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3화 꿈은 이루어진다
콘서트 시간은 저녁 7시.
0시. 행사를 위한 30명의 관계자가 모인 부흥전자 본사 사옥 15층~20층.
한 달 전에 계획한 모든 행사를 진두지휘하는 요한이는
그동안 아버지로부터 배운 리더십이 십분 발휘 되었다.
아버지를 닮은 젊은 날 카리스마. 어머니의 지혜. 상상 이상의 생각을 하는
공상가 세계가 유체 이탈로 컴 박과 나누는 불가사의 5분과
요한이에게 찾아가는 꿈의 계시가 현실로 이루어지고 있었다.
행사 40일전 0시.
사랑 샘 병원 중환자실에 세계는 요한이를 유체 이탈로 찾아갔다.
‘아직 안자네? 진행 본부장을 맡더니 눈코를 뜰새가 없겠구나?’
어깨 너머로 빼곡히 담긴 콘서트 준비 파일을 살펴보며 잠들기만 기다렸다.
어느덧 2시. 요한이는 ‘협찬 광고주’ 목록을 살펴보다가 하품을 하고
잠자리에 들었다.
세계는 깊은 잠에 들기를 기다려 꿈속으로 찾아가 계시의 대화를 하려다가
생각을 바꾸었다.
‘그래 깊은 밤의 대화는 잠이 깨면 다 잊는 거야 새벽에 다시 올까?
아니지 그럼 뭐할까? 이렇게 편안한 요한이의 침대를 보니까
이처럼 편할 것 같은 엄마의 품이 그리워진다.
엄마는 뭐 하시고 살까? 후우~ 요한이 엄마도 만나 뵌 지 오래 되었다.’
세계는 그런 상상을 했을 뿐인데 하얀 잠옷을 입고 나비잠을 주무시는
요한이 어머니 방으로 순간 이동이 이루어졌다.
“헉! 생각만 했을 뿐인데 이동을 하다니 내가 너무나 어머니 생각이
간절했나보다 돌아가자 여자의 침실인데, 난 관음증 환자는 아니잖아?
그런데 참 평온해 보인다. 바람 없는 날 족두리 꽃에 날개를 접고 쉬는
하얀 나비 같다.
입술 사이로 살짝 드러난 작은 치아가 옥수수 알 두 줄 같다.
이대로라면 상상속의 내 엄마가 더 좋을까 요한이 엄마가 더 좋은가?
그래 현실의 요한이 엄마 캐서린 리가 좋을 수도.”
잠깐이지만 이제까지 만나고 보고 느낀 모든 것이 좋은 추억만 있는
요한이 엄마로 기울어 버렸다.
“어 내가 또 무슨 상상을 하는 거야 난 생각도 마음대로 할 수 없는데.
만지는 것 마다 황금으로 변했다는 미더스 손처럼 내 상상들이
딱딱하게 굳어지면 나는 죽은 거나 다름없는데.
아폴론과 판의 연주에 끼어들어 모두가 아폴론을 외칠 때 노 라고 말했다가
화난 아폴론이 귀를 잡아당겨 당나귀 귀가 되었다는데 요한이 엄마 편을
들었다가 엄마의 저주를 받아 내 귀가당나귀 귀처럼 될까 무섭다
빨리 돌아가자.”
간절한 생각을 한 것을 후회했다.
요한이 방으로 돌아와 켜놓은 컴퓨터 정보들을 살폈다.
세계의 눈은 컴퓨터 마우스였다. 좌우상하 굴리는 데로 페이지가 넘겨졌다.
읽기를 마치고 머릿속에 저장하고 그 정보를 실행의 창으로 옮겼다.
상상의 세계로.
새벽 5시. 세계는 요한이의 꿈속으로 찾아들기 위해 이마에 손을 짚었다.
요한이의 감은 눈동자가 눈꺼풀 안에서 흔들렸다.
‘이제 시작이다.’
“요한아. 행사 협찬 광고 후원금 있잖아~”
“어 세계 왔니? 그렇지 않아도 그 일로 만나러 가려고 했거든? 간추려서
50개를 뽑았는데 어떡할까?”
“그래? 잘했어~ 그 숫자는 있어야 수익성이 있겠지? 콘서트는 한국의
경제 부흥을 위한 초석이니까 홍보 효과를 최대한으로 높여야 하는 거야.”
“알지~”
“그리고 반드시 협찬사들이 콘서트를 널리 해외까지 알리고 자 회사 제품을
알리는데 총력전을 벌이게 하고? 부대 행사를 콘서트15일전 아니 최소한
일주일 전부터 행사 전날까지 꼭 실행해야 한다는 조건을 달아야해 꼭.”
