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 미분양 아파트가 정부공식통계 기준 13만가구를 넘어 1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 미분양이 홍수를 이룸에 따라 ‘진흙 속의 진주’를 고르는 방법에 대해 부동산 전문가들이 강조하는 말이다.
입주 시점에서 인구가 집중되고 기반시설이 갖춰지는 곳이 바로 미분양 투자의 최적지라는 것. 현재의 침체된 시장상황만을 놓고 보면 당장 투자할 만한 곳이 많지 않지만 실수요 차원에서 중장기적으로 접근한다면 유망 미분양이 꽤 있다는 것이다.
26일 부동산 재테크 전문가들에 따르면 현재 미분양 아파트 투자법으로 수도권 대규모 택지개발 지구를 노리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대부분 전문가가 최근 서울 강북지역 집값 상승세가 번져가고 있는 경기 양주시 고읍지구나 남양주시 진접지구, 파주 운정신도시 등이 유망하다고 추천한다. 이들 지역은 최소 5000가구 이상에서 수만가구 이상씩 새로 몰려드는 인구 이동의 중심에 있으면서 도로, 관공시설 등 각종 기반시설이 새로 만들어지는 변화의 중심에 있다. 지난해 말부터 분양가상한제를 피하기 위한 밀어내기 분양이 몰리면서 일시적으로 공급 과잉에 따른 미분양 사태를 겪고 있지만 이들 아파트의 입주 시기인 2∼3년 이후엔 완전히 새로운 대규모 아파트 단지로 재평가될 전망이라는 지적이다.
■“인구 몰리는 대단지 미분양이 알짜”
전문가들은 미분양 접근법으로 유망 브랜드보다는 ‘인구변화’를 염두에 두라고 조언한다. 따라서 인구가 계속 줄고 있는 지방 미분양 아파트는 실수요가 아니라면 투자대상에서 일단 빼야 한다. 이는 각 지방자치단체 도시기본 계획을 찾아보면 확인할 수 있다. 향후 인구가 크게 늘어날 계획인 곳은 인천을 비롯해 경기 용인, 화성, 파주, 양주 등이다. 이들 지역의 미분양 물량은 2∼3년 기간을 놓고 볼 때 금새 소진되는 것은 물론 향후 부동산 가치 상승 가능성이 큰 곳이다.
투모컨설팅 강공석 대표는 “지금처럼 침체된 시장에서 미분양을 바라보면 어디든 어려울 것처럼 보이지만 인구가 모이는 지역의 미분양은 상황만 달라지면 금새 가치상승이 일어날 것”이라면서 “미분양 중에서도 지역의 랜드마크가 될 단지를 고르는 게 투자의 핵심 포인트”라고 말했다.
강 대표는 인천 부평 ‘부개역 푸르지오’(1054가구)와 부천 중동신도시의 ‘리첸시아중동’(572가구)을 지역의 랜드마크 단지로 적극 추천했다.
서일대 이재국 교수(교보생명 재무 설계 부동산 자문역)도 “지금은 수도권 노른자위 부동산으로 평가되고 있는 경기 수원 영통지구도 분양 당시엔 꽤 오랜 기간 미분양 물량이 넘쳤다”면서 “단지 규모가 5000가구 이상인 택지지구 중 미분양이 많은 양주 진접지구, 김포 양곡지구 등의 미분양을 노려볼 만하다”고 말했다.
스피드뱅크에 따르면 수도권 대형 택지지구 미분양 물량은 경기 고양시 중산동 일산2지구 ‘휴먼시아’, 김포시 양곡지구 ‘휴먼시아’, 남양주시 진접지구 ‘신안인스빌’, 호평동 호평지구 ‘파라곤’, 용인시 죽전동 죽전지구 ‘준전역 메르디앙’, 파주시 운정신도시 ‘삼부르네상스’·‘벽산·한라아파트’·‘벽산·우남 연리지’, 인천시 서구 마전동 검단2지구 ‘검단 2차 아이파크’, ‘검단 힐스테이트 2차’, 연희동 청라지구 ‘청라자이’, 중구 운서동 영종지구 ‘영종2차 금호어울림’ 등에서 찾을 수 있다.
■틈새 미분양도 눈여겨 봐야
실수요자 중심의 중소형 아파트가 뜨고 있는 현 상황을 감안해 잘 알려지지 않은 소규모 미분양 단지를 추천하는 전문가도 있다. 향후 실수요자 중심의 시장이 안착되면서 중소형 아파트 인기가 좀더 이어질 것으로 보고 브랜드나 단지 크기보다는 입지에 주목해 매물을 고르라는 조언이다.
나비에셋 곽창석 사장은 “서울 시내에 찾아보면 브랜드가 거의 알려지지 않은 100가구 미반의 소규모 단지 중 알짜 물량도 꽤 많다”면서 “준공이 가깝거나 준공 후 미분양도 많으며 집값도 저렴해 매입해 놓으면 향후 꽤 좋은 성과를 올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곽 사장은 이런 대표적인 곳으로 서울 강서구 화곡동 ‘서광프리메라’와 강동구 길동 ‘욱현하이브 아파트’를 꼽았다.
전문가들은 하지만 미분양 매입을 서두를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당분간 미분양 증가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고 저렴한 분양가상한제 아파트가 본격적으로 나오는 물량과 비교한 뒤 선택해도 늦지 않기 때문이다.
현도컨설팅 임달호 사장은 “앞으로 미분양 물량 중에는 분양가보다 30% 이상 싼 대물도 나오는 것은 물론 입지와 분양가 등에서 유리한 분양가상한제 아파트도 대거 나올 것”이라면서 “실수요자들에겐 더 없이 좋은 기회이므로 신중히 비교해 선택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