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한국검도연맹의 역사 (기술편)
한국검도 연맹의 탄생은 그동안 소, 중 집단으로 머물러 있던 전통 검도단체들에게는 희소식이 아닐 수 없었다. 우선 한국검도연맹은 기존의 한국검도협회와 통합을 하게 된다. 이것은 당시 한국검도협회장의 무리한 사업확장과 비리, 독단에 등을 돌린 대다수의 관장들이 연맹으로 가입, 통합을 하게 되면서부터이다. 당시 협회장은 개인적인 문제로 해외로 나갈 수 밖에 없는 처지에 놓여 있었고 1여년이 지난 시점에 귀국을 하면서 소속되어 있던 관장들을 집요하게 협박과 회유를 하여 다시 협회장에 취임하고자 하는 동의서를 받아내려 하였을 때 이에 환멸을 느낀 대다수의 한국검도협회 지도자들이 한국검도연맹과 통합을 하게 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던 것이다. 한국검도협회와의 통합 이후 한국검도연맹은 다른 전통검도단체들과의 통합도 이루게 되는데 이때 많은 전통검도단체들은 다음과 같은 시행착오를 겪고 있던 터였다. 우선 정부의 지원을 받고 있지 못한 전통검도단체들은 경제적인 측면에서 열세를 면치 못하였다. 협회조직을 운영한다는 것이 얼마나 많은 노고와 재정이 들어간다는 것을 그들은 깨닫지 못했던 것이다. 누구나 단체를 만들기만 하면 지도자 교육과 단증 발급을 통해서 수입을 얻고 그것으로 협회를 충분히 이끌어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러나 실제 협회조직을 운영해 본 결과 이러한 조직 운영이 얼마나 고되고 힘든 작업이며 그러한 수입도 생각만큼 들어오지 않고 교육생들을 모집한다는 게 쉽지 않은 일임을 깨닫게 된다. 두 번째는 브랜드(검도단체의 이름)면이다. 누구나 전통검도를 표방한다고 하며 생각해 낸 검도 단체의 이름이 일반인들이 받아들이기에는 정통성적인 면에서의 한계가 있었다. 들어보지 못한 이름. 생소한 이름....이러한 것들은 실제로 수련생들이나 지도자들이 느끼고 수련하면서 자신의 검도단체의 브랜드를 전국적으로 알리기에는 홍보와 재정이 너무나 취약하였기 때문이다. 또 다른 면은 기존의 일본식 검도와의 차별성적인 측면이다. 스스로 한국의 전통검도라고 운운하였으나 실제로는 일본식 호구와 경기 규정, 가르치는 방법, 구령, 승단 체계까지도 일본식 검도를 그대로 적용하였고 실제 대회에 있어서도 일본식 검도와 똑같은 심판복장, 수신호, 동일한 타격 부위를 가지고 있었다. 이는 결국 전통검도단체들의 위상과 설 자리를 잃게 만드는 자명한 결과였던 것이다. 물론 모든 전통검도단체들이 그러했던 것은 아니었다. 전통검도를 표방한 많은 단체가 있었으니 그 중 끊임없이 한국적인 것을 찾아내는 단체들도 있었고 이들은 자신의 몸과 마음 그리고 금전적인 부분까지 모두 투자해 가장 한국적인 무술을 만들려는 의지를 불태우기까지 했다. 어찌했든 이러한 한국 검도계의 현실을 몸소 체득하며 시행착오를 느낀 많은 단체장들은 자신들만의 힘으로는 이러한 한국의 검도 현실 속에서 세계 속의 한국전통검도를 만들어 낸다는 것이 얼마나 힘이 들고 가능성이 희박한 일인가를 느끼게 되는 것이다. 그러기에는 기존 검도를 옹호하고 있는 국가조직의 기득권세력의 저항이 만만치 않았고 힘을 규합하여 저항하는데도 그 한계를 여실히 느꼈기 때문이다. IMF 외환위기 이후 재정적으로 그리고 정통성 면에서도 취약하기만 한 많은 검도 단체들의 구조조정이 본격적으로 이루어지면서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지 못한 많은 단체들은 대형 조직과의 대통합이라는 결단을 하기에 이르렀다. 여기에는 반드시 재정이나 정통성만을 고려한 통합은 아니었다. 이러한 통합의 배경에는 그동안 한국전통검도단체들만이 느껴온 여러 가지 고충과 어려움을 경험하며 보다 큰 단체 그리고 보다 힘있는 단체로 성장하여 세계 속의 한국인의 검도를 뿌리내리고 싶어하는 열망이 있었다. 결국 이러한 배경의 결과로 한국검도연맹은 기존 한국검도협회와의 통합 이후 또다른 5개의 전통검도단체와 대통합을 이루게 된다. 여기에는 한국전통검도협회, 한국심검도협회, 한국고전검도협회, 본국검도협회, 화랑검도 등이 있다. 이러한 한국전통 검도계의 대통합은 정통성과 규모 면에서 막강한 위력을 발휘하기 시작한다. 우선 조직적인 면에서는 350여 개의 지관을 한꺼번에 확보하면서 국내 대표단체중의 하나로 급성장을 하게 되었고 각 시도 지부를 빠른 시간 안에 확보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브랜드의 통합이 이루어짐으로 인한 한국검도연맹의 브랜드 이미지는 이전의 그것보다 훨씬 높아졌으며 이를 통한 각 체육관들도 브랜드 효과로 인하여 체육관 경영이 서서히 개선되는 현상이 일어나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대통합이 반드시 양호한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것은 아니었다. 가장 문제점으로 대두된 것은 기술적 부분의 통합이었다. 각 단체의 기술적 접근이 다르고 규정이 다르고 수련법이 다른 상황에서 이름만 한국검도연맹을 붙힌다는 것은 브랜드 구축의 측면에서도 너무 취약하고 배우는 수련생들에게도 한국검도의 정체성을 주입시키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2003-05-01 16:33:44
(한국검도연맹 검도교실에서 발췌)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