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불총의 꿈 - 불국토의 꿈 말씀 : 이협우 월명종민 (통영 미륵도용궁사 주지)
본문말씀 : 나침반 불교성전 128쪽, 성전 제4분3품2장1절(붓다의 나라를 이룸)
1. 국방부 원광사
여러분! 그 동안 평안하셨습니까?
경남 통영의 작은 섬마을에 살고 있는 저를 군불총법회의 법사로 초청해주신 고현등 주지스님, 그리고 박정이 군불총 회장님을 비롯한 신도 여러분 모두에게 먼저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1) 절 건축양식 속에 담긴 비밀
(게송 : 잠시 다 같이 합장하시겠습니다.) 비로자나진법신毘盧遮那眞法身 비로자나 진법신 부처님께서 위도중생현천불爲度衆生現千佛 중생을 건지고자 천백억의 몸을 나투시어 운항용선향고해運航龍船向苦海 반야용선을 몰고 고해로 오셨으니 원아속승도피안願我速乘度彼岸 우리 어서 용선을 타고 불국정토로 나아가세. 나무아미타불.
여러분! 여러분의 국방부 원광사 법당이 어떤 모양을 하고 있는지 아십니까? 대부분의 사찰은 전통 기와집의 대궐[殿] 모양이지만, 국방부 원광사는 배[船]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찌하여 국방부 원광사 법당은 다른 법당과 달리 배 모양으로 건축하였을까요?
《천수심경》에 보면 “南無大悲觀世音 願我速乘般若船, 南無大悲觀世音 願我早得越苦海.”라고 하는 기도문을 볼 수 있습니다. “관세음보살이여! 저와 저희로 하여금 반야용선(般若龍船)에 속히 올라 생사윤회의 고통 속에서 속히 성불의 저 언덕으로 나아가게 하소서” 라고 해석되는 이 구절에서 알 수 있듯이, 원광사 법당이 배 모양인 이유는 반야용선, 즉 법당에 올라야만 구원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우리가 성불의 저 언덕으로 나아가고자 반야용선인 법당에 올랐다면 그 다음에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그렇습니다. 반야용선인 법당에 올랐으면 먼저 돛[幢]을 달고 노[櫓]를 저어야 합니다.
그렇다면 반야용선의 돛을 달고 노를 젓는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요?
반야용선의 돛은 곧 법당[法幢]이니 법당이란 진리 법자에 깃발 당자로서 '부처님의 진리 - 가르침의 깃발'을 말합니다. 따라서 돛을 단다는 것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내 마음 중심에 높이 세운다'는 뜻이요,
반야용선의 노를 젓는다는 것은 '부단한 정진'을 의미하니 주지스님의 입술을 통하여 선포되는 부처님 가르침 곧 주지스님의 신앙지도에 따라 함께 독경하고, 함께 기도하고, 함께 참선하면서, 무명번뇌에 깊이 잠든 나의 불성을 일깨워 지혜와 자비의 말씀에 따라 살아가기에 힘쓰는 것이 바로 노를 젓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 자리에 계신 불자 여러분! 이제 우리는 마땅히 법회 시간이 다가오면 하던 일을 멈추고 법당에 출석하여 반야용선의 돛을 달고 정진의 노를 저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리하여야 행복할 수 있고, 그리하여야 성불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불자 여러분! 국방부 원광사 법당이 반야용선의 배 모양을 하고 있으니, 우리 국방부 원광사가 더욱 발전하고, 우리 군불총이 더욱 융성하려면 한 가지 불사를 더했으면 합니다. 무엇이냐 하면, 반야용선의 배 모양을 하고 있는 우리 법당 옥상에 돛[幢]을 진짜로 달아보자는 것입니다.
법당 옥상 정 중앙에 돛대 모양의 깃대[幢竿]를 세우고, 불교 깃발을 달아 펄럭이도록 해 놓으면, 멀리서도 이곳이 법당인 줄을 알 수 있고, 따라서 용산 주변의 사람들이, 불심을 가진 서울 시민들이, 모두 이곳 국방부 원광사로 점점 모여들 것이니, 포교여건 조성에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불자 여러분! 불교가 융성하고 군불총이 발전하려면 절에 사람이 많이 모여야 하고, 절에 사람이 많이 모이려면 절에 훈기가 넘쳐야 하고, 절에 훈기가 넘치려면 부처님의 진리가 끊임없이 선포되어야 합니다. 그러기에 부처님께서는 장아함 유행경에 가라사대 “너희 불자들이여! 교단의 화합과 발전을 위해 이 7가지 법을 지킬지어다. 첫째 서로 자주 모여 법문을 강론하고 경청할 것이며……” 라고 분부하신 것입니다.
