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늘은 이베이에서 망한 펜들을 소개해 보려고 합니다.
1. Parker 51 MK II Teal Blue M Nib
첫 이베이로 파카 51을 구매하고 그 어마어마한 필감에 확 끌려..
미디엄 닙도 궁금해 이베이를 기웃거리다... 골동품을 전문적으로 파는 영국 셀러의 물건이 눈에 확 들어왔습니다.
사진이 몇장 없어서...닙쪽 사진을 요구하니... 이미 자기네 배송센터로 보내져서 사진을 못 보내준다네요..
(여기서 그만 두었어야하는데....)
하지만 사고싶다는 욕구가 강하니 셀러의 제품사진도 광채가 살아있어보이고...
오~~~ 무언가 대박의 느낌이 확 들어... 비딩에 참여 했습니다.
참고로 아래 물건입니다. (셀러는 Vintagehoneypots) 지금 보니 천만 다행 저렴하게 낙찰받았네요...
그리고 도착해서 온 물건의 상태가 심각했습니다.
제일 심각한 문제는
1. 후드의 전방 닙 부분의 뾰족한부위의 파손및 많은 깊은 상처
2. 사진에 안보이던 반대편 캡부분에 여러군데 함몰과 전체적으로 깊은 찌그러짐.
3. 피드부분은 잉크인지 곰팡이인지...완전 눌러붙어 있고.. 닙이 휨....
아 망했다... 환불하자니 귀찮고.... 그냥 잊어버리고 지내기로 했습니다...
며칠뒤 마음을 추스리고... 홀린듯 펜을 꺼내 분해를 해보기로 했습니다..
뭐.... 이미 마음상으로 버린 펜이니까... 뜨거운물 막 붇고... 펜치로 돌려서.... 일단 분해 성공...
분해중 오링은 사망했습니다....
분해하고 잉크를 닦아내는데... 초음파 세척기로도 잉크가 안빠집니다..
마침 눈에 보이던 텀블러 발포 세정 가루..
뜨거운물에... 세정가루를 넣으니....세상에 감쪽같이 잉크가 쫙 빠지더군요...
후드의 깨진부분은 사포로 갈아....모양을 잡고...
배럴도 걍 사포로 문질렀습니다....
캡은 회사에서 눈치껏 8mm 원통모양의 쇠를 넣고 바이스로 눌러 어느정도 원형을 만들고...
미친듯이 갈았습니다...
오링도 최대한 비슷한 물건으로 회사 샘플에서 하나 득하고...
닙도 최대한 맞춰 봤습니다...
그렇게 일주일간의 시간이 흐르고...
이렇게 엄청난 고생끝에..... 파카 51 미디엄닙을 손에 얻었습니다...
파카51이지만.... 의도치 않게 세미후디드닙이 되었다는게 함정이긴 합니다.
필기감은...... 정말 잉크를 어마어마하게 뿜더군요.... 무심코 회사 수첩에다 글씨를 썼다가.... 그 잉크량에 놀랐습니다.
아직 미디엄닙에는 적응하지 못했지만.... 필감하나는 명불허전입니다....
2. Parker Victory
빅토리라는 만년필의 정체에 대해서는 아직 잘 파악하지는 못했습니다..
영국생산이고... 듀오폴드와 무슨 관계인지 영국 듀오폴드랑 똑같이 생겼는데.. 배럴에 빅토리라고 각인 되어있습니다..
(빅토리에 대해 아시는분 댓글로 알려주세요)
이녀석 역시 중고카메라를 전문으로 파는 영국 셀러한테 낙찰 받았는데.... 지금 보니 완전 속았습니다.
셀러는 ds-camera-collection.....
시니어 영국 듀오폴더를 구매하고 좀더 작은 슬림폴드나... 주니어를 검색하다 본 물건인데...
지금 보니 닙에는 DOUFOLD 각인이.... 배럴에는 VICTORY각인이 되어있네요...
역시 사람이 정신을 차리니 그 때 안보이는게 보이네요.... ㄷㄷ
셀러 사진을 보면... 크게 나빠 보이지 않아 덮석 물고 말았습니다.
지금보면... 사진상... 닙의 끝부분이 교묘하게 보이지 않습니다....
결정적으로 블루색상과 닙에 N이라는 각인 때문에... 혹했습니다.
아래가 셀러가 올린 사진입니다...
배송받고 물건을 열었을때... 색상도 이쁘고 클립이 조금 휘었지만... 그정도는 수리하면 되니까..
자세히 보니 배럴에 캡을 얼마나 오래 닫아놨는지.... 캡과 물리는 부분의 배럴이 둥글게 함몰 되었더군요...
뭐 그렇다 치고...
캡을 열고 닙을 봤는데....와.......팁이 거의 없습니다....
종이에 쓱 그어보니...무슨 철사로 종이 긁는 느낌입니다...
어쩔수 없이.... 얼마 남지도 않은 팁부분을 사포로 갈아서... 일단 글씨가 써지게는 만들어 놨는데.....
이전 사용자가 정말 열심히 사용했나봅니다... ㅠㅠ
수명이 얼마나 남았는지 알수 없어서... 마음껏 사용을 못하겠습니다.
(예상 수명 아시는분 알려주세요 ㅠㅠ)
이제야 셀러가 닙 아래 끝부분을 교묘하게 안보여주고... 옆모습도 안보여준 이유를 알겠네요...
