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자료는 1998년 4월 2일까지 수집된 자료를 근거로 하여 작성되었습니다. 이후의 연구성과에 따라 많은 변화가 있을 것입니다.
시작하는 글
최근 DCCT연구에 의하여 혈당조절을 엄격히 한 경우 당뇨병의 합병증의 발생이 현저하게 줄어드는 것이 이미 증명되었습니다. 따라서 혈당조절이 잘되기 위해서는 규칙적으로 혈당을 재는 것이 참으로 중요하지만 실제로 미국에서조차 당뇨병 환자의 18%만이 주기적으로 혈당을 재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렇게 혈당측정을 게을리 하는 이유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현재 사용되고 있는 자가혈당측정기들이 혈액을 검체로 사용하기 때문에 혈액을 채취하는 과정에서 고통과 불쾌감이 야기되고 예민한 환자들에게는 이러한 무서운 검사를 주기적으로 한다는 것은 큰 부담이 되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우리 몸에 고통과 상처를 주지 않고 혈당을 측정할 수 있는 비침습적인 혈당측정기들이 연구되고 개발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기기들은 비침습적이라는 점에만 그치지 않고 짧은 시간에 정확한 혈당치를 알려주어야 하고, 비용이 비싸지 않아야 하며 또한 휴대할 수 있는 정도의 크기여야 한다는 점 때문에 아직 미국에서 조차 일반인에게는 판매되지 못하고 있으며 몇몇 기기들만이 미국 FDA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입니다.
비침습적 혈당측정기는 현재 세가지 방향으로 개발되고 있는데 첫째는 적외선을 이용하는 방법, 둘째는 피부에 붙이는 팻취를 사용하여 혈당을 재는 방법, 셋째는 미세한 바늘이나 레이저를 사용 혈액이 아닌 소량의 조직액을 얻어 혈당을 재는 방법입니다.
적외선을 이용하는 방법
당신은 지금 배를 타고 바다를 항해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문득 현재 바다밑에 있는 말미잘은 몇마리나 될까 궁금해집니다. 작은 손전등과 같은 기계를 가져와 바다에 비춥니다. 손전등에 부착된 모니터에는 '말미잘: 2.5마리/M2'하고 표시됩니다.
소설같은 이야기죠. 하지만 이와 똑같은 시도가 이루어져 왔고 또 이루어 지고 있습니다. 적외선을 사용하여 과일의 당도를 재어 과일이 다 익었는지를 확인하는 방법은 현재 사용되고 있구요 또 군사적으로도 사람의 몸에선 발산되는 적외선을 감지하여 목표를 감지하는 방법들이 이용되고 있습니다.
똑같은 방법으로 손과 같은 우리 몸의 한 부분에 적외선을 쏘고 이어 포도당 분자가 내는 신호를 읽습니다. 그리고 그 신호의 강도에 따라 혈당수치로 표시하여 모니터에 표시합니다. 이러한 꿈과 같은 기계들이 현재 많은 회사에 의해 연구되고 있습니다.
1. Diasensor1000
BioControl사의 1994년 1월 적외선을 사용하여 혈당을 측정하는 기계인 Diasensor1000을 발명하여 FDA에 승인을 신청한 바있습니다. 하지만 Diasensor1000는 몇가지 문제점을 노출시켰는데 우선 크기가 너무 큰편이라는 점입니다.
Diasensor1000의 실제 모습
사진에서 보시면 아시겠지만 크기가 28 X 48 X 28cm로 거의 전자레인지 크기에 가까워 일단 휴대용이 아닌 집안의 가구의 수준이 되어버렸습니다. 또한 Diasensor1000이 FDA에서 승인된다면 가격이 7,950달러(1113만원:환율 1400원 기준)이 될 것으로 추정되는데 감히 혈당측정을 위해 이러한 거액을 투자할 사람이 있을는지 의문스럽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입니다. 게다가 개개인에 따라 혈당수치를 보정해 주어야 하는데 그말은 한사람만 사용할 수 있고 다른 사람이 사용하려면 다시 그사람의 혈당에 맞추어 다시 기계를 다시 보정해주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난점 때문에 Diasensor1000의 미래를 낙관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은 편입니다.
2. Dream Beam(꿈의 광선)
미국 Futrex Medical Intrumentation사는 현재 Dream Beam이라는 기계를 개발하여 시험 중에 있습니다. 이 기계의 크기는 크기가 14 X 7.6 X 3.8cm로 현재 시중에서 시판되고 있는 혈당측정기와 크기가 비슷하며 건전지로 작동되고 가지고 다닐 수 있습니다.
