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위도 주민들 - 산자부 장관 면담... 주민간 의견 충돌도(7.26)-오마이 뉴스

[김인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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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구당 5억씩 달라" - "직접 보상은 어렵다"
[현장] 위도 주민들 - 산자부 장관 면담... 주민간 의견 충돌도
기사전송  기사프린트	권박효원/권우성 기자 10zzung@ohmynews.com">

[현장 취재] 권우성, 권박효원 기자
[정리] 김영균 기자

▲ 26일 오전부터 격렬한 시위가 벌어졌던 부안군청앞에 부서진 트럭과 불에 탄 타이어 잔해들이 어지럽게 놓여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 26일 오전 3,000여명의 군민들이 부안군청앞에 모여 시위를 벌이고 있다.

ⓒ 부안군민대책위

<12신: 26일 오후 7시>

	▲ 부안군청앞을 비롯해서 부안군의 주요도로에는 주민들의 반핵 구호가 가득 적혀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부안 군민 300여명은 어제(25일)에 이어 26일 저녁에도 수협 앞 도로에서 핵폐기장 반대 촛불집회를 열고 있다.

오후 7시 현재 부안군청 앞에는 타다 남은 폐타이어와 재가 도로에 남아있다. 타이어 화형식이 끝난지 5시간이 지났지만 매캐한 냄새가 남아있다. 불이 붙었던 덤프트럭 유리창에는 핵반대라는 구호가 스프레이로 적혀져 있다.

군청앞 도로에도 100m 가까이 핵폐기장 반대 구호가 가득히 적혀져 있어 이날 격렬한 집회상황을 짐작하게 해준다. '후손들에게 웃을 수 있는 미래를' '위도에서 안전하면 여의도에서도 안전하겠네'라는 구호와 함께 '특보 김종규 사망' 등의 저주성 글도 눈에 띈다.

군청 앞에서 홍삼가게를 하고 있는 황금묵(65)씨는 "5시 30분쯤 군청에 청소를 해달라고 전화했는데 묵묵부답이다. 먼지가 날리면 거리가 더러워지기 때문에 주민들이 물청소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부안군민들은 이후에도 촛불시위 등 집회를 계속 진행할 계획이다. 특히 8월 2일에는 부안군이 주최하는 변산아가씨선발대회에 맞춰 다시 대규모 집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위도에서는 특별한 움직임이 없지만 이날 산자부 장관이 현금지원에 대한 '확답'을 하지 않은만큼, 이후 주민들 사이에서 보상 가능성에 대한 논란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11신: 26일 오후 4시>

"5억씩 보상해 달라" - "법률 개정 등 대책 강구하겠다"
위도 주민-윤진식 장관 면담, 일부 주민들 의견 충돌

▲ 26일 오후 위도 핵폐기장 유치위원회 사무실을 방문한 윤진식 산자부장관에게 한 주민이 현금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 윤진식 산자부장관이 주민의 발언 내용을 적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오후 2시20분께 위도에 도착한 윤진식 산자부장관, 김두관 행자부장관 등은 1시간 뒤인 오후 3시10분께 경찰 헬기를 타고 위도를 떠났다. 치도리 현장에서 즉석 브리핑을 받은 이들은 곧바로 위도면 진리에 위치한 원전관리물수거센터 유치위원회를 찾아 위도 주민 30여명과 면담을 가졌다.

위도 주민들은 이 자리에서 정부의 보상 수준에 대해 집중적으로 질문했다. 위도 주민들은 구체적인 액수를 거론하며 '현금 보상'을 해줄 것을 계속해서 요구했으며, 윤 장관은 "법률 개정 등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답했다. 그러나 "지금 당장 5억을 보장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윤 장관은 또한 절차상의 문제점을 묻는 기자들에게 "군수는 주민에 의해 선출된 대표"라고 답했다.

한편, 이날 오래간만에 공식석상에 모습을 나타낸 김종규 군수는 "시간이 많이 있으니까 이후로도 위도 어른들이 무엇을 원하고 바라는지 얘기할 수 있다. 17년동안의 국책사업 물꼬를 텄는데 정부가 주민들의 뜻을 저버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김 군수는 "앞으로의 행정이 사실상 불가능하지 않겠냐. 대책이 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화를 계속하겠다"고 답했다.

다음은 주민들과 윤 장관의 문답내용.

- 정부에서 3000억원을 직접 보상하고 600가구에 5억원씩 나눠주겠다는 말을 흘렸다. 이 때문에 위도 주민들은 원전관리물수거센터 유치를 유치하려고 했는데 5억원을 정말 줄 수 있는가. 이 자리에서 확답을 해달라. 5억원을 지급하지 못한다면 이 땅을 줄 수 없다.(부안군의회 김희승 의원)

"현행 법률상 직접 보상이 어렵다. 원자력 발전소를 지을 때도 그 쪽에 보상하지 않았다. 그러나 관리센터는 국책사업이고 놓칠 수 없다. 특단의 대책을 세우고 법률을 개정하는 등 대책을 강구하겠다. 위도 주민들의 생각을 충분히 알고 있다. 어쨌든 현재로서는 5억원을 보상할 수 없다."

