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동 단국대 부지 ‘부자들의 둥지’로 |
헤럴드 생생뉴스 2007-07-19 09:47:00 |
‘미래 서울의 중핵‘, ‘강남 위 강남’으로 변신중인 용산에서도 한남동은 ‘부자들의 땅’으로 불린다. 남산을 등지고 한강을 내려다보는 전형적인 배산임수의 명당으로, 삼성ㆍLGㆍ현대차 등 이른바 ‘재계 빅3 총수’를 비롯해 ‘하늘이 낸다’는 큰 부자들이 모여 살고 있기 때문이다.
이 처럼 전통 부촌을 대표하는 한남동에 또 하나의 부자들의 보금자리가 지어진다. 지난 1957년 설립 이후 50년 동안 큰 배움(大學)의 터로 수많은 인재를 배출했던 단국대 서울캠퍼스 부지가 바로 그 곳.
서울시는 지난 18일 제12차 도시계획위원회를 열어 용산구 한남동 60번지 일대 13만5855㎡(4만1096평) 규모의 단국대 서울캠퍼스를 도시계획시설상 ‘학교 용지’에서 해제했다. 이 사업이 추진된지 10년만에 일이다. 따라서 이 배움의 터는 632가구의 저층 고급 빌라와 아파트가 들어서 ‘최고급 주거단지’로 탈바꿈하게 된다.
서울시는 이 부지를 계획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지구단위계획을 내달 중 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거쳐 확정할 방침이다. 관할 용산구가 이미 시에 제출한 지구단위계획에 따르면 최고고도지구와 자연경관지구로 묶여있는 이 곳은 기준 용적률 128.12%, 상한 용적률 150%를 적용해 3층짜리 고급 빌라와 5~12층짜리 고급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다. 전체 면적 가운데 공동주택이 88.6%를 차지하며, 나머지는 공원과 공공공지,복지시설 등 기반시설이 들어선다.
평형별로는 중소형 비율을 맞추기 위해 85㎡(26평형) 126가구(전체 20%)가 포함되지만, 나머지 506가구는 211㎡(64평형)부터 350㎡(106평형)까지 중대형으로 구성된다. 여기에는 또 공원과 공공공지, 복지시설 등 기반시설이 건립된다.
고급 저층 주거단지로 준공되면 이 곳은 부자동네 한남동의 한축을 형성할 전망이다. 지난 2004년 입주한 인접한 금호 한남동리첸시아의 경우 11~15층 중소형 총 371가구 규모에도 불구하고 158㎡(48평형)은 현재 7억~8억원에 시세가 형성돼있다.
부자들의 보금자리로 다시 태어나기 위한 진통이었을까.
단국대 부지가 이 처럼 학교용지에서 해제돼 주거단지로 거듭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하기까지 무려 10년여년의 긴 시간이 걸렸다. 실제 단국대 캠퍼스 이전-개발은 지난 1994년부터 시작됐지만 부지를 매입한 극동건설 세경진흥 기산건설 동신 등 건설ㆍ시행사들이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줄줄이 부도가 나는 바람에 소유권 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소송 등 법정분쟁이 끊이질 않았기 때문이다.
지금도 이 같은 분쟁은 계속되고 있다. 금호산업과 시행사 공간토건이 지난해 7월 예금보험공사의 채권을 재인수한 단국대로부터 소유권(3318억원)을 넘겨받았지만, 지난해 5월 자산관리공사가 보유중인 또 다른 단국대 채권(1445억원)을 낙찰받은 한호건설측과 채권정리 문제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또 예금보험공사가 올 3월 제기한 손해배상청구소송 등도 걸림돌이다. 이에 대해 금호산업 관계자는 “학교용지에서 해제된 만큼 향후 채권문제와 소송 등도 잘 해결될 것”이라며 “8월 말 인허가 절차에 들어가 이를 완료한 뒤 내년 초 착공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