반야용선의 배 모양인 국방부 원광사 법당에 부처님의 진리의 돛대를 세우고 정진의 노를 힘차게 저어나가면 여러분 개인이 잘 되고 우리 불교가 잘 될 것을 확신하는 바입니다.
2) 절 이름 속에 담긴 비사
(게송 : 잠시 다 같이 합장하시겠습니다.) 호국조사원광법사護國祖師圓光法師 호국조사이신 원광법사께서 친설교훈세속오계親說敎訓世俗五戒 친히 교훈하신 세속오계는 만고불변민족정신萬古不變民族精神 만고불변의 민족정신이니 정대봉행불국성취頂戴奉行佛國成就 이를 봉행하여 불국정토를 성취하세. 나무아미타불.
여러분! 군불교의 총본산인 이곳의 절 이름은 <호국제일도량 국방부 원광사>입니다. 아시다시피, 이곳은 원래 육군본부 중앙법당이었습니다. 제가 현역 군승으로서 전주 35사단에 재직할 당시에, 여기 있던 육군본부가 계룡대로 이전하면서, 이곳이 국방부 법당으로 사격이 변경되었지요. 사격이 변경되면서, 국방부 불교신도회장 이해종 장군님의 지휘로 크게 중창불사를 추진함과 동시에 절 이름을 공모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 때 많은 법사님들과 더불어 저도 절 이름 공모에 참여했었습니다. 당시 제 머릿속에 뚜렷이 떠오르는 한분이 계셨습니다. 그 분은 바로 원광법사입니다. 원광법사는 호국불교의 비조로서, 삼국통일의 주역인 신라의 화랑들에게 <세속오계>라는 교훈을 내리시어 신라가 삼국을 통일할 수 있는 강력한 힘을 갖출 수 있도록 호국불교의 근간을 세워주신 한국 역사에 길이 빛나는 최고의 고승입니다. 호국불교라고 하면 임진왜란 때 의승군을 이끌었던 서산대사 사명대사도 계시지만, 호국불교의 비조는 누가 뭐래도 원광법사가 틀림이 없습니다. 저는 이러한 역사적 사실에 주목하여 “호국불교의 비조이신 원광법사를 존숭하여 우리 시대의 호국불교를 다시 정립하는 차원에서 <호국제일도량 국방부 원광사>로 했으면 좋겠다” 고 군승단에 제안했고, 이것이 최종 당선작으로 채택되어, 이 절의 이름이 군불교총본산 <호국제일도량 국방부 원광사>가 되었던 것입니다. 이것이 국방부 원광사의 절 이름에 얽힌 Behind story[秘史]입니다. 이런 것도 군불교의 살아있는 역사이니, 기록으로 남겨두면 어떨까 싶습니다.
저는 국방부 원광사의 절 이름의 작명뿐만 아니라, 현역 군승시절 비교적 다른 분들에 비해 일복이 많았습니다. 1997년 말부터 2000년 중반까지 이곳 국방부 원광사 주지 소임과 군승단 사무총장의 직분을 맡으면서 우리 군불자들의 신앙교과서인 <신편 국군법요집>의 반 이상을 제가 집필하였고 또한 최종 편수작업까지 하였으며, 여기 계시는 전인구 장군님의 적극적인 후원 속에 국방부 원광사 법당 내부 불단 단장도 추진했습니다. 무엇보다 보람을 느끼는 불사는 우리 군불자들의 숙원이었던 <군불총>를 출범시키는데 있어서 저의 미력한 힘이나마 보탤 수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그 군불총의 주관으로 실시한 제1회 <호국영령천도법회> 또한 결코 잊을 수가 없는 불사입니다. 이곳에 다시 서고 보니, 지난 일들이 주마등처럼 떠올라 이렇게 자랑처럼 말씀드리게 되었습니다. 돌이켜보면, 이러한 일을 할 수 있도록 저와 좋은 인연이 되어주신 여러분, 그리고 그러한 귀한 인연을 허락해주신 부처님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는 점도 이 자리를 빌어 말씀드리는 바입니다.