- 우리 남쪽에 영광원전이 있고 북쪽에 새만금이 있는데, 이로 인해 피해가 있지만 내륙은 보상을 받아도 우리는 보상을 받지 못했다. 그래서 일단은 해수부가 특단의 대책을 통해 어장이 고갈된 위도에 도움을 주었으면 좋겠다. 또 이왕 시설이 들어설 바에야 위도 전체 지역을 핵폐기장 관리센터 부지로 확정해 토지를 매입해 줄수는 없나.(40대 남성 위도 주민)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 어업문제와 관련해서는 서울에 올라가 해수부에 얘기하고 다음 주 국무회의에서 건의해 보겠다. 전 지역 매입은 한국수력원자력에 그것이 가능한지 확인해 보고, 최대한 그런 방향으로 추진해 보겠다.

국무조정실장을 팀장으로 하는 부안발전팀을 구성했으며 전북 도지사와 부안군수가 참여해 부안 발전방향을 논의할 예정이다."

- 지금 위도는 사방이 적이다. 육지에서 위도 사람들을 때려잡으려 하는데 보호조치가 없으면 고생이다.(위도 주민 이영식씨, 67세)

"안심하고 생업에 종사할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

한편 주민들의 보상 요구가 계속 이어지자 정영복 유치위원회 위원장은 "돈 가지고 흔들려서 그러면 안 된다"며 "우리가 지금 돈이 문제냐"고 화를 내 장관 면담 도중에 일부 주민들과 말다툼을 벌였다.

장관 면담이 이뤄지고 있던 유치위원회 사무실 바깥에는 섬 주민 몇 명이 "보상이 필요하다"며 "위도를 그대로 팔아먹으려 하느냐"고 고함을 치기도 했다. 정 위원장은 "그러면 사업 그만두면 될 거 아니냐"고 맞받았고 주민들은 서로 삿대질을 하며 싸웠다.

<10신: 26일 오후 2시30분>

윤진식 산자부 장관 등 위도 현장 도착

▲ 장관과 도지사, 군수 일행의 방문을 앞둔 26일 오전 크기때문에 버스를 배에 싣지 못한 채 위도로 들어온 경찰병력 수백명이 트럭에 나눠타고 이동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 26일 오후 헬기편으로 위도 핵폐기장 예정지에 도착한 윤진식 산자부장관, 김두관 행자부장관, 강현욱 전북도지사, 김종규 부안군수 등이 한국수력원자력 관계자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 김두관 행자부장관, 윤진식 산자부장관, 김종규 부안군수가 위도 주민들을 만나가 위해 핵폐기장 예정지를 떠나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김두관 행자부장관과 윤진식 산자부장관, 최석식 과기부 기획관리실장 등은 오후 2시20분께 위도 치도리 현장에 도착, 한국수력원자력 관계자들로부터 약 5분간 현장브리핑을 들었다. 이 자리에는 강현욱 전북도지사와 김종규 부안군수도 함께 참석했다.

윤 장관 일행은 경찰차의 호위를 받으며 현장에 도착했으며 현장에서 건설부지 지도, 추진경과, 향후 계획 등만 간단하게 전해듣고는 곧바로 위도 핵폐기장 유치위원회 사무실로 이동했다.

한수원 직원 40여명은 오후 1시 정도 도착했으며 핵폐기장 부지선정과정에 대해 서로 이야기를 나누었다. 경찰들도 위도 곳곳에서 대기하고 있다.

한편, 부안군청에서 집회 중이던 군민들은 오후 2시 10분경 폐타이어 20여개를 불태웠다. 경찰이 바리케이트용으로 주차시켜놓은 덤프트럭을 폐타이어 쪽으로 밀었고 덤프트럭 아랫쪽이 불에 탔다. 연기가 도로에 가득 찼다.

10여분 뒤 소방관 3-4명이 진화에 나섰고 경찰 200여명이 정면과 우측 골목으로 해산을 위해 곤봉과 방패를 휘두르며 진입했다. 지나가던 80세 넘은 할머니 한 분이 이 과정에 부상당해 혜성병원에 실려갔다.

한편, 경찰은 연행했던 문규현 신부를 성모병원에 입원시켰다. 문 신부는 경찰의 방패에 이마가 찢겨져 부안성모병원에 입원했다.

