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l M for Murder. 1954년 작. 105분.
감독 알프렛 히치콕, 출연 그레이스 켈리, 레이 밀랜드, 로버트 커밍스, 안소니 도슨, 존 윌리암스
런던에서 롱런한 연극을 히치콕 감독이 영화로 만들었다. 고전 추리극의 걸작으로 꼽힌다. 그러다 보니 리메이크작들도 뒤따랐다. 1981년 앤지 디킨슨, 크리스토퍼 플러머의 <다이얼 M을 돌려라>, 1998년 마이클 더글러스, 귀네스 팰트로의 <퍼펙트 머더>가 그것이다. 최근엔 스웨덴 출신의 알리시아 비칸데르가 앤솔로지 시리즈로 제작한다고 한다.
전직 테니스 선수 토니(레이 밀랜드)는 부유한 상속녀 마고(그레이스 켈리)와 결혼한 뒤 사업가로 그럭저럭 인생을 꾸려나간다. 그러나 어느 순간 사업이 지지부진해지고, 아내 마고는 생활력도 의지도 없는 남편에게 실망, 옛 동창이자 추리소설가인 마크(로버트 커밍스)와 사랑에 빠진다.
이를 눈치챈 토니는 아내의 재산을 노리고 청부살인을 계획한다. 그는 감옥에서 나와 밑바닥 생활을 하고 있는 옛 친구 스완(안소니 도슨)을 끌어들여 마고를 죽이도록 사주해놓고, 자신은 알리바이를 위해 연적 마크와 함께 사교모임에 참석한다. 그러나 마고는 자신을 목졸라 죽이려는 스완에게 항거하다 엉겁결에 바느질 가위로 그의 등을 찔러 죽게 만든다.
토니는 교묘하게 아내를 살인범으로 몰아가고, 마침내 사형 구형을 받자 그녀의 재산을 멋대로 쓰고 다닌다. 그러나 마고의 애인인 마크와 허바드 경감(존 윌리암스)이 의혹을 품고 스완의 침입 경로를 추적하던 중 결정적 증거물을 찾아낸다.......
# 그레이스 켈리(Grace Patricia Kelly, 1929~1982)만큼 환상을 깨는 여배우도 드물다. 1950년대 세기의 스타 4인방(오드리 헵번, 마릴린 먼로, 엘리자베스 테일러) 중 한 명이었지만, 수많은 남성 편력으로 악명(?)을 떨쳤다. 그의 어머니가 "그레이스가 결혼하겠다고 데려온 남자가 50명이 넘었다"고 털어놓았을 정도. 우아하고 고상함 이면의 스캔들 여왕 이미지는 의외로 그녀의 어린 시절 가정의 학대가 주원인으로 밝혀져 한편으로는 동정의 여지가 없잖다.
레니에 3세와의 결혼생활도 그리 순탄하진 않았다. 모나코의 국어 프랑스어를 모르는데다 궁중 예법을 배운 적이 없으니 시가 식구들의 따돌림은 당연했고, 레니에 3세의 폭군 기질에 스트레스와 우울증을 앓았다. 자신이 사생아 출신이면서도 무시하고 구박하는 시어머니, 왕위 자리를 노리는 시누이의 견제에 호된 시집살이를 겪었다. 결국 52세의 한창 나이에 교통사고로 아까운 생을 마감했다.
에피소드 한 가지, 켈리가 프랭크 시나트라로부터 2달러 지폐를 선물받은 뒤 모나코 공비가 되었다 해서 그때부터 2달러 지폐가 행운의 상징이 되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