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중루의 진안고원길 기행, 9 운일암반월암 숲길 걷기
진안읍을 기준으로 진안군 고원을 한 바퀴 빙 돌아 걷는 진안고원길 트레킹도 어느덧 반환점을 돌았다. 지난 1월 6일 새해 벽
두부터 진안읍을 찾아 이 길 걷기에 나선 이래, 그동안 마이산을 넘어 남쪽으로 내려가며 마령과 백운면을 지나며 진안 최남
단 내동산 자락을 돌고, 성수면에서 다시 섬진강 물길을 거슬러 북쪽을 향해 오르며 주화산과 운장산을 넘어 진안군 최 서북
쪽 운일암반일암 계곡 꼭두의 삼거광장까지 이르렀다. 이곳부터 트레일은 다시 운일암반일암 계곡 물길 따라 동쪽으로 향한
다. 운장산을 내린 물길은 북수로 흐르며 주자천이 되어 여러 산촌 마을을 품는다. 삼거에 이르러 무릉천을 받아 세를 불리고
이어서 동쪽으로 방향을 틀어 영도봉과 망덕봉 사이 협곡에 아름다운 십리 계곡을 빚은 후 유유히 용담호로 흘러간다. 여섯
음절로 된 계곡의 긴 이름인 운일암반일암(雲日岩半日岩)이 특이하다. 이것은 용담호 주변의 옛사람들이 전주(全州)로 오갈
때 지름길로 이 계곡을 이용하였는데, 협곡은 구름에 잠길 때가 잦고 맑은 날도 반나절 못 가서 산너머로 해가 떨어져 이렇게
불렀다 전한다. 지난 주말 보름 만에 다시 대불삼거리 옆 삼거광장을 찾아 이 숲길을 걸었다.
5월의 맑은 한나절, 운일암반일암 계곡에는 신록이 한창 피고 있었다. 햇살에 빛나는 신록들은 벌써 무성한 숲을 이루고, 잦
은 봄비에 수량이 늘어난 계곡엔 작은 소 담(沼潭)마다 푸른 하늘과 숲그늘을 오롯 담아내고 있었다. 협곡의 기암(奇岩)들은
여전했다. 기암괴석들이 저마다 주변의 수목과 어우러져 곳곳에서 아름다운 경관들을 그려내고 있었다. 오늘날 이곳은 특별
함을 하나 더 가진 곳이 되었다. 셰게자연유산으로 등제된 국가지질공원이 그것이다. 이곳 지형은 백악기인 9000만 년 전 화
산 활동에 의한 용암이 굳어서 된 것이라 전한다. 당시의 용암들은 빠르게 식으면서 절리(균열)들이 일어나고 그 후 오랜 세
월 풍화침식에 의해 지금에 이르렀다. 만년 바위 협곡에 물과 자연 그대로의 천연숲들이 그려내는 봄의 앙상블은 청량해 몸
과 마음을 시원히 가셔주는 듯했다.
칠은교를 지나 무지개다리를 찾았다. 협곡 남쪽의 명도봉과 북쪽 명덕봉 중턱을 잇는 220m의 현수교다. 80m의 허공을 가르
는 다리에 올라서자 발치의 아름다운 계곡이 마치 한 폭 그림처럼 펼쳐졌다.운일암반일암 계곡은 예로부터 마이산과 더불어
진안의 대표적인 승지로 인구에 회자된 곳이다. 그런데 여기에 구름다리가 놓이고 보니, 평지에서는 물론 하늘에서까지 한
눈에 바라볼 수 있어서 그 아름다움이 배가되는 느낌이었다. 오래전 나는 이미 두 번이나 이곳을 찾았었다. 진안고원길 트레
킹에 참여하며 다시 한번 더 찾고 보니 특별한 그 인연을 새삼 더 느껴보게 되지만, 계곡 풍경은 또 처음 보는 듯 아름답기만
했다. 하늘다리를 건너 디시 계곡으로 내려와 천변 도덕정(道德亭)을 찾았다. 대불암(大佛岩)을 비롯한 기암들은 옛 그대로
이고 무더운 햇살을 피해 정자 난간에 기대어서 보는 봄 계곡은 모두가 살아 움직이듯 빛이 났다.
무지개다리를 건너고, 운일암교를 지나 운일암반일암 협곡을 나섰다. 이곳은 주천면 대불리와 주양리 으름이다. 주양교를
건너 다시 닥밭골 산림욕장으로, 골 안쪽 9구간 인증지에서 인증을 마쳤다. 닥밭골 개울을 받아 세를 불린 주자천은 주천면
소재지인 주양리 양지뜰을 펼치고 굽 돌았다. 먹고개를 돌아 와룡암(臥龍庵)을 찾았다. 이 고장 옛 향사가 병자호란의 울분
을 참지 못해 벼슬길에서 돌아와 후학을 길렀다는 곳, 개울가 천년 바위에 무등 타고 앉은 양이 고고(孤高)했다.
촬영, 2024, 05, 04.
▼주천면 대불리, 대불삼거리 앞 노적교
▼ 진안고원길 9구간
▼ 진안고원길 개념도
▼대불삼거리 옆 주천강
▼대불리, 운일암반일암 야영장 노적봉 쉼터
▼운일암반일암 계곡 들머리 - 1
▼ 운일암반일암 계곡 들머리 - 2
▼구름다리 들머리
▼명도봉 아래 운일정
▼명도봉 쪽에서 본 구름다리 입구 / 길이 220m, 높이 80m, 폭 1,5m.
▼구름다리에서 본 운일암반일암 계곡 도덕정 일원 - 1
▼ 구름다리에서 본 운일암반일암 계곡 - 2
▼ 명덕봉 쪽에서 본 하늘다리
▼계곡 아래에서 본 구름다리
▼ 운일암반일암 계곡의 바위들 - 1
▼ 운일암반일암 계곡의 바위들 - 2
▼ 운일암반일암 계곡의 바위들 - 3 / 대불바위
▼ 운일암반일암 계곡의 바위들 - 4
▼ 운일암반일암 계곡의 바위들 - 5
▼ 도덕정
▼ 운일암반일암 계곡과 기암들 - 1
▼ 운일암반일암 계곡과 기암들 - 2
▼ 운일암반일암 계곡과 기암들 - 3
▼ 운일암반일암 계곡과 기암들 - 4
▼ 운일암반일암 계곡과 기암들 - 5 / 천렵암
▼무지개다리 - 1
▼ 무지개다리 - 2
▼운일암반일암 계곡 - 1
▼운일암반일암 계곡 - 2
▼운일암반일암 계곡 - 3
▼운일암반일암 계곡 야영장
▼송화
▼닥밭골 입구, 주양교
▼닥밭골 산림욕장
▼닥밭골 9구간 인증 존
▼닥밭골 입구, 운일암 송어 횟집
▼주천면 주양리, 양지마을 앞들
▼반관목 덩굴식물, 큰꽃으아리
▼주천면 주양리, 먹고개
▼와룡암 정자 가는 길
▼ 와룡암 - 1
▼ 와룡암 앞 9구간 인증 존
▼와룡암 - 3
▼주천면 주양리, 면소재지 마을
▼주천 우체국
▼진안군 주천면사무소
첫댓글 저는 운일암 반일암도 못가보았는데,
몽중루 선생님이 진안고원길을 이렇게나 상세히 알려주시니 더욱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