<9신: 26일 오후 12시30분>

'장관 면담 요구' 부안군민 3천명 군청 앞 충돌

26일 오전 11시 부안군민 3천여명이 부안군청 앞에서 경찰과 충돌했다. 부안군민들은 이날 오전 이날 오전 9시부터 '핵폐기장의 안전성' 교육을 위해 부안군을 찾은 김두관 행정자치부장관, 윤진식 산업자원부장관, 최석식 과기부 기획관리실장 등의 면담을 요구하며 군청 앞에서 시위를 벌이다 경찰과 격렬한 몸싸움을 벌였다.

경찰은 이날 장관들의 방문에 따른 시위의 격화를 우려해 1500여명의 병력을 군청 앞에 배치시켰으며, 덤프트럭을 이용해 군청 앞 2차선 도로를 막았다.

그러나 부안군민들이 덤프트럭을 넘어오자 소화기를 뿌리고 발로 차는 등 강경대응에 나섰고, 이 과정에서 군민 10여명이 부상을 당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부상자들은 대부분 경찰의 방패에 맞아 이마가 찢어지는 등 큰 상처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들은 22일 진압과 마찬가지로 도망가는 참가자를 방패로 찍었다. 버스에 올라간 한 여성 참가자는 머리채를 잡힌 채 경찰 10여명에게 둘러싸여 구타당했다. 경찰들은 실신했다가 깨어난 이 여성을 다시 구타했다. 결국 여자 경찰관들이 이 참가자를 부축해 뒤쪽으로 옮겼다.

이날 부안군민들은 각목이나 돌을 들지 않고 맨몸으로 군청 진입을 시도했다.

또 경찰 진압과정에서 문규현 신부를 비롯한 10명의 군민들도 경찰에 연행됐다. 대책위는 "문규현 신부를 석방하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경찰은 "얼마 뒤 부안성당으로 모셔가겠다"는 대답만 되풀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김두관 장관 등 일행은 현재 부안군청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김 장관 등은 점심식사 후 헬기를 이용해 위도로 이동, 치도리 핵폐기장 건설 부지를 둘러볼 예정이다. 이 자리에는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이 직접 참석해 핵폐기장 안전성에 대한 브리핑을 할 계획이다.

현재 위도 치도리 현장에는 배를 타고 들어온 취재진과 경찰들이 모여 있다. 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 약 300여명 병력을 위도로 급파했다.

▲ 25일 저녁 9시경 1,500여명의 부안군민들이 수협앞에 모여 핵피해에 대한 영상물을 시청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 25일 오후 군청앞 집회를 마친 군민들이 터미널앞 네거리에서 풍물패의 장단에 맞춰 대동마당을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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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신: 25일 오후 8시 30분>

촛불켠 채 도심 지키는 부안군민
대책위 "수위 유지하며 장기항전"

군청앞 집회를 마친 부안군민 1500여명은 부안수협 앞에 모여 농성을 하고 있다.

저녁식사를 마치고 다시 모인 주민들은 촛불을 켠 채 도로에 앉아 그동안의 집회를 정리한 동영상이나 핵폐기장 반대 홍보 동영상을 보고 있다.

오후 집회에 사용됐던 무대차 위에는 흰색 천으로 만든 스크린이 설치되어 있다. 도로변에는 대형 천막 5개가 놓여져 있다.

해가 지면서 날씨가 선선해져서 마을 사람들끼리 나와서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다. 군데 군데 모여 앉아 뒤늦은 식사를 하는 주민도 눈에 띈다. 또 막걸리, 맥주 등 술을 곁들이는 사람들도 있다. 이들은 이튿날 오전까지 농성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한편, 대책위 측은 이후 일정과 관련 "장기 항전에 들어갈 계획이다. 그러나 수위를 낮추지는 않겠다"고 밝혔다.

대책위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대중적인 상경투쟁과 법정투쟁, 김종규 군수의 행정업무 저지투쟁을 벌여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다음 주에는 이날 삭발한 머리카락을 청와대로 보내고, 이후 전문가 그룹을 동원해 이번 부지 선정의 법적 합당성을 따진다는 계획이다.

또한 대책위는 "핵폐기장 부지선정이 철회될 때까지 군 차원의 어떠한 행사도 치루지 못할 것이다. 당장 8월 2일 변산아가씨선발대회도 막겠다"고 밝혔다. 각 시위 참가자의 특성에 맞는 촛불시위(종교인), 차량시위(택시기사), 농기계시위(농민), 해상시위(어민), 등교거부(학생) 등의 투쟁도 전개할 방침이다.

<7신: 25일 오후 5시20분>

부안군민들 오늘 밤 철야농성 예정
내일 오전 장관들 '핵안전' 교육장서 충돌 예고

▲ 25일 오후 부안군청앞에 집결한 10,000여명의 시위대가 자유발언 시간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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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일 오후 부서진 트럭 유리창 너머로 부안군청앞으로 몰려가는 군민들의 모습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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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안군청앞에 세워진 부서진 트럭위에 올라간 군민들.
ⓒ 오마이뉴스 권우성

25일 오후 5시20분 현재 부안군청 앞에서는 계속해서 자유발언이 이어지고 있다. 오후 4시15분경 부안군청에 도착한 참가자들은 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군청 앞 2차선 도로를 150여 미터 정도 메운 채 '규탄 발언'을 이어나가고 있다.

