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레종입니다.
장마와 무더위에 무탈하시길 기원합니다.
지난번에 이베이와 작별을 하고 나서 그간 모은 펜들과 즐겁게 생활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월말 김어준 6월호에서 이베이 이야기를 들으면서 이베이의 욕구가 차오르는 시점에
딱.... 지난번 망한 영국 셀러가 부분 환불해준 20파운드가 페이팔에 입금 되었습니다...
그래 하늘이 주신 기회다...
이돈으로 한번만 더 도전해보자... (음.... 카지노 이야기 아닙니다...)
근데 뭐 사지???
소장님이 추천한 파카75가 우선 떠올랐으나... 너무 파카 덕후가 되어가는 것 같아...
당대의 라이벌인 쉐퍼를 하나 들여보고자 검색에 들어갔습니다...
근데.. 쉐퍼 만년필 종류와 역사를 찾아보다보니 파카펜은 양반이었습니다.
무슨 종류가 이렇게 많고 이름도 무언가 체계가 없는지... 힘들더군요..
그렇게 20파운드로 이것 저것 입찰-낙찰을 반복하며
(사실 20파운드로 낙찰 받겠다는 것 자체가 도둑놈 심보죠 ㅎㅎ)
그냥 하트 모양의 닙이 너무 이뻐 보여 입찰했는데.... 드디어 덜컥 낙찰받았습니다.
이름도 깁니다.
SHEAFFER TM SOVEREIGN TOUCHDOWN (Persian Blue)
참고로 소버린은 스테이츠맨에서 평생보증인 흰색점이 빠진 모델입니다.
쉐퍼하면 트라이엄프 닙이 유명한 것 같은데
이모델은 일반 오픈닙 (쉐퍼에서는 FeatherTouch Type 이라 부르나 봅니다.) 형태입니다.
물론 셀러가 Great Condition 이라고 설명하였으나.. 뭐 믿지는 않았습니다.
바로 분해하는 법을 검색하고, 잉크주머니와 오링도 주문했습니다.
배대지 비용과 부품비를 합하면 낙찰가보다 더 많이 나갔다는 것이 함정입니다.
분해 및 수리는 아래 영상이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uLTJcfvDjYk
각설하고 드디어 펜이 도착했습니다.
역시나 상태는.... 이제는 놀랍지도 않습니다... ㅠㅠ
일단 분해후 세척을 시작합니다.... 몇년 묵은 잉크인지 파란색/초록색/검정색 잉크들이 마구 쏟아져 나옵니다.
근데 잉크주머니가 보이지 않습니다.
오 잉크 프로텍터 안에서 완전히 잉크와 한몸이 되어 돌처럼 굳어있더군요.
드라이버로 열심시 잉크주머니를 부셔서 캤습니다.(??)
그립부의 셀락도 모두 제거해주고 청소를 합니다.
대략적인 청소가 끝내니 처음보다 조금은 나아 보입니다.
이제 미리 구매해둔 잉크주머니와 오링을 교체해 줍니다.
집에 있는 셀락은 바니쉬 용도라 조금 꾸덕해질 때까지 말렸다 사용했습니다.
닙도 광을 내고 틀어진 부분은 나무젓가락으로 조심스럽게 잡아줬습니다.
닙에 상처가 보이지만 종이에 문질러 보니 뭐 긁히거나 하는 느낌은 없더군요.
터치다운이 뭔지도 모르고 저 하트모양 닙에 꽂혀서.. 이고생을 할 줄 알면서도 입찰을 했네요.
지금 봐도 닙의 투톤 하트랑 쉐퍼 글자 너무 이쁘네요...
드디어 대망의 광내기!!
이번 펜은 곰보가 너무 많아서.. 록타이트로 커다란 곰보들은 메우고.... 미친사람 처럼
들고 다니며 시간날 때 마다 사포와 컴파운더로 문질렀습니다... ㅠㅠ
며칠간 광을 내고 드디어 조립!!!!
아직은 아쉽지만 처음 받을 때랑 비교하면 많이 물건처럼 바뀌었네요.
터치다운 튜브를 빼서 밀어넣어보니 압력도 잘 생기고 잉크 충전도 문제 없습니다.