배럴과 캡은 연마로 보기 좋게는 할 수 있지만...
닙 상태가 저러니.... 마음이 아픕니다...
이렇게 이베이에서 잔혹하게 당한 펜 2개 소개를 마치겠습니다...
오늘의 교훈 : 모르면 돈이 안목이다... 이베이의 저렴이는 이유가 있다....
일단 가정의 평화와 지갑사정을 고려하여.... 이베이와 펜사는 것은 멈추고...
당분간 모은 파카펜으로 낙서나 하고 디아블로 하면서 보내야겠습니다...
이베이 앱도 삭제하였습니다.. ㅎㅎㅎ
초보의 이베이 도전은 여기서 끝을 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첫댓글 레종님은 힘드셨겠지만 꿀맛 후기입니다.
많은 도움 되었습니다. 내용도 내용이지만 글이 아주 찰지네요.
감사합니다.
앗 재밌게 봐주셨다니 제가 감사합니다
올려주신글 잘봤습니다 빈티지 펜을 구매할때는 더욱 조심해야겠네요.
저도 무서워서 50불이상은 도전을 못하고 있습니다..
와 정말 메인터넌스의 끝판왕이시네요! ㅎㅎ 공부가 되었네요. 잘 봤습니다. ^^
ㅎㅎ 감사합니다
파카51은 M닙부터 쫀득이는 닙맛을 볼 수 있습니다. 세미 후디드 닙이 원형인 것처럼 잘 고치셨습니다😀
정말 필감은 환상적이더군요..
다만 잉크량이 많어서 그런지 종이따라 굵기변화가 심해서... 회사 일상용으론 보류 중입니다...
좋은 후기 잘 보았습니다. 많은 공부가 되었습니다.
공부가 되었다니 제가 감사합니다
대단하십니다. ^^
이 글을 보니 저 같은 초보자는 감히 도전도 못할 손수제작이라... 전 언제쯤 될려나...🤔
저도 입문한지 얼마 안됩니다...
평상시 뭘 뜯는걸 좋아하고... 프라모델 만든 경험이있어서 해봤습니다.
저도 초보라 이베이 도전을 못하겠어요. 차라리 비싼걸 사볼까 싶다가도 실패하면 타격이 너무 클거 같네요.
저도 그래서 고가 물건은 그냥 오프라인 현행 물건 사려고요.... 물론 지갑사정이 허락한다면요 ㅎㅎ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파카51은 정말 잘 고치셨네요. 대단하세요.
두번째 펜은 닙이 써서 닳은 게 아니라 누가 갈은 것 같습니다. 저도 똑같은 형태의 펜을 산 적이 있어서 그 뒤로는 닙의 사진를 위에서 옆에서 아래에서 찍은 세 가지를 항상 보여달라고 합니다.
그리고 닙이 문제가 있는 것들은 가능한 안 사죠.
재미엤게 취미생활하시는 게 보기 좋습니다.
감사합니다. 저도 이번 경험을 살려 꼭 구매시 닙상태를 최우선으로 고려하려 합니다.
거의 새 펜을 만드셨습니다! 멋진 후기네요.
감사합니다.. 시작이 어렵지 누구나 할 수 있는 작업입니다.
죽은 만년필에 새 생명을 주셨군요. 초보자로서는 감탄할 뿐입니다.
우와~ 불운을 행운으로 만드는 진정한 능력자시네요 ㅎ
저는 생초보라 아직 뭘 잘 모르기도 하고, 속으면 어쩌나 불안한 마음에 이베이는 들락날락하며 눈요기만 하고 있는데 ㅠㅜ
잘 모르고 보면서도 어느 순간 탐심이 올라오는 순간들이 있더라구요.
그래서인지 욕구를 참을 수 없어 멈추지 못한 마음에 공감이 많이 가네요 ㅎㅎ
저도 최악의 경우 내 능력으로 다시 살릴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겁없이 질러볼 날을 기다려 봅니다^^
오긴 오려나 ㅠㅜ
그런날이 오겠죠 ㅎㅎ
생각보다 그렇게 어려운 작업은 아닙니다. 다만... 이게.. 분해시 한번에 딱 힘을 주어야하는데..
저도 처음에는 많이 무서워서 조심히 한다고 하니 오히려 분해가 안되더군요..
'빈티지허니팟츠'가 그랬군요!
셀러의 다른 상품 보다가 빈티지허니팟츠의 호박 귀고리를 사야하나 그러고 있었는데 말이죠!
반짝이고 예쁜 게 되게 많던데... 이런이런.
저도 얼마전 51하나가 외관이 너무 훌륭하고 저렴하길래
낙찰 받아 확인해봤더니 윗쪽은 멀쩡한데 종이와 닿는 부분은 완전 평면으로 갈아놔서
딱 그방향은 정말 버터처럼 잘써지는데 살짝만 비틀어지면 절대 안써지는 그런 신박(?)한 경험을 했습니다.
좌우중간을 약간 갈아내고 다듬어 지금은 이상없이 사용중인데 수명이 그만큼 단축된 걸 생각하면 너무 아깝네요
사진 보내달래는데 이유야 어쨌든 안 보내주면 포기하는 걸로 해야겠습니다.
금손 인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