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가평군 청평면 상천리에 위치한 호명산 해발 535m 정상에 위치한 첩첩산중 속 숨어있는 보석하나. 바로 하늘처럼 높은 곳에 자리하고 있는 "호명호수" 입니다. 호명산의 수려한 산세와 더불어 백두산 천지를 연상시키는 아름다운 절경을 뽐내는 호명호수는 가평8경 중 제2경에 해당되는 곳이죠.
호명호수는 우리나라 최초의 양수발전소인 "청평양수발전소"의 상부저수지에 해당하는 곳입니다. 양수발전소에서는 에너지를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심야에 남아도는 전기를 이용해 지하수를 산꼭대기로 끌어올린 후 전기수요가 피크일 때 물을 떨어뜨려 전기를 얻는 원리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1980년 준공된 이래 발전소라는 특수성 때문에 일반인의 접근을 막고 있다가, 2008년 부터 4월~11월(호수가 얼때까지)로 제한개방하고 있습니다. 개방시간도 오전 9시에서 오후 6시까지로 제한되니까 기억해주세요!
호명호수는 경춘선이 복선전철화되면서 대중교통으로 다녀오기 더욱 편해졌습니다.수도권광역전철 경춘선 상천역에서 내려 호명호수행 노선버스로 환승하면 됩니다. 역은 출구가 하나이며, 밖으로 나오면 왼쪽에 굴다리가 보입니다. 버스정류장은 직선거리로 약 400 미터, 마을길을 따라 걷는다면 600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 있습니다.
버스정류장까지 가는 길은 안내표지판이 아주 잘 되어있습니다. 굴다리를 지나 곳곳에 설치된 안내표지판을 잘 따라가다 보면 정류장에 도착하는데요. 중간에 상천 초등학교가 보이면 제대로 온거랍니다.
초등학교 정문 앞에 삼거리가 나오는데, 정문 정면 앞으로 난 길을 따라 끝까지 가면 상천4리마을회관 정류장이 나옵니다. 정류장이나 뒷편 느티나무 아래 정자에서 기다리다 보면 어느새 어느새 버스가 도착해 있죠. 호명호수행 33-13번 시내버스는 호명호수가 종점이기 때문에 마음놓고 경치 구경하셔도 돼요.
버스는 정차하는 곳이 많지 않아 편도 20분 정도면 정상에 도착합니다. 중요 경유지는 제2주차장과 제1주차장(관리사무소). 차 가지고 가시는 분들은 주의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관용이 아닌 일반 자동차(승용차)는 호명호수까지 진입할 수 없습니다. 관리사무소가 있는 제1주차장에서 일단 내린 후 시내버스를 이용해야 합니다. 요금은 다른 경기버스와 같고(성인 편도 1,200원) 교통카드 사용시 할인 적용됩니다. 버스로 마을회관까지 가는 분들도 주의해야 합니다.
내려오는 버스 중 관리사무소가 종점인 버스는 제1주차장까지만 가니 타면 안돼요. 주차장부터 호명호수까지 이어지는 길은 강원도 한계령 고갯길 못지 않게 급경사의 연속입니다. 참고로, 지나다니는 차가 많지 않다 보니 올라가거나 내려갈 때 한 번 걸어보는 것도 좋습니다. 가파른 산길 끝에 당도하면 의외로 넓직한 공간이 눈에 들어오는데 그곳이 바로 호명호수이죠.
버스정류장에는 이렇게 버스시간표가 있으니 휴대폰으로 찍어두시면 여러모로 유용할 것 같습니다. 정류장에는 발전소와 관련된 홍보물, 가평관광 홍보물이 빽빽하게 걸려 있습니다. 발전소는 보통 한번 가동하기 시작하면 중단없이 계속 운행이 되어야 경제적이라고 합니다. 최근 전력난이 계속 되고 있는데 양수발전에 대한 기대와 관심이 높아지네요.
발전소의 구조를 보여주는 단면도 입니다. 청평호는 하부저수지에 해당되죠. 주차장 옆에는 매점이 있으니 물이나 간식을 미처 준비하지 못하였다면 이곳을 이용하는게 좋습니다.
자전거도 대여해주고 있었는데요. 시간당 요금이 있으니 확인하시고 이용하세요. 자전거를 타고 다니시는 분들도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호수는 부채꼴 모양으로, 가장자리를 따라 산책로가 나 있습니다.딱히 약속한 건 아닌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신기하게도 반시계 방향으로 걸어가더군요.
저도 길을 따라 걸어보았습니다. 오른편에는 넓은 나무그늘이 있어 여유롭게 휴식하고 있는 관광객들이 많았습니다.
이곳에는 "호명"이라는 조형물이 있습니다. 호명(虎鳴)은 한자로 범(호랑이) 호(虎)에 울 명(鳴)입니다. 호명과 얽힌 전설도 있는데요. 스님이 강아지인줄 알고 주워다 기른 수컷 호랑이가 뒷산 바위에 올라 크게 울면 근처에 있던 암호랑이도 같이 울더랍니다.
그러다 암수 호랑이는 서로 사랑하게 되었고 호명산 꼭대기에 있는 동굴에서 사랑을 나누었습니다. 호랑이들이 사라진 이후, 마을 사람들은 나라에 큰 변고가 있을 때 마다 호명산 호랑이 굴로 피신해서 화를 모면했다고 합니다. 호랑이들이 울던 산이라는 뜻에서 이름 붙여진 호명은 저수지 공사 전까지만 해도 실제로 동굴이 있었다고 하네요.
