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책임지는 지자체...'잼버리 이상의 잼버리 경험했어요'
신나는 '놀이잔치'의 차질
잼버리(jamboree)는 북미인디언어 '시바리(Shivaree)'에서 온 말로 첫 야영대회가 열린지 103년 만인 2023년,
대한민국 전북 부안군 새만금에서 8월1일부터 12일까지 제25회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대회가 열렸다.
한국에서는 1991년 강원 고성에 이어 두 번째로 유치한 청년들의 큰 잔치였다.
하지만 잼버리는 새만금에서, 이름처럼 신나는 행사가 되지 못했다.
기상 상황과 야영 환경을 제대로 살피지 못했고, 부실한 준비와 미숙한 운영도 노출되기 시작했다.
기대감에 부푼 채 한국을 찾았던 세계 청년들의 얼굴에는 당혹한 표정이 역력했다.
이 땅의 많은 사람들은 그런 청년들에게 부끄러움과 미안함을 느꼈다.
마침 한반도를 향해 태풍까지 올라와 더이상 그곳에서 행사를 진행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고,
8월 8일 대원들은 새만금에서 철수해 전국 지자체로 나뉘어 이동했다.
전체 7분의 1, 5000여명의 용인행
용인특례시에는 355개국 5000여명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전체 잼버리 대원 43000명의 약 7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로 경기도에서 받아들인 인원의 40%에 해당했다.
잼버리대회를 주최한 전북이 5440명, 서울시가 3130명을 받은 것을 비교해도, 용인에 온 대원의 규모를 알 수 있다.
이 많은, 소중한 대원들의 귀한 체험과 추억을 위해 용인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시는 고민했다.
첫쨰는 '진심'이었다.
용인시민을 비롯한 한국인들이 진심과 열의를 지니고 대원들을 맞이하고 있으며 배려하고 있다는 점을 반드시 알려야 한다는 점이었다.
둘쨰는 '추억'이었다.
첫 야영지에서의 어려움을 만회할 수 있도록, 또 한국에 대해 새로운 이미지를 지니고 갈 수 있도록 하는 세심하고 의미 있고
유쾌한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일이었다.
섹쨰는 '용인'이었다.
용인이란 도시가 그들의 기억 속에 영원히 남을 수 있도록 아름답고 독창적인 이미지를 심어주는 일이었다.
공직자 1000명의 활약
시는 발빠르게 움직였다.
관내 기업연수원과 대학교, 종교 기관 등 15곳과 협조 체제를 갖추고 숙소와 식사 및 체험 프로그램을 지원했다.
이를 위해 4박5일(8일~12일)간 연인원 1000여명 명의 공직자가 팔을 걷었다.
숙소마다 책임관을 두었고, 대원들의 식사와 잠자리를 일일이 챙겼다.
각 버스마다 공직자가 동승해 대원들의 체험 활동을 돕기도 했다.
대원들에게 제공되는 음식에 문제가 없는지 끼니마다 검식을 했고, 간식에서도 식중독균을 검사했다.
정부가 잼버리 대원들을 위해 마련한 k팝 콘서트에 5000명을 인솔하기 위해 95명의 직원이 용인에서 서울상암동 월드컵까지
동행했다.
귀환하는 길도 마찬가지였다.
숙소에 돌아온 시각은 새벽이었다.
체험 프로그램도 다채롭게 구성하기 위해 고심했다.
8일은 처인성 방문, 문예회관과 포은아트홀 공연 관람, 청소년 수련관 물놀이 체험, 과천과학관 견학, 법륜사와 와우정사
방문으로 구성했다.
10일은 태풍 카눈이 올라오던 날이었다.
대원들은 명지대와 포은아트홀에서 풍물놀이, 태권도 및 택견 시연, 퓨전 클래식과 K팝 콘서트를 즐겼다.
사찰 명상프로그램과 박물관 견학도 있었다.
현대차그룹에서는 950명의 대원을 안내하여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으로 초청하기도 했고 잼버리 월드올림픽을 개최해 한국의 전통적인 운동회를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경기소방학교에서는 안전체험프로그램을 마련했고, 신한은행은 농구교실과 인형뽑기, 인생네컷 사진부스를 제공해 대원들의
추억쌓기에 도움을 주었다.
대원들은 용인에서 다채롭고 흥미로운 기억을 쌓고, 대한민국에서 이런 아름다운 도시가 있음을 새롭게 발견하고 돌아갔다.
그들은 '이렇게 많은 배려와 사랑과 우정을 베풀어주다니, 이번 잼버리가 뜻밖의 선물을 준 것 같다'면서 사람들을 향해
연일 엄지를 치켜세웠다.
'잼버리 이상의 잼버리를 경험했어요!'
그들의 표정이 이렇게 말하고 있었다.
끝까지 책임진다, 용인을 각인시킨 배려의 힘'
그런데 정말 용인을 돋보이게 하는 일은 계획된 업무가 끝났어야할 8월 13일에 일어났다.
잼버리 대회가 공식 종료한 12일까지 대부분의 대원들이 떠나갔지만, 하루 더 숙박을 하게 된 5개국 대원 50명이 남아있었다.
산마리노, 부탄, 벨라투스의 34명과 감비아, 보츠와나의 16명이었다.
비행 일정 떄문에 12일 출국을 못한 이들을 위해 용인특례시는 끝까지 책임지고 지원하기로 했고,
이들에게 숙식 제공과 차량을 지원했다.
이런 용인특례시의 결정은, 잼버리대원들에게 한국의 배려와 온정을 깊이 각인시켰다.
끝까지 남은 한 사람까지 모두 만족할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하는 모습을 보인 '용인의 잼버리 정신'은 지자체의 소명의식을 보여준 놀라운 또 하나의 '사건'이었다.
한편 이같은 철저한 지원을 위해, 비상상황으로 필요해진 재원과 인력에 대한 대책 또한 필요했다.
용인특례시는 이와 관련해 행정안전부에 적극적인 요청을 해서 관철시켰다.
잼버리 대원 지원 인정금액을 상향 조정하고 집행된 예비비도 지원받을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잼버리 기간 중 공무원의 초과근무 수당과 여비, 대체휴무 등과 관련해서도 정부의 동의를 얻어냈다.
이 적극적인 행정이 '잼버리 용인'을 낳은 힘이기도 했다. 용인소식 편집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