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시의회의원 사용설명서 (1) 구미시의회의원, 그 직업의 세계는?

[김수민]

구미시의회의원, 그 직업 세계를 시민들께 안내합니다.

6월 4일 전국이 동시지방선거를 치르고
구미시민들도 시의회의원을 비롯해 새로운 지방정치인들을 선출하게 됩니다.

저는 의원이 한 일이나 후보자들의 면면 그 이상으로
구미시의회의원이라는 직업이 어떤 것인지 시민들께 소개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낮은 투표율이나 냉담한 반응은 지방정치가 시민들에게
어떠한 효능을 주는지 제대로 알려져 있지 않은 탓이 큽니다.

중앙언론이나 지역언론도 제대로 지방자치 현실을 궤뚫고 있지 못한 현실이고
의지가 있더라도 현재의 취재력으로는 부족한 상황입니다.

그렇다면 이 세계를 경험해본 사람이 친절하게 안내를 할 수밖에 없지 않나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기초의원이란 무엇인가?
시, 군, (자치)구 등 기초자치단위에서 활동하는 의원들입니다.
광역시나 도 같은 광역자치단위에서 활동하는 광역의원들과 합쳐서
지방의원이라고도 합니다.

2013년 기준으로 전국의 기초의원은 2878명, 광역의원은 855명입니다. 기초의원은
한국에서 선출하는 공직 정치인 가운데 가장 작고 낮은 단위를 담당하지요.
5.16 쿠데타로 지방자치가 없어지면서 사라졌다가
1991년 기초의원 선거가 다시 부활하였습니다. 
 

기초의원은 어떻게 선출되는가?
현재 한국의 기초의원 선거는 '중선거구'에 기초하고 있습니다.
중선거구는 한 선거구에서 2~4명을 선출하는 제도를 뜻합니다.
더 많은 인원을 뽑다 보니 소선거구 때보다 아무래도 선거구 면적이 더 크지요.
처음에는 소선거구제였는데 이 제도가 도입된 건 2006년 지방선거부터입니다.

중선거구제의 명분은 다양한 시민여론을 반영하기 위한 것입니다.
선거구를 쪼개 1등만 뽑게 되면, 그를 뽑지 않은 유권자 등 다양한 여론을 반영하기
어렵게 됩니다.

2014년도에 구미시의 기초의원(구미시의회 의원) 선거구는 8개며,

그중 4개가 3인선거구, 4개가 2인선거구입니다.
3인선거구는 '선주원남동/도량동', '송정동/원평1,2동/지산동/형곡1,2동'
'인동동/진미동', '양포동/산동면/장천면/도개면/해평면'
2인선거구는  '비산동/신평1,2동/광평동/공단1,2동', '상모사곡동/임오동'
'선산읍/옥성면/무을면', '고아읍'입니다. 

구미시의회 전체 의원은 현 23명인데 그중 20명이 지역구 의원이고
3명은 비례대표 의원입니다. 비례대표 의원은 정당명부 득표율에 비례하여
의석을 할당하는 제도를 말합니다. 독일 같은 곳에서는 이 비중이 매우 큰데
그 이유는 여러 정당에 대한 주민들의 지지를 감안하여 다양하게 의회를 구성하기 위함입니다.
구미는 23명 중에 3명이고, 법률로 현재 전체 의원의 10퍼센트 이상으로 규정되어 있습니다.
아직은 비례대표제가 활성화되지 않은 셈입니다.

비례대표 의원은 지역구가 없다 보니까 관심에서 밀려나는 경우도 있는데 그래서는 안 됩니다.
비례대표 의원은 구미시 전 지역에서 선발되었으므로 그에 따른 이점이 있고
지역구가 따로 없기 때문에 시 전반의 사항에 접근하고 행정을 견제 감시하는 데 더 유리합니다.
또 각 정당의 비례대표 1순위는 무조건 여성이니까 여성할당의 성격도 띱니다. 

그렇다면 지역구와 비례대표를 통해 선출된 기초의원은 무슨 일을 하는가?
앞으로 계속해서 설명해야 할 것이기도 하지만 굵게 나누면 기초의원의 일은 이렇습니다.

1) 주민의 대변자로서의 다양한 역할. 민원, 청원의 전달 및 해결자.
2) 예산안 및 결산안 심사, 행정사무감사 등 행정기관의 감시 비판자.
3) 조례안 등을 입안하여 행정의 방침을 결정 짓는 입법 활동.

기초의원을 만나면 가능한 반드시 물어봐야 할 것이 있습니다.
"지금 회기 중이신가요?"
기초의원에게 회의가 중요한 일인데, 회의에 참석하지 않고 자신을 만나고 있다면
그것이 좋은 일일까요?

회의는 기초의원의 밥값 기준이기도 합니다.
기초의원의 급여를 주는 데 회의 일수가 중요한 산출 기준이 되기 때문입니다.
물론 회의에 안 들어가도 월급은 그대로 나옵니다. 이렇게 되면
밥값을 못하면서 밥값을 가져가야 한다고 봐야겠지요?

