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
흔히 우리나이 또래에(?) 가수 좋아한다며 호들갑을 떨면 '저거이! 나이 먹어서도 주책바가지야~'라며 한소리 듣기 일쑤다.(게다가 대상이 10대 땐쓰가수라면 더더욱..^^;)
그래도 이승환이라면 한때 <학부모가 좋아하는 가수 1위>로 뽑힐 정도로 말쑥하고 모범적인 인상이 강했던 것도 한 몫하겠지만(뭐, 비록 지금은 많이 망가졌지만..허나 멋지게..^^a) 욕" 안먹으며 좋아할 만한 몇 안되는 가수임에 틀림없다..음..ㅡ_ㅡ+
이.승.환..참 욕심많은 뮤지션이라는 생각이든다.
곱상한 외모에 나긋나긋한 목소리와는 달리 제법 똥고집도 있고 자기 주관이 뚜렷한 소신있는 뮤지션임에 틀림없다.
정규앨범을 두장으로 만들어 낼 생각은 하는 것 그리 드문일이라는 생각이 드는데..(자신이 만든 곡을 하나라도 버리기 어려운 심정을 익히 짐작할 만하다)
하필 기말고사 시험기간에 걸쳐 음반이 나오는 바람에 혹독한(?) 겨울을 보내고 있는 이즈음이다..학점 볼짱 다 봤다~ TOT
그래도 오랫동안 기다려왔던 것 만큼 설레는 맘으로 음반가게에 들려 그의 7번째 작품집을 들고 집에 들어와 불꺼놓고 숙연한 분위기 가운데 오버이지(이미 <써니 사이드 업>은 사대 피씨실에서 집드라이브를 이용 mp3를 따운해 들었던 터라 <오버 이지>를 진지하게 들었지..^^;)
음..어려워..어려워..어려워..
뭐랄까 딱히 꼬집어 말하기 어려운 그 무언가에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어 보지 않을 수 없었다.
예전처럼 내지르는 창법의 극과극을 이루는 애절함도 없이 <써니 사이드 업>은 그저 듣기 편한 평범한 이승환표 발라드로 여겨졌고, 진짜 오버의 진수를 보여주리라 믿어 의심치 않았던 <오버 이지>는 몇몇 곡들에서 낯설음과 난해함으로 지난 날 만큼의 감동을 주지는 못했다.
99년 3월..6집이 나왔을 때만 해도 한번 듣고 시쳇말로 '뿅' 아니 '뻑'갔던때를 생각한다면 이 앨범은 '실망' 스럽기 그지 없었다.
나중에 들어 안 얘기지만 이번 앨범은 좀더 대중적이면서 실험적인 음악을 통해 자신들의 팬들에게 상당부분 혼란을 가져올 것을 이미 예견하고 있었다고 한다.
뭐 요즘 계속 반복해서 들으니 <오버 이지>는 점점 마음에 드나 <써니 사이드 업>은 글쎄..
좀더 들어 볼일이다..^^;
sunny-side up (계란 노른자가 위로 보이는, 노른자를 거의 익히지 않은 전형적인 프라이)
1.잘못
'그대는 모릅니다'와 '그대가 그대를'류의 웅장한 사운드의 발라드에서 벗어나 감정의 절제를 통해 두배의 감동을 주겠다는 승환형의 전략은 어느정도 들어맞은 듯 싶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위 노래들 못지 않게 기·승·전·결이 뚜렷한 대작임을 알 수 있다.
2.A Song For You
승환형 본인에 말을 빌리자면 '화려하지 않은 고백의 업그래이드 판'
인 곡이란다. 음악평론가들의 말을 빌리면 R&B류의 곡임이 분명한데 이승환식 알앤비라 평가하기 애매모호 하대. 최근 연인임을 공식 발표한 그녀(채림)에 대한 노래라나 뭐래나^^;?
3.Christmas Wishes
아마추어 작곡가가 승환형에게 보낸 곡을 유희열이 잘 다듬어 시즌송으로 타이틀 곡 전 선보인 곡.
첨엔 천천히 시작하다 중간 똑같은 가사에 템포만 빨라 지는데 경쾌하고 신난다. 마지막 꼬마 여자아이의 크리스 인사말이 앙증 맞다..>.<
4.기다림
유희열 특유의 애절한 편곡. 나일론 기타의 쓸쓸함이 승환옹의 건조한 음색과 맞물려 묘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6..삼촌 장가가요
이곡은 승환형의 어린 조카들이 늘 상 궁금해 하는 '왜 삼촌은 나이가 많은데도 결혼을 안하느냐?' 에 대한 답변격인 곡이다.
유머러스한 가사와 승환형의 끈적끈적한(?) 보컬이 인상적.
마치 한편의 뮤지컬을 보는 듯한 유치찬란하면서도 우습게 봐서는 안될 악기배열과 연주실력이 '장난'이 아니다!
간간히 들려나오는 탭댄스도 신난다^^
7.晩秋(만추)
앨범 나오기 전에 홍보기사에 이곡이 성인가요다라는 말에 난 또 무슨 트롯트인 줄 알았으나 예의 승환형의 친구들에게 보내는 우정에 대한 연가 정도로 여겨도 괜찮을 듯.
헤헤..어쩜 이리 음색이 곱고 고울까^^*? 트롯트의 발라드화를 가능케 하는 저 무시무시함이란..쩝쩝..
"지친 인생에 한 가운데 니가 있어 그 무엇에도 나는 부끄럽지 않구나~"
8.이별...그찰나의 혼돈
개인적으로 이 앨범에서 귀에 쏙(?) 들어오는 노래 중 하나.
왜 난 승환형의 애절한 노래들이 더욱 귀에 촥촤ㄱ 감겨오는 것이지T.T?
9.푸른 아침 상념
자화상의 멤버이자 현 드림팩토리 밴드 키보디스트인 정지찬의 곡.
제목 만큼이나 신선하고 신비한 분위기의 곡이다.
이 곡도 넘 좋아^^
10.나 잡아봐라~
드림팩토리 전문 작곡가 황성제의 특유의 펑키댄스 적인 편곡.
우~~ 닭쌀 버젼의 최고 극치를 보여준다..ㅡ_ㅡ;;;
의도된 가사의 유치함 만큼이나 승환형의 엽기발랄하고 독특한 창법이 재미있는 노래.(무려 세가지 종류의 목소리가 들리니 자세히 귀 귀울여 들어 보시길..^.-)
11.춤바람
자미로콰이의 애시드 재즈곡류의 신나는 디스코 음악이나 이 노랠 들으며 춤추기에는 약간 무리가 있지 않을까..^^;;;
흡사 영어로 된 코러스만 들어서는 팝송이 아닐까 싶은데 예전 4집의 <부기우기>의 업그래이드 판일진데 승환형은 자신의 노래가 나이트에서 흘러 나오는게 소원이라던데..^^;
12.엄마
국악을 접목시킨 퓨전 곡으로 <당부>와 같이 오리엔탈 발라드를 표방한 곡.
가사를 가만히 듣고 있노라면 눈물 한방울 또로록" 흘릴만큼 슬픔이 가득하다.
백혈병에 걸린 어린이와 그 어머니의 대화를 그린 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