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고: 대략 스크롤의 압박이 순수분들을 초난감하게 할 겁니다.
원치 않으시는 분들은... 날 봐서 그냥 봐 줘... 쿨럭!
귀차니즘의 압박으로 원래는 후기를 올리지 않는 크리첼입니다.
8월 2일 부터 시작됐던 서울 5박 6일의 대장정도 대략 귀차니즘을
극복치 못한 채 내팽개쳤던 인간이라 이번에도 안 쓸 것 같았으나,
다음에 또 많은 순수분들과 함께하기에는 적지 않은 시간을 보내야
할 것 같아 안타까움을 달래기 위한 한 방편으로 씁니다. 쉽게
쓰기 위해 평어체로 적어 내려가겠습니다. 그저 무례하게 비춰지지
않길 바랄 뿐입니다. 그럼...
8월 23일 토요일 비옴
맴버: 푸우 형님, 모리형, 지니형, 부바 누나, 풍이, 안티님,
홀릭이, 창수, J&H, 정오, 기애, 쿨캣, 나.
정오와 4시 17분쯤에 영등포역에 도착했다. 6시까지 신림역으로
모이기로 했는데 시간이 남았다. 쿨캣은 마중 나온다고 했었지만
부바 누나도 포항에서 올라온다, 고속버스로. 기차로 올라온 나랑
정오는 두 명이고 몇 주 전 서울에 왔었던 경험이 있었기에, 마중
걸음을 부바 누나쪽으로 돌린 쿨캣과 지니형을 원망하긴 힘들었다.
그것보다는 정오 못가게 됐다고 쿨캣을 놀렸던 것에 대한 복수가
더 걱정됐다. (지니형이 마중 맴버인 줄 당일날 알게 됐음. 대략
정오랑 나랑 벙찜. -0- 이런 느낌.)
대략 영등포역 근처에서 서성이다 알아서 시간 맞춰 신림역을 갔던
정오와 나. 근데 아무도 없다. 지방에서 올라온 두 인간이 가장
먼저 약속 장소에 도착했다. 아싸 좋구나~ 장난하냐, 이 사람들이!
뒤이어 창수 도착. 셋이 비맞으며 기다리자니 청승 맞아 8번에서
4번으로 출구역을 바꾸고 바로 보이는 롯데리아 3층의 에어콘 앞을
점령했다. 모리형한테 전화, 5분 이내로 도착한다기에 롯데리아를
소개시켜 드렸다. 근데 3층이라 못찾고서 롯데리아 1층에서 전화를
주는 모리형. '여기는 3층까지 있어요.' 모리형 합류.
부바 누나 쪽은 버스 연착 덕분에 늦게 신림역에 도착. 그 동안
쿨캣에게 지속적인 보챔을 전화를 통해 전달하던 나. 롯데리아를
소개했지만 모리형과 같은 이유로 1층에서 다시 전화를 주는 쿨캣.
'여기는 대략 3층이라네.' 잠시 후 올라오는 쿨캣, 지니형, 부바
누나. 오면서 만났는지 풍이와 안티님, J&H(이하 장홍)과 홀릭이
합류. 정오 못 온다고 장난친 댓가로 팔을 치는 쿨캣. 손이 맵다.
신림 쪽에 밝은 홀릭이. 그리고 그만의 탁월한 교섭 능력을 미리
써뒀는지 주말인데도 불구하고 자리가 넓고 음료수 서비스가 되는
쪽으로 가게 되었다. 대구와 많은 차이를 보이는 고기값에 저절로
입이 벌어졌다. 자리잡고 앉아 이야기를 나누다가 옆에서 들리는
촤르륵거리는 소리. 지니형의 카메라 세팅하는 소리였다. 등골이
오싹해지는 기분. 도촬, 도촬인가... 다른 사람들의 조언, 찍을 것
같으면 지니형한테 붙어라는 말... 그렇군하고 대강 안심. 하지만
세팅소리가 길어질수록 나도 모를 불안감은 계속 되어 가고...
자리 잡고 서로 이야기를 나누었지만 미묘하게 어색한 느낌이 조금
흐르고 있었다(나만 그랬나?). 때마침 테이블에 깔리는 술. 고기도
나오기 전에 깔리는 술에 어이없어 한마디 했다. '술부터 한 잔
하고 시작하자.' 채워지는 잔들. 서서히 무르 익어 가는 분위기...
