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0. 28. 토요일. 바람 없이 조금 더운 가을날. 기온 8~21° 바람 0~2 m/s 습도 95~40%
○울진산악회 낙동정맥 종주대ㆍ뫼벗, 옥수수, 아리, 말짱해, 호랑이, 올다, 무야
/ 7명
○양산무인항공교육원(구 다람쥐캠핑장)에서 군지산(운봉산), 남락고개, 사배이산(284봉), 녹동지경고개, 계명봉, 갑오봉, 장군봉, 금정산 고당봉, 금샘, 북문, 원효봉, 의상봉, 동문, 산성고개까지
GPS ON🔜오전 5시 27분.
GPS OFF🔜오후 6시 20분.
소요시간🔜12시간 53분 소요.
거리🔜23.85km.
누적거리🔜395.57+23.85=
419.42km
접속 누적거리🔜11.72+0.94(들머리)=
12.66km
총거리🔜406.33+23.85+0.94=
432.08km
음력 9월 14일, 추석이 딱 한 달 지난날ㅡ28일 만에 다시 정맥길을 간다. 지난 토요일(21일) 산행 때 손이 시려 장갑을 찾을 정도로 추웠기에 바짝 긴장하고 나선 새벽 2시의 기온은 오히려 포근하게 느껴진다.
노랑이 앞에서의 반가운 인사 후 둥근달의 호위를 받으며 남쪽으로 간다. 오늘은 올웨이즈가 일요일 있을 공주 입시 면접을 위해 이 구간을 먼저 다녀왔기에 불참, 그리고 특별히 감자바우가 동행하게 되어 운전석에 앉아 8명이 함께 간다. 전과 같은 경로를 이용하다 양산 IC에서 들머리로 가는 약 220km, 3시간 이동이다.
경주에서 운전석으로 자리를 바꿔 앉아 가는 길, 둥근달이 숨었다 나타나길 반복하며 노랑이를 따라온다. 양산 IC에서 내려 그리고 편도 일 차선 길마저 벗어나니 꼬불꼬불 좁은 길이 나오고, 이어 나타난 비포장길에 잠들었던 산꾼들이 잠을 깨고 들머리에 도착하니 가로등 불빛만 외로이 흔들리는 교육원 앞 공터는 적막하기까지 하다.
🔶️양산무인항공교육원 앞ㆍ
고도 약 180m. 오전 5시 20분.
현 위치는 경상남도 양산시 명곡동 7-2
https://naver.me/5R8hcP4Y
👆👇노랑이에서 내려 긴ㅡ 기지개 한 번에 졸음을 날리며 서둘러 산행 준비를 마치고 들머리 이정목 옆에 선다. 오전 5시 33분.
인증 사진을 찍고 이제 감자바우와는 이별이다. 오늘 감자의 산행은 날머리인 산성고개에서 금정산 고당봉까지이고 아마 늦은 시간이 돼야 다시 만날 것 같다.
👆어둠 속을 겨우 발 앞만 밝히고 가는 길. 사진 2ㅡ금기인 개울도 건너는데 접속구간이라 그러려니 하고 이해하며 간다.
🔶️정맥길 시작점ㆍ오전 6시 5분. 0.94km. 고도는 345m. 현 위치는
양산시 명곡동 산 189.
👆조금 두꺼운 옷으로 갈아입은 불찰로 이 아침부터 눈썹에서 땀이 뚝뚝 떨어진다. 고도 약 150m를 940m의 거리로 30분 동안 걸어온 길, 어둠 속에 모여 서서 땀을 식힌다.
바람도 없이 고요한 날, 오늘도 땀 깨나 흘리겠다.
👇잘 다듬어진 방화선을 따라 정맥 산행을 시작한다.
👆뒤 돌아본 풍경. 오른쪽 제일 높은 곳의 595.9봉(시멘트 기둥을 싼 풀섶 표지 있던 곳)과 급하게 내려오던 방화선이 보인다.
오전 6시 16분.
👇19분에 다시 뒤돌아본 그림. 아래 사진 1은 천성산(원효봉), 2는 두 산이 겹치는 곳의 뾰족한 산이 천성산 2봉(비로봉) 임을 겨우 판독한다.
👆이렇게 다듬지 않았다면 이슬을 털며 가야 할 길을 룰루랄라 걸어간다.(등로관리에 수고하신 분들께 감사ㅡ) 이제 날이 밝아 이맛불도 끄고. 오전 6시 25분. 현 위치는 양산시 동면 법기리 산 14-2.
👇나뭇가지 사이로 어른거리는 법기저수지.
오전 6시 41분.
👆여전히 걷기 좋은 방화선을 따라가는데 오른쪽으로 붉은 기운이 엉기기 시작한다.
👇일출ㅡ붉은 하늘에 뜬 흰 알 하나를 흡ㅡㅡ 하며 꿀떡 삼킨다. 오전 6시 46분.
🔶️운봉산(雲峰山) / 군지산(軍地山 ?)ㆍ545mㆍ오전 6시 52분. 2.66km. 1시간 24분 소요. 현 위치는 양산시 동면 법기리 산 105.
운봉산은 경남 양산시 명곡동과 법기리의 경계를 이루는 산으로
국립지리정보원에 등재된 산 이름은 '운봉산'이 아니라 '군지산'이다.
무명봉 시절에 부산 운봉산악회에서 명명하여 매년 시산제를 지내는 곳이라는데, 정상주위에 산불을 방지하기 위해 방화선으로 나무를 잘라 능선길은 시야가 트이고 길이 뚜렷해 초보자라도 산길을 잃을 염려는 거의 없다.