2. 군불총의 꿈 - 불국토의 꿈
(게송 : 잠시 다 같이 합장하시겠습니다.) 시절인연도차래時節因緣到此來 시절인연이 여기에 이르러 남해도인승한양南海島人昇漢陽 남해 섬마을 법사를 한양 땅 서울로 불렀으니 군불총인청아언軍佛總人聽我言 군불총의 불자들이시여! 이내 말씀을 들으시고 불심충만흥불국佛心充滿興佛國 불심을 충만하여 불국토를 일으키세. 나무아미타불.
불자 여러분! 모든 것은 인연이라 하였습니다. 한 송이 꽃이 피고 지는 것도, 사람이 오고 가는 것도 인연 아닌 것이 없습니다.
저는 고현등 주지법사님으로부터 “군불총 3월 정기법회의 법문을 해 달라” 는 요청을 감사히 수락하면서, 잠시 생각을 해 봤습니다. 무슨 인연으로, 어찌하여 부처님께서 고현등 법사님을 통하여 저를 이 자리에 불러 세우셨을까?
부처님께서 저를 이 자리에 불러세우신 것은 아마도 군불총의 미래를 염려하고 가호하시는 우리 자비하신 부처님께서 군불총과 우리 군불교가 더욱 발전하고 도약하기 위해서는 지금 무엇을 선결과제로 삼아야 할 것인가를, 여러분과 함께 모색해 보는 인연을 만들어 주시기 위해서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돌이켜보면 우리 군불교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놀라운 성장을 해 왔습니다. 이제는 더욱 심기일전의 자세와 서원으로, 할 수 있는 모든 능력을 다하여, 필요한 요소요소에 절을 세우고, 법회를 열고, 불교성전을 보급하고…… 국민을 위해, 장병을 위해 부처님의 손길을 펼쳐나가는 다양한 불사를 추진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3. 선조들이 이룬 불국토의 꿈을 우리가 다시
(게송 : 잠시 다 같이 합장하시겠습니다.) 토함산상건불국사吐含山上建佛國寺 토함산에 불국사를 세운 것은 신라고인원불국토新羅古人願佛國土 신라 선조들이 불국토를 발원했기 때문이요, 오등합심건군불총吾等合心建軍佛總 우리가 합심하여 군불총을 세운 것은 시위발원재건불국是爲發願再建佛國 이 땅의 불국토 재건을 위함 때문이니라. 나무아미타불.
불자 여러분! 경주에 가면 토함산이 있고, 토함산에 중턱에는 불국사(佛國寺)가 있습니다. 우리는 불국사라는 절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뜁니다. 토함산 불국사는 우리 믿음의 선조들이 꿈을 꾸었고, 그 꿈을 현실로 만들어낸 불국토의 이상이 서려있기 때문입니다.
불자 여러분! 합천에 가면 가야산 해인사가 있고, 가야산 해인사에는 팔만대경장이 있습니다. 우리는 팔만대장경이라는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뭉클해집니다. 해인사 팔만대장경에는 웅대한 불국토의 설계가, 주옥같은 부처님 말씀이 설해져 있고, 이 땅을 지키려는 선조들의 굳센 호국의 의지가 바로 그 팔만대장경 안에 담겨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우리의 선조들은 불국사를 통해 불국토의 꿈을 품었고, 팔만대장경을 통해 불국토의 구체적인 설계를 읽어냈으며, 주옥같은 부처님 말씀을 통하여 이 땅에 불국정토를 건설하였고, 유지 발전시켜 왔습니다.
그러나 오늘의 우리는 어떻습니까? 우리에게 불국토의 꿈이 있습니까? 웅대한 불국정토를 재건하고자 하는 원력이 불타오르고 있습니까? 기껏 하루하루의 삶에 지쳐서, 진급에, 사업에, 한 그릇의 밥에 목을 매고 있지는 않습니까?