경찰은 약 200여명을 군청 정문에 배치시켜 놓았지만 시위대와 충돌은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갑자기 더워진 날씨로 인해 애초 참석 인원은 조금 줄었으며 일부 군민들은 연신 부채질을 하며 그늘을 찾아 자리를 옮기기도 했다. 땀을 많이 흘린 주민들이 일부 문을 연 가게에서 음료수와 맥주를 찾아 냉동보관된 음료수가 모자란 상태.

군청 부근은 물론 시내의 가게는 집회 참석 등을 이유로 대부분 문을 닫아 걸었고, 다른 군민들도 거의 보이지 않아 적막함마저 감돈다.

한편 대책위는 군청 앞 집회가 마무리되는 대로 부안군 터미널 사거리로 장소를 옮겨 철야농성에 돌입할 예정이다. 내일 오전에는 산자부장관 등 관계 부처 장관들이 '핵안전' 교육을 위해 부안을 찾을 계획이어서 대규모 충돌이 예고되고 있다.

대책위 관계자는 "내일 부안을 방문하는 장관들을 저지하고 핵안전 교육을 하지 못하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6신: 25일 오후 3시40분>

주부 8명 눈물의 삭발식..."지금처럼 살고싶다"
위도 주민 "위도 사람들도 핵폐기장 반대한다"

25일 오후 3시40분 현재 집회 참가자 8000여명은 다시 부안읍내 행진을 시작했다. 행진에 앞서 1시간 40분 가량 열린 집회는 전체적으로 숙연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특히 8명의 주부가 아이들 손을 잡고 무대에 올라 '삭발식'을 하면서 무대 위는 순간 눈물바다가 됐다.

부안에 사는 주부 이경미(33)씨는 오후 3시10분 무대에서 삭발식을 하며 연신 눈물을 흘렸다.

이씨는 삭발을 마친 뒤 "처음에는 싸워도 안 되면 이사를 가려고 했는데 점점 생각이 바뀌어 핵폐기장이 철회될 때까지 싸우겠다"며 "먼 훗날 우리 아이에게 그 아이의 아이들에게 엄마 아빠가 미래를 지켜냈다고 말하게 될 날이 올 것"이라며 준비해온 글을 읽었다.

이씨는 "더 이상의 발전도 원하지 않고 지금처럼 살고 싶었는데…"라고 말하다 눈물이 북받쳐 낭독을 멈췄고 주민들은 일제히 박수를 쳤다.

이씨와 함께 삭발식에 참여한 홍순자(32)씨는 즉석에서 '사랑하는 아들, 딸과 뱃속의 또 다른 아기에게 보내는 편지'를 낭독했다. 홍씨는 이 편지에서 "엄마의 삭발이 생명과 양심을 저버린 인간들의 양심을 돌이키고 이 땅의 자연을 지키는 밑거름이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 25일 오후 전북 부안군 수협앞에서 열린 핵폐기장 반대 부안군민 궐기대회에서 삭발한 여성들이 아이들의 손을 잡고 서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 25일 오후 전북 부안군 수협앞에서 열린 핵폐기장 반대 부안군민 궐기대회에서 한 어린이가 삭발한 엄마의 얼굴을 어루만지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이날 집회 사회자는 "자른 머리카락을 내버리지 말고 부안군민의 마음을 담아 국회와 청와대에 올려보내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대책위는 한 관계자는 "삭발식에 참여를 신청한 주부가 200명 정도였으나 대부분 만류해서 돌려보냈다"고 전했다.

핵폐기장에 반대하는 부안군민들의 투쟁이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 김경민 미래부안고창연구회 회장은 25일 오전 전북도청 집회를 마친 뒤 청와대까지 도보행진을 시작했다. 김씨는 이날 오후 2시께 온몸에 쇠사슬을 감고 전주를 출발, 청와대로 첫 걸음을 옮겼다.

투쟁 성금도 속속 대책위로 답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열흘 전 '핵폐기장 유치 반대'를 외치며 온몸에 신나를 붓고 분신을 시도했던 부안지역 한 마을의 송사섭 이장은 25일 대책위로 50만원을 보냈다.

부안지역 주민 장명순씨도 6년을 키운 소를 팔아 성금을 보냈다. 장씨는 이날 무대에 올라 "6년 동안 기른 자식 같은 소를 팔아서 돈을 보탰다"며 "새벽 4시까지 잠도 안 오고 억울해서 집회에 나왔다"고 말해 박수를 받기도 했다.

