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은 직진성이라 얇고 작은 장애물도 끝내 통과하지 못한 채 사그라진다 그래서 그림자를 만들어낸다 지구 자체에 밤낮이 있음은 바로 이 빛의 성질 때문이다 빛과 그림자의 성질로 인하여 달이 초승에서 만월滿月이 되고 다시 그믐으로 이즈러지곤 하는데 이는 빛이 지닌 직진성의 결과물이다
이에 비해 소리는 회절성回折性이라서 장애물이 있으면 끝내 돌아서 간다 이는 전자기파도 마찬가지다 능엄경에서는 설파하신다 눈의 공덕은 겨우 800이나 귀의 공덕은 1,200이라 한다 가령 손바닥으로 눈을 가리면 실제로 아무것도 볼 수 없으나 보는 성질마저 없어진 것은 아니다
마찬가지로 소리가 없다고 하여 듣는 성질마저 없어진 것은 아니다 보려는 본성과 들으려는 본성은 이처럼 동과 정을 따지긴 하나 아예 없어진 것은 아니다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 존재도 빛의 직진성 때문에 보이지 않으나 빅뱅 당시 라디오파가 전해지는 것은 다름 아닌 소리의 회절성 때문이다
불교 경전 <능엄경楞嚴經>에서는 이처럼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아난다에게 종을 치게 하고 소리의 성질과 더불어 듣는 성질에 관하여 낱낱이 보이고 설명하신다 부처님이, 부처님의 가르침이 물리학과 더불어 과학의 세계에 몸소 얼마나 깊숙이 파고드셨는지 이해할 수 있는 대목이 눈에 선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