👆시멘트 사각기둥의 정상석에는 운봉산, 군지산 낙동정맥이라고 쓰여있는데 나머지 한 면은 확인하지 못했다. 정명인 '군지산'의 한자 표기도 정확하지 않아 뜻의 유추도 어렵다.
위성지도를 보면 군지산 바로아래에 법기터널(60번 지방도인 동서로의 한 구간으로 천성산을 그대로 관통하여 지나가며 근처에 법기수원지가 위치해 있는 법기터널은 경상남도 양산시 동면 법기리에 위치한 총연장 약 2,250m 편도 2차로 쌍굴식 터널이다. 터널의 명칭은 인근 법기리의 지명 명칭을 따서 지어졌다)이 있다.
👇붉은 아침 햇살 속의 종주대원들과 다른 느낌의 아래 뒤집힌 사진.
👆군지산과 이별하며 이정목의 법기임도 방향으로 go ! (오전 6시 56분) 시루떡 같은 바위를 보고 가다 정맥길은 남락고개 방향으로 급좌틀, 길은 급하게 허리를 숙여 난간의 밧줄을 잡고 어영부영 내려가다 인절미를 썰어놓은 듯한 바위들을 만나고ㅡ. 오전 7시 3분.
👇싱그러운 아침 기운을 받으며 햇살을 쬐는 아리님과 말짱해님.
👇뒤돌아본 가파른 경사길을 지나자 길은 다시 순해지다가 그 아래로 임도와 정자가 보인다.
🔶️법기임도ㆍ오전 7시 10분. 3.41km. 1시간 43분 소요. 현 위치는 양산시 동면 법기리 146-1.
👆정맥길은 안내판 뒤로 이어진다.
👇걷기 좋은 숲길을 따라가다 이름 모를 농장의 울타리를 만나고, 다시 따라가다 사진 3의 닫힌 출입문을 만나고(오전 7시 26분. 4.05km. 1시간 58분 소요) 조금 더 가서는 산속에 있는 경운기를 보고 나니 또 출입문이 있다.(오전 7시 33분)
🔶️이정목 누리길(운봉산)3ㆍ오전 7시 36분. 4.48km. 2시간 8분 소요.
👆👇여기가 어디쯤일까 ? 꽉 막힌 시야에 기념할 것도 없는 길을 가을이라는 계절에 빗대며 허위허위 걷는다. 그런데 배 고프다. 등에 진 막걸리 냄새도 나고 ㅡ.
아마 지경고개 지나 계명봉쯤 가야 시야가 열릴 것 같다.
🔶️철탑ㆍ오전 7시 51분. 5.13km. 2시간 23분 소요. 법기리 산 191.
👆하늘을 향해 우뚝 선 철탑과 파ㅡ아란 도화지 한 장, 뭐라도 해보고 싶은 ㅡ
가을 하늘 / (윤이현·아동문학가)
토옥
튀겨 보고 싶은,
주욱
그어 보고 싶은,
와아
외쳐 보고 싶은,
푸웅덩
뛰어들고 싶은,
그러나
머언, 먼 가을 하늘.
👇가을 햇살 가득한 숲길을 걷는다.
🔶️아침ㆍ오전 7시 58분. 5.46km. 2시간 30분 소요. 동면 법기리 산 191.
👆군지고개 1.4km 이정목 밑에 앉아 고픈 배를 달랜다. 김밥과 단감즙과 사과와 뫼벗의 비나리 끝에 마시는 막걸리 맛, 모두 기막히게 달콤하다. 우리는 모두 행복한 사람들이라ㅡ.
👇아침 후 떠나는 길은 이정목에서 급한 우틀이다. 재미있는 시그널과 용도 모를 산길 위의 케이블을 지나 행복을 줄줄 흘리며 이 계절, 가을 속으로 들어간다. 파란 하늘 아래ㅡ ~~ 가을아 가을 오면 가지 말아라
가을,~ 가을,~ 내 맘 아려나~~ 🎶
신계행 / 가을사랑
https://youtu.be/YizI8ui2j4c?si=NRblZqANAg3y9ezY
🔶️철탑 2ㆍ오전 8시 24분. 5.73km. 2시간 56분 소요. 현 위치는 경남 양산시 동면 여락리 산 13-3.
👆이제 법기리를 벗어나 여락리에 들어왔다.
뻥 뚫린 조망은 없어도 가끔 보이는 하늘은 맑고 푸르기만 하다.
🎶 가을 하늘 공활한데 높고 구름 없이ㅡ
왜 가을 하늘은 공활하고 높고 푸를까 ?
🔶️299봉ㆍ오전 8시 27분. 5.87km.
👆잠시 후 도착한 곳. 준ㆍ희님의 표지와 삼각점이 있다. 위성지도를 보면 현 위치 그리고 걸어온 자취와 갈 길을 유추해 볼 수 있다. 캠핑장에서 법기리 사이로 올라와 능선을 걸어서, 1-남락고개에서 사베이산(284봉)으로 그리고 2-녹동육교로 경부고속도로를 건너 계명산으로 가야 한다.
👇'수구리(수그리다의 사투리)' 한 번 하고 고운 임도를 따라가면 포장길이 보이는데 군지고개다.
🔶️군지고개ㆍ오전 8시 45분. 6.90km.
3시간 17분 소요. 현 위치는 경남 양산시 동면 여락리 산 206.
👆군지산 자락에 있다고 군지고개일까 ?
산지로(양산시 동면 여락리에서 출발하여 산지마을에서 끝나는 도로) 위에 있다.
👇위ㅡ왼쪽은 산지마을, 오른쪽은 여락리 방향. 고도는 223m.
