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320 203권 컨테이저스 전략적입소문 - 조나버거

[redangel]

            "뭣이 중한디.~~~ 중한게 뭣인지도 모르면서, 000이.~~~~"

'그놈은 미끼를 던진 것이여.~~ 자네 딸은 그 미끼를 확! 물어뿐거고.~~"

지금도 가끔 패러디 되고 있는 영화 곡성에 나오는 유명한 대사다. 몇 년 전 공포영화를 좋아하던 친구들과 영화 '곡성'을 보았다. 평소에도 깜짝깜짝 잘 놀래는 내가 '곡성'을 보면서 놀래지 않았다면 내가 아닌 것이다. 옆자리 친구는 영화 중간중간에 소리를 지르던 내가 창피하다며 면박을 주었지만 꿋꿋하게 소리를 질러댔다.

솔직히 영화가 말하려는 의도가 무언지 몰랐다. 내용이 난해했다. 공포스러웠으며 조금은 웃긴 요소와 심각한 상황을 잘 버무려 놓았다고 생각 했다. 친구들과 공포의 여운속에서 영화 해석하기에 바빴다. 시간이 흐르고 토론은 중단되었지만 대사만큼은 오랫동안 입속에 머물렀다.

"뭣이 중한디~~ 뭣이 중하냐고~~~~."

"미끼를 물어버렸구마잉~~~"

그랬다. 우리는 영화감독이 주는 미끼를 덥석 물었던 것이다. 내용의 난해함으로 인해서 보고 나서도 서로 자기의 해석이 맞는다고 열띤 토론을 했다. 광고비를 받지도 않았는데 주위 사람들에게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목이 아플 정도로 하고 다니며 꼭 보라는 당부까지 했다. 영화관에서 간판을 내리고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도, 영화에 나왔던 장면을 이야기하며 대사를 읊어대는 행동은 계속되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알게 되었다. 내가 입소문을 제대로 내고 다녔다는 것을 말이다. 무엇이 나를 그렇게 만들었을까?

공유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컨테이저스 전략적 입소문'에서는 소문이 나기 위한 조건을 제시한다. 영화 '곡성'은 입소문을 낼 만큼 필요충분조건을 갖추고 있었다. 우선 스토리가 흥미진진했다. 영화를 본 사람들은 영화관을 나서는 순간부터 난해했다느니 속았다느니 하면서 스토리가 주는 핵심이 무언지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다. 시간이 지난 후에도 영화의 내용은 온 오프라인에서 계속 말이 나온 것으로 기억한다. 또 하나는 계기의 법칙에 적용되었다. 내용도 내용이지만 영화에 나왔던 강렬했던 몇몇 대사는 잊히지 않고 지금도 사람들의 대화 속에서 패러디되고 있다. 이유는 평상시 대화에서 상대방이 실없는 이야기를 할 때 '뭣이 중한디'하면서 코믹적인 요소를 넣을 수가 있기 때문이다. 지금도 인터넷을 보다 보면 영화에 나오는 대사가 쓰이는 경우를 보곤 한다. 소셜화폐의 법칙과 실용적 가치의 법칙도 적용되었다. 내용이 복잡하다 보니 해석하는 사람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겼다. 그들은 자신의 블로그나 영화리뷰에 혹은 지인들에게 자기 나름에 해석한 내용의 글을 올렸다. 해석은 종교적인 것부터 철학적인 것까지 다양했다. 영화를 이해 못 한 내가 그들이 올린 해석판을 일일이 찾아서 읽어보았음은 물론이다. 그 해석을 옆 사람에게 해주는 2차 소문은 당연했다. 그들이 던진 해석이라는 미끼를 내가 물었던 것이다. 그 미끼를 나만 물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영화의 의미가 무엇인지 궁금해하던 사람들이 정말 많았기 때문이다. 영화 '곡성'은 700만 명 가까운 관객을 끌어모으면서 흥행에 성공을 했고 위의 대사를 한 황정민(일광 역)과 김환희(효진 역)의 연기력에 찬사를 보냈음은 물론이다.(물론 다른 배우들도 훌륭한 연기를 펼쳤다.)

절대 현혹되지 말라고 하지만 우리는 현혹시키려고 애쓴다.

'컨테이저스 전략적 입소문'의 저자 조나 버거는 사회학과 심리학을 바탕으로 트렌드 분석과 마케팅 전략을 연구한다. 그는 입소문이 나기 위한 6가지 법칙을 이야기한다.