한편 일부 위도 주민들도 핵폐기장 유치에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위도 주민 서대석씨는 "위도에는 60, 70대 노인들이 많고 자식들이 대부분 서울에 있어 노인들은 환경오염이 자신들 대에서 끝나는 줄 알고 있었다. 남은 여생동안 지원금을 받아 부모노릇 하려는 마음이 크다"고 전했다.

서씨에 의하면 위도 주민들은 관련 전문가를 만나는 자리에서 "지원금 3000억을 나눠가질 수 있다"는 말을 들었다고 한다. 이를 위도 주민 600가구가 나눠가지면 5억. 가구당 3-5억이 지원된다는 소문은 여기에서 출발했다고 한다. 서대석씨는 "지금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위도 주민들도 핵폐기장을 반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26일에도 부안 군민들은 대규모 시위를 벌일 것으로 보인다. 특히 26일에는 과기부장관, 행자부장관, 산자부장관 등 관련부처 장관들이 부안예술회관에서 '핵안전 교육'을 할 예정이어서 주민들의 대규모 저항이 예상되고 있다.

<5신: 25일 오후 2시30분>

"군민 7명당 경찰 1명, 그래도 흔들림이 없다"
부안군민들, 나흘째 대규모 집회… '정권 퇴진' 구호 등장

	▲ 25일 전북 부안군 수협앞에서 열린 핵폐기장 건설 반대 궐기대회가 1만여명의 전북도민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반핵 구호가 적힌 모자를 쓰고 한 어린이가 집회에 참석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오후 2시 부안수협 앞에서는 지난 22일부터 시작된 대규모 군민집회가 나흘째 계속됐다. 위도 핵폐기장 부지 선정에 반대하는 집회는 22일 이전에도 꾸준히 있었지만, 22일을 전환점으로 전국의 관심이 몰리는 대형 집회가 이어지는 중이다. 특히 이날 집회는 '노무현정권 퇴진' 구호가 본격적으로 등장했다.

25일 열린 '위도 핵폐기장 부지확정 무효 및 노무현정권 퇴진 부안군민 결의대회'는 군민 8000여명이 참석, 부안수협 앞 도로는 발디딜 틈도 없이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집회장에는 지난 사흘과 마찬가지로 어린이들로부터 노인까지 다양한 연령의 주민들이 참가했으며 교복을 입은 학생들과 22일 시위로 다쳐 붕대나 깁스를 한 참가자들도 눈에 띄었다.

이들은 '부안읍'이나 '변산', '상서' 등 부안군내 각 면 단위로 깃발을 앞세우고 모여 앉았다. 집회장 가운데는 "매향노 김종규 퇴진", "목숨이 있는 한 끝까지 투쟁한다"는 등의 만장이 나부끼고 있으며, 한 참가자는 애완용 강아지의 몸에 '핵폐기장 결사반대' 띠를 두르고 나와 사진기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집회장 주변 상가들은 집회가 시작되자 자진해서 문을 닫았으며, 일부 가게주들은 집회장에 나서기도 했다.

집회에 참가한 이병학 전북도의원은 "노무현 대통령은 주민들이 일부 반대한다며 경찰에 강경 진압을 주문했다"며 "경찰 1만명이 투입된다고 하는데, 이는 군민 7명당 1명의 경찰이 파견되는 셈이지만 우리 군민들은 흔들림이 없이 끝까지 부안을 지켜낼 것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 25일 전북 부안군 수협앞에서 열린 핵폐기장 건설 반대 궐기대회가 1만여명의 전북도민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4신: 25일 오전 11시30분>

전북도청 앞 집회 마무리... 각지에서 투쟁 성금 답지

오전 11시30분경 약 400여명에 이르는 집회 참가자들은 전북도청 앞 집회를 끝냈다. 이들은 차량을 이용, 전주 시내를 돌며 '핵폐기장 반대' 선전전을 벌인 뒤 부안수협 앞으로 이동해 집회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행사 중간에 쏟아지던 빗줄기는 집회가 끝난 11시30분쯤 그쳤으며, 언제 그랬냐는 듯 햇볕이 내리쬐고 있다.

이날 집회 참가자들은 언론의 보도에 불만을 쏟아내기도 했다. 원불교 김인경 교무는 집회 발언을 통해 "지금 쏟아지는 빗줄기는 부안군민의 눈물"이라며 "모든 신문이 우리의 싸움에 대해 눈을 감고 입을 닫고 있다"고 말해 언론이 핵폐기장 문제를 둘러싼 부안군민의 투쟁에 무관심하다고 성토했다. 문정현 신부도 현장 취재중인 카메라 기자들을 향해 "왜곡보도 하지 말라"고 항의했다.