대승불교의 아버지 나가르주나(용수보살)는 "有願力故 得大果報 - 간절한 원과 절실한 노력을 기울이면 반드시 크고 훌륭한 열매를 거둔다"고 했고, 일본인 행위예술가 - 오노 요코는 “한 사람이 꾸는 꿈은 꿈일 뿐이지만 모두가 같이 꾸는 꿈은 현실이 된다”고 했습니다.
이제 우리는 다시 꿈을 꾸어야 합니다. 우리 모두 다 같이 불국정토 재건의 꿈을 꾸어야 합니다. 그 어려웠던 시절, 삼국통일의 전쟁 참화 속에서도, 몽고군의 침략 속에서도 우리 선조들은 불국토의 꿈을 이루어냈는데, 풍요의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가, 불국정토 재건의 꿈을 꾸지 못할 이유가 무엇입니까?
불국토 재건의 꿈은 부처님의 지엄하신 분부요, 명령입니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불자들에게 내리시는 부처님의 간곡하신 부촉이요, 또한 우리 조상님들의 추상같은 유언임을 우리 모두 깨달아야 합니다.
한 사람이 꾸는 꿈은 꿈일 뿐이지만 모두 같이 꾸는 꿈은 현실이 된다고 했습니다. 이제 우리는 불국토 재건의 꿈을 꿀 것입니다. (동의하신다면 우렁찬 박수 부탁합니다.)
4. 왜 불교여야 하며, 왜 불국정토여야 하는가?
여러분! 선조들이 이룩한 아름다운 불국정토, 이 땅의 삼천리금수강산에 보석처럼 빛나는 성스러운 불국정토의 꿈을 이 시대의 우리가 왜 다시 꾸어야 하는가라는 명제는, 왜 불교여야 하는가라는 명제와 정확히 일치한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불교가 정답이 아닐 경우, 불국정토의 꿈도 정답일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여러분! 왜 불교여야 하며, 왜 불국토를 다시 세워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첫째, 불교는 불교의 교리는 서구의 중세 암흑기를 초래한 기독교와 같은 비과학적인 계시의 종교가 아니라, 과학시대에 과학과 조화를 이루는 가장 합리적인 종교요, 어떤 의미에서는 과학이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갈 경우 그 과학을 바른 길로 이끌어 줄 수 있는 깨달음의 종교가 바로 불교이기 때문입니다.
둘째, 불교는 창조주와 피조물, 주와 종으로 나누어 우리 인간을 신의 노예가 되도록 가르치는 맹신의 종교가 아니라, 스스로 주인이 되고 스스로 부처가 되는 지혜의 종교가 바로 불교이기 때문입니다.
셋째, 불교는 믿음으로써 천국간다는 맹신적이고 내세지향적인 종교가 아니라, 이 세상 중생들이 모두 성불하고 모두 행복해질 때까지 거듭거듭 보살행을 펼쳐가는 이타의 종교요, 대비의 종교가 바로 불교이기 때문입니다. 그러기에 극락을 설하고 있는 무량수경에서도 말씀하시기를 “극락의 꽃방석은 영원히 즐기기 위해서가 아니라 중생제도를 위해 잠시 안식을 취하는 곳이라”고 말씀하고 계시는 것입니다.
넷째, 불교는 흑백논리에 떨어져 종교의 이름으로 신의 이름으로 사랑의 이름으로 십자군을 일으켜 타종교를 능멸하고 파괴하고 전쟁하는 기독교와 같은 배타적이고 패권적인 종교가 아니라, 연기법에 입각하여 너와 내가, 자연과 사람이 상생을 추구하는 평화와 화합을 도모하는 화쟁의 종교요, 자비의 종교가 바로 불교이기 때문입니다.
다섯째, 불교는 불교의 이익과 국가의 이익이 충돌할 때, 국가와 민족이 누란의 위기에 처했을 때 국가와 민족을 위해 목탁을 내려놓듯이 잠시 불교를 내려놓고 국가와 국민의 안위를 도모하는 호국의 종교가 바로 불교이기 때문입니다.
이밖에도, 우리가 우리 민족이 불교를 신앙하고 추구해야 할, 불국정토를 재건해야 할 이유들이 무수히 많겠지만, 시간 관계상 이상 5가지만 짚어 봤습니다.