제가 학교 강연을 다니다 보면 초등학생이나 고등학생이나 대학생이나
우선 기초의원의 소득 수준에 대해 궁금해 합니다.
이 질문이 속물적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소득 수준이 그 사람의 생활과
직업 세계를 들여다볼 수 있는 쉬운 기준이 되는 건 맞기 때문입니다.

지방의원의 급여는 지역마다 다릅니다. 시 조례로 정해져 있고요.
그렇다고 해서 지방의회 스스로 급여를 올릴 수는 없습니다.
또다른 시민대표로 구성된 의정비심의위원회의 심의 그리고
여론조사를 거쳐야 합니다. 그렇게 해서 나온 결과를 의회가 조례개정을 통해
인상할 수 있습니다.

구미시의원의 현 월 급여는 월정수당 197만원과 의정활동비 100만원을 합쳐
세전 기준으로 307만원입니다. 연봉으로는 3684만원입니다.
월정수당은 보수의 개념으로 보면 되고, 의정활동비는 연구비 및 자료수집비 90만원
보조활동비(활동을 보조하는 분에게 드리는 비용) 20만원으로 구성됩니다.
그런데 의정활동비는 다 명목상에 불과한 것이 현실이고 월정수당과 합쳐져 지급되며
지출은 쓰는 사람 마음입니다.
저는 110만원 비용을 어떻게 할까 고심하다가 지역구에 사무실을 냈고
의정보고서 제작 비용으로 보태서 썼습니다.

예전에 기초의원은 무급제였는데 2005년부터 유급제로 바뀌었습니다.
돈이 아깝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십니다만, 제가 여기서 한가지만 묻기로 하겠습니다.
"기초의원에게 월급을 주지 않으면 어떤 사람들이 기초의원을 하게 될까요?

원래 돈이 많고 여유가 있는 사람만 하게 되지 않을까요?
옛날 프랑스에서 한 광산 노동자가 시장이 되었는데 생활이 극빈 상태였답니다.
광부 월급도 못 받고, 시장에게도 월급이 없던 시절이었기 때문입니다.
그 시장은 힘든 노동자들을 대변하라고 당선되었는데 자기 생활을 걱정해야 할 처지가 된 거지요. 

오늘날의 정치인 유급제는 기득권세력의 정책이 아니라 예전 사회진보세력의 정책이라 볼 수 있습니다.
 
기초의원이 보좌관이 있다고 아시는 분들도 계신데, 없습니다.
없어서 좀 힘듭니다. 저는 가끔 농담으로 자기소개를
"김수민 의원실 김수민 보좌관"이라고 합니다.
 
기초의원에게 주어지는 혜택? 회의할 때 식사 제공이 되고요.
그래서 제가 "기초의원은 무상급식하는데 학교는 왜 안 되냐"고 하기도 하지요.

국내외 연수에 예산 지원이 됩니다. 국외연수는 1인당 연간 180만원으로 책정되는데
구미시의회는 의원간 협의 하에 1년이 아니라 2년에 한번씩 360만원으로 하기로
합의하였습니다.
왜냐면 180만원으로 제한해 버리면 갈 수 있는 나라가 제한되니까요.

그런데 임기동안 한 번도 연수를 못 가는 저 같은 의원도 있긴 합니다.ㅜ
연수를 안 가기보다는 잘 골라서 알차게 다녀오는 게 더 낫지 않은가 합니다.
저는 독일 프라이부르크와 영국 브라이튼&호브를 다녀오려 계획을 다 짜놨다가
하필 그 기간에 회기가 겹쳐 취소해야만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기초의회의 회의 일수는 지방자치법으로 100일로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는 회의기간내의 휴일도 포함이 됩니다.
예를 들어 이번주 월요일부터 다음주 목요일까지 회의를 하면
휴일 빼고 회의를 하면 9일이지만 11일로 칩니다.
실제 의회에 출석해서 회의하는 날은 대충 70일 좀 넘는다고 봐야겠죠.

해외 사례를 보면 일년 내내 회기가 있고 그 안에 회의를 하는 나라와
우리나라처럼 회기를 따로 정해놓고 회의를 하는 나라가 있습니다.

기초의원은 겸직이 되는가? 전면 제한되어 있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다소간의 제한은 있습니다. 해당 기초지자체의 예산 지원을 받는 단체에서
임원을 하면 안 됩니다. 겸직은 되지만, 그 겸직에 따라 소속 상임위원회 제한을 받기도 합니다.
가령 주유소나 식당을 경영하시는 분들은 해당 업무와 관련된 상임위원회
(구미시의회의 경우 산업건설위원회)에 소속될 수 없습니다.

가끔 기초의원이 되려면 어떤 자격을 갖고 있어야 되느냐는 질문을 받습니다.
현행 법률상 만25세 이상이어야 하고, 자신이 일하는 기초지자체 안에 주소를 두고 있는,
피선거권(출마권)이 있는 사람이면 됩니다. 