한편 25일부터 전북 고창군민들이 부안군민의 투쟁에 합류, 힘을 보태고 있다. 고창군민 200여명은 버스 6대를 동원해 전북도청 앞 집회에 참석했다. '핵폐기장 핵발전소 추방을 위한 고창대책위' 김종원 집행위원회 차장은 집회 발언에서 "핵폐기장이 고창을 괴롭히더니 이제는 부안까지 괴롭게 하고 전북 도민 전체를 괴롭히고 있다"며 "지금 이 자리에 모인 의지로 끝까지 투쟁하자, 고창도 열심히 함께 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대책위에는 각지에서 성금이 답지하고 있다. 25일 대책위가 밝힌 바에 따르면, 부안지역의 한 60대 할머니가 송아지를 판 돈 200만원을 투쟁에 써 달라고 보내왔으며 핵폐기장 유치위원으로 활동하던 일부 위원들도 얼마간씩 성금을 보냈다.

▲ 25일 오전 폭우가 쏟아지는 가운데 전북 전주시 전북도청앞에서 위도 핵폐기장 건설 반대 시위가 열렸다. 전북도청 진입을 시도하는 시위대와 경찰이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3신 대체:25일 오전 10시30분>

바지 걷고, 맨발로... "핵폐기장 강행은 무효"
폭우 속, 500여명 전북도청 앞 집회

	정균환, "부안군수 중앙서 영웅시"
	(서울=연합뉴스) 김재현기자 = 민주당 정균환(鄭均桓) 원내총무는 25일 확대간부회의에서 자신의 지역구인 전북 부안의 원전수거물관리센터 설립 갈등과 관련, "중앙에서 (부안군수를) 격려나 하고 영웅시한다"고 말했다. 이틀전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수거물센터 신청을 한 김종규(金宗奎) 부안군수에게 전화를 걸어 "용기를 잃지 말라. 확실히 지원하겠다"고 격려한 것을 겨냥한 것이다. 정 총무는 나아가 "중앙에서 이렇게 나올 때 참여정부의 도덕성 문제는 어떻게 될까, 대단히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면서 "참여정부를 만들어낸 우리 민주당의 입장에서 조사단을 구성해 현지에 파견하는 등 근본적인 대처방안을 제시하자"고 말했다. 또 "무소속 군수를 밤중에 불러내 도장 찍게하는 등 참여정부가 정책결정 과정에서 그 흔한 공청회 한번 하지 않은 것은 문제"라며 "정부가 집회를 앞두고 경찰을 골목 곳곳에 배치한뒤 무차별 난타해 부상자를 만든 게 부안의 현장"이라고 주장했다.

"안돼! 안돼! 절대 안돼! 핵폐기장 절대 안돼!"

폭우 때문에 불과 10여미터 앞도 제대로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인데도 400여명의 전북 군민과 환경사회단체 회원들이 전북도청 앞 도로에 집결해 구호를 외치며 도청 앞쪽으로 한발짝씩 내딛고 있다.

문규현 신부가 대열의 맨 앞에 서서 구호를 외치며 도청 앞으로 향하고 있지만, 전경차가 가로막고 있다.

일부 시위 참가자들은 아예 바지를 걷어붙이고 맨발로 집회에 참가하고 있다. 이들은 우비를 입고도 우산을 쓰고 집회에 참석하고 있다.

행사장에는 "전국노동자 부안군민 전북도민 단결하여 음모정치 독재정치 자행하는 김종규 강현욱 박살내자"라는 글귀가 적힌 플래카드가 걸려있지만, 물에 젖어 글씨가 번져있다. 행사 장면을 취재하려는 사진기자들도 카메라가 물에 젖을 것을 우려해 조심스럽게 촬영하고 있다.

오전 10시30분, 행사가 시작될 때에는 마이크 사용을 자제하면서 육성으로 구호를 외쳤지만, 사회자는 마이크를 수건으로 감싸고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전준형 전북민중연대회의 집행위원장은 무대에 올라 "도민의 동의를 얻지 못한 핵폐기장 강행은 무효다"라면서 "피해는 주민들이 보는 데 도민들의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 영광의 경우를 볼 때 핵폐기장이 들어서서 지역이 발전된다는 말은 맞지 않다"고 목청을 높였다.

