮는 문학동네 ‘청소년 테마 소설’ 시리즈의 마지막 두 권, 『외로움의 습도』 『희망의 질감』이 출간되었다. 2014년에 시작되어 8년 만에, 총 열 권의 완간이다. 우리 청소년문학의 비약적인 성장을 이끌어 온 대표 작가들부터 청소년문학에 새바람을 불어넣고 있는 신예 작가들까지, 그간 이 시리즈에 함께한 작가들은 41인에 이른다. 청소년문학의 최전방에 선 작가들이 감지한 지금 청소년들의 움직임, 지금 청소년들에게 필요한 응원을 담아 온 것이다. 이 시리즈에 많은 독자들이 점진적이고도 꾸준한 지지를 보내오는 또 하나의 이유는, 진로나 관계 등 십 대들의 현실적인 고민거리를 각 권의 테마로 삼으면서도 “문학이란 해답이 아니라 질문”이라는 모토하에 그 어떤 정답이나 교훈을 제시하지 않겠다는 시리즈의 방향성에 있다. 이번에도 작가들은 청소년의 삶을 맴도는 질문의 면면을 사려 깊은 시선으로 들여다보는 한편, 독자의 마음속 질문이 또 다른 질문으로 확장되어 나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열네 편의 단편소설을 건넨다. 관계, 미래, 콤플렉스, 정체성, 중독, 사랑, 불안, 통과의례의 뒤를 잇는 마지막 테마는 ‘외로움’과 ‘희망’이다.
“해 볼 만하잖아.”
청소년 테마 소설 시리즈의 열 번째 테마, ‘희망’
『희망의 질감』에는 김보영, 김진나, 문이소, 윤성희, 은소홀, 이금이, 진형민 작가가 ‘희망’을 열쇳말 삼아 쓴 단편소설 일곱 편이 실렸다. 모두 열 권에 이르는 청소년 테마 소설을 끌어안는 마지막 주제는, 어쩌면 당연하게도 희망이다. 우리 삶에 늘 필요한 것이지만 당장 지금의 현실이 버거운 청소년들에게 희망을 가지라는 말은 공허하게 들릴지 모른다. 자기 긍정은 낯간지럽기만 하고, “어차피 망했어.” 하며 자조하는 포즈가 더 익숙한 청소년 인물들의 현실 속에서 7인의 작가들은 작고 미세한 떨림을 건져 올린다. 사실은 잘해 보고 싶은 마음, 그 마음을 인정하기까지 꽤 먼 길을 돌 수도 있지만, 이 길의 끝에 무엇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가 보기로 결심한 순간의 떨림을 통해 희망은 비로소 고유한 질감으로 발견된다. 이처럼 인물들의 분투 속에서 찾아낸 희망은 ‘그럼에도 불구하고’의 역동을 품고 있다. 쉽지 않을 것이다. 뜻대로 풀리지 않을 수도 있다. 그래도 한번 “해 볼 만하잖아.” 하는 마음으로 발을 내딛어 보는 일. 알 수 없는 미래를 앞에 두고 선택의 기로에 선 청소년들에게 다채로운 질감의 지지를 보내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