👆시계 방향. 사진 1-길 옆 야트막한 산을 오르면 보이는 철조망. 이쪽 정맥길이 동네 뒷산이라 그런가 많이 보인다. 발 편한 육산길을 걷다 3-이정표를 만나고(오전 9시 2분. 7.72km. 3시간 35분 소요) 작은 오르막을 올라 5-철탑을 보고 6-280.7봉 (7.92km)을 스치듯 지나 내려가면 임도를 만나고, 따라가다 9-산으로 들어가 조금 가면 (오전 9시 15분)
👇확 트인 시야의 이런 풍광을 만난다. 1-계명봉 2-금정산 고당봉 3-갑오봉 같다.
좋은 그림에 처진 거미줄이 눈에 걸린다.
👆수풀 우거진 곳을 지나 철탑을 힐껏 한 번 쳐다보고(오전 9시 24분. 8.62km. 3시간 56분 소요) 3-묘 옆을 지나는데 이 동네 봉분들이 유달리 작아 애기무덤 같다. 4-염소길을 따라 내려가면 남락마을로 가는 포장길을 만난다.
🔶️남락고개(155m)ㆍ오전 9시 30분. 8.97km. 4시간 3분 소요. 현 위치는 경남 양산시 동면 여락리 290-1.
양산시 동면 여락리의 남락마을과 동면 사송리 사이의 고개로 여락송정로 (경상남도 양산시 동면 여락리와 부산광역시 기장군 철마면 송정리를 연결하는 도로)가 지나간다.
👆상-사송리 중-여락리 방향 하-동면 상동체육공원. 사진 인증 후 왼쪽으로 걷다 체육공원을 보며 횡단보도를 건너 오른쪽으로 길 찾아간다.
👇왼쪽 오르막에 녹지농원(鹿池農園) 표지석이 있는데 선답자들의 산행기에 농원 왼쪽 사베이산으로 가는 길이 사유지로 막혀 우회했다기에 우리도 고개 아래로 내려가 우회하기로 한다.(말짱해님과 무야 의견)
👆선답자들이 새로 찾은 들머리. 여기는 최근에 공사를 시작한 건가 산행기에서도 못 본 그림이다. 오전 9시 44분. 현 위치는 경남 양산시 동면 사송리 산 26.
👇들머리에 올라서자 조림된 편백숲이 나오고, 땀은 뚝뚝ㅡ 된비알을 빡세게 오르다 잠시 수그러진 경사의 개활지, 전선 아래에서 잠시 쉬어간다. 오전 9시 54분. 쉼터에서의 주전부리로 올다님 찐 고구마가 맛난다. 살림 솜씨가 여느 주부보담 윗길이다. 다시 걷는 길, 봉우리로 바로 오르지 못하고 산 허리를 질러간다.
🔶️사배이산 / 284봉ㆍ오전 10시 21분. 10.43km. 4시간 53분 소요. 현 위치는 양산시 동면 여락리 290-1.
👆왜 사배이산일까 ? 사베, 사배도 오락가락.
여기까지 오기가 힘들었다. 산허리를 질러서 걷다 능선을 만나 배낭을 벗어 놓고 헉헉대며 올라왔다. 농원 바로 옆으로 올라왔다면 아래 사진의 낡은 산불감시 초소 밑으로 왔을 텐데 ᆢ. 뫼벗 대장 말처럼 길을 찾아볼 걸 너무 빨리 속단을 했나 ᆢ 고생만 하고 ㅠ.
👇284m, 나지막한 봉우리이지만 정상 조금 아래 조망처에서 오늘 본 지금까지의 최고 풍경을 만난다. a-가운데 작게 고당봉이 보이고 b-경부고속도로를 가운데 두고 양쪽으로 양산사송주택단지 조성구역이
c-사배이산 들머리(1)와 휴식처(2)가 보인다.
현 위치는 부산광역시 금정구 노포동 408-2.
이제 정맥길은 남쪽 끝 동네 부산에 들어왔다.
👆사진 1-능선 여기서 정상까지 약 200m를 왕복했다.(오전 10시 29분. 10.65km) 2,3-조릿대 터널과 왕대 옆을 지나 다시 굴 속으로 들어갔다 나와 조릿대 사이를 걸으면
👇와~~ 경부고속도로 위를 가로지르는 녹동 육교가 보인다. 오전 10시 40분.
🔶️녹동 지경고개(약 180m)ㆍ오전 10시 43분. 11.21km. 시간 16분 소요.
《경상남도 양산시의 동면 사송리와 부산광역시 금정구 노포동 사이에 위치한 고개이다. 금정산과 계명산으로 이어지는 산줄기 동쪽에 위치하며 고개를 따라 경부고속도로가 지나간다. '지경'은 땅의 경계라는 뜻에서 이름 지어졌다고 한다. 원래 영남대로의 고개로 '사배고개'라고 불렀다가 1961년 고시로 지경고개로 지명이 변경되었다.
'양산의 문화'에 과거 이곳에서 쇠가 났고 서낭당이 있었다고 하였다. 사배 지명은 '새벽'의 이두식 표기이며 양산의 동쪽에 위치하여 일찍 새벽이 온다는 뜻이라는 설이 있다. 대동지지(양산)에 "사배야현(沙背也峴)은 남쪽 40리에 있으며 동래(東萊)로 가는 길이다."라고 하였다. ㅡㅡ네이버 지식백과에서 》
오ㅡ ! 여기서 사배이산의 궁금증이 풀렸다. 사배이산이 아니라 사배산(沙背山)으로 불러야 할 것 같다. 부산과 양산 땅의 경계ㅡ地境고개도 이해되고.
👆버드나무에 붙은 표지를 뫼벗이 수리한 후 그 아래에 모여 섰다.