존경하는 불자 여러분! 이제 우리는 내 인생을 위해 불교가 정답이고, 우리 민족과 나라를 위해 불국정토 재건이 정답임을 실감했으니, 오늘 이 시간을 통하여 절실히 깨닫고, 부처님의 지엄한 명령이요, 우리 조상님들의 추상같은 유훈인 불국정토 재건의 꿈을 가슴에 품고, 우리 모두 다 같이 간절히 발원해야겠습니다.
5. 군불총을 위한 쓴 소리
(게송 : 잠시 다 같이 합장하시겠습니다.) 불법문중불사일법佛法門中不捨一法 부처님 문중에는 한 법도 버리지 않고 대작불사막홀일목大作佛事莫忽一木 대작불사엔 나무 한 토막도 소홀하지 않듯이 불사일종시위화합不捨一宗是爲和合 모든 종단을 받들어야 이것이 화합이니 화합행중건불국토和合行中建佛國土 화합하는 가운데 불국정토를 재건할지어다. 나무아미타불.
여러분! 타종교에 비해 부족한 여건 속에서도, 오늘날 우리 군불교가 지금 이만큼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 군법사님들의 헌신적인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요, 또한 우리 군불자님들의 크나큰 원력과 실천이 뒷받침되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군불총 출범이후, 호국영령천도법회, 영규대사 추모대제 등, 믿음의 선조, 호국의 선조들을 봉대하고 봉찬하여온 불사라든지, 전군 차원의 신도조직으로 거듭나기 위해 애쓴 결과, 우리 군불교가 이만큼이나마 성장을 해왔다고 평가해드리고 싶습니다.
교계 신문을 보니, 우리 군불총이 군내ㆍ외 신행여건 변화에 걸맞은 조직과 활동의 혁신으로 군불교의 새로운 청사진을 마련하여 △호국불교 전통계승 △군종교구 연계활동 강화 △전군 신도조직 네트워크화를 축으로 한 ‘군불교 비전21’이란 명제를 내걸고 <군불교 진흥>과 <군 정신전력 강화>라고 하는 장기적 지향목표를 위해 가일층 정진할 결심이라고 들었습니다.
저는 우리 군불총이 이러한 <군불교 비전 21>을 실현 가능한 결과물로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다음 2가지 기초에 충실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첫째, 군불총 스스로 군불교의 성장을 위한 서원과 노력이 있어야 합니다.
둘째, 군불교의 근간인 군불총의 힘찬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조계종 혼자만의 지원과 협조가 아니라 한국불교 전체 종단들의 협력, 즉 범종단 차원의 지원과 가호가 절실하다는 점입니다.
이 두 가지 가운데 첫 번째로 말씀드린 '군불총 스스로 성장을 향한 원력과 노력에 대해서'는 제가 더 이상 말씀드릴 여자가 없다고 보기 때문에 생략하겠습니다.
그러나 두 번째로 제시한, '군불교의 성장과 군불총의 발전과 도약에 너무나도 절실한 <범종단 차원의 지원과 가호를 여하히 이끌어낼 것인가>'에 대해서는 좀 세부적인 말씀을 나누고자 합니다.
여러분! 우리 군불교가 성장이 탄력을 받기 위해서는, 군종교구와의 연계뿐만 아니라, 어떤 의미에서는 조계종의 범위를 벗어난, 범종단적 차원의 지원과 가호가 참으로 절실합니다. 이는 점에 대해서는 군불자 여러분 모두 마음으로 공감하실 것입니다.
아시다시피, 한국불교 여러 종단 가운데 가장 크고 가장 힘이 있는 대표 종단은 조계종입니다. 그래서 조계종을 장자 종단, 즉 ‘맏아들 종단’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그런 만큼 조계종은 한국불교와 군불교를 위해 무거운 책임을 감당해 왔고, 그런 만큼 저도 여러분도 이를 인정하고 존경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 조계종만 있는 게 아닙니다. 조계종 외에도 50여개가 넘는 많은 불교 종단들이 있습니다. 손이 손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기 위해서는 엄지손가락만 움직여서 되는 게 아니고 나머지 네 손가락의 협조가 필요한 것처럼,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고 하는 것처럼 우리 한국불교가, 우리 군불교가 제 역할을 해내려면 제종단과의 협력과 조화가 절실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군불총과 군불교는, 한국불교 전체를 하나로 녹여내어 통합과 조화의 토대를 마련해내는 용광로가 되고, 모든 강물을 받아들여 하나의 짠맛을 이루는 바다가 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한국불교의 장자종단인 조계종은 종단연합회의 성격으로 발전시켜 나가야할 군승단을 조계종 군종교구로 예속시키더니, 이제는 국군불교총신도회- 군불총마저 조계종 신도회로 예속시키려 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한국불교 전체의 화합과 단결을 위해서 결코 바람직하지 못한 처사가 아닐 수 없습니다.