염경석 민주노총 전북본부장도 "핵폐기장이 들어서도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얘기하는 사람들은 양심을 팔고 있는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핵폐기장? 원전수거물관리센터?
	부안 위도에 유치되는 시설은 핵폐기장인가, 원전수거물관리센터인가. 산업자원부는 "'원전수거물관리센터'를 위도에 유치하겠다"고 발표하고 부안군민들은 "'핵폐기장'을 용납할 수 없다"고 반발하고 있다. 왜 같은 시설인데 용어가 다른 것일까? 사실 정부는 처음 시설을 들여올 때부터 '방사성폐기물처분장'이라는 용어를 사용했고, 지난 5월에는 '원전수거물관리센터'라는 용어로 이를 대체했다. '핵'이라는 용어가 주는 거부감을 없애기 위해서다. 핵 피해의식이 큰 일본 역시 핵발전소 대신 '원자력발전소'라는 용어를 공식 사용하고 있다. 양이원영 반핵국민행동 사무국장은 "핵무기와 핵발전소, 핵폐기장은 기본적으로 핵분열 에너지를 사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연결되어 있다"고 강조하며 "핵폐기장과 원전수거물관리센터는 같은 내용이며 정부가 용어를 순화한 것 뿐"이라고 덧붙였다. 핵폐기물 혹은 원전수거물에 대해서도 사람마다 이해가 천차만별이다. 발전소 직원들이 입던 옷이나 장갑을 떠올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우라늄이나 플루토늄과 같은 핵연료를 떠올리는 사람도 있다. 사실 이러한 물질들은 모두 핵폐기물이다. 전자는 방사능강도가 약한 중저준위 폐기물이며, 후자는 강도가 강한 고준위폐기물이다. 흔히 중저준위폐기물는 큰 위험이 없다고 생각하지만 방사능에 노출된 물질은 모두 방사성을 가지고 있다. 중저준위 폐기물 저장에는 땅을 얕게 판 뒤 콘크리트를 깔고 폐기물 드럼통을 보관하는 천층 처분방식과 커다란 바위에 동굴을 뚫어 폐기물 드럼통을 묻는 동굴 방식이 사용된다. 고준위 폐기물은 지하 500∼1000m 깊이의 암반에 처분시설을 만들어 보관하는 방식을 기본개념으로 하고 있지만 아직 건설된 곳은 없다. 위도에는 2008년까지 중저준위 폐기물 영구처리장이 건설되고, 2016년까지는 국가정책이 결정될 때까지 고준위폐기물을 중간저장하는 시설이 건설될 예정이다. / 권박효원· 남윤희 기자

▲ 25일 오전 폭우가 쏟아지는 가운데 전북 전주시 전북도청앞에서 위도 핵폐기장 건설 반대 시위가 열렸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2신:25일 오전 10시20분>

전북도청 앞 시위 폭우 때문에 지체

25일 오전 10시에 열릴 예정이었던 전북 도청 앞 '핵폐기장 반대' 집회는 천둥·번개를 동반한 집중 폭우로 지체되고 있다.

'핵폐기장 백지화 및 핵에너지 정책 전환을 위한 전북대책위원회'는 도청 앞 도로를 가로막고 대형 무대를 설치했지만, 하늘이 뚫린 듯이 퍼붓는 폭우 때문에 행사를 진행할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

무대차에는 "핵없는 세상, 우리 아이들에게 물려줄 유산입니다"라는 대형 플래카드가 걸려있고, 무대 앞에는 핵폐기물 드럼통 위에 나무로 만든 해골이 그려진 조형물이 놓여져 있다. 이 작품은 미술가인 최병수씨가 만든 것으로 최근 부안 집회에서도 전시됐던 조형물이다.

이날 행사는 오전 10시부터 11시30분까지 진행되고, 시위 참가자들은 부안으로 이동해 오후에 열린 군민대회에 참석할 예정이었지만 예상하지 못했던 폭우 때문에 시위 계획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무대 앞쪽에는 3-4명의 행사 진행요원들이 무대 세팅을 최종 점검하고 있고, 40-50여명의 행사 관계자와 기자, 경찰들이 주변 가게 천막 아래로 들어가 폭우를 피하고 있다.

<1신:24일 밤 11시>

부안 군민, 전북 도청 앞에서 대규모 핵폐기장 반대집회 열려

25일 부안군민과 전북의 시민사회단체들은 전주시 전북도청 앞에서 핵폐기장 반대 집회를 연다. 도청 앞 집회에는 약 1000여명의 도민들이 참여하지만, 이후 부안시내 수협 앞에서 열리는 집회에서는 다시 1만명 가까운 대규모 인원이 참가할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범부안군민대책위 지도부가 비폭력을 강조하고 있고 군민들 사이에서도 "애꿎은 전경들 때리지 말자"는 여론이 높지만, 전날인 24일 산업자원부가 위도를 핵폐기장 부지로 최종 선정했기 때문에 이날 집회가 격렬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산업자원부는 각계 전문가로 구성된 부지선정위원회를 열고 위도의 부지 적합성 여부를 심의한 결과 "위도는 대규모 암체가 잘 발달돼 있고 주 암종인 응회암이 매우 치밀하며, 활성단층 등이 없는 것으로 확인돼 원전수거물관리시설 부지로 적합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책위 측은 "부안은 서해안 중 지진다발 지역이다. 핵폐기장이 들어설 위도면 치도리 일대에는 지하수층이 있어 오염 가능성이 크다"며 반론을 제기하고 있다. 또한 "10여일동안 핵폐기장 부지 지질 조사를 해서 적합 판정을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책위 측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투쟁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아이들에게 정직하고 정의로운 사람이 최후에 승리한다는 진실을 가르치기 위해서라도 최후까지 투쟁할 것"이라며 결의를 보였다.

