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여수의 아침.
신기하게도 기상청 예보가 맞아 비가 내린다.
돌아가는 날.
여행의 들뜬 마음을 이제 차분히 가라앉히라는 뜻인 듯.
그래도 남은 여정 하나가 있어, 서둘러 아침 챙겨먹고 길을 나선다.
빗줄기가 꽤 거세다. 편의점에 들러 우산도 하나씩 사고 커피도 한잔.
낙안읍성.
정의읍성 이었던 성읍리와 비슷한 곳인데, 규모가 큰
조선시대 낙안군 이었으니 현보다는 크고 목보다는 작은 곳으로 여기 수령은 군수라 칭했다.
- 부의 부사 목의 목사 현의 현감 현령등과 같이 -
우리나라 읍성 중 가장 잘 보존이 되어있고, 또 그 읍성안에 주민들이 그대로 살고 있는 몇 안돼는 곳으로
사적으로 지정이 되었고 유네스코에도 세계유산 잠정목록에 올라 있는 곳이다.
낙안읍성에 도착하니 다행히도 비가 많이 잦아들었다.
나름 해자도 남아 있고, 성문을 보호하기 위한 옹성도 잘 남있다.
보통 새로 복원하는 성의 경우 옹성은 복원하지 않아 성문이 훤히 드러나는 경우가 허다하고,
또 아니면 교통 때문에 성문만 복원해놓는 경우가 많은데,
여기는 복원이 아니라 보존이기 때문에 원래 모습이 그대로 남았다.
객사.
이곳은 왕의 공간이다.
임금님의 위패를 모신 곳으로 초하루와 보름날이면 관아식솔들이 모두 정복을 차려입고 제사를 지낸다.
충성맹세를 하는 것이다.
또 임금의 명을 전하는 선전관이 묵기도 하고 또 왕명을 전하기도 한다.
" 낙안군수 아무개는 업드려 어명을 받으라!" <== 뭐 요런~
동헌
고을 수령, 즉 낙안군수가 집무를 보는 공간으로 주로 민형사 재판이 열리는 곳이다.
" 네 이놈, 네 죄를 네가 알렸다."
마당에는 매타작을 위한 곤장대도 마련되어 있다. - 무섭-
가끔 성질 뻗친 민원인이 씩씩거리면 달려오는 경우가 있어 문 앞에 포졸들을 세워놓는다.
관아 밖 민가들을 둘러본다.
이렇게 전부 허름한 초가집이지만 당시 성안에는 헛기침 좀 하던 사람들이 살았을게다.
잘 돌아가는 물레방아도 있다.
- 참 어쩔 수 없는 기계쟁이 시선..ㅜ -
이제 진짜 돌아갈 시간.
네비아가씨에게 완도항 가는 길을 부탁했다.
원래 계획에 들어있던 보성녹차밭은 보성녹차휴게소 십원빵으로 대체....
완도항에는 우리를 태우고 갈 배가 기다리고 있다.
살림살이 챙기시느라 수고하신 영미님.
이리저리 많이 협찬해주신 마리나님.
덕분에 송광사코스까지 섭렵할 수 있도록 운전해주신 가나님.
길지 않은 여정이었지만 모두 수고 많았습니다.
지치고 힘들 일도 추억으로 이름이 바뀌면 모두다 즐겁고 아름다우리라 믿습니다.
첫댓글 대장님 덕분에 육지여행
잘 다녀왔어요
감사합니다~
처음 하는 남도 여행(벌교 순천 여수)은 나를 무척 이나 설레게 했습니다.
대장 님을 잘 만나면 모든 것이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게 되지요.
즐겁고 행복한 여행 또다시 함께 할 것을 바라며 감사함을 전합니다.
동행하신 여러분 (돌담이님, 가나님, 영미님) 정말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