👇경부고속도로를 가로지르는 녹동육교와 골프장 입구의 왕대밭 그리고 부산 CC 모습.
👆사진 1-해은이 노래가 생각난다. 버스를 타고 고속도로를 바람처럼 달려가자 뛰뛰 뛰뛰 뛰뛰빵빵 빵빵 ~~. 녹동마을 표지석을 보고 1077번 도로 횡단보도를 건너 버스정류장을 지나 양산시 구조물 앞에서 좌로 돌아 차례로 올라 종합안내도 앞에서 쉬어간다. 오전 10시 55분. 덥고 걸음도 안 나는데 배도 고프다.
계명봉 가는 길
👆오전 11시 15분 휴식 후 계명봉 정복을 위해 스틱을 모아 화이팅 !
👇시계방향. 사진 3-금정산 숲 속 둘레길을 가로질러 올라간다. 길은 점차 가팔라지고 느려지는 걸음과 비례해 숨은 가빠진다. 5,7- 야간 안내표지를 지나며 허위허위 올라간다.
🔶️계명봉(鷄鳴峰ㆍ601m)ㆍ오전 11시 57분. 12.92km. 6시간 29분 소요.
현 위치는 양산시 동면 사송리 산 182.
🌼 계명봉 이야기
옛날 의상 대사가 금정산에서 절터를 물색하던 중 한밤중에 느닷없이 닭 울음소리를 들었다. 그래서 그곳에 암자를 지어 계명암이라 하고, 그 봉우리를 계명봉이라 이름을 붙였다. 그 후 이 암자에서는 새벽 예불을 드리는 시간이면 닭이 꼭 때맞춰 울었다고 전해진다. 또 계명봉은 일본에서 바라보면 장군의 투구 형상을 하고 있는데, 지역 주민들은 그래서 왜구의 잦은 침략에도 불구하고 큰 피해를 입지 않은 것이라 믿고 있었다. 그런데 임진왜란 당시 계명봉 장수천의 맥을 왜군이 잘라 그해 우리 장수 80명이 목숨을 잃고 왜군은 침략에 성공했다고 한다. 계명봉의 산정에 오르면 대마도를 볼 수 있는데, 그 모양이 마치 지네와 같다고 한다. 닭은 지네의 천적으로 계명봉이 내려다보고 있기 때문에 대마도의 지세가 움츠러든다고도 한다.
원래 계명암에는 수탉의 모양을 한 바위와 암탉의 모양을 한 바위가 마주 보고 있었는데, 왜인이 암탉 바위를 밀어 버려 범어사의 사세(寺勢)가 기울었다고 한다.
ㅡㅡㅡㅡㅡ네이버 지식백과에서.
👆뫼벗이 오길 기다려 상봉식을 마치고 계명봉 이정목을 중심으로 모여 섰다. 가을 햇살이 따갑다. 오후 12시 12분.
👇건너 보이는 고당봉과 그 아래의 범어사.
청명하던 하늘에 구름이 흐르고 그 그림자가 아래에 가을단풍과는 또 다른 그림을 그린다.
멀리 풍경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상봉식
👆숙제ㆍ산악인의 선서를 빨리 외워야 하는데 ᆢ 오늘은 뫼벗이 선창을 하고 우린 따라 한다.
🔶️점심
👆시원한 소맥과 소막으로 목을 축이고 산꼭지에 둘러앉아 먹는 점심은 걸어온 거리만큼 맛있다. 오늘 점심의 메인은 상추쌈에 고명으로 올라간 소고기송이볶음과 파김치다. 상추에 된장을 바르고 차례로 계란말이까지 올린 주먹만 한 쌈에 볼이 미어터진다.
👇오후 1시, 점심 후 계명봉과 이별, 배 두드리며 걷는 내리막이 올라오기 힘들었던 만큼 가파르다. 10분 정도 내려오니 길은 다시 편안해지고ㅡ.
🔶️범어사 갈림길(바람재 ? )ㆍ오후 1시 12분. 13.51km. 7시간 45분 소요.
👆이정목 아래의 뜬금없는 시비는 뭐지 ?
이곳이 바람재인지 아님 그렇게 불러달라는 건지 뒷면을 확인 못해 알 수 없어 답답하다.
범어사는 700m, 장군봉은 1.5km 남았단다.
현 고도는 412m, 나무다리 두 개를 지나 산으로 올라간다.
👇한바탕 오르막에 헐떡이다 본 현 위치의 위성지도. 발아래에 금정산터널(부산광역시 북구 금곡동에서 금정구 노포동을 연결하는 길이 7.1km의 부산외곽순환 고속도로의 쌍굴 터널로 금정산을 관통한다. 국내에서 3번째로 긴 터널이다)이 있다. 오후 1시 48분.
사진 3-사배고개가 지경고개의 옛 이름이라면 거리가 이상하다.
어디 지름길이라도 있는 걸까 ?
우린 약 4km 거리로 걸어왔는데 ᆢ.
지나온 바람재로 의심한 곳을 가리키는 것 같은데 ᆢ 참 어렵다. 오후 1시 50분.
👆위ㅡ사배고개 1.0km 이정목 옆에서 본 고당봉과 하ㅡ장군봉. 고당봉 위로 구름이 모여든다. 그리고 눈에 들어오는 산의 옷 색이 달라졌다. 오전의 봤던 푸른색 계열에서 갈색 계열로ㅡ.
🔶️갑오봉(720m)ㆍ오후 1시 52분.
14.54km. 8시간 23분 소요. 현 위치는
양산시 동면 사송리 산 112.