Dream Beam의 실제 모습
하지만 사용하는 사람에 따라 처음에 보정하는 과정이 필요하며 가격이 2,500달러(350만원:환율 1400원 기준)정도 될 것으로 추정되어 시판되더라도 약간의 문제점이 남는 편입니다.
Rio Grande사도 현재 적외선을 사용한 혈당측정기의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좀더 실용적이며 개개인에 따른 보정이 필요하지 않는 기기를 개발하고 있다고 발표한 바 있지만 아직 그 실체는 드러나지 않고 있습니다.
피부 팻취를 사용하는 혈당측정기
혈당측정하는 방법으로서 다른 착안점은 혈액의 당량과 조직액의 당량은 약간의 시간차는 있지만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기 때문에 혈액을 검사하는 대신 조직액을 추출하여 당치를 검사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조직액을 흡수하는 성질을 가진 피부 팻취를 일정시간 피부에 부착시켜 놓은 후 조직액이 팻취내로 흡수되면 그 팻취내의 당량을 측정하는 방법이 개발되고 있습니다.
이후에 등장하는 모든 조직액을 이용한 당 측정기들은 실제 혈당치의 변동과 약간의 시간차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주의해야 합니다. 즉 혈당이 올라갈 때나 떨어질 때 조직액의 당치는 몇분 정도 늦게 반응을 보이게 되고 보통의 경우 이러한 작은 차이는 문제되지 않겠지만 갑자기 심한 저혈당이 오는 경우에는 저혈당을 간과할 수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1. Glucowatch(당시계)
Glucowatch의 실제 모습
미국 Cygnus사는 1995년 Glucuwatch 전단계의 기기를 사용 일반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혈당측정기와 비슷한 수준의 혈당측정치를 보여주었습니다.
Glucowatch의 혈당측정기와 비슷한 수준의 정확도를 보여주는 1995년도 데이터
이 Glucowatch는 하루에 한번씩 교체되는 GlucoPad를 손목에 부착한 뒤 그 위에 Glucowatch를 착용하여 이 Glucowatch가 지속적으로 혈당을 잴 수 있도록 하겠다는 착상하에 시작되었습니다. 문제는 어떻게 하면 조직액을 피부를 통과하여 흡입해 낼 수 있을 것인가 하는 것이었는데 Cygnus사는 이러한 문제를 전기삼투압을 이용하여 해결하였습니다. 이렇게 모아진 조직액은 GlucoWatch의 감지기에 연결되고 감지기는 포도당분자의 전자방출량을 측정하여 혈당을 측정하게 됩니다.
하지만 그러는 과정에서 몇가지 문제가 노출되었는데 우선 처음에 만들어진 기계는 거의 냉장고 크기였습니다. 그래서 이 장치를 시계크기로 줄이려는 노력이 시도되었지만 현재까지는 별로 신통치 않다는 것입니다.
또한 피부에 부착하는 GlucoPad가 운동을 해서 땀이 나는 경우 혈당측정이 어렵게 되고 일부 환자는 피부가 예민한 관계로 GlocoPad를 부착한 후 통증을 느끼거나 피부염증이 유발되는 경우가 있어서 해결해야 할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만약 GlucoWatch의 개발이 성공한다면 GlucoWatch는 가격이 400달러(56만원:환율 1400원 기준), 날마다 교체해 주어야 하는 GlucoPad는 3달러(4200원: 환율 1400원 기준)정도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2. TD Glucose Monitoring System
TCPI사의 TD Glucose Monitoring System도 GlucoWatch와 같이 피부에 팻취를 붙여서 조직액을 흡인한 후 그 조직액에서의 당량을 측정하여 혈당치를 추정하는 방식을 사용합니다.
피부에 팻취를 붙이는 모습
당측정기로 혈당을 재는 모습
GlucoWatch와의 차이점은 GlucoWatch와의 차이점은 GlucoWatch는 시계처럼 착용하여 일정 간격으로 혈당을 측정하는 것을 지향하고 있지만 TD Glucose Monitoring System은 혈당측정을 하려고 할 때만 일회용의 작은 동전 크기의 TD Glucose 팻취를 피부에 5분 정도 부착한 뒤 5분 후 팻취의 작은 뚜껑을 제거하고 그곳에TD Glucose meter(당측정기)를 접촉시켜 혈당을 측정합니다.
