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노원구 하계1차청구아파트(정재홍 관리사무소장)에 사는 K씨는 아침 출근길 지하주차장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즐겁다. 활기찬 음악이 흘러 즐거운 아침을 선사하기 때문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주말에는 아이들의 손을 잡고 아파트 내에 있는 식물원에서 자연학습을 한다. 그리고 마을문고에서 책도 보고, 쉼터에서 솔솔 부는 바람향기 맡으며 담소도 나눈다. 아파트 내에는 관리주체와 입주민들의 섬세한 손길이 곳곳에 배어 이 아파트에 사는 것만으로 행복함을 느낄 수 있다고 입주민들은 전한다. 자랑거리가 가득한 아파트, 노원 하계1차청구아파트를 찾아 살맛나는 아파트 만들기 비법에 대해 들어봤다.
준공된 지 올해로 10년이 지난 이 아파트는 1997년 6월, 10개동에 700세대가 보금자리를 틀기 시작했다. 입주 초기에는 위탁관리를 실시했다. 그러나 입주민의 애로사항들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 자치관리로 전환했다. 위탁수수료를 직원 복리증진을 위해 쓰도록 해 사기를 높여 보다 나은 서비스를 받자는 취지에서다. 자치관리를 시작한 첫해부터 이 아파트의 관리주체로 근무하고 있는 정재홍 관리사무소장은 “입주민의 신뢰를 바탕으로 직원들은 주인의식을 가지고 입주민이 좋은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전한다. 이 아파트에서는 5년 전부터 소독, 청소 등을 직접 실시해 연간 약 1,400만원과 또 폐열회수기 설치로 4년 동안 약 3억2,000만원의 비용을 절감했다. 이 모든 것이 관리주체와 입주자대표회의 및 입주민의 아파트 사랑에서 나온 결실이다.
입주민 관심으로 만들어진 청일문고, 청일식물원
▲청일문고
아파트에 들어서면 물레방아 쉼터와 청일문고가 가장 먼저 눈에 띈다. 물레방아 쉼터는 입주민들에게 언제나 개방돼 사랑방 역할을 하고 있다. 청일(청구1차의 줄임말)문고는 회원수가 800여 명이나 돼 이 아파트 입주민들이 남녀노소 불문하고 항상 책을 읽고 토론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해 준다.
이 아파트는 공동체 활동에서도 타 아파트의 모범이 되고 있다. 부녀회 주체로 매해 어린이날, 어버이날 행사가 열린다. 지난해부터는 입주민의 날을 만들어 체육대회 및 노래자랑을 개최해 흥겨운 시간을 보냈다. 올해는 프로그램을 좀 더 다채롭게 구성해 행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정 관리사무소장은 전한다. 또 지하주차장의 빈 공간을 이용해 주민문화공간으로 꾸밀 예정이라고 덧붙인다. 이지선 부녀회장은 “우리 아파트에 어떤 행사가 있는지 다른 아파트에서 항상 궁금해 한다”며 “아파트에서 항상 웃음꽃이 피어날 수 있도록 입주민 모두가 관심과 열정을 가지고 있고 이곳에 살고 있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함박웃음을 담아 전했다. 이어 이종열 입대의 회장은 “아파트를 효율적으로 유지 관리해 노원구에서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에서 으뜸가는 아파트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