잉크 주머니를 한번에 균일하게 누르기 위해서 공기압력을 이용할 생각을 하다니...
그 구조와 작동 원리가 놀랍습니다. (물론 내구성이........)
푸슉 하고 바람 빠지는 소리와 함께 잉크가 서서히 차는데....나름 재밌네요..
파카 큉크를 넣고 시필해봅니다.
두꺼운 닙에서 오는 단단함... 그렇지만... 종이위를 미끄러지는 펜촉...
파카51하고는 또 다른 느낌입니다...
역시... 만년필은 아름다운 닙을 보는 재미가 있어야 제맛인 것 같습니다.
이상 이베이 득펜기를 마칩니다...
긴 글과 사진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장마철과 무더위에 건강하세요~~
쓰다보니... 모든 글의 내용이 똑같은 것 같네요..
이베이는 진짜 빠이 빠이~~~~~ ㅎㅎ
첫댓글 와!!!
이베이는 이런 능력자분들이 해야하는 거군요!!
저는 물로만 뽁작뽁작 세척하는 거 가지고도 망가지는 거 아닌가 걱정을 걱정을 태산처럼 하고!
쌋어놓으니 한결 이뿌다며 기특해 가지고 막 그놈에게 마음이 흘러가던 중이었습니다!
뭘 뜯어 보는 것을 좋아해서.... 사실 해보면 별 것 없는 작업입니다. ㅎㅎ
파카 51 성공을 기원합니다. ㅎㅎ
우와 완전히 다른 펜이 됐어요! 늘 감탄하며 글을 봤는데 대단하십니다. 이런 능력이 있으시다면 이베이에서 자신감있게 응찰하실 것 같은데 살짝 아쉽기도 하네요^^
역시나.... 응찰은..... 자금력이.... 쿨럭...ㅎㅎ
감사합니다.
셰퍼 터치다운이 참 좋죠. 분해 조립이 어렵고 오링이 망가져서 압력이 안 들어가는 게 많아서 그렇지.
닙 상태는 훌륭해보입니다.
good job!!!
저 오링이 나가면 새로 사고 배송받고 하는 데만 $10 넘게 들어갑니다. ㅜㅜ
네... 처음에는 저게 작동할까 반신반의 했는데 주사기처럼 압력이 차는 걸 보니 신기하더군요...
오링과 색 4개 세트로 구매해놨으니... 이제 잘 사용만 하면 될 것 같습니다.
서랍 속 어딘가에 있을 법한 펜이 갓 포장을 뜯은 새 펜으로 변했네요ㅎ 대단한 솜씨십니다ㅎㅎ
과찬이십니다.... 세상에 솜씨 좋은 사람들이 많은데... 그냥 이렇게도 할 수 있구나 정도로 가볍게 봐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진정 훌륭한 능력자이십니다.
늘 감탄과 경이로움을 느끼며 잘 보고 갑니다. “금손”을 가진분들만이 느낄 수 있는 호사 “이베이” ^^
유튜브 선생님이 워낙 잘되어있어서... 차분히 따라하면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ㅡ.ㅡ
이베이는 무서운 곳이군요.. 능력자분이 수리까지 해서 사용해야 되다니 ㅜㅜ 초보는 그저 부럽습니다. 그나저나 빈티지 구매하여 필감을 느껴볼수 있을지...
앗 제가 분해에 재미를 느껴 일부러 싼 저런 녀석들을 고른 것 입니다...
민트나 NOS 급으로 구하시면...저런 수고를 안해도 되긴 합니다..
펜쇼나.. 펜후드 분양을 노리는 것이 제일 좋을 듯 합니다.
우와 능력자시네요, 거의 완벽하게 복원이 되었네요
록타이트로 홈 메우고 갈아낸 뒤 광내면 저렇게 감쪽같아 지는건가요? 우와 대단하시네요
이베이에서 구매할 정도면 금손이 전제 되어야 하는 군요 ㅠㅠ
아니 분명 폐품이었는데 그걸 살리네요~
어머. 금손이시네요. 광이 달리진 모습에 감탄하고 갑니다.
와!새것처럼 변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