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내 여름날의 이야기 제4탄 (1 부)
오늘이 여행 3일째 마지막날이다.
도연명의 '도화원기'에 등장하는 무릉도원과 흡사한 절경이라하여
'도'자만 빼고 "무릉원"이 장가계의 공식명칭...
꿈이 아닌 현실에서 어제의 이틀과 오늘의 눈의 호강이 끝나면
언제 또 다시 무릉원을 찾겠는가!!
오늘도 제 이름값을 해 줄것을 기대하면서 호텔에서 모든 짐을 꾸려 나왔다.
버스타고 용왕동으로 가는데 역시나 비가 오락가락... 이젠 완전 적응되어
좋은여행 4대 조건 (건강,날씨,여행구성원,가이드)에 그냥 집어 넣기로 했다.
차창 밖을 보니 토가족들이 살고있는 집들....
현재도 사람 사는겨?.....뭔소리~ 다 잘살고 있단다.
워낙 습도가 높아 일층은 기둥만 세우고 2층부터 살림 집인데
큰아들이 결혼하면 그 위에 한층을 올려 세간내고,
작은아들이 결혼하면 또 한 층올려 분가시킨다고 하니.. 윽!!
대한민국에서 결혼해 사는거 행복한 줄 알자구~~한국의 아들,딸들이여~~
어느새 장가계 동쪽으로 17Km 를 금방 도착! 버스에서 내렸다.
그 큰 중국땅에서 가장 크고, 제일 오래된 종유동굴 중의 하나인 용왕동은
3억8천만 년 전에 형성된 전형적인 석회암 카르스트 동굴이다.
동굴 내의 연평균기온은 15~20도,
개발된 관광길이는 3.5Km(총1/9), 평균높이 50m, 넓이는 80m로
우리나라의 아기자기한 굴과는 그 규모면에서 차이가 났다.
7년 전부터 관광지로 개발해 세운 입구에서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면 바로 용왕굴 입구이다.
놀랠 준비를 하고 들어가고 있는데 가이드가 갑자기 작은 깃발로 천장을 가르킨다.
토끼 한마리가 깡총깡총 뛰다가 푹 빠져서 잡으러가는 사람이 놀래 바닥을 들여다 봤더니
동굴이더라고~~그 산토끼 덕분에 우리 눈이 호강하고 있구먼~~
디자이너를 초빙하여 설치했다는 동굴 안 조명은
알록달록 총 천연색... 신나는 음악만 틀어주면 몸을 풀고 나오기에 딱 좋다.
바닥에 물기가 많아 미끌미끌.. 엉금엉금..넘어질 뻔하여 양 손을 휘젓히는 모습에서
관광객들은 이미 나이트클럽 디스코 메들리에 춤을 추기 시작했다...ㅋㅋ
얼마 지나니 온도차이을 확 느낄수 있었는데 이제부터 본격적인 내부로 들어가나보다.
아하~ 용왕동이라고 명명되어지는 이유를 이제사 알겠다.
천장에 용머리모양이 있었고 얼마 지나가선 용꼬리가 있었다.
근데 사진을 이 모양으로 찍어 놨으니~~~ 휴휴
굴속에서 정말 카메라 배워 좋은걸로 바꿔야겠단 생각이 컸었는데
지금 이 글을 쓰면서 생각을 바꿨다. 그냥 이데로 살련다~~찍어 대는것도 장난이 아니다...
세상에나 만상에나 사진속의 종유석을 보면 한쪽이 잘려 나간걸 볼 수있는데
전에 이 마을 토가족들이 갖다 판다고 자른것 이란다.
커서 자르기 힘든 것도 잘랐는데
뾰쪽한 고드름모양의 종유석은 돌아보니 곳 곳이 잘려 나갔다.
1년에 1mm씩 자라는 걸 모르고 자르는 사람이나
그 가치를 안다고 사는 사람이나 똑같다 똑같아~~
천장에서 자라서 내려오는 종유석과 바닥에서 올라오는 석순이 합쳐져 석주를 이루는데
왼쪽사진은 칼로 자른것처럼 싹 끊어져 있어 위,아래가 끊긴 후로 서로가 죽었다.
(만져보아 차갑고 축축하면 살아있어 자라고 있음이요,건조하고 따뜻하면 죽은것임)
부부가 결혼해 잘 살면 좋은데 헤어지면 서로가 죽은거나 마찬가지라고
비유해 설명하여 그럴사는 했는데 그런말한 가이드는 결혼해 살아 봤수~~
가운데 사진--생명이란 참 이런걸 두고 하는 말...
조명을 비추니 온도가 적절하여 바로 싹을 내어 잎을 매달고 있다..
오른쪽사진--이름이 "천하 제일기둥"으로 하늘과 땅을 지탱해 준다는 석회주로 어마어마하게
큰 것이 3개가 떡 버티고 있었는데 내 디카의 한계로
이렇게 밖에 표현을 할 수없음을 안타까이 생각한다.
신비하다,신기하다,놀라웁다..뭐 표현이란 표현은 다해도 모자라는 이 곳을 뒤로하고
한시간 반 동굴속 여행은 끝나서 굴밖으로 나오니 눈이 부셨다.
중국음식이 그리 기름져 칼로리가 높지만 살이 찌지 않는 이유는
식후 지방을 분해하는 차문화가 발달하여 즐겨해서라지..
전통 토가족들이 재배하여 생산한 차판매점에 들러 장황한 설명도 듣고.....
