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한 시간반 여 공들여 쓴 결과물이 날라가다니!!!
멘붕에 바로 노트북을 덮은 뒤 이렇게 하루 뒤인 오늘 노트북 앞에 앉았습니다.
어렸을 때 아침에 일어나면 아침 뉴스 중 '스포츠 월드' 코너를 보곤 했는데요,
제가 유나이티드를 처음 알 게 된 때도 이 코너를 통해서였습니다.
이를테면 "데이비드 베컴의 환상적인 프리킥 골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16강에 진출했습니다" 이런 보도들 ㅎㅎ
박지성 선수가 입단도 하고 06/07시즌부터 경기를 챙겨보기 시작한 지 어언 9년차가 됐네요.
선수들도 알 게 되고 팀의 역사도 알 게 되면 알 게 될 수록, '직접 보고 싶다'라는 열망이 생기더라구요.
언젠가는 직접 가서 보고 말겠다는 그 꿈을, 드디어! 올 시즌에 이루게 됐습니다.
유나이티드와 영국 록 음악을 특히 사랑하는 제게 첫 해외여행의 목적지는 당연히 영국이 되었죠.
계획을 세우면서 여러가지 정보를 찾아봤는데,
제가 알아본 바로는 경기티켓을 얻을 방법이 두 가지가 있더군요.
1. 공식 홈페이지에서 오피셜 멤버십 가입 후 티켓 신청을 통한 구매
→ 장 : 2번 보다 저렴하다, 멤버십 카드, 펜, 뱃지, 책자 등 약간의 상품이 온다, 뭔가 뿌듯하다(?)
→ 단 : 번거롭다(영문 홈페이지 가입>오피셜 멤버 가입 및 결제>티켓 신청)
2. 구매 대행사이트를 통한 구매
→ 장 : 간단하다
→ 단 : 1번 보다 비싸다
저는 1번으로 했구요! 솔직히 값은 막 따져본 건 아니라서 정확하지 않습니다만...
대충 한 번 검색해봤을 땐 20만원대였던 걸로 봤습니다. 1번의 경우에 티켓을 어느 자리로 신청하느냐에 따라 달라지겠습니다만
오피셜 멤버십 가입(약 6만원) + 티켓 값(약 8만원) = 약 15만원 정도 들었습니다.
이렇게 티켓 구매에 성공하고 나서 영국 런던에 도착한 뒤 이튿날 바로 맨체스터로 향했습니다.
런던 유스턴 역에서 기차를 타고 맨체스터 피카딜리 역으로 갔어요.
피카딜리 역 정문에서 쭈-욱 직진 하시면서 왼쪽을 보고 가다보면,
버스들이 유난히 많이 보여있는 곳을 보실 수 있는데요- 그곳이 맨체스터 시의 중심지이고 피카딜리 가든 역입니다.
거기서 255번 버스를 타면 캐링턴 훈련장으로 가실 수 있고요!
여행 오기 전에 캐링턴 훈련장 후기를 몇 번 찾아보며 '어떻게 가면 되겠구나'는 생각 했습니다만
버스 내릴 곳이 그냥 시골의 도로라서 놓쳐버리기 쉬울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다행히 저는 같은 버스 안에 캐링턴 훈련장을 향하는 부자 유나이티드 팬이 있어서 같이 갈 수 있었어요!
![](https://t1.daumcdn.net/cfile/cafe/2416A33E5407E2B32B)
바로 이 분들인데요, 아일랜드에서 왔다고 하더라구요. 보시다시피 꼬마팬이 올시즌 홈킷을 입고 있어서 버스서 보자마자
'아 저 친구들이랑 같이 가면 되겠구나 ㅋ'했었죠..ㅋㅋㅋ
저 : 실례합니다만...혹시 유나이티드 팬이시죠?
아저씨 : ㅇㅇㅋㅋ 어디서 왔어요? 일본??
저 : ㄴㄴㄴ!! 한국!!
아저씨 : 오 미안ㅋ
저 : 아저씬요?
아저씨 : 우린 아일랜드ㅋ
저 : 오~ 저 U2 음악 좋아하는데!!
아저씨 : 올ㅋ(반가운 눈치긴 했는데 U2팬인 거 같진 않았어요..ㅋㅋㅋ)
...중략...
간간히 말도 주고 받으며 캐링턴 훈련장으로 걸어 갔습니다.
다른 후기에서 보실 수 있다시피 버스에서 내린 후 꽤나 걸어가셔야 합니다.