“왜 꼭?”
“협찬사들이 살아야 나라 경제가 살아나는 거잖아~
우리나라 50개 회사가 부흥 한다고 해 보자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들과 가족이
사는 길이고, 결국 그것이 일자리를 만드니까 취업은 늘고 실업은 줄고?”
“헐 그렇게 깊은 뜻이....”
“세계야 근데 협찬을 원하는 단체들 중에 내로라하는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도
있는데 특별히 동대문 상가 업체들의 단합이 눈에 띄었는데
조건이 조금 미달이라 보류중인데 난 젊은 그들을 도와주고 싶어.”
“그들이 누군데?”
“응~모 티비에서 몇 년 전에 한국의 젊은 패션 디자이너들을 위해 야심차게
시작했던 ‘탑 디자이너’ 선발 대회가 있었거든?”
“아 나도 봤어.”
“그런데 그때는 시들한 패션 시장이 젊은 그들의 천재성을 나타내는 데는
시기상조였지. 그중에‘아트패션 디자이너 조근수 아티스트외 남녀4명의
디자이너와 상가전체 운영 위원장이 찾아와서 간절히 부탁한 게
마음에 걸려서.”
“그래 좀 더 들어 볼까?”
“조근수 디자이너가 잔잔한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지.”
“뭐라고?”
“광주 충장로에는 패션의 거리가 있습니다.
1가에서 5가까지 런웨이는 강남을 능가했습니다.
멋쟁이 도시로 옷 잘 입기로 소문난 연예인 패션의 거리였습니다.
하지만 쇠락의 길에 접어들자 남동과 충장로 한집건너 한집이 의상실
이었는데 태반이 사라졌습니다.
서울로 상경1년. 1년 동안 거래처 들을 찾아다니며 저의 꿈을 이루려고
여기 탑 디자이너 4명을 수소문해서 동대문 상가를 ‘패션의 메카’를
만들자고 모였습니다. 해서 상가 운영위원장님을 설득하고,
상가의 협조를 얻었으니 이번에 꼭 저와 이분들의 꿈 ‘빅 퍼포먼스의 꿈’을
이루어 보고자 합니다.
동대문 상가를 살리는 패션 쑈를 콘서트 7일전에 시작하겠습니다.
명칭은 ‘만 벌 패션쇼’라고 만 벌을 만드는 작업인데 상가와 작은 공장들까지
하나가 되어 옷을 만들고, 전국에서 빛을 보지 못하고 있는 신인 모델들을
모두 참여 시켜 그들도 활로를 열어주고.
콘서트 출연자들의 의상도 4명의 디자이너가 직접 디자인하고 싶습니다.
중요 출연자 분들께서 미리 시간을 내서 동대문 상가 내에 있는
‘아트 디자이너 5인방’ 작업실을 20일전까지 방문해 주시면 최고의 작품을
선보이겠습니다. 그것만이 내 세상입니다.”
“오, 요한아 그친구 의욕이 참 좋다. 이런 건 특별히 광고를 더 크게 해야 해~
대기업도 중요 하지만 작은 상가와 시장과 서민들이 살아나야 나라가
살지 않겠어? 오케이다.”
“그렇지? 내 생각도 그래.”
동대문 상가는 광고 이후 폭발적인 관광객이 몰려들었다.
동대문 상가의 상품들은 화장품부터 작은 식당까지 연일 매진과
만원 사례였다. 런웨이로 만든 광장과 상가를 이어주는 육교와
긴 계단은 해외 유명 디자이너들도 한국의 대형 퍼포먼스 패션쇼에
혀를 내둘렀다.
요한이의 진행 본부는 일주일째 겨우 2~3시간 쪽잠을 자는 강행군으로
이어지고 또 비상이 걸렸다.
내국인 60% 외국인 40% 판매로 6만 6천석이 넘어서자 미처 표를 구입하지
못한 해외 팬들5천여 명과 국내 팬 5천여 명이 700여장의 예비 표와
각국에 배당 되었지만 빈민 국에서 참여하지 못해서 남은 100여장의 표를
구하려고 행사 이틀 전 오후부터 각국에서 가수의 팬클럽 회원들이
공연장 정문에 몰려들어 취침과 구호 참여 가수들의 노래를 부르는
혼란 사태가 점점 커지고 근처는 교통 대란이 예상되었다.
현장 관계자가 진행 본부장에게 보고를 했다.
“본부장님 여기를 이제는 통제 할 수 없을 정도가 되었습니다.
모니터로 보고 계시죠?”