고혈압,혈당,지방간에 좋다는 보이차,
기침,천식,가래에 좋다는 토가차,여성냉증과 빈혈에 좋다는 동방미인차..
차종류가 많기도 하고 못 고치는 병도 없으니 어찌 그냥 지나치랴~
팔랑귀가 안 되려 애써도 나올 때 보니 사람을 가리지 않고 손에 손에 한봉지씩 들려 있었다.
하긴 이런 것도 패키지여행의 한 재미지 뭐~~
이제 얼추 3일간의 여행이 끝나간다...
4시간 버스타고 공항으로 이동 해야하니 든든하게 점심도 먹고.....
장가계로 이민와 유일하게 성공한 한국사람이 운영하는 발해관에서
생고기도 굽고,전골도 지글지글~~ 45도 하는 고량주도 마시며 "위하여"도 외치고~~
한솥밥을 3,4일간 먹으며 즐거운 고행?을 함께하니 어찌 정이 안들까?
맨앞 맛나게 잡수시는 분 아마도 사진작가아닐까 싶어...
찍으시는 품새가 예사롭지 않으시더라구요...
이제 장가계시 공항으로 가기위해 타고왔던 버스에 몸을 싣고 다시 고속도로로 진입했다.
딸아이는 침흘리며 곤드레 자고 있고 아쉬운 맘이 든 난 밖에만 쳐다보다 지루해 질무렵
차안에서 우리 inet TV 녹화한걸 틀어주더군....이 곳서 뽕짝을 들으니 또 색다르데~
나훈아의 <살다보면> 노래가사.. 내가슴에 꽂히는 순간....
백년도 내것이 아닌 것을 천년을 살 것처럼~~♬♪
잠시 스쳐 지나가는 인생~~♬♪ 너나 나나 모두 다 미련한~~뭐라더라??
앞으로 40년 밖에 남지 않은 내 인생~~나 여행 자주 하며 살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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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자라고 있는 돌덩이,,,정말 신기하던데,,,그때 후레쉬비추면서, 배로 들어갔는데. 지금도 그런지요??ㅋㅋ
아 꽃방글님은 용왕동이 아니구 아마 황룡동굴가신것 같아요... 아님 구천동굴이나...여긴 배타고 가진 않아요. 4개의 동굴이 그 근방에 나란히 있거든요. 또한 동굴은 와룡동굴이구요.
^^ 제주도에 살고 있는지라 만장굴은 많이 가봤는데 다른큰동굴을 보니 가보고 싶네요! 특히 조명과 어우리진 모습이 멋져요~^^
조명이 아주 요란해요. 근데 여기 조명보다 다른 굴의 조명은 형형색색 대단히 알록달록 한가 봐요. 만장굴은 민밋하고 심플한 굴이죠.
저도 목마와 숙녀님 따라서 동굴속에 들어 갔다 왔더니 너무 시원하네요.덕분에 무던운 오늘 멋진 일요일 피서를 즐겼습니다.ㅎㅎ눈길 닿은 곳곳이 정말 비경이라 인생의 계획표에 반드시 중국여행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부디 다리가 아닌 가슴이 떨릴 때 가봐야 할텐데...에고 사는 게 뭔지요?
여행다녀온 후 기행문을 쓰고부터 여행이 우리 삶에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는걸 새삼 깨달았답니다. 한층 여유롭게 사는방법을 알았다고나 할까요.. 가끔은 우리의 생활에 활력소를 주기위해 여행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느껴요. 다녀온 후 기행문쓰기가 좀 힘들었는데 쓰길 잘했다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그 때 그 느낌이 읽을때마다 다시 살아나 여행을 오래도록 하고 있는 느낌이들어 좋네요.ㅎㅎ
동굴안을 "나이트"인듯 묘사하신 부분, 정말 재밌어요. 조명은 휘황찬란, 사람들의 어설픈 몸짓...ㅋㅋㅋ 종유석을 잘라 팔았다는 사실은 충격적이네요. 많은 사람들이 봐야 할 것을 혼자 보겠다고 자기 집에 모셔놓은 그 사람은 얼마나 행복할지..쯧쯧..그리고 종유석 조금 떼어 팔아 그 원주민은 과연 지금도 부유하게 살고 있을지...그렇게 샛길로 빠져 엉뚱한 상상 조금 하고 왔습니다~^^ 날씨가 무더우니 시원한 동굴안이 슬쩍 그립습니다. 추억을 간직하신 목마와숙녀님은 그 추억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시원~하시겠어요!! ^^
또 여행가고 싶어요. 어디든~~ 살면서 좋은걸 많이 간직하며 살고 싶은데 어디 여행만한게 있나요.... 김작가님도 여행 자주하며 지내시는것 같던데.. 훌쩍 혼자 떠나는 여행 해보고 싶어요. 더 나이 들기 전에요... 한번에 모두 읽지 않으신다더니 정말 한편씩 읽으시면서 댓글을 달아주시어 저의 좋았던 여행기분을 오래도록 가게 해주시니 고맙기 그지없네요. 오히려 제가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곳곳의 자연파괴에 가슴이 아프다는.. 누군가 '자연은 무릇 살아있는 모든 것을 위한 것이라면 문명은 오직 사람만을 위한 것이다"라는 말이 떠오르네용.
그래서 교육이 필요하겠죠. 자연의 가치를 모르니 떼다 팔면서도 이런걸 왜 살까 했겠죠...어떨땐 이 지구가 얼마나 지탱되어 우리 인간이 살 수있을까 생각들 적 있어요. 가슴아픈 자연파괴 현장 많지요 많아~~휴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