고기가 나오고 은은하게 퍼지는 지글거리는 소리. 대략 벌써부터
당근 패밀리가 보이기 시작했다. 한 잔, 두 잔 들어가면서 스스로
기분이 up되며 서로의 취기 오른 모습을 보며 또다시 즐거워진다.
'나 한 잔 밖에 못해. 나 두 잔 밖에 못해...' 술자리의 정겨움이
그들의 주량의 한계를 넘게 했다. 서로의 술잔을 부딫이는 것은
무엇보다 즐거운 일이었다. 그 시점에서 볼일을 마친 기애의 합류.
나도 기분이 좋아 많이 마시게 되었다. 술의 힘을 빌리는 것은 좀
못나 보일지도 모르지만 덕분에 기애에게 솔직히 말할 수 있었다.
(사랑고백 아님. 그렇게만 알아 두세요.) 말이 많아지기도 해서
제법 기애를 귀찮게 하고 있었던 나. 반성하며 지니형을 돌아보고
좀 있으려니 내 휴대폰을 가져가 직접 자신의 번호를 눌러주었다.
나조차 별 신경쓰지 않던 사소한 약속을 지키는 지니형에게 감동.
서서히 당근 패밀리들의 수가 많아지고 우체통으로 변해가고 있을
즈음 푸우 형님 등장. 뛰어난 거구에 터프한 푸우 형님의 모습은
감히 형이라 부르지 못하고 형님이라 부르게 만들었고...
대략 취기가 오른 사람들끼리 부축을 하며 그 와중에 넘어져 조금
상처를 입은 풍이. 안티님도 그렇다는 소문이... 물론 풍이가 다친
이유는 취해서가 아니라 취한 분들 좀 부축하다가 그랬다. 나중에
알게 된 거긴 하지만... 수고많았던 사람 중 한 명, 아니 두 명...
그렇게 서로를 챙기며 노래방에 들어가게 되었다. 두 개 잡으려던
방을 큰 거 하나로 만족하고 대략 음료수를 테이블에 깔았다. 제법
인원이 되는 우리는 방의 바로 옆에 있는 카운터 쪽의 테이블도
점령하며 알바님의 신경을 곤두서게 했다. 대략 나의 sorry연발과
잠시 후 홀릭이랑 알바님이 동창이란 사실이 밝혀진 후 그 신경을
다소 누그러트리게 할 수 있었다.
이미 많은 분들의 기분을 up시킨 술과 지니형의 초반 댄스, 장홍의
연발 댄스, 정오와 기애, 홀릭이의 시원시원한 목소리, 모습에 비해
여린 음성을 가진 푸우 형님과 창수, 기타등등...(나머지, 섭섭해?)
덕분에 노래방에서의 분위기도 좋아졌다. 잠이 든 부바 누나 곁에서
쓸쓸할까봐 많은 시간 같이 해 준 기애에게 박수를 보내며, 중간에
가보겠다고 해서 끝까지 함께하지 못한 풍이와 안티님께 안타까움의
짱돌을 던지며, 노래방의 타임이 제로를 향할 때 우리는 작별을
고해야 했다. 안타까운 이별의 시간...
<하늘은 행복한 시간이 영원하지 못한 것을 알고 사람에게 추억이란
사진을 남길 수 있게 해준 것 같다. 각자의 가슴에 수많은 필름들을
하나하나 현상하는 것으로 그 때의 시간을 되돌리면 우리들은 분명
크기는 다르겠지만 서로 같은 형태의 감정을 가질 수 있겠지...>
홀릭이의 소개로 찜질방에서 하루를 보내기로 한 지방 3인방(나,
정오, 부바 누나). 부바 누나는 피곤해서 먼저 자고 나랑 정오는
새벽 4시까지 대화를 나누었다. 물론 쓰잘데기 없는 것들. 하지만
순수 사람들과 함께 하루를 보낸다는 경험은 많은 친밀감을 가지게
만드는 것 같았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많은 사람들과 함께 그런
만남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외박 찜질 번개, 꺄~)
THANKS TO.
푸우 형님 - 사실 챗상에서 뵌 적도 없는 상태에서 만난 점과 왠지
범접할 수 없는 위압감에(?) 이야기를 그렇게 많이 나누지 못했던
것 같아요. 그래도 우리 순수에 아주 듬직한 맏형이 생긴 것 같아
초라한 동생으로서는 뭔가 뿌듯한 느낌이었답니다. ^^ 차를 갖고
계셔서 몇몇 분들께서 늦은 시간에 수고를 좀 끼쳐드렸다지요. ^^;
모리형 - 개그와 진지함의 양면성을 동시에 갖춘 당근 패밀리 1호.
