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두 편___손한옥
넝굴 장미 외 1편
손한옥
너, 나였다 전생에
이제서야 울어머니
축원이 이루어졌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너 닮은 딸 낳으라고
축원축원 하시더니
1대 건너 기어이 조손으로 들이셨네
어느 구름에
비가 들었을까
시시각각 하늘
보네
백 번 잘해도
한 번 허술하면 여지없이 날아가고
백 번 만났어도
언제 만났을까 돌아서면 미련없어
빨간 목숨 하나쯤이야
태양의 자양분으로
태어났다고 양양거리며 돌진하는 성정
죽처럼 끓는
애정과 이탈되는 애증의 대립
대립의 이유, 싫은 것이 이유인, 가시
시들었나 다시
보면
피고 또 피는,
지지않는 꽃
어느 전생에
본 적 있었을까
꽃잎을 열어보니
영락없는 나 앉아있네
어여뻐라 까칠해라
눈물겹게 반가운
꽃
집
여기는
바다
지리산 같은
섬 하나
하늘로 날아갔나
땅으로 꺼졌나
바람이 되었나
구름이 되었나
사라진 줄 알겠지만,
썰물에게 들킨다
아무리 멀리
달려나가 보아라
따개비 달려있다
말미잘 붙어있다
아무리 밀어내
보아라
밀수록 다가오지
아침에 떠오르는
해
저녁에 떠오르는
달
바다를 술렁이게
하는
상어 떼와 산호초
천둥과 번개에도
끄떡없는
섬보다 더 단단한
집이다
나는,
손한옥 / 2002년 『미네르바』로 등단했으며 시집
『목화꽃 위에 지던 꽃』, 『직설적, 아주 직설적인』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