돌아보면, 군종에서 이미 기득권을 유지하고 있는 기독교 측의 은밀하고도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우리 불교계가 군종에 참여할 수 있었던 것은 <신앙의 자유>를 명시한 대한민국 헌법 제 20조 때문입니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그 누구도 신앙으로 불이익을 당하거나 차별받아서는 안 된다는 것이 헌법정신이고, 이러한 헌법정신에 입각하여 기독교 측의 극렬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불교가 군종참여를 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이치가 이러함에도, 같은 불교 종단인 조계종이 이미 군종을 선점하고 있다는 기득권에 취해서, 신앙의 자유를 천명하고 있는 헌법정신마저 거부한 채, 천태종ㆍ진각종 등 군종참여를 희망하고 또한 준비된 다른 불교종단들의 군종진입을 반대하고 있으니, 조계종의 이러한 행태를 다른 불교 종단들이 어떻게 바라보겠습니까? 이는 개구리가 올챙이 시절을 망각하는 처사가 아닐 수 없습니다.
더욱이 다른 불교종단들의 군불교 참여를 반대하는 조계종의 논리를 들어보면 기가 막힙니다. 조계종은 전통종교이고 다른 불교 종단들은 신흥종단이니, 군종에 참여하려면 다른 불교종단 성직자들이 조계종 승적을 취득하여 조계종 군승으로 들어오든지, 별도로 신흥불교 군종장교로 들어오라는 겁니다.
이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모순적인 논리가 아닐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한국불교종단연합회>를 구성하는데 있어서는 전통종단이니 신흥종단이니 하는 구별과 차별을 두지 않으면서, 어째서 유독 군종참여만큼은 전통종단과 신흥종단으로 나누어져야 한단 말입니까?
보십시오. 기독교가 장로ㆍ감리ㆍ침례 등 여러 교파들로 나누어져 있지만 하나의 <한국기독교총연합회>를 이루고 있고 그 여러 기독교 교파들이 군 안에서도 하나의 <군목단>을 이루고 있듯이, 우리 불교 역시 조계ㆍ태고ㆍ천태 등 여러 종단들로 나누어져 있지만 하나의 <한국불교종단연합회>를 이루고 있고, 따라서 군종 역시 조계ㆍ천태ㆍ진각 등 여러 종단들이 다 같이 참여하여 하나의 <군승단>을 이루어가야 마땅합니다.
더구나 군 불자들의 소속 종단을 보십시오. 간부 및 병사 그리고 가족 불자들이, 모두 조계종 신자들입니까? 현역으로 있을 때만 군승들이 지도하는 군 사찰에 나올 뿐, 입대 전이나 제대 후에는 저마다 자기 집안의 소속 종단이 있지 않습니까? 이처럼 군 불자들이 다양한 종단 신자로 구성되어 있는데도, 조계종은 굳이 이를 외면한 채, 군불총을 무조건 조계종 아래로 예속시키려고만 힘쓰고 있으니, 이것이 과연 용납될 수 있는 일이냐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자리를 빌어서 특히 지적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은, 아시다시피 조계종은 독신승 비구승 종단입니다. 그런데 조계종 소속이라는 군종법사들은 독신이 아닌 결혼한 신분의 법사님들이 대부분입니다. 이것만 봐도, 조계종이 불교의 다른 종단의 군종진입을 봉쇄하고 독점할 명분이 없는 것입니다. 조계종은 군승단을 군종교구로 만들어 집어삼킬 것이 아니라 독신 법사는 조계종 법사로, 결혼한 법사는 자신의 정체성에 맞는 종단을 선택하도록 권리와 기회를 제공했어야 했던 것입니다.