기존의 혈당측정기와 근접한 데이터를 보여주는 TD glucometer
1996년 발표된 데이터를 보면 기존의 혈당 측정기와 거의 비슷한 결과를 보여주고 있고 가격도 TD Glucose meter가 100달러(14만원: 환율 1400원 기준), 일회용 팻취가 1달러(1400원)에 판매될 것으로 예상되어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반침습적인 방법(Semi-invasive Glucometer)
가능하면 피부를 다치게 하지 않으려는 노력에서 지금까지 언급한 많은 기계들이 개발되었지만 사실 피부에는 전혀 손을 대지 않으려는 강박관념 때문에 너무 많은 손해를 감수하고 있는 것은 어쩔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피부에 손을 대지 않는다는 전제를 허물고 아주 미세한 침이나 레이저로 피부가 피를 흘리지 않게 하면서 조직액만을 흡입하여 검사하는 방법들이 시도되고 있습니다. 사실 우리가 한의원에서 침을 맞는 수준의 고통정도라면 혈당측정을 감당할 수 있고 일부 환자분들은 고통보다는 피를 보아야 한다는 거부감 때문에 기존의 혈당측정기를 멀리 하는 경우도 있었기 때문에 이러한 시도는 많은 관심을 모으게 되었습니다.
1. LifeGuide
Integ사의 LifeGuide
Integ사의 LifeGuide는 측정기에 연결하는 미세한 바늘을 통해 1.4mm의 작은 구멍을 피부에 뚫고 그곳을 통해 조직액을 흡입하여 혈당치를 산출해 냅니다. 이 기기는 기존의 채혈기에 비해 훨씬 통증이 적고 시간도 30초 정도로 비교적 짧은 시간에 끝나는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마이오크리닉에서 행한 연구결과 LifeGuide는 혈당치와 비교적 비슷한 결과를 보여주었습니다.
LifeGuide로 실제 혈당을 측정하는 모습
다만 다른 종류의 조직액을 검체로 사용하는 당측정기처럼 조직액은 조직내 물의 함량이 높아지는 경우 즉 수영이나 목욕을 한 뒤나 만성 신부전, 만성 심부전등으로 피부에 부종이 있는 경우 혈당을 정확히 측정할 수 없는 단점이 있습니다.
현재 예상되는 가격은 250달러(350만원: 환율 1400원 기준)정도입니다.
2. SpectRx
일반 란셋과 레이저로 뚫은 홀 의 크기를 비교해보세요
SpectRx에서 개발중인 당측정기는 피부에 미세한 구멍을 만들어 조직액을 흡입하여 혈당을 측정한다는 점에서는 LifeGuide와 비슷합니다. 다만 SpectRx사에서는 피부를 뚫을 때 바늘이나 란셋을 사용하지 않고 미세한 레이저광선을 사용하여 위의 그림에서 보는 바와 같이 거의 머리카락 굵기만큼 작은 미세한 구멍을 뚫습니다.
그러면 위의 그림과 같이 그 홀을 통해서 조직액이 흘러나오게 되고 이 조직액을 채취하여 당혈당을 측정하게 됩니다. 조직액을 검체로 사용하는 다른 당측정기기들의 경우와 같이 SpectRx사에서 나온 기기들의 경우에도 실제의 혈당치와 어느정도 시간차가 있을 것인가가 문제였는데 실험결과 실제 혈당치와의 평균 시간차는 6.2분이었고 가장 길었던 경우도 9분을 넘지 않아 일단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수준의 결과를 보여주었습니다.
전망
미침습적 혈당측정기들이 이렇게 빨리 발전하게 될 줄은 상상하지 못했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이러한 기기들이 앞으로 얼마나 발전할 지 상상해보면 가슴이 뜁니다.
미래의 어느날 저가이면서도 정확히 그리고 지속적으로 혈당을 감시해줄 수 있는 기기가 개발됩니다. 그리고 이 성과는 바로 휴대용 완전 자동 인슐린 펌프의 발전으로 이러질 것입니다. 그날이 되면 당뇨병 환자는 카세트 녹음기 보다 작은 정교한 인슐린 펌프를 몸에 차고 미세하고 가느다란 관을 피하에 삽입하면서 혈당에 대한 걱정을 잊어버릴 것입니다. 혈당측정기들은 주시로 혈당의 변동사항을 펌프로 보고하고 인슐린펌프내의 마이크로칩들은 현재 혈당에 가장 적합한 양의 인슐린을 계산하여 지속적으로 주입하면서 가장 이상적인 혈당치를 유지해주게 될 것입니다. 합병증의 발생이 급격하게 줄어들기 시작하고 어느날 당뇨병이 의학교과서에서 한때는 맹위를 떨쳤던 하지만 이제는 별로 대수롭지 않은 병으로 소개되게 된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