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대표팀 새 얼굴 무기 '간절함'
믿는 손톱?
'부상' 조규성 '출전0' 황의조.오현규 발탁
손홍민 최전방 배치...활용폭 넓히려는 듯
9월 A 매치 승리 절실...근태 논란 잠재울까
새 얼굴 발탁이 눈에 뛴 다른 포지션과 다르게 최전방 스트라이커 3인은 그대로다.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감독이 이끄는 축구 국가대표팀이다.
출범 이후 4경기(2무2패) 째 승리가 없는 '클린스만호'는 9월 유럽 원정 A매치 2연전을 소화한다.
9월8일 오전 3시45분(이하 한국시간) 웨일스 카디프시티 스타디움에서 웨일스의 격돌한 뒤 잉글랜드로 이동.
13일 오전 1시30분 뉴캐슬 세인트 제임스 파크에서 중동의 사우디아라비아와 맞붙는다.
클린스만 김독은 지난 6월 안방 A매치 2연전엣서 페루에 0-1로 패하고, 엘살바도르와 1-1로 비긴 뒤
자택이 있는 미국에 주로 머물러 '근무 태만' 논란에 직면했다.
한국 사령탑 부임 전 국내에 거주하며 축구 문화를 익히고 유망한 자원을 살피겠다는 약속과 정반대 행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지난 17일 본지를 비롯해 대한축구협회(KFA) 출입기자단과 화상 기자회견에서 '한국에 거주하지 않는다고 단정하는 건 과장'이라며 '선수들과 소통하고 관찰하는 방법이 20~30년 전과 다르다.
직접 만날 수도 있지만 현재 지속헤서 연락하며 관찰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클린스만 감독 대신 마이클 김 코치와 차두리 어드바이져가 중심이 돼 K리거 등을 살피고 있는데,
수장의 시선이 지나치게 유럽파를 향해 있다는 비판이 따랐다.
결과적으로 9월 A매치 2연전의내용과 결과가 중요해졌다.
그 역시 잘 인지하고 있다.
일단 9월 소집 명단을 보면 2선과 후방에 새로운 자원을 뽑았다.
특히 수비형 미드필더 이순민(광주)과 센터백 김지수(브렌트퍼드), 골키퍼 김준홍(김천)이 A대표팀에 최초로 뽑혔으며
이동경(울산) 강상우(베이징궈안) 등 멀티 능력을 지닌 자원을 출범 이후 처음으로 불러들였다.
클린스만 감독이 차두리 어드바이저 등 코치진의 견해를 적극적으로 수용해 뽑은 이들이 상당수 있는데, 기존 멤버와 조화를
어떻게 이루느냐가 '근태 논란'을 뒤집을 또 하나의 포인트다.
그런데 클린스만 감독 부임 이후 유일하게 변화가 없는 포지션이 있다.
최전방 공격수다.
지난 3월과 6월 A매치 당시 소집한 조규성(미트윌란), 황의조(노팅엄포리스트) 오현규(셀틱) 유럽파 3총사를 그대로 명단에 집어넣었다.
애초 이번엔 스트라이커 진용에 변화가 따르리라는 견해도 있었다.
우선 3명이 상황이 좋지 않다.
조규성은 올여름 덴마크 리그 진출 이후 개막 4경기 연속골을 터뜨리는 등 쾌조의 공 감각을 뽐냈지만 지난 21일 브륀비전에서 킥오프 20분 만에 햄스트링 부상으로 쓰러졌다.
햄스트링 부상은 부상 정도에 차이는 있지만, 재발 방지를 위해서는 최소 3주 이상의 '완전 휴식'을 권한다.
KFA 관계자는 '클린스만 감독이 조규성 뿐 아니라 역시 햄스트링을 다친 황희찬(올리햄턴)과 소통, 이번 소집에 무리가 없다는 것을 확인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황의조는 특별한 부상은 없지만 올 시즌 노팅엄 주전 경쟁에서 밀려 1경기도 뛰지 못했다.
실전 감각에 우려가 있다.
오현규의 사정은 가장 안 좋다.
이달 초 종아리를 다쳤고 올시즌 스코틀랜드 프리미어십 개막 이후 역시 1경기도 소화하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K리그1 득점 선두(13골)를 달리는 주민규(울산)의 발탁을 점치는 목소리도 나왔는데, 그는 또다시 외면받았다.
명단 발표를 앞두고 '솔직히 0.1% 기대한다.
그동안 상처를 너무 받아서 ...'라며 태극마트와 유독 연이 없는 것에 아쉬워한 주민규는 또 한 번 탈락의 아픔을 느껴야 했다.
'명 스트라이커 출신'인 클린스만 감독의 선택인 만큼 기존 유럽파 3총사가 이번 A매치에서 어떠한 퍼포먼스를 보여주느냐도
관심사가 될 전망이다.
물론 '캡틴' 손흥민(토트넘)의 최전방 매치를 염두에 둔 결정일 수도 있다.
그는 소속킴에서도 주포지션인 왼쪽 윙어로 뛰나, 경기 중 최전방 원톱 구실을 해내고 있다.