이런 점에서 백번 재고해 보아도, 우리 군불교는 한국불교의 다양한 제 종단들이 공동으로 참여해야 하고, 우리 군불총은 여러 종단을 융섭하는 장의 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여러분! 제가 지금까지 말씀드린 이러한 점을 특히 우리 군불총의 수뇌부가 잘 살피시어, 이를 교계 내외에 명확히 선언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할 때, 우리 군불총은 모든 불교 종단들로부터 전폭적인 협조와 가호를 기대할 수 있고, 따라서 지금보다 훨씬 나은 여건 속에서 군불교의 성장과 발전을 도모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옛말에도 "백지장도 맞들면 낫고, 엄지손가락도 나머지 네 손가락의 협력을 얻어야 일을 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또한 "물이 흐르고 싶어 할 때는, 그 물이 장애 없이 흘러갈 수 있도록 길을 터줘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렇습니다. 협력의 성공의 열쇠입니다. 협력하지 않으면 큰 일을 할 수 없는 법입니다.
조계종이 다른 불교종단의 군종참여를 막고 있는 것은 헌법정신에도 어긋나는 일일 뿐만이 아니라, 한국불교 전체 종단들이 협력과 총화를 이루는 데 있어서도 역행하는 일이고, 민족의 정신문화 창도에도 심대한 지장을 줄 뿐만 아니라, 이는 또한 우리 군의 정신전력 강화에도 장애가 된다는 점을 여러분이 특히 이해해 주셔야 할 것입니다.
이런 점을 우리 군불총 수뇌부에서 잘 판단하시어, 국방부 군종정책 수립과정에서 바로 잡아질 수 있도록 여러분이 모두 나서주셔야 할 것입니다.
거듭 말씀드리지만, 기독교가, 기독교의 각 교단이 하나의 <군목단>을 이루고 군종활동을 하고 있는 것처럼 우리 불교 역시 군종 참여를 위해 꾸준히 준비해온 종단들은 아무 차별 없이 군종에 참여하여 하나의 <군승단>을 이루고 국가와 군을 위해 일할 수 있도록 균등한 기회를 제공해야 합니다. 이것이 헌법정신이고 이것이 부처님 법입니다.
군불교가 이렇게 되었을 때, 우리 군불총 역시, 어느 특정 종단의 신도회로 예속되지 않고, 한국불교종단 전체로부터 사랑과 가호를 받는 군불총으로 거듭나게 될 것이고, 이렇게 되었을 때 우리 군불교가 불교 발전과 국가 발전에 큰 기틀을 마련하게 될 것입니다.
여러분! 남해안 바닷가의 조그마한 섬에서, 볼품없는 작은 절에 머물며 정진하고 있는 예비역 법사의 말이지만 이 말이 부처님 법에 일치하고, 또한 헌법정신에 합치하는 옳은 말씀이라고 판단된다면 이제 여러분이 결심하고 결단해 주셔야 할 것입니다.
6. 말씀을 정리해 봅시다.
불자 여러분! 이제 말씀을 정리할 시간입니다. 오늘 경인년 3월 정기법회를 통하여, 지나온 군불총 10년의 역사를 되돌아보며, 우리 모두 바람직한 군불교의 미래를 향해 <군불총의 꿈, 불국토 재건의 꿈을 우리가 꾸자>는 주제로, 다 같이 생각해 보았습니다.
"간절한 원과 절실한 노력을 기울이면 반드시 크고 훌륭한 열매를 거둔다"고 했습니다. “한 사람이 꾸는 꿈은 꿈일 뿐이지만 모두가 같이 꾸는 꿈은 현실이 된다” 고 했습니다.
그러므로 불자 여러분! 우리 모두 다 같이 군불총의 꿈, 이 땅에 불국정토를 재건하는 꿈을 현실로 만들어가는 창조적인 실천 정진으로, 개인적으로도 복을 누리고 국가적으로도 위없는 영광을 도모하는 진정한 원력의 주인공 되시기를 축원합니다.