“아 알고 있어요. 이젠 특단의 조치를 취할 수밖에. 그곳에 인파를
올림픽 체조 경기장으로 옮기도록 바로 시행 하세요.
체조 경기장도 넘치면 보고 하세요 그 분들은 시청 앞 광화문 광장 등
저희회사 대형 스크린이 설치된 곳으로 인도해야 하니까요.”
안내가 나가자 사람들은 버스대신 그곳까지 걸어서 가겠다고 줄을 지어
이번엔 거리 퍼레이드를 벌였다.
만 여 명의 대이동. 그것은 마치 비오기전 개미들의 행렬이었다.
각국에서 몰려든 취재진들은 진귀한 풍경으로 담아 자국에 보냈다.
이미 며칠 전부터 관광을 온 외국인들과 중국 단체 관광객들은 젊음의 거리
대학로와 홍대 그리고 패션 메카 동대문 상가 이태원등에 차고 넘쳤다.
중국 단체 관광객들의 다량 물품 구매로 부흥 전자상가는 한 달 전에 출시된
핸드폰과 가전제품 등 타 전자 제품들도 날개돋인 듯이 팔렸다.
요한이는 준비 위원들에게 하달을 했다.
“이제 하루가 남았습니다. 이대로 집계를 해도 해외 관광객의 숫자가
상상을 초월합니다. 체조 경기장에서 관람을 하시는 분들에게는 공연을
직관하지 못하니까 입장권은 반값으로 판매하고 미처 오지 못하고 부산에 머무는
팬들에게는 우리 제품 대형 스크린이 설치된 부산 갈매기 경기장에
무료입장을 하도록 하세요.”
그렇게 문제가 해결되었다.
콘서트 진행자 지퍼도 모든 준비를 마쳤다.
드디어 저녁 7시.
화려한 불꽃놀이가 서막을 알리고 초청 랩퍼 딘딘이 테이프를 끊었다.
그것만이 내 세상. 너가 보여...... 그를 만든 엔터테인먼트 이현도 사장이
흐뭇한 미소로 딘딘을 바라보았다.
170에 김행복을 닮은 얼굴과 선하지만 때론 카리스마가 넘치는 박력의 랩이
위성으로 전 세계에 퍼져 나갔다.
초반부터 흔들리는 몸짓들은 가을 추수를 앞둔 논과 들녘에 부는 바람에
흔들리는 알곡 같았다. 이리저리 리드미컬하게 랩을 마치고 무대 앞 중앙에
위치한 7개의 버튼 중에 하나를 보고 푹 눌러쓴 챙이 넓은 모자를 관객을 향해
던지자 부메랑처럼 허공으로 힘껏 날았다.
그리고 박수와 함께 첫 추첨의 버튼을 힘껏 밟았다.
화려한 무대 조명이 터지고 대형 스크린에는 숫자‘7’이 떴다.
-7-
순간 함성이 터지고 사람들은 자신의 아이켄 복권을 살피며 부둥켜안거나
하이파이브를 하고 행복한 웃음들이 넘쳐났다.
이어서 진행자인 지퍼와 드숀의 ‘하이업’ 랩이 끝나고 두사람이 나란히 손을 잡고
가사 중에 한 소절을 관객유도 용으로 외쳤다.
“내 인생~ 하이업~”.
“내 인생~ 하이업~”
19번이 번쩍이며 떴다.
싸이가 등장 강남 스타일을 불렀다. 말 춤이 시작 되었다.
온 관객이 모두 말을 탔다.
“오빤 강남 스타일~”
27.
서태지와 아이들. 그들의 노래는 코리아와 서울을 홍보하는데 최고의 곡을
선보였다.
‘컴백 홈’.
29.
동방 신기와 소녀시대가 연속으로 이어지고 대표 가수 2명이 동시에
버튼을 밟았다.
31.
그리고 마지막을 장식할 인순이와 김 행복이 등장했다.
관객들이 소리쳤다.
“김행복 김행복.... 소리 없는 전쟁.”
“우리는 이름만 들어도 해피 합니다~ 해피~”
인순이의‘소리 없는 전쟁’과 김행복의 랩이 울려 퍼지고 이어서 지코와 4인방의
피처링 곡으로 재탄생한 곡이 당연한 앵콜 곡으로 울려 퍼졌다.
“세상은 점점~아름다운 꿈이 사라져~절망의 늪에 허우적대는 사람만 눈에 보여요~
아이가 꿈꾸듯 푸르른 세~상은 저 멀리 사라지고, 무지개도 사라진지 참 오래 되었죠.