마지막까지 모든 사람 챙기며 자신을 희생하는 모습에 역시 왕년의
맏형 이미지가 풍기더라는... 형, 멋져요. 그리고 마지막까지 함께
있어줘서 고마워요. (_ _)
지니형 - 사실 좀 어려웠었는데 엄청난 뻔뻔함과 술의 기운으로
접근해 친해진 케이스(친해졌다는 건 혼자만의 생각일지도;;).
전화번호 건 고마워요. 사소한 거 챙겨주는 사람에게서 찌르르한
기분을 느끼는 나로서는 잊을 수 없을 거예요. 나도 까먹고 있었던
일이었는데... 그리고 춤 못 봐서 아쉬워요~ (라고 해도, 다음날에
어느 샌가 같이 뛰고 있었다는...;;;) 근데 음료수 누가 싸들고 간
거예요? ㅋ~
부바 누나 - 포항에서 올라온 지방 3남매 중 한 명. 비유를 하자면
대략 지킬박사와 하이드... 냐하하~ 냐하하~ 누나는 가까우니까
나중에 대구 내려와. 아님 내가 언제 포항 한 번 갈게. 그 때까지
할 말은 대략 캔슬~ 섭섭하다면 전화할게;;;
풍이 - 너 수고 많았다. 이상하게 너 보면 편한 기분 든다. 알아?
ㅋㅋ... 진짜 언젠가는 순수 내에 야당의 깃발을 같이 꽂자! OK?
그리고... 너랑 주고 받은 술이 가장 맛있었다. 몰랐지? ㅋㅋ...
'영광의 상처'라지만 금방 낫길 바랄게. 몸조리 잘하고, 담에 또
문자 보낼게. 씹지 마세요~ 나나나나나 나나나나나~ ㅋㅋ...
안티님 - 사실 미묘한 관계... 친해지고 싶긴 한데, 가끔 가다
정말 안티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때면 섬찟하다는... 그냥 순수에
몸을 의탁하세요~ 그리고 다음에 만났을 때는 좀 더 서로의 관계가
진척되길 바랄게요. 풍이 따라 자주 참여해주세요~!
홀릭이 - 전날 팬미팅 동영상 때문에 바빴을 텐데도 장소까지
섭외할 정도로 순수에 투철한 정신을 갖고 있는 녀석. 덤부장의
위명이 점차 널리 퍼지고 있어 내가 다 기뻐. 가끔 정의로운
면과 부딫이는 것에 욱하는 성격이 있는 것 같지만, 곧 아무 일도
아닌 것처럼 금방 자신을 추스리는, 그런 인간적인 면에서 많은
매력을 느낀단다. 니가 늘 그렇게만 있어 주면 아무리 큰 위기가
와도 순수는 흔들리지 않을 것 같아. 순수에서 뼈를 묻게나. ^^;
그리고 피곤한데도 불구하고 지방인들 챙겨줘서 고마워~ ㅠ.ㅠ
창수 - 언제나 담담하게 순수를 지켜봐주는 녀석. 순수 번개의
시초이기도 하다지...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어. 정말 너랑 많은
얘기하고 싶었거든. 이번 번개의 주제, 목적, 의무감 같은 걸로
그런 생각을 가진 게 아냐. 그냥 간다니 안타깝고 아쉬워서 좀 더
얘기하고 싶었고 널 위한 자리가 되고 싶었었는데... 분위기에
휩쓸려 그러지 못했던 점, 미안... 그래도 나... 친하다고 생각해
주는 거지? 응? ㅠ.ㅠ
J&H - 웃기는 녀석이야. 너 막춤 너무 심한 거 아냐? 매번 그렇게
활약하다니! 그 춤! 나에게 전수해주세요... (_ _) ㅋ...
처음 봤었는데 서먹한 기분이 안 드는 희한한 녀석이었어. 하긴,
챗창에서 서로 말 놓자고 하는 형편이기도 하고 뭔가 성격이나...
