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오픈 경기장에 나란히 선 남지성과 손지훈(오른쪽)
동래중고 1년 선후배 사이인 남지성(세종시청)과 손지훈(의정부시청)이 고향 땅을 찾았다. 두 선수는 중고등학교 학창시절 6년, 세종시청 실업팀에서도 3년을 한솥밥 먹었고, 집안끼리도 왕래하는 절친이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그동안 부산오픈이 개최되지 않으면서 손지훈은 5년만에, 남지성은 3년만에 부산오픈을 통해 고향 팬들 앞에 선다.
남지성(세계 509위)은 단식에서 와일드카드를 받고 일본의 우치다 카이치(세계 160위)와 맞붙는다. 랭킹은 우치다가 앞서지만 역대 전적에서는 남지성이 3전승을 거두었다. 남지성은 ‘영혼의 단짝’인 국가대표 동료 송민규(KDB산업은행)와 복식에도 출전한다.
손지훈은 단식 예선에 출전하여 1회전 탈락하였지만 복식에는 김청의(안성시청)와 호흡을 맞춰 와일드카드를 받았다.
두 선수는 모두 부산오픈 볼보이 출신이다. 남지성은 “중고등학교 때 4~5년 볼보이를 했다. 고1 때부터는 와일드카드를 받고 시합에도 나섰는데, 경기에서 지고 나면 바로 볼보이를 한 기억이 있다”고 말했다. 손지훈도 동현초등학교 6학년 때 “당시만 하더라도 부산오픈이 국내에서 가장 큰 대회였다. 볼보이를 하면서 나도 커서 이곳에서 뛰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고 말한다. 둘에게는 부산오픈 출전이 꿈이었던 셈이다.
부산에서 나고 자란 둘은 “아무래도 고향에 내려와서 시합을 하면 마음이 편하다. 경기장도 익숙하고 팬들의 응원도 큰 힘이 된다”고 말한다. 남지성은 지난 데이비스컵 파이널스 출전 이후로 큰 자신감을 얻었다고 한다. 남지성은 “결국 투어에서 살아남으려면 힘있게 치면서 적극적으로 공격해야 한다. 지난 광주챌린저 때도 US오픈 3회전 올랐던 우이빙(중국)을 상대로 먼저 공격을 하니까 상대가 당황하는 모습이 보였다”고 말했다.
남지성은 “지금은 행복하게 선수 생활을 한다. 힘든 기간을 거치면서 경험과 노하우가 쌓이다보니 나에게도 언젠가는 기회가 올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고 포기를 할 수 없다”고 한다. 이 말은 주니어 후배들에게도 꼭 들려주고 싶은 말이란다. “해외 무대를 처음 나가면 긴장이 되어서 상대는 커보이고, 코트는 작아보인다. 최대한 경험을 많이 해보라고 말해주고 싶다. 그러다보면 노하우가 쌓이고, 그것이 경기력으로 나타난다. 다만 이 기간을 얼마나 줄이느냐에 따라 재능이 있는지, 톱프로가 되는지 판가름난다.”
남지성은 “2015년 부산오픈에서 복식 준우승한 경험이 있다. 이번 대회에서는 꼭 우승을 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남지성과 손지훈은 동래고 재학 시절인 2010~11년 전국체전에서 2연패를 하며 팀을 이끌었다. 사진 촬영을 마친 손지훈은 “지성이 형 은퇴하기 전에 둘이서 꼭 복식에 출전하고 싶다”며 소망을 밝혔다.
글= 김홍주 기자(tennis@tenni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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