부산 금정구 청룡동과 양산시 동면에 걸쳐있는 봉우리로 이름의 유래나 뜻을 유추할 수 있는 근거를 찾지 못했다. 갑오가 화투놀이 '짓고땡'의 패 중 하나인 그 갑오인가 ?
👆두루뭉술한 봉우리 꼭지 돌무지 앞에 작은 정상석이 있기에 여기가 갑오봉인 줄 알고 간다. 여기는 지금 늦은 가을이다.
👇갑오봉에서 본 1-고당봉, 3-장군봉의 모습과 3-그 사이의 도시가 물금읍 같다. 장군봉과 갑오봉 사이의 장군평전을 스치고 가는 바람에 하얀 억새꽃이 고개를 숙인다.
🔶️장군봉(734.5m)ㆍ오후 2시 5분. 15.01km. 8시간 38분 소요.
현 위치는 양산시 동면 사송리 산 112.
장군봉은 양산시 동면에 있는 봉우리로 그 명칭은 솔바위에서 삼국통일을 기원하고 화랑단을 이끌고 무예를 연마한 김유신 장군의 얼이 서려있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는데 확인이 어렵고 갑오봉과 거리는 약 500m 정도 된다.
👆정상석 위로 펼쳐진 한 줄기 구름과 파란 하늘이 곱다. 장군봉 뒤의 봉우리 이름은 뭘까 ? 물금 쪽에서 올라오는 길도 멋질 것 같은데ᆢ.
장군봉의 풍경
👆상-장군봉에서 북쪽 조망. 1은 영축산 쪽 능선, 2는 천성산으로 추측해 본다. 중-사진 제일 높은 곳, 천성산(?)에서 우리가 걸어 남락고개로 내려온 능선 하-남락고개와 고행길의 사배산이 보인다.
👇위 사진 하를 확대한 것. 1-상동체육공원 ⚡️녹지농원 2-새로 찾은 들머리 3-철탑 근처 휴식처 4-배낭 벗은 곳 5-사배산 or 284봉
길을 못 찾은 아쉬움과 그 황당함과 고생이 한눈에 들어온다.
👆장군봉에서 본 고당봉과 낙동강. 오후 2시의 가을 햇살을 받은 낙동강 줄기가 가늘어 보인다. 가을이라 유량이 줄었나ᆢ.
윗 사진을 키우면 보이는 다리가 낙동강대교 ?
👇장군봉을 내려와 갑오봉과 사이에서 오른쪽으로 고당봉을 향해간다. (오후 2시 26분) 이정목 팔 금정산 2.8km 방향으로ㅡ.
🔶️장군샘ㆍ오후 2시 35분. 15.50km. 9시간 7분 소요.
어디서 지체되었을까 ? 길 좋은 오전에 길을 줄었어야 했나 진행 거리에 비해 시간이 너무 많이 흘렀다. 정맥길만 걸으면 약 22km, 정맥에서 벗어난 장군봉과 금샘을 들린다면 24km로 예상했는데 이런 진행이라면 하산 시간을 걱정해야 한다.
👆장군봉 아래에서 솟는 샘이라 장군샘 ?
시원한 물맛이 기차다.
👇시계방향. 사진 1-장군샘 이정표. 갑오, 장군, 고당봉으로 갈라지는 삼거리다. 3-고당봉 1.7km와 1의 금정산 2.3km는 어느 쪽이 맞을까 ? 장군샘물 한 바가지씩 마시고 5의 오솔길을 걷다 보면 철탑 옆을 지나고(오후 2시 43분) 7-누운 돌덩이를 만나는데 얼굴에 '범어사기(梵漁寺基)'라 쓰여있는데 여기까지가 범어사 땅이란 뜻일터 ㅡ참 넓다. 그리고 오솔길을 걷다 만나는 ㅡ
👆고래 한 마리. 동해의 대왕고래가 고당봉 자락에서 솟아올랐다. 힘차게ㅡ. 오후 2시 55분.
👇사진 1-길 옆으로 보이는 바위들이 예사스럽지 않다. 2-사용처가 있어 작업을 하다 용도에 맞지 않아 그냥 둔 ㅡ. 다듬고 떼어낸 듯한 돌들이 자주 보인다. 잣나무 숲을 지나 4-이정목을 보고서(금정산 0.6km) 잠시 후 5-조망처로 나간다. 오후 3시 13분.
🔶️조망처에서ㆍ오후 3시 13분. 16.92km. 9시간 45분.
현 위치는 양산시 동면 가산리.
👆👇Oh my love my darling l've hungered for your touch~~~
오 ! 내 사랑 내 자기 나는 종일 내 눈동자를 어루만지는 이런 경치에 배고팠어요~~~
Unchained Melody / Righteous Brothers
영화 '사랑과 영혼' 주제곡
https://youtu.be/EQTLtVjsabM?si=7ZbIgeJIrmEDqO_C
오ㅡ 가슴이 뻥~~ ! 그리고 그 순간 멈춰버리는 생각의 기능, 입속으로 씹는 Wow ! Oh, my love~~ 십 년 묵은 체증이
쑥 ㅡ내려가는 듯. 하늘과 바위와 구름과 단풍 그리고 뿌연 이내(?)가 덮인 물금읍 풍경이 오랜 시간 시야에 남을 것 같다.
눈 감으면 떠오르는 그런 ㅡ.
👆첫 조망처에서 눈 호강을 하고 조금 더 올라 금정산 0.5km 지점의 또 다른 조망처.
건너 바위 덩치가 엄청난데(호랑이와 옥수수님 찾기) 그곳에 올라선 뫼벗 땜에 내 배가 간질간질하다. 왼쪽으로 고당봉이 보이고 위성지도 위의 지금 위치와 그리고 오른쪽으로 보이는 ⚡️장군봉. 앞의 두 봉우리 이름은 뭘까 ?