걸으면서 '여기가 많아...?'하고 미심쩍을 수 있는데요, 그럼 잘 가고 계신 겁니다 ㅋㅋㅋㅋㅋ
그렇게 걷다 보면
![](https://t1.daumcdn.net/cfile/cafe/230CDA3E5407E2BF33)
바로 이 표시가 보이고 캐링턴 훈련장에 도착했음을 아실 수 있습니다.
사진에서는 아일랜드 아저씨가 동전을 세어보는 건지 아무튼 인상을 쓰고 계십니다만...
어설픈 영어로 몇 질문을 묻는 저한테도 친절히 답해주신 고마운 분입니다...ㅎㅎㅎ
아무튼 훈련장 앞에 도착하니 다른 팬들도 이미 와 있더라구요.
한 20명쯤 되었던 거 같습니다.
시간을 보니 11:40쯤? 다른 후기에서 본 바로는 12:00이후에 퇴근 행렬이 이어진다 하니 제때 왔다 싶었죠.
그렇게 설레는 마음으로 10분 정도 서성였을까요-
제가 걸어왔던 길에서 차 한 대가 들어오더라구요.
![](https://t1.daumcdn.net/cfile/cafe/270D963E5407E2CB33)
니키 버트!!!
팬들이 이름을 부르며 멈춰주길 바랐습니다. but butt는 그냥 훈련장으로 부웅- 들어가버렸습니다..
아쉬웠지만 온 지 얼마 안 돼서 알아본 첫 선수&코치였기 때문에 상심이 크진 않았습니다.
오히려 더 설렜다고 할까요? TV에서 본 얼굴을 실제로 본 직후라 들떴던 거 같습니다.
버트가 들어간 이후로도 간간히 몇 대의 차가 들어왔고
선팅된 창문을 통해 알아본 선수는
대략 캐릭, 나니, 카가와, 긱스였던 거 같습니다.
이렇게 한 꺼번에 수루룩 나열한 건 그냥 부웅ㅇ우우우웅 훈련장 안으로 들어가버렸기 때문이죠. ㅠㅠ
한편으론 '12:00쯤 퇴근한다고 하면 지금 들어오는 차는 뭐지...?' 하는 생각도 들기 시작했습니다.
아무튼 본격적인 기다림이 시작됐습니다.
5분....
10분.........
15분...............
왜 내 눈 앞에 안 나타나
![](https://t1.daumcdn.net/cfile/cafe/230FDD3E5407E2CB30)
같이 기다리던 한 꼬마팬은 마냥 기다리는 게 지루했던지
사인을 받으려 준비한 조그만 책의 표지에 저렇게 유나이티드 로고를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귀염귀염ㅋㅋㅋㅋ
아무튼
지루한 기다림은 계속됐죠.
그렇게 계속 기다리는데,
또 외부에서 하얀 차량 한 대가 들어오는 게 보입니다.
근데 이 차는!!
서서히 속도를 줄이더니!!!
정차하는 게 아니겠습니까????
조금 지쳐있던 팬들도 우루루 이 차를 향해 달렸고,
훈련장 입구 경비실(?) 안의 안전요원이 부랴부랴 뛰어나와서 팬들을 일렬로 세웠습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70AEE3E5407E2CD35)
이렇게요!
사진에서 흰 셔츠에 주황색 조끼를 입은 턱수염의 사내가 안전요원입니다.
아무튼 누구일까 누구일까 누구일까
반 페르시???? 루니????????? 플레처????????????? 에레라??????????????????
상상과 기대의 나래를 펼치며 차량으로 접근하는데
차 안의 사람이 보이기 시작하는데
![](https://t1.daumcdn.net/cfile/cafe/210E233E5407E2CE33)
oh 안 더 슨 oh
솔직히 조금 실망했어요 ㅠㅠ
하지만 처음으로 차를 세워준 선수이기 때문에
사인도 받고 사진도 찍었죠.
![](https://t1.daumcdn.net/cfile/cafe/2314413E5407E2CF2E)
음...왠지 나도 연습하면 할 수 있을 것만 같은 걸?
저는 여행을 동생하고 같이 갔었는데,
이곳에 오기 전 동생한테 "싸인은 특히 좋아하는 몇 선수한테만 받고 나머지는 사진만 찍어야지"라고 했지만
오랜 기다림 끝에 선수를 만나니 그런 건 없고 '일단 받고 보자'였습니다. ㅋㅋㅋㅋㅋ
사인 받은 종이가 여행일지를 기록하기 위한 얇은 노트였기 때문에 '아무한테나 받을 순 없다'고 생각했던 거였죠 ㅋㅋㅋㅋㅋㅋㅋㅋ
![](https://t1.daumcdn.net/cfile/cafe/212FAD3E5407E2D01B)
이렇게 사진도 찍었습니다.