클린스만 감독은 이전부터 '선흥민을 스트라이커로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며 강한 믿음을 보였다.
지금까지 호흡해 온 스트라이커 진용에 변화를 주기보다 신뢰를 굳건히 하면서 '믿고 쓰는 ' 손흥민 활용 폭을 넓히려는 의도도
감지된다.
A매치가 참가하는 태극전사 중 국내에서 뛰는 선수는 9월4일 출국하며, 해외리그 소속 선수는 현지에서 합류할 예정이다.
김용일 기자
태극마크 단 무명의 MF...본격 '서른 잔치'
광주 이순민, 클린스만호 깜짝 발탁
헌신적 수비 안정적 패스 연결 뛰어나
우승 1부 승격-팀K리그서 결승골 등
지난 2년간 많은 경험...더 발전할 것
9월 A매치에 나설 축구대표팀 '클린스만호'에 낯선 이름이 등징했다.
광주FC의 수비형 미드필더 이순민(29)이다.
그는 9월 유럽 원정을 떠나는 축구대표팀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흔한 연령별 대표 경험이 한 번도 없는, 지난해까지 K리그2 소속으로 뛴 무명의 미드필더가 손흥민(토트넘 훗스퍼)
김민재(바이에른 뭔헨) 이재성(마인츠06) 등 한국 최고 스타와 한 팀에서 호흡할 기회를 얻었다.
1994년생으로 우리 나이 설흔 살에 얻은 최고의 선물이다.
대표팀 차출 소식을 들은 뒤 본지와 전화 인터뷰한 이순민은 '전혀 생각하지 않아 지금도 현실감이 없다.
어인이 벙벙하다.
내가 찾아 본 것도 아니고,잘한다고 다 가는 것도 아니다.
운이 좋은 것 같다.
은퇴하기 전까지 계속 꿔야할 꿈 이라고 생각했는데 현실이 됐다'라고 기뻐했다.
이순민은 지난 2년간 축구 인생의 극적인 순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광주의 K리그 2 우승을 이끌며 시즌 베스트11에 선정됐다.
올해도 1부에서 광주의 돌풍을 이끌며 팀K리그(K리그 올스타)에 합류해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친선전에서 결승골을 터뜨렸고, 급기야 한국 최고의 선수가 모이는 대표팀에 승선했다.
그야말로 '수직 상승'이다.
래퍼 위로(Wero) 로도 활동하는 이순민은 자신의 노래 'Zebro)속 '기대가 돼 아직 빛을 본 게 아니기에 수많은 위기에 흔들려도
남다른 기백, 아직 많이 남은 길에 끝내 열 낭만의 시대'라는 가사처럼 무명의 시절을 극복하고 한국 축구의 정점까지 오르게
됐다.
이순민은 '돌아보면 지난 2년간 축구 선수로 정말 많은 변화를 겪었다.
이게 다 광주와 이정호 감독 덕분'이라며 '지도자 운이 좋은 것 같다.
이 감독을 만나 케리어에서 큰 발전을 이루게 됐다.
광주 동료들이 (내 대표 발탁을) 자기 일처럼 기뻐한다.
감독께서 얼마 전 아시안게임(정호연), 올림픽대표(엄지성, 허율)가 다 있으니 이제 A대표만 나오면 된다고 했는데 내가 될 줄
몰랐다.
광주 선수는 누구나 대표팀에 갈 수 있다고 본다.
단지 팀을 대표해 먼저 가는 것이라 생각한다'며 광주에서 도약이 대표팀까지 가게 된 원동력이라고 자부했다.
수비형 미드필더인 이순민은 헌신적인 수비 가담, 안정적인 패스 연결 등에 장점이 있다.
27일 수원 삼성전에서는 센터백까지 소화할 정도로 수비 능력이 좋다.
이순민은 '포지션 특성상 이재성, 황인범 두 선수와 함께하는 게 기대가 된다.
개인적으로 두 선수는 한국에서 공을 가장 잘 찬다고 생각한다.
평소에 내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 둘의 영상을 많이 본다.
이들과 뛸 기회가 있다면 정말 좋을 것 같다'고 기대했다.
이어 '당연히 홍민이 형에게도 인사하겠다.
화려하고 대단한 선수가 많다.
경기도 좋지만 그런 선수들을 어떻게 운동하고, 어떤 생각을 하면서 사는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생애 첫 태극마크를 달게 된 그는 자신의 성장과 도약이 여기에서 그치지 않을 것이라 했다.
'사실 파주 밥을 꼭 먹어보고 싶었다' 고 말한 이순민은 '하필 유럽 원정이라 이번엔 먹을 수가 없다.
다음에도 뽑혀 파주 밥을 먹겠다.
한 번의 선발로 그치는 게 아니라 대표팀이에 필요한 선수가 돼 두 번, 세 번 더 가면 좋겠다.
책임감을 느낀다.
이게 끝이 아니니 잘하기 위해 더 노력하겠다'고 힘주어 밀했다. 정다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