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과 아프리카북부에 거주하는 아랍어를 모국어로 하는 모든 주민. 2013년 현재 약 4억 2천만명정도 된다.
조금 이상하게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보통 한국인, 중국인, 터키인할때는 각각 한국, 중국, 터키 땅에 살고 한국, 중국, 터키민족의 정체감을 갖고 있는 사람들을 정의하지만 아랍인은 '언어'를 통해 그 정체성이 갈리기 때문이다. 때문에 같은 아랍인이라고 해도 시리아의 아랍인과 이집트의 아랍인, 모로코의 아랍인은 서로 다르며, 외모로도 문화적으로도 공통점을 별로 찾을 수 없는 경우도 자주 있다. 가령 수단에 사는 사람들도 아랍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므로 아랍인이다. 다만 국적이 다를뿐. 아시안컵이나 월드컵 아시아지역예선에서 한국대표팀이 서아시아쪽 국가대표팀과 축구경기를 할 때 보면 그 쪽의 아랍국가대표팀 선수들 중에 흔히 생각하는 전형적인 아랍인 외모의 선수들이 많지만 흑인과 별 차이 없어보이는 외모인데 이름이 아랍어 이름인 선수들을 적지 않게 볼 수 있다. 물론 귀화용병이거나 이민자 출신이겠지만
본래 고대시대에 아랍인이라 불리던 민족은 아랍어로 '바다위 - Badawi'라고 부르는 아라비아 반도에서 유목생활을 하는 사람들이었으나 이슬람의 확대와 더불어 이집트인, 시리아인등을 흡수하면서 아랍인이라는 정체감을 형성하게 되었다. 때문에 이슬람사에서 '무지의 시대'라고 불리던 '알 자힐리야'(Al-jahiliya)와 중세 아랍인의 문화, 정체감은 전혀 같은 종족이라고 생각할 수 없을만큼 달라졌다. 단적으로 예를 들자면 이전에는 사막에서 천막치고 앉아서 밤마다 노래와 시를 읊던 사람들이 시원한 도시건물에서 커피를 마시게 된 꼴이다. 이러한 문화의 산물은 아랍인들이 정복한 로마인, 시리아인, 그리스인, 이집트인 등의 문화를 흡수하게 된 결과로, 문화적으로 보았을때 중세 아랍인의 문화사는 퓨전 그 자체라 볼 수도 있겠다.
그러나 아랍인의 정의에서 보았을때처럼 본래 아랍민족은 굉장히 정체성의 경계가 애매했으나 19세기 서구 제국주의의 침략이 시작되면서 점차 서구열강에 대항해 '아랍' 고유의 정체감이 형성되기 시작했으며, 이것이 그들의 주요 종교인 이슬람교사상과 융합되어 근본주의적인 파벌도 나타나게 되었다. 하지만 이를 이유로 대다수의 평범한 아랍인까지 다 잠재적인 테러리스트로 매도하는것은 그야말로 병크이니, 어디서 아랍인을 알게되거든 이런 말은 하지 말길...
아랍인의 종교는 앞서 설명한바, 대다수가 이슬람교를 믿으나 기독교를 믿는 아랍인도 의외로 많다. 이슬람교 발흥 이전에는 기독교계 아랍 왕국도 있었으며, 동로마 제국 황제 니케포루스 1세는 이 중 한 왕국의 왕족 후손이다. 주로 시리아 정교회나, 이집트의 콥트교같은 토착 그리스도교를 믿으며, 오랜기간동안 이슬람교와 공존해왔지만 상대적으로 소수이기 때문에 이슬람근본주의자들에게 박해를 당하는 경우도 많다. 레바논에도 기독교를 믿는 아랍인들이 많은 편이다. 원래는 이 지방에 있던 기독교도(마론파)들의 공동체를 기반으로 한 나라였으나 영토가 넓어지면서 무슬림의 비중이 높아진 것이다.
무척이나 외향적이다. 특히 손님을 정중하게 맞는 베두인의 전통을 간직하고 있어서인지 처음보는 사람이라도 조금만 친해지면 자기 집으로 초대하려고 한다. 다만 이 친절은 어디까지나 동성에게만 허용되며, 자신의 가족이나 부족이 아닌 여성에 대해서 자꾸만 자기집에 초대하려하고 추근덕 거린다면 이건 다 뭔가 흑심이 있기 때문이므로 적절히 구별하도록 하자. 이 지역에선 외국인 여자라면 다 쉬워보인다는 편견이 있는듯하다.
아랍인 앞에서 신발 바닥을 보이는건 지독한 욕이다. 외국인에 대해선 '우리 문화를 모르니까 그럴 수도 있겠지...' 하고 넘어가 줄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으니 주의할것. 특히 다리 꼬고 앉다가 신발바닥을 상대방에게 보여줄 경우가 있으므로 요주의. 이 지역에선 신발을 더럽다고 여기며, 신발 바닥을 누군가에게 보여주는건 그를 그 신발바닥보다 못하게 여긴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사담 후세인이 쫓겨났을때 일부 이라크인이 신고있던 신발을 벗어서 후세인 동상을 때린것도 이와같은 이유에서이다.
아랍인들은 수많은 가치들중에서도 무엇보다도 명예를 중요시한다. 힘과 명예를!! 명예가 없으면 아무리 힘세고 부유한 사람이라도 인정받지 못한다는 속담도 있을정도. 특히 명예를 지키기 위해서는 결투라든가 유혈충돌조차도 당연하게 여기는 경향이 있는데, 오늘날엔 상당히 많은 아랍국가들이 서구화되고 근대적 법체계의 지배를 받으면서 사람들 의식도 많이 달라졌기 때문에 이정도로 극단적으로 나오는 경우는 꽤 드물지만 여전히 베두인이나 시골에서는 심심하다 싶으면 명예를 지키기 위한 결투나 명예살인에 대한 이야기들이 신문에 실리곤 한다. 특히 부족과 가문을 중심으로 똘똘뭉친 아랍사회에서 한 개인을 모욕한다는 것은 그가 속한 씨족 전체를 모욕한것과 동일한 것으로 여기기때문에 부족과 부족이 적대관계가 되어 서로 레이드하고 다니는 경우도 왕왕 벌어진다. 이 동네 사람들에게는 삿대질도 매우 무례한 행위로 여겨질 수 있으므로 주의하자.
상대방이 친하다고 싶으면 점점 가까이 다가온다. 교과서에도 나올정도로 유명한 사례이다. [3]
[1] 이집트 아랍어로는 아흐멧 오라비(Ahmed 'orabi) [2]아랍어의 18번째 글자인 'ع' 아인은 모음처럼 들리지만 모음이 아닌 엄연한 자음이다. IPA로 옮기면 물음표 비스무리한 발음기호, 혹은 그냥 ' 으로 표기되는데, 혀뿌리를 목젖에 밀착시킨 상태에서 내는 발음이다. 다만 페르시아어는 이 발음이 존재하지 않으므로 글자는 동일하나 발음은 그냥 'arab'으로 난다. [3] 서로 친한 아랍인과 아랍인이 이야기를 나눌때는 거의 침이 튀길만큼 가까이 붙어서 이야기를 나누지만 개인의 영역을 중시하는 미국인과 아랍인이 이야기를 나눌때면, 아랍인은 가까이 다가가려 하지만 미국인은 점점 물러나려 한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