(회원님들의 안구 보호를 위해 스콜스 선수께서 수고해주셨습니다....ㅋㅋ)
그렇게 안데르손은 줄을 선 모든 팬들과 사진을 찍어주고 사인도 해줬습니다.
무한도전에서 MBC 배현진 아나운서가 정준하 씨한테 했던 말...
'바보 같지만 착한 아이야'
이말이 왜 그렇게 생각나던지....ㅋㅋㅋㅋㅋ
축구도 더 잘하면 오죽 좋을까ㅜㅜㅜ골든 보이 안더슨....ㅋㅋㅋ
아무튼 저는 이 순간 이후로 우리 안데르손을 까지 않기로 했습니다. (단, 팀킬타카급의 플레이를 하지 않을 시에 한 함)
그렇게 첫 정차해준 선수를 보낸 이후로 기다림이 다시 시작됐습니다.
10분......................
..................................20분
30분..............................................
요 사이에도 몇 선수들이 지나갔던 걸로 기억합니다.
발렌시아, 스몰링, 마이클 킨이었던 거 같아요.
네, 그냥 부웅 지나갔습니다(역시나 모두 외부에서 훈련장 안으로)
![](https://t1.daumcdn.net/cfile/cafe/23226F465407E2D215)
![](https://t1.daumcdn.net/cfile/cafe/261AB8465407E2D41F)
![](https://t1.daumcdn.net/cfile/cafe/251E45465407E2D61B)
이 하디란 친구는 주저 앉아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특이한 게, 하디 녀석은 클레버리를 좋아하는 것 같더라구요.
(아직 정규시즌 전, 프리시즌 경기력만 본 후라 그랬겠죠 아마..?)
저 그림에도 23번...클레버리 번호를 막 쓰면서
같이 온 아빠한테 차량이 지나가면 '대디', '대디'거리면서 클레버리였나고..ㅋㅋㅋㅋ
그렇게 하아아아아아아ㅏ아안참을 기다리는데
드디어!!! 차량이 멈춰섰습니다. 두 번째!!!!
이번엔 누구???? 캐릭, 반 페르시는 이미 지나갔으니까
루니??????? 야누자이??????????? 플레처?????????????????
![](https://t1.daumcdn.net/cfile/cafe/2512D5465407E2D626)
윌 킨이었어요. ㅋㅋㅋㅋㅋ
이번에도 솔직히 좀 아쉬웠지만 이렇게 사진을 찍고
![](https://t1.daumcdn.net/cfile/cafe/232452465407E2D715)
![](https://t1.daumcdn.net/cfile/cafe/272861465407E2D70D)
KEANE!!! 무럭무럭 성장해서 주전으로 거듭나길...^^
이렇게 사인도 받았죠.
이후로도 두 시간정도 더 기다렸지만,
그러면서 야누자이, 펠라이니, 발렌시아도 봤지만
그냥 모두 붕붕붕 지나가버렸습니다...
한 팬이 안내요원한테 "원래 이러는 거요?? 왜 이렇게 안 나와 오늘"하고 물어보니
"새 감독님 오고 시간이 바뀐 거 같긴 한데, 여기서 훈련한 지 며칠 안 돼서 우리도 잘 몰라요. 근데 오후 6시쯤해서 나가더라구요"
라고 하더라구요. 아마도 반 갈 감독님 오고 시간이 바뀐 거 같습니다.
어느새 시간은 4시가 되어 있었고,
올드 트래포드 구장 투어를 할 수 있는 날이 이날 뿐이었던 저는
가득한 아쉬움을 뒤로한 채 훈련장을 떠날 수 밖에 없었죠.
구장 투어를 안 할 수는 없으니까요 ㅠㅠ .....................
버스 정류장을 향해 걸어갔습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61420465407E2D825)
시골길 곳곳은 이렇게 목장입니다.
나오는 길에 언덕 위에 있던 말 들을 향해
"오오오 반 니스텔루이!!!! 오오오오옹오오 반 데 사르!!! 오오오 반 데 사르 아들도 있네~!!! 크먼 크먼!!!"하고 소리쳤습니다.
지금 쓰고보니 제가 봐도 오글거립니다만...
저땐 정말 저랬습니다. 가득한 아쉬움과 금 간 기대로 인해 상심을 해소하고 싶었달까요...ㅋㅋㅋㅋ
근데 제 말에 말들이 사진처럼 내려오더라구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이렇게 사진 한 방을 남기고는 버스를 타고 올드 트래포드로 향했습니다.
