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6년 발표한 척 팰러니욱(Chuck Palahniuk)의 소설을 바탕으로, 단조로운 생활에 권태를 느끼던 주인공이 비누에 질산을 첨가하면 폭탄을 만들 수 있다고 말하는 기이한 분위기의 남자를 만나 '파이트 클럽'이란 비밀 집단을 결성, 사제폭탄으로 한 도시를 폭파시킨다는 내용의 스릴러. 에드워드 노튼과 브래드 피트의 탁월한 연기를 볼 수 있는 이 영화는 미국 도시 문명의 어두운 면을 폭력과 파괴로 묘사하여, 평론가들 사이에서도 찬반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자동차 회사 리콜 심사관 잭(에드워드 노튼)은 지독한 불면증으로 급기야 각종 '동병상련 클럽'에 가입, 실컷 울고나서야 잠을 잘 수 있는 현대 미국의 직장인이다. 그러나 출장 중 비행기 옆자리에서 만난 타일러 더든(브래드 피트)를 만나면서 잭은 새로운 세상을 알게 된다. 싸움의 묘미를 통해 삶의 의미를 찾게 된 잭은 타일러와 함께 격투장을 마련해 '파이트 클럽'의 문을 연다. 동조자들이 나날이 늘어나 전국 규모의 조직으로 성장하자 테일러는 한술 더 떠 '우리는 먹물의 노예'라는 계급선동적 비판까지 가하면서 문명 파괴 테러 단체로 변신한다.
이 영화를 각색한 신인 각본가 짐 울스(Jim Uhls)는 이 영화에 나오는 폭탄 제조법이 완전히 가상이라는 점을 강조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에서 연달아 터진 대형 총기사고의 영향으로 여름에서 가을로 개봉이 미뤄지기도 했으나 할리우드의 폭력성이 유례없이 지적되었다. 특히 폭력의 이유가 명확하지 않다는 점에서 극단적인 무정부주의자의 찬양, 혹은 악마주의의 표현이라는 비난까지 나오자 주연 배우인 에드워드 노튼이 "폭력이 등장한다는 이유만으로 이 영화를 싸잡아 비난하는 것은 게으른 저널리즘을 드러내는 것"이라며 가세하는 등 논란이 가열되었다. 영화에서 원래 타일러 더든(브래드 피트)은 실제로 작동하는 사제 폭탄의 제조법을 자세히 이야기 하려고 했다. 하지만 공공의 안전을 염두에 두어, 제작자는 가상의 쓸모없는 제조법으로 대체하였다.
원작자인 척 팔라니욱(Chuck Palahniuk)는 낮에는 트럭을 뜯어 구조를 익히고 고장수리 안내서를 만드는 조사원이며 밤에는 작가로 일했는데, 이 영화의 인물들은 여섯명의 친구들에서 따왔다. 감독 데이비드 핀처는 팔라니욱의 소설을 맘에 들어했으나 연출 여부를 두고 좀 고민했다는 후문이다. 데뷔작 <에이리언 3>를 찍을 때 힘든 파트너였던 폭스2000에서 제작을 맡는다는 사실 때문. 핀처는 시나리오 작가 짐 울스와 8개월 동안 각색 작업을 하고, 예산 6천만달러(나중에 7천만 달러로 완성했다), 배우 에드워드 노튼과 브래드 피트 등의 구상을 세운 뒤 영화사의 기꺼운 동의를 받았다. 재미있는 점은 <라운더스>(98)에서 담배를 피는 역할이라 거절했던 에드워드 노튼이 결국 이 영화에서는 담배를 피게 된다.
이 영화의 주된 고민은 아주 빠르게 움직이고 시공간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것을 기본으로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 하는 문제였다. 소설에 나타나는 의식의 흐름을 카메라로 쫓아가 보여주는 데는 보통의 3배가 넘는 1500릴의 필름이 들어갔다. 지하실의 폭탄 얘기가 나올 때 화면의 시점이 갑자기 30층을 내려가서 자동차, 문짝의 총알 구멍을 통과해 폭탄에 이르는 장면, 주인공의 아파트 방화 과정 장면 등이 그런 예다. 스틸 사진과 빠른 카메라워크를 이용한 이런 장면은 시각적 이미지로 상당한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원작자 척 팔라니욱은 영화에서 바뀐 엔딩이 자신이 소설에서 썼던 것 보다 나았다고 생각했다.