한편 경찰청은 수사본부를 편성해 핵폐기장 유치반대 시위와 관련 중요 피의자 11명을 조기 검거하라고 전북 경찰청에 특별 지시한 상태. 체포영장이 발부된 김진원 부안군 농민회장과 서순양 전 농민회장, 최동화 농민회원, 김종성 부안군의회 의원, 긴급체포 대상자인 고영조 개혁국민정당 부안위원장 등이 조기 검거 대상이다.

경찰청은 이밖에 순찰차 등을 최대한 동원해 순찰을 강화하고 조사계 직원 등 경찰관을 최대한 동원해 신속히 수사하도록 했다.

	충남 안면도부터 전북 위도까지
	번번히 주민저항 부딪힌 핵폐기장 추진사
	정부는 1989년부터 꾸준히 핵폐기장 건설을 추진해왔다. 그러나 지금까지 6차례 부지선정 중 성공사례는 단 한 건도 없다. 주민들이 국도 및 철도를 점거하고 공무원을 감금하는 등 격렬하게 저항해왔기 때문이다. 산업자원부가 위도특별법 제정을 추진하는 것도 "다른 후보지를 기대하기 어렵다. 위도는 핵폐기장 후보지 최후의 보루"라는 판단 때문이다. 서주원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은 23일 부안군청 앞 집회에 참여해 "십수년간 어떤 지역도 핵폐기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정부는 이제 왜 핵폐기장이 거부당하는지 근본적인 대책을 고민해야 한다"며 에너지정책 전환을 호소하기도 했다. 핵폐기장 문제를 전국민적인 이슈로 부각시킨 것은 90년도 당시 충남 안면도 반핵운동. 당시 주민들은 <한겨레신문>이 안면도 핵폐기장 건설을 특종보도하기 전까지 지역 내에 핵폐기장이 들어선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다. 안면도 주민 1만8000여명이 핵폐기장 반대운동에 나섰고, 이번 부안 핵폐기장 반대시위에서처럼 안면도 고등학생들도 시위에 앞장섰다. 결국 정부는 밀실행정의 책임을 물어 정근모 과학기술부 장관을 경질했고, 일방적으로 부지를 지정하던 방식을 바꿔 지역주민과 협의하에 공개적으로 핵폐기장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94년에는 경기도 굴업도가 입지로 선정됐다. 당시 굴업도에는 9가구만 살고 있었다. 환경단체들은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 힘이 없는 곳을 찾을 뿐 활성단층 등 지질적 특성을 고려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결국 굴업도 인근 섬과 육지 대도시에도 반대운동이 번지면서 굴업도 핵폐기장 지정은 철회되었다. 수차례 핵폐기장 후보지 선정이 실패로 돌아가면서 지역 지원금도 증가했다. 굴업도 선정 당시 핵폐기장 후보지에 대한 지원금은 500억원대. 그러나 2001년 현재 지역지원금은 3000억원대에 달한다. 한편, 한국의 반핵운동도 핵폐기장 반대투쟁을 중심으로 성장했다. 91년도 정부가 고성, 양양, 울진, 영일, 장흥, 안면도 등 6곳을 핵폐기장 후보지로 발표하자 전국 동시다발적으로 반대운동이 전개됐고 '전국핵발전소핵폐기장반대운동'이 결성됐다. 2003년 현재 환경운동연합, 녹색연합 등 국내 45개 시민·환경단체는 반핵운동연대체인 '핵폐기장 백지화 핵발전 추방 반핵국민행동'을 출범해 활동하고 있다. 핵폐기장 후보지 지정 경과 △ 89.3 경북 영덕군 남정면·영일군 송남면·울진군 기성면 등 동해안 3개 지역 핵폐기장 후보지 지정(동력자원부) △ 90.11 충남 안면도 핵폐기장 후보지로 지정(과학기술부), 한겨레신문 특종보도로 공개 - 안면도 핵폐기장 밀실추진 책임을 물어 정근모 과기부장관 경질 - 지역주민과 협의하에 공개적 핵폐기장 추진하겠다는 정부계획 발표 △ 91.12 강원 고성·양양, 경북 울진·영일, 전남 장흥, 충남 안면도 6곳을 후보지로 발표(과학기술부) △ 92-93 경남 양산과 울진 지역을 핵폐기장 유치지역으로 추진 △ 94.12 경기도 옹진군 덕적면 굴업도 핵폐기장 후보지 발표(과학기술부) △ 2003.2 동해안 지역의 경북 울진·영덕, 서해안의 전남 영광, 전북고창 지역 후보지 발표 △ 2003.7 부안 위도면 핵폐기장 유치 신청 * 자료: 환경운동연합 홈페이지 참고 / 권박효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