전북 현대 팬이기도 해서 전주성에 종종 갑니다만,
올드 트래포드는 역시나 크고 너무나 멋졌습니다. 특히 메가스토어 규모가...ㅎㄷㄷ
아무튼 꿈의 구장에 도착해서 조금은 되살아난 들 뜬 마음으로
뮤지엄 투어를 향해 갔죠.
갔는데,
"Sorry, Today is over"
뭐???왓덮....뭐?!! 설마설마하면서 그래도 할 수 있겠지 하는 심정으로 간 거였는데 오늘은 끝났다니ㅠㅠㅠㅠ
진짜 투어까지 못하게 되니 짜증이 났습니다.ㅠㅠㅠㅠ
무너진 계획으로 기분이 축 처진 저는 동생과 함께 그렇게 숙소로 돌아갔습니다.
이제 내일있을 개막전에 대한 기대로 애써 위로할 뿐이었죠.
너무 아쉬웠던 캐링턴 훈련장 후기는 여기까지구요.
성의있게 쓴다고 썼는데 재미있는지 모르겠네요...
개막전 후기는 내일 올리겠습니다!! ^^
(이번엔 잘 올라가겠지)
![](https://t1.daumcdn.net/cfile/cafe/252D104D5393400E32)
첫댓글 어우 이번에도 글쓰기 시작한 지가 오래됐다고 '죄송합니다' 떴네요. 또 그럴까봐 복사해두길 천만 다행입니다..ㅋㅋㅋ
날아간것 같아도 자동저장 기능이 있기에 불러오면 되지 않나요?
@오딘 어제 그랬는데 이상하게 안 되더라구요;;
잘보았습니다 부러워요 ㅠㅠ 전 평생언제한번가보려나...
기회가 있을 거에요..! 때를 놓치지 마세요
부럽습니다 ^^
고맙습니다 ^^
잘봤어요 ^~^ 저도 내년에 가려고 맘먹고 있는데 ㅎㅎ 궁금한거 있으면 여쭤봐도 되나요?ㅎㅎ
물론이죠! 알고 있는 모든 걸 알려드려야죠 ㅋㅋㅋ
좋은글감사요
저도 감사합니다 ^^
재밌게 봤어요ㅋㅋㅋ 저도 가고 싶은데 너무 부럽네요ㅠㅠ
가실 기회가 올 거에요!! 때를 놓치지 마세요!
저도 올해 갈 예정인데 많이 도움 될거같아요. 후기 너무 감사해요!!
도움이 된다니 감사합니다 ^^ 혹시나 도움 드릴 게 있다면 언제든 도와드릴게요!!
글 재밌게 잘 봤습니다!! 전 아직 한번도 못가본ㅠㅠ 부러워요ㅠㅠㅠㅠ다음후기 기다리고 있을게요!!
다음 후기도 열심히 써보겠습니다!
우와 부럽부럽
우와 감사감사합니다
뭔가 웃기네요ㅋㅋㅋㅋ 저도 전북팬입니다 전주성은 종종 가지만 ot는...ㅠㅠ 언젠간 직관할날을 고대하고있습니다
오 전북팬이시군요! 언젠가는 OT에도 가실 기회가 올 거에요!!
우와~ 부러워요!!!
우와~ 감사해요!!!
저도 12월에 갈건데 훈련장가도 선수 보기가 쉽지 않네요;
박싱데이 즈음에 가시나 보네요! 감독님 바뀌고 정말로 훈련 시간이 바뀐 거일 수도 있고...아직 얼마 되지 않은 시점이라 '정확히 언제쯤 가면 볼 수 있다'는 시간대도 없는 거...같지만 아직 그때까진 여유가 있으니까요 ㅎㅎ
잘봤습니다 ㅎㅎ 캐링턴가고싶어지네요ㅠㅠ
재밌게 잘봤어요ㅋㅋㅋ
우와.. 한번 꼭가고싶단생각 많이했는데ㅠㅠ좋으시겠어요.
기다림이 지루하죠
근데 사인받으면 그 지루함이 날아가는 ㅎㅎ
후기 잘봤습니다
부럽네요....
근처에 일때문에 6개월 정도 살았어도 못 가봤는데 ㅠㅠ 진짜 지금 생각하면 한이 된다는 글 잘 읽었습니다
우왕 부러워요!!!
후기 잘읽었습니당!!!
후기 잘 봤습니다!!! ㅎㅎ
ㄷ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