가령 송정동 지역구의 기초의원이 되려면 반드시 송정동에 살아야 하는 건 아니고
구미시 내의 어느 곳이라도 주소를 두면 된다는 말이지요.
물론 대다수의 의원들은 자기 지역구에서 주소나 거소를 두고 있지만요.

기초의원은 주민투표로 선출되는 자리입니다. 받는 점수라고는 오로지 표인 것이지요.
자격증도 따로 필요 없고, 학력도 스펙도 토익점수도 필요 없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기초의원의 자질에 대해서는
모 초등학교에서 했던 강연내용을 정리한
문서로 대신하겠습니다. http://kimsoomin.tistory.com/675

다 보시기 귀찮으신 분을 위해 아주 짧게 요약하자면

정치인은 갈등을 다루며  문제를 사사화하지 않고

공공화하는 직업이므로 그에 맞는 자질을 갖고 있어야 합니다.  

다음 편에서는
주민들의 민원과 청원에 관한 지방의원의 업무를 다뤄보겠습니다.  

[텐텐공인♥애둘아빠]

의원님 골수팬은 아니지만요 ㅎ
그래도 의원님 지역구(구평)주민이니깐 항상 응원할께요.
밥 따시게 드시고 일하세요 ^^

[김수민]

제가 골수팬이 어디 있겠습니까 ^^a
시민들이 지방정치에 보내주시는 관심 자체가 소중하고 감사합니다.

[복덩]

선거철이 다가오니 벌써 교차로에 나와서 누군지도 모르는데 차에다대고 절을 합니다.참 보기좋은모습은 아니더군요..
당선을 위해서 맘에도 없는 가식적으로 절을 하고 당선되면 어디서 뭘 하는지 콧빼기도 안보이고 거드럼피우겠죠...
솔직히 명절에나 또 스팸처럼 문자를 보내고 시민들 세금이나축내는 의원들은 김수민의원을 본받았음 좋겠습니다.

[김수민]

아마 시장 후보들 같은데 인지도가 현직보다 열세이니 그러는 것이 조금 이해는 갑니다.
하지만 요즘 세상에 선거라는 게 투표일 한달 전쯤은 되어야 조금 분위기가 나서.. 너무 일찍 나서면 뻘쭘하긴 합니다.
저는 소개받은 번호, 메시지 보내도 괜찮다고 지인이 일러둔 번호가 아니면 일체의 문자 전송을 안 할 생각입니다. 지난 번에도 별로 안 했어요. 그런데 어떤 아주머니는 "왜 자주 안 보내냐, 돈이 없냐"고 하시더군요. 그나마 한다리 건너서라도 아는 분이니 그러셨으니.. 선거운동하는 사람들이 주차장에서 차앞에 달린 전화번호를 수집한다 하더라고요. 안하는 게 좋겠지요.

[찌니야요]

궁금한점을 콕 찝어주시네요~기초의원 출마시에는 별도의 돈은 발생하지 않나요??공탁금?? 대통령선거시에는 억단위 기탁하고 투표율에 따라 반환되는경우가 있던데요?

[김수민]

기초의원 출마자 기탁금은 2백만원입니다.
기탁금이 몇천만원쯤 되는 줄 알고 잘 사냐고 캐묻던 분들 때문에 좀 기분 나빴던 적 있어요 ㅠ
문제는 지방의원 후보는 대통령, 국회의원, 단체장 후보와는 달리 선거때 후원금을 못 받습니다.
기탁금 및 몇몇 항목의 비용을 보전받는 득표율 기준은 15% 이상 득표하거나 당선되면 전액, 10% 이상은 반액입니다. 저는 지난 선거 때는 자취방 보증금 빼는 등 완전 자부담으로 치러야만 했습니다. 그때는 녹색당이 없고 무소속인지라 정당에서 나오는 보조금도 없었고요.
지방의원을 정치인으로 보지 않는 세태가 후원금 모금이 금지된 것으로 나타나지 않았나 싶습니다.

[찌니야요]

아~그렇군요~ㅎㅎ
현금서비스 받아서 도전해 볼까나?? ㅎㅎ

[komoosin]

아..놀고묵는줄 알았는데 일단 편견을 던지야겠네요..글 감사히 읽었습니다.

[김수민]

주민행사장에서 함께 놀고 먹는 것도 보통 일은 아닙니다. ^^ 의원마다 활동방식이 좀 다르지만 혹사하기 십상입니다.

[재경짱]

응원하고 있습니다.~수고하세요~^^

[ㅈㄱㅎ1111]

의원님
구미시가 더욱 발전하는데 많은 역할 바랍니다.
구미 시민으로서 보는관점에서
점점 동력잃어가는 구미를보고 있으니 안타깝습니다.

[김수민]

재경짱 님 ㅈㄱㅎ1111 님
서로 응원하며 또 안타까워하는 행동이
구미를 거듭나게 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