👇짙은 구름 위에서 낙동강으로 서광이 내려오고ㅡ.
👆사진 1-고당봉 턱밑의 사거리. 왼쪽은 범어사 오른쪽은 호포로 가는 길이고 2- 고당봉은 직진 300m 남았다. 잣나무 사이를 지나 안내도를 보고 계단을 오르면 드디어 금정산 고당봉이다. 구름 위에서 내리쬐는 햇살, 곧 뭔 일이 생길 듯한 신비한 분위기가 감돈다.
🔶️금정산 고당봉(金井山 姑堂峰ㆍ801m)ㆍ오후 3시 45분. 17.05km. 10시간 17분 소요.
《금빛 물고기 한 마리가 오색구름을 타고 하늘에서 내려와 그 속에서 놀았다고 하여 금정이라는 산 이름을 지었다. 금정(金井)은 금어(金魚 )가 사는 바위우물 우리말로 금샘이며, 범어(梵魚)는 금샘에서 놀던 금어를 말하고 범어사의 유래가 되었다. ‘고당봉(姑堂峰)’명칭 근거는 “고려시대까지 내려오는 우리나라 모든 산신은 여신이었고, 금정산 산신도 할미신이기 때문에 할미 고(姑), 집 당(堂) 자를 써야 한다.” 는 민속신앙을 표방했던 학자와 향토사학자들의 의견 그리고 수백 년 동안 자리한 고모당 (姑母堂) 당집이 유력한 근거로 인정받음으로써, 금정산 정상의 공식 명칭이 ‘고당봉(姑堂峰)’으로 확정됐다. 동래부 지도에는 금정산 주봉을 ‘고암 (姑岩)’으로 표기했다.ㅡ네이버에서》
📽 동영상ㅡ고당봉에서 한 바퀴
👆뒤돌아본 장군봉과 갑오봉.
👇억지로 만들어본 길게 늘어선 가을 금정산성(옛 동래산성)의 24시.
원래는 동래산성(東萊山城)인데 금정산 위에 있다 해서 현재 이름은 금정산성(金井山城).
https://naver.me/xUtblLJ7
금샘 가는 길ㆍ오후 3시 54분. 17.68km. 10시간 7분. 현 위치는 부산광역시 금정구 북문로.
👆왼쪽 금정 0.4km 이정표를 보고 머리를 돌리면 고당샘이 보인다. 안내판 필독.
그런데 어쩌다 고모당산신각을 못 봤다. 허참 !
👇산허리를 돌아가다 산행기에서 자주 본 곳을 지나 금샘 설명(필독)을 읽고(위험 안내글은 암벽 넘어 있다. 그리고 삼가하지 못해서 미안한 마음 ) 암벽의 밧줄 한 번 타고나면 금샘이 보인다.
💥 나마(Gnamma)ㅡ노출된 바위의 움푹 파인 곳(구멍); 침식 따위로 생긴 것으로 개구부(開口部)가 좁고, 밑바닥이 넓으며,
그 안에 물이 고인다.
🔶️금샘(金井)ㆍ오후 4시 1분. 18.08km. 10시간 34분 소요.
👆가을색 산성과 어우러진 금샘의 모습이 황홀하다. 고인 물이 신기하기도 하고ㅡ.
👆👇금샘 위에서 염원하는 비상의 꿈, 박제가 되어버린 천재를 아시오 ? 하고 묻던 이상의 소설 '날개'의 주인공이 마지막으로 명동 미쓰코시 백화점 옥상에 올라 꾸었던 비상의 꿈이 이런 마음이었을까 ?
그는 이렇게 독백처럼 속으로 외치지 ㅡ
날개야 다시 돋아라
날자. 날자. 날자. 한 번만 더 날자꾸나
한 번만 더 날아 보자꾸나.
그는 날았을까 ? 육십갑자를 한 바퀴 돌고 학발이 되어 여기에 이렇게 두 팔 벌려 섰지만 다시 펴지 못할 날개를 접은 새 처럼 비상의 꿈은 박제가 되고만 것일까 ?
철새는 날아가고 빈 하늘만 남았을지언정 꿈꾸는 자는 그 꿈과 함께 외롭지 않고 행복하다 했으니ㅡㅡ
Simon & Garfunkle / 철새는 날아가고
https://youtu.be/rbTEUCcmvk4?si=xC4NIpfX2Xb2rlN2
ㅡㅡ나도 달팽이보다는 창공을 자유롭게 훨훨 나는 참새가 되고 싶다.
👇금샘을 보고 다시 돌아와 내려가는 길과 뒤돌아본 길 그리고 세심정(洗心井). 오후 4시 37분. 쉼터에 앉아 우릴 기다리는 반가운 대원들, 땀이 식어 추울 텐데도 기다려줘서 고맙다. 그런데 너무 늦었다. 아직 약 5km 정도 남았는데 ᆢ. 이젠 서둘러야 한다.
🔶️북문ㆍ오후 4시 40분. 19.07km. 11시간 12분 소요. 현 위치는 부산광역시 금정구 금정동 산 1-13.
👆잘 관리된 북문의 모습. 몸을 숨기고 적을 감시하거나 공격하기 위해 성위에 낮게 쌓은 담을 여장(女墻)이라 한다는데 잘 다듬어진 여장이 뱀처럼 구불구불 길게 늘어서 있다.
👇되돌아본 고당봉.
