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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다. 시절이 도래했다. 20년 전에 작은 행운목을 하나 책상 위에 두고 키웠다. 행운목이 천장을 뚫을 만큼 커져서 몇 번이나 나뭇잎을
잘랐는데도 본체에서 새로운 잎을 만들어 냈다. 이 행운목이 2년 터울로 꽃을 피웠다.
행운목이 끊임없이 흐르는 크로노스의 시간은 관리할 수 없지만, 카이로스 시간을 갖고자 하는 묘한 자연의 섭리였다.
올해 1월 말부터 내내 기다려도 꽃은 피지 않았다. 꽃 보기를 포기하고 3월초에 전지가위로 잎을 잘라 물에 담가두었다. 그런데 어느 날
보니, 잘려진 나무 잎에서 꽃이 피기 시작했다. 조금 기다려야 했는데….
처음 작은 꽃봉오리가 올라오더니, 어느 새 꽃잎이 올라왔고, 제법 꽃
형태를 드러내었다. ‘불성을 보고자 한다면 시절인연을 잘 관찰하라’고 한 백장선사의 말을 상기했다.
백장선사가 제자 위산을 불러 말했다.
“화로에 불씨가 있는지 헤쳐 보아라.”
위산이 화로 안을 뒤적이고 “불씨가 없다”고 했다.
백장이 다시 화로를 뒤적이며 조그만 불씨를 찾아내 이같이 말했다.
“이것이 불씨가 아니고 무엇이냐? 시절이 도래하면 미혹했던 것을 곧 깨닫게 되고, 잃었던 일을 기억하여 본래부터 자기의 물건이요, 다른 사람으로부터 얻는 것이 아님을 깨닫게 되리라.”
나무가 ‘꽃’ 피울 가능성을 품고 있다가 어느 시기가 돼 발아되듯이, 누구나
불성을 구족하고 있다가 깨달음이 오는 것이다. 그런데 그렇지 못하다. 본래성불 사상에 입각해 있지만 인간의 번뇌는 쉽사리 녹여지지 않는다.
누구나 깨달을 수 있는 가능성의 본성을 갖고 있지만 그 본성이 발휘되지 못한다. 그러기에 각고의 노력과 정진 없이는 시절인연이 도래하지
않는다.
즉 본각(本覺)에 입각해있지만, 시각(始覺)이라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이번 한 생에 각오해야 한다는 깨달음 지상주의에 빠져 부처님이 수많은 생을 거듭하며 보살행을 실천하신 점, 혹 이 교훈을 잊고 사는 것은 아닐까?
수행도 과정이자 목적이 돼야 한다.
이 과정을 소중히 여기자.
꽃봉오리가 세상에 드러나듯 시절인연이 도래할 것이다.
[불교신문3192호/2016년4월9일자]
첫댓글 감사합니다. 나무아미타불_()_
나무아미타불
감사합니다.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_(())_
'시절인연'....나무아미타불...()()()....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_()__()_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