재미난 전설을 읽어보고 앞으로 앞으로 나아가니 평지가 끝나는 부분에 공터가 있었는데, 이곳은 평화의 쉼터.한국전쟁 당시 전투가 벌어졌던 곳으로, 유해발굴 사업 후 기념표지와 안내판을 세워 놓았습니다. 포천 산정호수에도 이런 곳이 있지요. 산정호수도 고지대에 위치한 저수지, 둘이 묘한 대비를 이룹니다.
평화의 쉼터를 지나면 경사면 아래로 야생초화원이 있습니다. 하지만 요즘같은 시기에는 수풀이 무성하게 자라나 뱀이나 독충이 있을 가능성이 크므로 가급적 가까지 가지 않으시는게 좋습니다. 화원을 지나니 최달수 작가가 운영하는 호명갤러리도 보였습니다. 호명갤러리의 지붕은 호명호수와 그 주변을 시원스럽게 조망할 수 있는 호명호수 제1 전망대라고 합니다.
뜨거운 날씨였지만 해발 500미터가 넘는 고지대이다 보니 산들바람도 매우 시원하게 느껴지더군요. 푸른 물을 보니 청량감이 더했습니다.
계곡 아래쪽을 내려다 보니 이곳이 얼마나 높은지, 시원한 풍경을 보고 느낄 수 있었습니다. 더운 날씨에 이렇게 넓고 푸른 풍경을 보니 마음 속 깊은 곳 까지 시원해지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길을 따라 천천히 내려오면 제방 갈림길이 나옵니다. 이 길 가장자리 넓은 공터에는 호명호 글씨가 적힌 기념비가 우뚝 서있었습니다. 맞은편에는 조각공원, 미로공원으로 이어지는 통로도 있습니다. 그런데 지나다니는 사람들이 없어 의아했죠. 알고보니 당분간 출입을 금지하고 있었습니다.
계곡의 아래를 내려다 보니 가슴이 뻥 뚫리는 듯한 기분을 받았습니다. 사진에서 보이는 곳은 타임캡슐이 뭍혀 있는 미로공원입니다. 이쪽 쉼터 전망대에서는 청평호를 살짝 엿볼 수 있습니다.
아래 안내도에 5번으로 표시된 곳은 수변 산책로 말고 청평호 쪽으로 넘어가는 등산로 인데요. 이 길을 따라가면 또 다른 전망대에 오를 수 있습니다. 이 쉼터 이름은 천상원인데요. 수변 산책로 말고 청평호 쪽으로 넘어가는 등산로를 따라 또 다른 전망대까지 오를 수 있습니다.
이 푸르름 속에서 무언가 눈에 딱 들어옵니다. 가만 살펴 봤더니 하늘말나리. 여기서 이 꽃을 보게 될줄을 몰랐는데 정말 반가웠습니다. 주황빛 자태가 너무나도 아름답습니다. 산중에서 귀한 손님을 감상하고 다시 이정표를 따라 구불구불 산길을 오르다 보니 그리 오래 걸리지 않고 전망대에 도착할 수 있습니다. 가는 길 청평호에서 수상스키 같은 여름철 레저스포츠를 즐기는 사람들도 보였습니다.
청평호 방향으로 이어지는 등산로를 따라 걷다 보니 나뭇가지 사이로 보이는 호명호수가 제법 운치있습니다. 이런곳에서 하루 쯤 쉬어간다면 몸과 마음이 절로 맑아질 것 같습니다.
아름다운 백조 한쌍입니다. 마치 사랑을 가득담은 눈인사를 주고 받고 있는 것 같아요.
숲길에서 다람쥐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조그맣고 재빠른 다람쥐가 이 숲이 얼마나 잘 보존되고 있는지 말해주는 것 같습니다. 숲길이 끝나면 2층짜리 팔각정이 눈에 들어옵니다. 호명정이란 이름의 이 건물은 1층에는 청평양수 홍보관, 2층에는 휴게실 겸 전망대가 있는 곳 입니다. 쾌적한 시설의 1층 홍보관에서는 양수발전을 비롯한 동력생산과 관련된 자료들을 알차게 관람할 수 있습니다.
팔각정 가까이에는 청평양수발전소 준공기념탑이 우뚝 서 있으니 한 번 살펴보고 수변산책로로 내려가시면 좋을 듯 합니다. 한바퀴를 거의 돌아 여기서부터 출발지 까지는 많이 멀지 않습니다. 도중 오른쪽에 공사 희생자 위령탑(한국전력 순직 사원 위령탑)도 있었는데 들어갈 수는 없어 멀리서만 보았습니다. 마음속으로 조용히 고인의 명복을 빌어봅니다.
어느덧 출발점으로 복귀했네요.수변에는 작은 전망공간이 있고, 호명호수 명물인 날아라 거북이(?)와 태양열 거북이가 함께 보입니다. "하늘거북"이 본명인 이 거북이는 그냥 장식용이 아닌, 등에 태양열 집열판을 달고 전기를 만드는 데 일조하는 기특한 녀석입니다
이렇게 호명호수 산책을 마쳤습니다. 관람 조건이 다소 까다로운데도 독특하면서도 뛰어난 경관을 자랑하다 보니 작년(2013년) 한 해 이곳을 찾은 관람객이 무려 1백 28만 7천 명 이었다는 사실이 이해가 갔습니다.
다소 밋밋할 것 같은 저수지 둘레길이지만 곳곳에 숨어있는 볼거리를 함께 살펴보다 보면 호명호수에 오길 잘 했다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가평 8경 중 하나인 호명호수, 겨울이 오기 전에 꼭 한 번 찾아보시길 강력 추천하고 싶습니다.
[출처/작성자:경기도 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