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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 20년차 이지만, 자신있게 내세울 만한 요리가 없다. 다정 선생님의 반찬수업책을 만나고 나니 반갑기도 했지만, 주부라고 어디가서 말할 수없다는 사실이 부끄러 다. 직장다닌다는 이유로 양가어머님께 얻어먹은 반찬이 그동안 얼마였던가. '식구'란 한집에서 함께 살면서 끼니를 같이 하는 사람을 뜻한다니 식구들의 끼니를 책임져야할 엄마로서 , 그동안 직무유기는 아니였나싶다. 한끼 식사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맛깔스럽게 준비를 하지 아니한 죄.. 나 스스로 인정한다. 그래도 어머니께서 나름대로 행복한 밥상을 차려주셔서 우리 가족은 불만없이 지낼 수있었다. 내가 반찬을 만들어 밥상에 올렸을때, 정말 귀신같이 알아차리는 입맛의 달인 우리 가족들, 어머니께 여쭈어서 열심히 장만하였건만, 할머니솜씨와 확연하게 달라서 맛이 다르다는 아이의 말. 솜씨는 각자 다르다는 것을 나는 익히 알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요리솜씨가 없는거야.' 라고 낙담해버리고 말았다. 이젠 연로하신 양가어머님께 더이상 신세질 수가 없는 입장이다. 그래서 간단한 무침이나 된장국 찌게는 스스로 해결하려한다. 엄마의 입맛에 길들여지면 괜찮아지겠지 하면서, 하지만, 매일 하는 반찬이 매일 맛이 다르다. 나의 레시피는 매일 모양새를 달리하는 모양이다. 전에 했던대로 하지만, 왜 다른지. 요리를 하는 나도 몰랐다. 그런데, 이제 알았다. 다정 선생님의 반찬지침서를 읽고 알게 되었다.
다정선생님은 계량스푼과 전자저울을 가장 좋아하신단다. 사실 인터넷이나 다른 요리책을 들여다보면, 양념을 만들때. 애매한 표현을 많이 쓰고 있다. 한 줌, 소금 약간, 간장 조금.등등..항상 계량스푼과 전자저울을 끼고 다니며 가능한 정확한 계량으로 레시피를 만드는 것이 변하지않는 레시피가 될 수있다는 말에 공감한다. 사람의 입맛이 다 달라서 모두의 입맛에 딱 맞는 레시피는 없으니까 음식을 조금씩 변화를 주며 '맛'을 찾아가야 한다는 선생님의 말씀에 수긍이 간다. 반찬수업이라는 책이 내 손에 들어온 순간,무척 반가운 선생님을 만난 듯 하였다.
첫번째수업내용에는 요리의 반은, 불 조절이라는 말씀과 정확하게 계량한다면 실패하지 않는다는 말씀에 자신감백배. 요리가 더 이상 무섭게 나에게 다가오지는 않겠구나 생각했다. 그리고 건강한 조리도구에도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코팅 조리도구는 중금속에 노출되어 있다는 말에 부엌으로 달려가보는 열정까지. 건강한 조리도구로 바꿔나가야 하겠다. 친절한 장보기 노하우와 나만의 간 맞추기 공식만들기까지. 자세한 설명으로 책을 따라하면 실패할 확률이 거의 없을 듯하다.필수 양념장을 만드는 비밀을 알게 해주셔서 감사할 따름이다. 음식을 손질하는 방법이 썰기종류부터 사진과 함께 자세하게 나와 있으며,채소 손질과 보관까지, 육류와 어류의 냄새 제거와 손질하는 방법이 나와 있다.
두번째수업내용은 봄,여름,가을,겨울 4계절 반찬 수업이다. 제철음식이 보약이라는 말이 있듯이. 제철에 나는 싱싱한 식재료로 반찬을 만들어 먹을 수있는 행복 또한, 클 것이다. 봄 3월에, 북어구이와 비름나물, 콩자반, 통도라지무침 ,쭈꾸미. 봄4월에 해물숙주탱채, 뱅어포무침, 시금치새우볶음, 등갈비시래기찜, 아삭하고 달콤한 고추김치, 멍게젓, 봄나물겉절이, 갈비탕, 풋김치. 봄5월에 명란달걀탕, 열무김치, 무생채, 불고기너비아비, 마늘쫑무,침 노각무침, 꽈리고추찜, 양파장아찌, 해물달걀탕. 여름6월에 두부새우젓찜 ,매운 갈비찜, 오이지무침, 깻잎찜, 멸치무침쌈, 닭개장, 가지무침, 서리태두부, 장똑똑이, 샤부샤부냉채, 두부카레구이 ,메밀국수. 여름8월에 애호박죽, 오이간장,장아찌, 참치회덮밥, 미역오이냉국. 가을 9월에 삼치고추장구이, 물오징어간장조림, 감자고추장찌개, 갈치무조림, 쇠고기편육샐러드,더덕무침,부추전, 옥수수전. 가을10월에 차돌박이구이, 도토리전, 연근조림, 연근빈대떡,고사리들깨나물 . 가을 11월에 고등어김치찜,곶감장아찌, 안동닭찜, 오징어쑥갓말이, 간장게장, 굴국. 겨울12월에 배추겉절이, 순두부찌개, 팥죽, 해물파 ,감자탕 . 겨울 1월에 전복죽,달래멸치무침,대구지리, 무말랭이조림 ,삼겹살구이, 병어조림 .겨울2월에 고구마단호박샐러드, 일식두부조림, 코다리찜, 콩비지찌개,등등.. 정말 맛나는 반찬들이 너무너무 많아 아직 만들어 보지는 못했지만, 벌써 군침이 돌고, 모두 만들어 본듯한 자신감은 어디서 나왔을까? 제철마다 맛볼수 있는 다양한 요리들로 정말 행복한 밥상이 될 것같은 기대감으로 다정선생님의 반찬수업 지침서는 나에게 당당한 아내로서 엄마로서 자리매김할 수있는 기회를 주었다.
즐거운 식사가 없다면 행복한 가정도 없을 것이다. 매일매일 이젠 한가지씩 나만의 레시피를 만들어 우리 가족의 행복한 밥상을 책임질 수 있을 것같다. 혹여, 요리에 자신이 없어 주방에서 우물쭈물거리는 주부가 있다면, 반찬수업책과의 소중한 인연으로 나처럼 당당하게 주방에서 가족의 건강과 행복을 책임질 수있는 자신감을 가지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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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밝은 우주방입니다... 원문보기 글쓴이: 책쟁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