닮아 있다는 생각을 가졌었으니까, ㅋ... 담에 또 보자. ^^
정오 - 너도 캔슬이다. 대략 기차 세 번 동승하면서 할 얘기 못 할
얘기 다한 것 같은 기분 드니까... 캔슬하는 거 꼬우면 말해. 너도
전화줄게. ㅋㅋ... 머? 자주해서 반갑지 않다고? 이런~
기애 - 세 번째 만남이었지? 너랑은 대체적으로 소규모 번개 때만
보게 되네. 희한하다... 솔직히 내가 좀 적절하지 못하게 챗창에서
말을 하고, 실제로도 좀 그런 것 같기도 해. 근데 구체적인 것을
잘 모를 때가 있으니 혹여나 내가 한 말이 이상하면... 맞다. 이건
술 마시면서도 이야기했었던 것 같군;;; 그 때는 미안했어. 조금
취해서 내 기분만 생각해서 너한테 하고 싶은 말 다하고 말야...
너랑은 친해지고 싶지만 행여 실수할까봐 조심스러워지는 것 같아.
물론 자격지심이겠지. 그래도 친해지고 싶은 맘은 변함없다! ^^
쿨캣 - 너 손 왤케 매워! 정오가 심했었는데 나만 때리고, 씨!
쌍꺼플 첨엔 신기하고 미묘한 기분 들었는데 적응되니까 이쁘더라.
모습도 배재고 때는 나이가 좀 있어 보였는데, 그것도 적응되니까
어려보이기 시작하고... 보면 볼수록 어린 기분이 드는 희한한
쿠우... ㅋㅋ... 여자 쪽에 20대 위로 활발한 느낌을 가지게 하는
사람은 너 뿐인 것 같아. 정오는 활발하다기 보다는 나대는 느낌;;
아하하, 이거 비밀... 그런데 비밀스럽지 않은 이 기분은;;;
- END -
P.S: 24일 번개는 내일이나 모레 올라갈 듯 하네요. 귀차니즘이
심한 편이라 쓴다 해도 진도도 늦고, 이런 식으로 24일 후기 쓸
생각하니 대략 정신이 멍~ 해지지만 혹여 며칠 걸리더라도 꼭
올리겠습니다. ...보기 싫다는 소리가 어디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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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다한얘기]
지방(대구) 인간의 뒤늦은 '술번개'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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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오 잘다녀왔어~? ㅋㅋ
리첼형...후기 잘읽었어요...지방의 대표다~~~
커 윤철이 지대로 후기 올렸군... 진짜 후기같다는.. 암튼 고생스럽겠지만 일하는 기간 잘 참아내구... 너의 그 사랑이 날~! 또 울게 하네요~~~! 이거 또 듣고 싶다
에어콘이라니... 후기 쓸 동안 무의식적으로 아이스크림이 먹고 싶었던 건가, 나는... 그리고 역시나 나는 리플까지 달아줄 만큼 질긴 인맥은 부족했던 건가... ㅠ_ㅠ;; 사랑이, 그루비... 그리고 홀릭이, 잊지 못할꺼야~~~
대략..어른들은 즐거웠겠다 ㅋㅋ 역시 순수는 분위기가좋단마랴~ 나도 크면 껴줘요 이런데 ㅋㅋ
응..리첼아섭섭하다..캔슬이머꼬?ㅋ누나야도.대략..후기올릴까하다가..걍있었는데..암튼수고해따.ㅋ나도.그때멤버들한테..인사한사람도있고.안한사람도있는거같당..ㅋㅋ정오캉무신이야길그래오래핸노?새벽4시까지..ㅋㅋ대단해요!!담엔.누나야도낑가줘.ㅋㅋ정오캉만.넘친한거아냐?정오도.리첼이랑만.넘친한거아냐?히히;;;
누나야도.지방사람.ㅋㅋㅋ암튼..누나야도지방멤버..[정오캉리첼이]만나가반가웠고..그외..수도권순수멤버들도..정말고마웠어요.ㅋㅋ잊지못할번개..정말다고마움..마중나와줬던..쿨캡이랑지니도고맙고..정말다표현할려면.끝도없음.ㅋㅋ
그래~! 나 웃기는 녀석이다... ^^;;; 닉넴바꿨으니깐 담부터는 그냥 이름 불러라. 글 읽어보니 집엔 잘 들어갔나보네... 잘 지내고, 언젠가... 또 보도록 하자...^^ 나도 너한테서 동질감(?)을 느꼈어...^^;;
내가 당근1호라니!!! 당근팬클럽 조성해라 어섯!!!!!-_-;;;;;;;;;
ㅋㅋㅋ 리첼아~보고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