(게송 : 다 같이 합장하시기 바랍니다.) 중생무변서원도衆生無邊誓願度 가이없는 중생을 모두 건지오리다. 번뇌무진서원단煩惱無盡誓願斷 다함없는 번뇌를 모두 끊으오리다. 법문무량서원학法門無量誓願學 한량없는 법문을 모두 배우오리다. 불도무상서원성佛道無上誓願成 위가없는 불도를 모두 이루오리다. 나무아미타불.
설법일지 (1) 2010-03-14(일) 10:00 서울 국방부 원광사 군불총 3월 정기법회 법문 |
첫댓글 스님 !! 어려운 걸음 하셔서 정말 소중한 법문을 해 주셨습니다. 법회에 참석한 많은 군 불자들이 한국불교가 발전하려면 군불교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며 군불교가 발전하려면 군 불자들이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를 명확하게 인식했을 것입니다. 스님께서 하신 말씀이 부처님 가르침에 어긋나지 않는다면 반드시 큰 감응이 있을 것으로 확신합니다. 항상 군불교를 염려하시고 기원하시는 스님과 미륵도 용궁사에 부처님의 자비광명이 충만하옵길 기원드립니다. 나무 석가모니불! 나무 석가모니불! 나무 시아본사 석가모니불 !!
존경하옵는 조현봉 교수님! 그 날 법회에 지극한 마음으로 참례하여 주시고 또한 저희 카페를 방문하시어, 제가 미리 올려놓았던 법문 자료를 모두 읽어주시고 댓글까지 적어주시니 그 정성에 감읍할 따름입니다. 조현봉(향천) 교수님! 고맙습니다. ()()()
스님, 얼마전에 해군군종실장인 강보승법사님과 차한잔 나누면서 월명종민스님의 안부를 서로 주고 받았답니다. 아주 훌륭하신스님이시라고 칭찬하시더군요. 옳으신 말씀........상기법문은 현실적으로 분명히 수용해야 될 과제입니다. 조계종은 지나친 형식과 독선을 버려야 합니다. 현실감각이 없고 시야가 좁으니 마음이 경직되고 형식에 얽메여 있습니다. 월명종민스님의 가시는 길에 삼세제불의 가피력이 언제나 함께 하시기를 기원드립니다. 상기법문을 금당회원님들이 보실수 있도록 스크랩하여 금당-자유게시판과 금당-국군불교및 경찰불교 메뉴난에 올려 놓았습니다. 스님, 허락하시는거죠?(이심전심)......성불하십시요 .()..()
경해법사님! 법체 청안하시고 하시는 모든 일들이 원만하시기를 기원드립니다. 이렇게 카페를 찾아주시고 댓글올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물론 스크랩 되고 말고요. 부족한 글이지만 널리 전파되어, 한국불교의 총화와 단결 그리고 불국토 재건에 작은 기여라도 되어졌으면 좋겠습니다.)
근데 사람으로 태어나 결혼을 안해보면 철이 들지 않는것 같습니다. 그만큼 인생의 깊이를 모른다는 거죠. 결혼 해보신 대다수의 사람들은 결혼 한것에 대하여 결코 후회하지 않을 것입니다. 종교의 가르침은 미혼과 기혼의 구별을 초월하여 일체중생에게 평등하고 차별없이 전파되고 있습니다. 마치 태양이 온 우주에 똑같은 빛을 선사하듯이.......無爲의 진리를 실천하지 못하는 좁은 동네의 중생세계에서는 그냥 껄껄 웃고 마음을 비워야 합니다. 비구니 대처니.......이런것도 한밤의 뜬구름 잡는 소리처럼 분별의 상이니........비개인 봄날의 상긋한 내음처럼 마음을 활짝 열은 눈밝은 도인들이 드문 시대입니다.
석경해 법사님 말씀에 동감합니다. 일본 속담에 이르기를 "부모가 되어 보아야 도인이 될 수 있다"는 말이 있다죠. 생명을 잉태하고 양육하여 사람으로 성장시키는 과정에서 얻어지는 부모로서의 책임, 그리고 고통과 기쁨.....이러한 인생의 모든 과정 - 특히 창조의 비밀을 몸소 겪으면서, 비로소 우주적 붓다인 법신불 비로자나의 마음을 하나하나 체득해가는 거라고 봅니다. 그래서 부모가 되어 보아야 도인이 될 수 있다고 말하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석경해 법사님! 내내 건승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