📽 동영상ㅡ억지춘향 원효봉의 24시
👆곧게 뻗은 길을 따라 원효봉으로 가는 호랑이와 뫼벗 앞으로 초록과 갈색의, 여름과 가을이 공존하고 구름 낀 하늘은 저녁노을을 준비하고 있다. 오후 4시 56분. 접시에 떨어트린 회색물감을 막대로 젓듯 저 하늘도 휘휘 저으면 온 하늘이 금세 옅은 회색으로 바뀔 것 같다.
🔶️원효봉(元曉峰ㆍ687m)ㆍ오후 5시. 19.87km. 11시간 33분 소요.
현 위치는 부산광역시 금정구 남산동.
금정산 동쪽에서 제일 높은 봉우리로 '으뜸의 새벽'이란 뜻이라 하니 얼핏 떠오르는 원효대사와는 관련이 없나 보다. (안내문 필독)
👆원효봉에서 본 해운대 쪽 풍경. 1-의상봉 2-태풍이 오면 빌딩풍으로 유리파손 뉴스가 TV에 자주 나오던 해운대의 고층빌딩이, 그 우측으로 가물가물 광안대교가 보인다.
👇의상봉을 지나 산성고개에서 가야 할 길이 사진 오른쪽에 보이는 산일까 ? 낙동정맥 마루금 찾기가 쉽지 않다. 위성지도에서는 현 위치와 다음 구간의 백양산, 종착역 몰운대가 한눈에 들어오는데ᆢ.
👆잠시 후 만나는 솔바위 설명을 확대해 보면 설명의 사진과 좌상의 사진이 비슷한데 그렇다면 뾰족하게 보이는 의상봉 아래 덩치 큰 바위가 솔바위 아닐까 의심해 본다. 그리고 소나무 사이를 따라 걷다 보면 보이는 의상봉.
🔶️의상봉(義湘峰ㆍ620m)ㆍ오후 5시 18분. 20.74km. 11시간 50분 소요.
현 위치는 부산 금정구 금정동 산 5-17.
의상봉은 금정산성 제4 망루가 있는 위쪽의 봉우리로, 동해의 망망대해를 한눈에 바라보는 망대의 역할을 하는 봉우리이다. 늠름하고 고고한 자태로 웅크린 호랑이가 동해를 바라보며 부산을 지키는 지해로운 모습을 하고 있다. 의상봉은 용호봉이라고도 한다. 전설에 파르면 용이 여의주물 물고 승천을 하려고 하자 갑자기 금정산 산신령인 호랑이가 나타나 승천을 저지하려고 용과 격렬한 몸싸움을 했다고 한다. 마침내 무승부가 된 호랑이와 용은 각각 위쪽은 용을 저지하는 형상의 호봉이 되었고 아래쪽은 용을 닮은 용봉이 되었는데, 두 봉우리를 합처서 용호봉(龍虎峰)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그 뒤 1970년대 산악안물이 의상봉이라 명명한 뒤 지금까지 부르고 있다.
ㅡㅡㅡ안내판 글 중에서.
👆정상석이 섰던 자리는 비어있고 옆 뾰족하게 솟은 돌 위에 조그맣게 이름이 있다.
성벽을 따라가다 4 망루가 보이고 멀리 해운대의 높은 건물들의 보인다. 봉우리 1을 내려가면 동문이, 2를 내려가면 산성고개가 있을 것 같다. 그런데 동해의 망망대해는 안 보인다.
👇가운데 유유히 흐르는 낙동강 위에 주탑과 케이블이 있는 다리가 보이는데 대동화명대교 (大東華明大橋ㆍ경상남도 김해시 대동면 초정리와 부산광역시 북구 화명동 사이를 잇는 다리)가 아닐까. 오후 5시 20분. 때는 하늘이 석양으로 물들고 강 위로 퍼르무레한 이내가 끼는 저녁 무렵인데, 바짓가랑이를 부여잡고 가지 말라 매달리는 님을 뒤에 남겨둔 것처럼 발걸음은 무겁고 갈길은 먼데 해까지 서산을 넘으면 이 일을 어이할꺼나 ᆢ
🔶️제4 망루ㆍ오후 5시 26분. 21km. 11시간 58분.
👆잠시 후 1-제4 망루에 도착했지만 달리는 말 타고 단풍 구경하듯 지나간다. 2-작은 언덕을 넘어 3-소나무 숲길을 따라가면 4-온산이 다 길이라 엉뚱한 길로 가가 쉬워 바짝 긴장하고 가자니 점차 날은 어두워지고 5-아직 동문까지 1.3km나 남았다. 산속의 어둠은 쉽게 내리니 이제는 이마에 불을 달아야 한다. 오후 5시 41분. 6-의상봉 아래에 있는 바위인데 솔바위가 아닐까 싶다.
🔶️동문ㆍ오후 5시 59분. 23.19km. 12시간 31분 소요.
👆어둠 속을 속보로 걸어 동문에 도착해서 말짱해, 아리, 옥수수님을 만났는데 올다님이 없다. 밤에 길 찾기는 참 힘들다. 동문을 지나 바로 가야 할지, 아님 성문을 통해 밖으로 나가야 할지 몰라 우왕좌왕ㅡ감자바우와 올웨이즈에게 조언을 구하고서야(오후 6시 9분) 방향을 정해 남문 쪽으로 곧게 간다. 그런데 올다님은 너무 멀리 갔기에 돌아오기는 먼 길이라 산성고개에서 만나기로 하고 다시 출발.
네 사람이 앞만 보고 가다 돌아보니 뫼벗이 안 따라오기에 혼자 남아 전화했더니(오후 6시 15분) 성 밖으로 나갔던 옥수수님을 기다렸다 만나서 가고 있다며 먼저 가란다. 어둠 속에서 허둥지둥 앞선 호랑이를 쫓아간다.