미국 개봉시 평론가들의 반응은, 이 영화가 여러 가지 예민한 이슈들을 포함하고 있음을 증명하듯이, 아주 호의적인 평론가들과 아주 적대적인 평론가들로 양분되는 가운데 호의적인 쪽이 다소 많은 결과를 나타내었다. 버라이어티지가 뉴욕, LA, 시카고, 워싱턴 등의 유명평론가들에 대하여 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19명의 평론가들이 호평을 보냈고, 중간 판정이 16명, 11명은 시원찮은 반응을 보였다. 뉴욕 타임즈의 자넷 매슬린은 이 영화에 호평을 보낸 쪽인데, 그녀는 특히 두 주연배우(브래드 피트와 에드워드 노턴)의 연기에 찬사를 보내며, "재능있는 배우인 노턴은 한층 더 능수능란해진 연기를 보이며, 피트의 경우는 생기와 본능적인 센스를 회복하여 마침내 고향에 돌아온 것처럼 보인다."고 칭찬하였다.
갖가지 제작 에피소드. 도심 주택가에서 촬영할 때, 스탭들이 서 있는 곳 위에 사는 한 아파트 주민이 소음에 짜증이 나서 던진 맥주병에 촬영 감독 제프 크론웨스가 맞았는데, 심한 부상은 입지 않았고 그 주민은 곧 경찰에 체포되었다. 한편, 피트와 노튼이 술을 마시며 골프 공을 치는 씬은 실제로 두 사람이 술에 마취한 채로 촬영된 것이라고. 또 리허설 도중 브래드 피트와 에드워드 노튼은 둘이 모두 새로 나온 폭스바겐 비틀을 몹시 싫어하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래서 영화에서도 그들이 야구 방망이로 비틀을 두들기는 것을 볼 수 있다. 또 에드워드 노튼이 브래드 피트와 처음 싸울 때 쓰러졌던 갈색 웨건은 <더 게임>에서 마이클 더글라스가 숨었던 그 자동차다. 그 차의 앞 유리에는 역시 <더 게임>에서 등장했던 CRS 회사의 스티커가 붙어 있다. / 타일러가 공항 바깥에 주차되어 있던 빨간색 컨버터블에 올라 타는데, 누군가 "이봐, 그거 내 차라구"하며 소리 치는 것을 들을 수 있다. / 휴지통으로 화면을 되돌아가는 장면은 매우 공들인 CG였는데, 감독이 뒤늦게도 갑자기 떠올라 필름 맨 마지막에 삽입되었던 부분이다. 이 작업은 상당히 많은 수행 시간이 필요해서 갓 나오자 마자 바로 삽입되어 예정된 완성 필름을 복제할 수 있었다. / 프로젝트 메이헴의 파괴 행위 중 하나에는 애플 매킨토시 컴퓨터의 진열장을 부수는 것도 있었다. 이 폭발은 필름에서 정확히 84분에 발생하는데, 아이러니 하게도, 1984년 매킨토시 컴퓨터를 데뷔시키면서 오웰의 '1984'에 빗대어 만든 광고(리들리 스코트가 연출)와도 관계가 있다.
이 영화에서 주인공(에드워드 노튼)의 이름은 단 한번도 나오거나 언급되지 않는다.(단순히 '나레이터'로 진행되며, 이 영화의 숨겨진 반전과도 관련있다. 마지막 결말을 보면 그 이유가 나온다.) 이 영화의 미국 홍보 자료에는 에드워드 노튼의 배역을 잭(Jack)이란 이름으로 나와 있다. 그런데, 이 영화의 자막으로 보면, 나레이터(에드워드 노튼)가 말하고 화면에는 보이지 않을 때, 'Rupert:'로 시작한다. 더욱 재미있는 점은 나레이터와 타일러가 함께 지하실에서 나왔을 때 비가 오면서, 어떤 추종자가 리무진을 끌어다 놓고 "걱정 마십시오. 더든 씨. 장기 공항 주차 차량입니다."라고 얘기한다. 당연하겠지만, 그는 타일러 더든이 아닌 나레이터를 보며 말한다.
말라 싱어(헬레나 본햄 카터)는 자조 클럽(동병상련 클럽)에 가는 이유를 "영화보다 싸고, 공짜 커피가 있기 때문이다"라고 하는데, 카터가 주연으로 나왔던 <마가렛의 박물관>에서는 케이트 넬리건이 장례식장에 가는 이유로 "빙고보다 싸고, 공짜 음식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재미있는 사실은 이 자조 클럽에서 나오는 이름들은 <혹성 탈출>에 나왔던 캐릭터들의 이름이거나, 로버트 드니로가 맡았던 오래된 영화들의 배역들이다.