희~망, 만질 수 없어도 행복했는데~ 이제 변해 버린 세상에서는 오~직
내가 만질 수 있는, 내가 가질 수 있는 그것만이 행복을 채워준다고 믿고 살아요.
칼보다 강~한 것 사자보다 강~한 것 약한 내가 강한 세상을 이기는 건~
꿈이라고 희망이라고 배웠지만 이젠 아니야 내가 믿지 않아요. 절대.
(후렴)믿을 수 없는 내 마음을 누가 만들었나요.
사람이 만든, 신이 허락했는지는 모르지만 인간 최악의 병기 소리 없는 전쟁
그 것 때문에 세상은 점점~그것 때문에 아름다움이~ 그것 때문에 그것 때문에
푸른 하늘이 바다에 내려와 앉~은 파란 물빛 꿈들이 사라졌어요......”
집합 힙합 핫 핫Welcome to 코리아. 핫 핫 Welcome to 서울”
드림 드림 핫 핫Welcome to 코리아 핫 핫 Welcome to 서울.
너의 꿈을 이루어 보아. 핫 핫 컴백 코리아 컴백~~~~~~~~~~~.
그사이에 소리 없는 전쟁이 빌보드 챠트에 당당히 1위로 랭크되었다는 소식이
급하게 진행자 지코에게 전달되었다.
“와우~”
“여러분 소리 없는 전쟁이 빌보드 챠트 1위로 등극 했습니다.
여러분 모두가 어떠한 전쟁도 없는 행복한 삶을 사시기를
대한민국 코리아가 기원합니다~”
“해피 해피해피.......”
행복의 구호가 넘치고 김행복과 인순이가 손을 맞잡고 웃으며 버튼을 밟았다.
39.]
두 시간의 순서가 마치고 행사 총 본부장인 요한이 등장했다.
아차 상 번호를 눌렀다.
44.장내는 함성이 터졌다. 모든 숫자가 스크린에 떴다.
7.19.27.29.31.39 그리고44 지퍼가 말했다.
“당첨 되신 분 손들어 주세요~ 어우 이렇게나 많아요?
1등이 여기 저기 저기 요기..... 당첨 되신 분들은 나가실 때
부흥 전자에서 마련한 100여대의 컴퓨터 앞으로가시면 바로 즉시.
당장. 당첨금을 입금해 드리겠습니다. 축하합니다.”
콘서트가 끝나고 컴퓨터 앞으로 몰려든 사람들은 아우성이었다.
당첨자들을 구경하기 위해 우르르 몰려 순간 쏠림이 쓰나미였다.
사고를 직감한 경찰들이 바리케이트를 쳤다.
사고를 면하고 두 시간이 지난 즈음 조금 한적해진 시간에
한 흑인 20대 여성이 다가왔다.
수줍게 내민 복권은 일등 당첨자였다.
안내 직원이 버튼을 누르자 순간 경찰 10명이 그를 에워쌌다.
그리고 바로 귀빈실로 안내를 했다.
사람들은 호기심 어린 눈으로 그를 살폈다.
“일등 당첨자 인가봐~ 와우 대박!”
귀빈실에는 요한이와 무메랑 회장등 정부 고위 관계자들이 모여 있다가
1등 당첨자라고 요한이에게 보고를 하자 모두 소리쳤다.
“축하 합니다.”
1등은 남 아메리카 아이티 공화국에서 온 주빌리(희망의 해)라는 주일학교
선생님이었다.
그는 당첨금을 병들고 굶고 죽어가는 아이들을 위해 써 달라고
국가에 기부를 해달라고 했다.
부메랑 회장은 특별한 소원이 있는지를 물었다.
프랑스어 동시통역이 이루어 졌다.
“봉천동 교회 목사님께서 아이티에 오셔서 교회를 세워 주시고,
의료 봉사를 해주신 서 강서 원장님과 여러분께 감사를 드립니다.
그런데 우리 섬은 토속 신앙과 로마 카톨릭의 혼합 종교인 ‘부두교’광신자들의
박해로 개신교인 우리 교회를 부수어 언제 다시 건축을 할지 모릅니다.
교회가 없는 기간 동안을 이용해서 이곳에 왔는데 제가 돌아가면
우리 교회가 다시 건축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요한이가 답했다.
“아멘 희망 아이켄~”
모두 박수를 보냈다.
이 광경들은 바라보는 세계는 불발로 끝난 복권조작의 해커를 벗고
오랜만에 참으로 홀가분한 마음이었다.
한 달 후 한국의 경제가 급물살을 타고 고공 행진을 하자
청와대에서 부메랑 회장의 긴 급 호출이 이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