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조그만 하늘속에
이 신 경
우두커니 놓인 달밤 항아리
마음 한 구석 비워 놓았다
큰 입을 버린 채
침묵을 먹고 배가 부르다
눈물이 찾아올 때
내 몸은 텅 빈 항아리
장마지면 가득 채워지겠지
둥그렇고 조그만 하늘에
나의 고은 구름과 달과 별
찾아들겠지
2). 잡초
흙냄새라도 맡으면
악착같이 움켜잡고
뿌리를 내리고 기둥을 세운다
기다리던 소나기
한 줄금 쏟아져 내리면
엉덩이를 땅에 깔고 앉는다
밟히고 잘리어도
끈질기게 살아남는 것은
나를 필요로 하는
누군가가 있기 때문이다
지구가 나를 사랑하는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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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창작실
24년한국창작문학여름호시2편
이신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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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4.07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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