그외 재미있는 사실들. 타일러 더든의 집에는 '무비 라인'이라는 잡지가 있는데, 표지 모델로 에드워드 노튼과 절친한 드류 배리모어가 나와 있다. / 에드워드 노튼이 헬레나 본햄 카터를 버스에 태우면서 도시를 떠나라고 하는 부분을 보면, 브래드 피트의 <티벳에서의 7년>, 노튼의 <래리 플린트>, 카터의 <도브> 등 이 영화에 출연한 배우들의 출연작 간판들이 보인다. / 파이트 클럽 멤버 한 명이 지나가는 신부에게 호스로 물을 뿌리는 장면에서 카메라가 살짝 흔들리는데, 그것은 카메라맨이 웃음을 참지 못했기 때문이었다고. / 타일러의 명함에 있던 우편번호 19808은 델라웨어주의 윌밍턴을 가리킨다. / 로고와 타이틀에 쓰인 활자체의 이름은 '빅 사이언스(Big Science)'이다. / 브래드 피트는 영화에서 깨진 이빨을 보여주기 위해 자신의 치아에 덮어 씌웠던 치관을 제거했다. / 잭이 타일러로부터 공중 전화를 받을 때, 전화기에는 '받는 전화는 안됨'이라는 표지가 보인다. / 타일러와 말라가 시끄럽게 위층에서 섹스를 벌이고 있을 때 잭은 집안을 어슬렁 거린다. 그때 형사가 전화를 걸어 와서 잭이 받는데, 순간 섹스하는 소리가 멈춰 버린다. / 이 영화에 나오는 앤드류, 케빈, 워커 형사는 데이빗 핀처가 연출했던 <세븐>의 작가 앤드류 케빈 워커(Andrew Kevin Walker)의 이름에서 따 온 것인데, 그는 크레딧에 등장하지는 않지만 이 영화의 대본 작업에 참여했다. / 시각 효과 담당 케빈 스콧 맥은 추락하는 비행기 안의 겁에 질린 승객으로 카메오 출연했다.
이 영화의 DVD판을 보면, 맨 앞에 나오는 저작권 경고 후에 타일러 더든의 경고가 약 1초 정도로 지나가는데, 그것은 다음과 같다. "이것을 당신이 읽고 있다면, 이 경고는 당신을 위한 것이다. 당신이 읽고 있는 모든 말들은 쓸모 없는 것이고 당신의 시간을 날리는 것이다. 달리 할 일이 없는 것인가? 솔직히 이 순간들을 쓸만한 더 좋은 방법을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당신의 인생은 무의미 한가?...<중략>... 아파트를 나가라. 이성을 만나라. 과도한 쇼핑과 자위 행위를 그만 두어라. 당신의 일을 그만 두어라. 싸움을 시작하라. 살아 있음을 증명하라. 당신의 인간성을 주장하지 않는다면 당신은 그저 하나의 수치에 불과하게 된다. 당신은 경고 받았다. 타일러"
옥의 티. 처음에 잭은 각 건물의 지하에 폭탄이 설치되어 있다고 했지만, 마지막 부분을 보면 다른 층에서 터지는 것을 볼 수 있다. / 마지막 즈음에, 잭은 벤치 의자로 창문을 깨려다 실패하고 총을 쏴서 뚫는다. 그가 창문을 통화할 때 그 벤치는 어디론지 사라지고 없다. / 마지막에 타일러가 잭을 계단으로 던져 버릴 때 경비 보안실에서는 그 화면이 비춰지지만, 그 계단에서 화면 앵글의 위치의 벽에는 카메라가 달려 있지 않았다. / 잭이 의사와 얘기하는 장면에서 엑스레이 사진은 앞뒤 뿐아니라 위아래로 뒤집어져 있다. / 주차장에서 타일러와 잭이 싸울 때 잭이 콘크리트 벽으로 던져졌을 때 이것이 약간 움직이는 것을 볼 수 있다.
첫댓글 잇힝ㅡㅡㅋ볼라고 다운받아놨는데ㅋ 이글은 보고읽어야겠소ㅋㅋㅋ
파이트 OCN에서 봤소, 보고난뒤 기분이 어쩐지 므흣하더구려
야한거오?
압박 제대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