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에 올인하는 대치동 엄마들은…
14일 밤 10시 무렵. 학원들이 밀집한 대치동 E아파트단지 사거리의 커피 전문점 안에는 30대 중·후반 나이의 여성 10여명이 각자 찻잔을 앞에 둔 채 앉아 있었다. 이따금 시계를 보거나 창밖을 내다보기도 하고 핸드백 옆에 중학생용 영어·수학 참고서를 펼쳐둔 이도 있었다.
20여분 후, 근처 학원에서 수업을 끝낸 아이들이 거리로 몰려나오며 도로가 소란스러워지자, 그들도 하나둘씩 일어나 학원 쪽으로 향했다. 아이를 데려가려 나온 이들 '카페 맘'들로 대치동 학원가의 커피숍들은 밤늦게까지 성황을 이룬다. 사거리 앞 도로는 학부모들이 몰고 나온 차들이 긴 줄을 이루고 있었고 학원 근처에서 서성거리는 학부모도 보였다.
대치동 학원가 인근카페에서 학부모들이 자녀들을 기다리고 있다. 이런 풍경이 일상화된 대치동에선‘카페맘’(학원간 자녀를 카페에서 기다리는 엄마)이란 말이 생겼다. /이준헌 객원기자heon@chosun.com
경기도에서 살다가 지난 5월 초등학교 6·4학년 아들 둘을 대치동 초등학교에 입학시켰다는 학부모 A씨는 "매일 밤 11시 무렵까지 주변 도로가 엄마들 차로 꽉 막힌다"고 전했다.
역시 지난해 5학년 딸을 데리고 대치동으로 왔다는 B씨는 "대치동의 치열한 분위기 덕택에 아이도 정신을 바짝 차린 것 같다"고 말했다. B씨는 전남 목포에서 직장에 다니는 남편과 떨어져 '주말부부' 생활을 하고 있다.
학원 관계자들은 대치동의 사교육이 강한 것은 '치열한 경쟁' 때문이라고 말한다. 대치동엔 학원 수 자체가 많고, 대치동 학부모들은 학원정보 제공 홈페이지까지 직접 만들 정도로 열성적이다. 이들이 만든 온라인 D커뮤니티에서는 '학부모 기자'를 자처하는 엄마들이 "○○학원은 영역별로 치우치지 않게 고루 숙제를 내주고, ××학원은 강사들의 카리스마가 강하다"는 식으로 개별 학원 평가까지 올리고 있다.
한 사교육 업체 대표는 "대치동은 하룻밤 사이에도 문 닫는 학원이 나오는 전쟁터"라고 말했다. '대치동 러시'의 배경엔 대한민국에서 가장 치열한 사교육 생태계가 자리 잡고 있었다.
첫댓글 그 동네에 까페가 많은 이유가 있었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