(이 원칙들은 첫 글자를 따서 STEPPS 라고 부른다)

1. 소셜화폐의 법칙(Social Currency)

사람들은 타인에게 좋은 인상을 남기는 이유를 공유한다.

2. 계기의 법칙(Triggers)

사람들은 머릿속에 쉽게 떠오르는 것을 공유한다.

3. 감성의 법칙(Emotion)

사람들은 마음을 움직이는 감성을 공유한다.

4. 대중성의 법칙(Public)

사람들은 눈에 잘 띄는 것을 모방하고 공유한다.

5. 실용적 가치의 법칙(Practical Value​)

사람들은 타인에게 도움이 될 만한 유용한 정보를 공유한다.

6. 이야기성(Stories)

사람들은 흡입력 강하고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공유한다.

나는 어떤 글에 마음을 주고 글을 공유할까

나는 SNS를 한다. 자주 들어가지 않지만 들어갈 때마다 마음에 드는 글이나 기사에 좋아요를 눌러주고 공유도 한다. 가끔씩 댓글도 단다. 공유하고 댓글을 다는 글의 공통점이 있다. 평소에 나의 생각과 같은 생각의 글이라고 판단되면 좋아요를 눌러준다. 정치, 경제에 관련된 기사가 분노를 부를 때는 화나요를 누르고 댓글을 단다. 이 정보가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되겠다고 판단되면 공유를 한다. 의외로 즐거운 기사나 슬픈 기사를 공유하거나 댓글을 단 적은 많지 않았다. 그 이유를 책에서 찾았다.

'공유 욕구를 높여주는 감정을 활용할 때는 사람들의 행동을 유발하는 각성 상태가 높은 감정을 공략해 불씨를 당겨야 한다. 긍정적인 감정을 활용할 때는 작은 행동이 얼마나 의미 있는 변화를 가져오는지 보여줌으로써 흥분을 자아내거나 감동을 줄 수 있다. 부정적인 감정을 활용할 때 주의할 점은 사람들의 분노를 자극해야지, 슬프게 만들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자면 북극곰의 멸종을 이야기할 때 눈물샘을 자극할 것이 아니라 분노하게 만들어야 한다.'

위 동영상에는 863개의 댓글과 396회의 공유 1만2천건의 좋아요가 눌러졌다. 어떤 법칙이 적용되었을까?

나의 글은 공유할 만큼의 전염성이 있는가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고 했다. 혼자서는 살 수 없는 존재고 사회 속에서 관계를 맺으며 살아야 한다. 그리고 그 안에서 자신의 존재를 알리고 인정받고 싶어 한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직, 간접적으로 셀프 마케팅을 하고 있다. 페이스북이나 블로그, 트위터를 하는 이유는 나를 알리기 위해서다. SNS를 함으로써 사회적으로 인정받고 파급을 일으키고 싶은 욕구가 있어서다. (누가 그랬다. 인간은 모두 관종이라고) 내가 블로그를 하는 이유도 사람들과 나의 생각을 공유하고 내가 알게 된 좋은 정보를 다른 사람들께 전달하고 싶은 욕구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사람들이 나의 글을 보고 같은 감정을 느끼고 전파하고 싶은 욕구를 가져야 한다. 이 책은 이런 나의 욕구를 채워줄 도구 중 하나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6가지 법칙 중에서 어떤 법칙이 속하는지 고민을 하면서 쓴다. 언젠가는 나의 것을 같이 공감해주고 공유해줄 많은 분들을 위해서 열심히 적용해 보리라.

"동일한 감정을 공유했다는 사실은 둘을 더욱 가깝게 만들어 준다. 서로 비슷한 점이 있고 공통 경험이 있다는 것은 인간관계에서 중요하다. 감정을 공유하는 것은 인간관계에서 일종의 접착제 역할을 한다. 같은 장소에 있지 않아도 같은 감정을 느낀다는 사실만으로도 두 사람은 서로 연결되어 있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후유증

책을 읽고 내가 하는 말과 행동을 스스로 검사하고 있다. 내가 지금 무의식적으로 입소문을 내고 있는 건가. 화가 나서 공감을 표시하고 있나? 재미있는데 왜 공유를 안 해주지? 다른 사람의 미끼에 걸려 홍보 꾼을 자처하고 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