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전 5기의 앤디 머레이(영국, 4위)가 드디어 감격적인 그랜드슬램 첫 우승을 일궈냈다.
9월 11일(한국시간) 미국 뉴욕 플러싱 메도우의 빌리진 킹 국립테니스센터에서 열린 US오픈 남자단식 결승전에서 머레이는 '디펜딩 챔피언'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 2위)를 7-6(10) 7-5 2-6 3-6 6-2로 4시간 54분 혈투 끝에 제압했다.
영국 선수가 그랜드슬램에서 우승을 한 것은 1936년 프레디 페리 이후 76년 만이고, 오픈 시대 이후로는 머레이가 처음이다.
첫 번째 세트부터 87분간의 피 말리는 접전을 펼친 두 선수는 US오픈 남자단식 결승전 타이브레이크 기록인 20점을 넘어 22점을 기록해 초반부터 쉽지 않은 경기를 예고했다.
1세트를 힘겹게 따낸 머레이는 조코비치가 잠시 흔들리는 틈을 타 두 번째 세트 게임스코어 4-0까지 달아났지만, 경기 중반을 지날 수록 힘을 내는 조코비치가 뒷심을 발휘하며 5-5를 만들었다.
위기에 몰린 머레이였지만 침착하게 자신의 서브게임을 지켜냈고, 이어 조코비치 서브게임에서 안정적인 리턴으로 응수하자 공격의 강도를 높인 조코비치가 손쉬운 실수를 연발하며, 끝내 머레이가 두 번째 세트 마저 가져와 우승에 한 발 더 다가섰다.
하지만 조코비치는 초반 무거워 보이던 몸이 서서히 풀리면서 공세를 높여갔고, 연이어 3세트와 4세트를 따내 세트스코어 2-2 경기의 균형을 맞췄다.
막판 집중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아온 머레이에 역전패라는 어두운 그림자가 다가 오는 듯했지만, 이날 경기 만큼은 달랐다.
마지막 세트 시작과 동시에 적극적인 공세를 펼친 머레이는 게임스코어 3-0으로 멀찍이 달아났다.
조코비치의 공세로 2게임을 연속으로 내어주기는 했지만 머레이는 바로 공격의 주도권을 잡으며 6-2로 완벽하게 경기를 마무리 하였다.
우승을 확인한 머레이는 코트에서 감격의 눈물을 흘려 보였다.
5번의 도전 끝에 생애 첫 그랜드슬램 우승을 달성한 머레이는 런던올림픽 단식 금메달에 이어 US오픈을 석권한 첫 번째 남자 선수가 됐다.
또 결승에 오른 머레이는 라파엘 나달(스페인, 3위)을 밀어내고, 세계랭킹 3위에 올라서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