🔶️산성고개ㆍ오후 6시 20분. 23.85km. 12시간 53분 소요. 현 위치는 부산광역시 금정구 금성동 산 69-6.
산성 고개는 금정구 장전동에서 금정산성으로 오르는 고개라 하여 붙은 지명으로 고개로 오르는 고갯길은 산지의 경사가 급하여 산허리를 휘감아 구불거리며 오르는 험한 산길이다.
어둠은 마지막 산성고개로 내려오는 길까지도 헛갈리게 하는데 허둥거리다 결국 다리를 건너서 내려오고, 조금 있으니 뫼벗과 옥수수님이 다리 왼쪽으로 내려와 다음 산행 들머리가 두 곳이 되어버렸다.
이로써 일곱은 무사히 산행을 마무리한다. 감사함이다. 이제 올다님만 만나면 되는데 생각하니 긴장이 풀리고 다리도 아프고 배도 고프다.
약 24km, 13시간이 걸렸다. 정맥산행에서 약 26km를 14시간 동안 걸었던 황장재에서 피나무재 구간에 조금 못 미치는 두 번째로 긴 시간을 산속에 있었으니 당연지사, 어여 씻고 싶다.
길가에 난민처럼 쭈그리고 앉은 기다림이 길어진다 싶을 즈음 노랑이를 몰고 온 감자바우와 반가운 재회 후 기념 촬영(오후 6시 30분)을 하고 올다님을 기다린다. 땀이 식으니 선득선득 춥다.
올다님의 귀환이 늦어진다. 어둠 속에 길을 잃어 119의 도움을 받고 택시를 이용 여기까지 온다고 한다.
오후 7시 30분. 긴 기다림 후 올다님은 무사히 돌아와 반가운 얼굴로 웃으며 노랑이를 타고 우리는 마침내 씻을 곳을 찾아간다.
산성고개에서 부산 동래구 온천동의 이 목욕탕까지 꾸불꾸불 휘돌아 오는 길이 장난 아니게 험하다.
오후 8시 10분 목욕탕에 도착하니 영업을 마치려고 준비 중이라 겨우 부탁해서, 퍼떡 씻고 나온다는 조건으로 입장 허가를 받고 들어간다.
샤워 후 옷을 입으며 감자가 일하시는 분께 염소구이 먹을 식당을 추천해 달라니 잠시 전화통화 후 염소를 먹으려면 산성으로 다시 가야 하고 미리 예약을 하고 가야 하는데 지금은 너무 늦었단다. 하여 염소는 포기하고 근처의 식당을 소개받았는데 아래 사진의 식당이다.
감자바우 덕분에 택시 비용을 아꼈기에
오늘 모처럼 고기를 굽는다. 허허ㅡ고기 굽히는 시간도 못 기다리는 목마른 산꾼들, 성급한 잔 부딪히는 소리가 울려 퍼진다. 울진에서 다시 태백까지 운전하고 가야 할 감자바우와 올다님이 운전을 하신다기에 나도 기분 좋게 술잔을 들고 건배 !
고기가 익고 술잔이 돌고 즐거운 시간 사이 남은 두 구간 산행날까지 정하고 나니 홀가분한 마음에 술잔도 가볍다.
오가는 술잔 속에 힘들었던 하루가 벌써 추억이 되어버린다.
오후 9시 40분. 자리를 털고 불콰한 기분에 배불뚝이처럼 허리를 뒤로 젖힌 팔자걸음으로 어슬렁어슬렁 노랑이를 탄다. 이제는 감자바우와 올디님의 시간인데 긴 시간이 될 운전에 미안해하며 의자에 몸을 묻는다.
주마등처럼 스쳐가는 하루, 숨 막히게 반복되는 일상에서 오늘 같은 작은 일탈이 오랜 시간 박제(剝製)된 꿈을 깨울 수 있을까 ? 세상 사람들, 모두 더없이 똑똑한 천재이건만 스스로 본 것, 느낀 것, 아는 것에 갇혀 박제가 되어 너 나 할 것 없이 다람쥐 쳇바퀴 돌 듯 앞만 보며 무한질주만 하고 있는데, 다시 태어나려는 자는 기필코 하나의 세계를 깨뜨려야 만다. 스스로 껍질을 깨고 알에서 나오는 새 처럼ᆢ.
높이 나는 새가 멀리 보듯 세상은 아는 만큼 보인다는데 박제가 되어버린 의식을 알코올에 푹ㅡㅡ 담근 지금은 수마(睡魔)에 맡기는 것이 맘이 더 편할 터ㅡ하나의 세계인 내 알을 나는 어떻게 깨야 하나 ᆢ 깊은 잠에 빠진다.
꿈속인 듯 화장실을 오가며 잠에 취해 긴 시간을 보내고서 정신을 차리니 새벽 1시, 울진이다. 이제 집으로 간다.
낙동정맥 종주대를 위해 먼 길 와서 운전 봉사를 해준 감자바우와 피곤한 몸으로 운전석에 앉은 올다님께 감사 인사 전합니다.
울진산악회 낙동정맥 종주대 fighting !
Dreams come true
꿈은 이루어진다 !
감사합니다 !
첫댓글 무야님
멋지고 알찬 산행후기 잘 보고가요.
어느듯 이제 2구간 남았군요.
정맥팀 힘 내시고 19일날 23차 산행시 모두들 건강한 모습으로 만나요...
환절기 울진산악회 회원 모두 감기조심 하시고 건강 하소서...
고생들 하셨습니다.
남은 구간도 즐겁게 걸어가봅시다.
무야님 산행후기 잘보고 갑니다.
멋져요 수고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