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쌀이 떨어져 코스트코에 쌀을 사러 갔다.
집사람이 퇴근하면서 서동 시장에서 배추를 사겠다며 운반하기 위해 차를 부탁했다.
가는 길목이라 먼저 코스트코에 들렀다. 라면도 떨어져 라면도 한 박스 사고 한 보름간은 금주하기로 했지만
술을 영영 끊은 것은 아니어서 훗날을 기약하고 와인 코너로 가서 종이상자에 든 '하디즈'를 카트에 실어려고 했더니
박스에서 잘 빠지지 않아 실랑이를 벌이고 있으니 마침 옆에서 판촉을 나온 40대 후반으로 보이는 여성이 도와 주었다.
도와 주어서 고맙다고 했더니 나보고 세련돼 보인다고 하였다. 어디가 세련돼 보이느냐고 물었더니 나이가 드신 분이
와인을 드시니까 세련돼 보인다는 것이었다. 그리고는 자기가 판촉으로 나온 화이트 와인도 한번 드셔보시라고 하면서
이번에 7천원이나 할인해 판다고 하였다. 나는 평소에는 레드만 주로 마시는데 권하는 화이트 와인도 '하디즈'와 가격이 비슷하였다. 당분간 금주만 아니었어도 당장 마개를 따서 맛을 보았을텐데 일단 참을 수밖에 없다.
세련돼 보인다는 소리를 듣고 보니 최백호의 '낭만에 대하여' 노랫말이 생각났다.
이제와 새삼 이 나이에
실연의 달콤함이야 있겠냐마는
왠지 한 곳이 비어있는 내 가슴이
잃어버린 것에 대하여
중략
이제와 새삼 이 나이에
청춘의 미련이야 있겠냐마는
왠지 한 곳이 비어있는 내 가슴이
다시 못 올 것에 대하여
낭만에 대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