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대산 선재길을 다녀와서...
재경대구경북시도민회(양재곤 회장) 산악회(서성도 회장)는 처서를 지난 8월의 끝 주말 정기산행으로 오대산 선재숲길을 걸었다.
선재숲길 / 조명래
선재동자의 구도 행보
월정사 천년의 숨결이
한강의 발원지 금강연
맑은 물소리 우렁찬데
울창한 청록 숲길 따라
길을 여는 바람의 노래
풀향기에 취한 나그네
유유자적 푸른 숲길이
지혜의 길에서 꿰어본
인생길 선재 선재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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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엄경 선재동자에서 유래된 선재길 선재숲길이라는 길 이름 따라 숲길을 걷다보면 걷는 그 순간이 선재동자가 되고 번뇌를 지우는 나그네가 된다.
처서에 내린비로 계곡을 흐르는 물소리 우렁차고 파란 하늘 텅빈 마음의 평안을 주는 숲길을 따라 다리 아래로 흐르는 푸른 물빛이 울창한 청록의 숲에 풀향기가 그윽하다.
시원한 금강계곡의 물소리에 귀를 씻어 기울어진 마음자락 수평으로 조율하니 한걸음 한걸음 걸음마다 맑은 자연의 빛과 향기에 무념무상 순간마다 선재동자가 된다.
○ 오대산 선재길은...
깨달음의 지혜를 품고 있는 문수보살 신앙의 중심지 오대산 선재길은 2013년 10월에 개통된 월정사와 상원사를 연결하는 길로 스님들이 두 절을 오갈 때 다니던 옛 오솔길이다.
월정사가 643년, 상원사가 724년에 창건됐으니 천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길이 선재길인 셈이다.
'선재'라는 말도 불교용어다. 동자인 선재는 지혜와 깨달음을 향해 나아가는 표상으로 '화엄경'의 중심인물이다. 월정사를 창건한 자장은 선재동자의 구도행각을 따르기 위해 자신의 뒤뜰에 53그루의 나무를 심었다고 한다.
53은 선재동자가 깨달음을 얻기 위해 만난 선지자의 숫자다. 옛 스님들이 오가던 선재길에 '나를 찾아보는' 깨달음을 음미해본 시간이 참 좋았다.
선재길을 걸으면 깨달음을 얻을 수 있고 없고를 떠나서 확실한 건 걷다보면 계절마다 자연의 오묘함을 마음껏 감상할 수 있고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아름다운 풍경을 바라보며 집착과 번뇌를 잊어버리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되는 길이다.
섶다리, 징검다리 같은 정겨움을 더하는 구조물들도 있지만 선재길의 가장 큰 매력은 바로 맑은 물소리가 님의 법문같은 계곡이다. 시원스레 물줄기를 뿜는 상원사 계곡길 주위로 숲을 지날 때의 그 매력에 빠지며 걷다보면 무아지경에 이르게 된다.
맑은 계곡물 위로 득음의 빛을 머금은 청록의 잎새 사이로 쏟아지는 햇살에 살가운 바람의 노래를 벗삼아 걷는 9km의 계곡을 끼고 있는 경사도가 완만한 길이라 넉넉히 휴식시간을 갖는다고 해도 3-4시간이면 족하다.
선재숲길의 청정한 기를 받아서 일까 선재동자의 지혜를 담았을까 서울로 향하는 귀경길 회원들의 모습은 모두가 부처요 선재동자다. 선재길은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를 향유할 수 아름다운 길이나 가을이 가장좋다.
오대산 선재길을 걸어본 온하루가 곳곳에서 느껴지는 숲의 향기에 끊임없이 되새김되는 의상대사의 '법성계"(210 글자)를 음미하게 된다.
법성계 / 의상대사
법성원융무이상(法性圓融無二相)
법의 성품은 원융하여 본래 두 모습이 아니고
제법부동본래적(諸法不動本來寂)
모든 법은 고요하여 움직이지 않는 진여의 세계이네.
무명무상절일체(無名無相絶一切)
이름도 없고 모습도 없어 일체가 끊겼으니
증지소지비여경(證知所知非餘境)
깨달음의 지혜로만 알 뿐 다른 경계는 아니네.
진성심심극미묘(眞性甚深極微妙)
참된 성품은 깊어서 지극히 오묘하니
불수자성수연성(不守自性隨緣成)
자기 성품에 묶이지 않고 인연 따라 이루어지네.
일중일체다중일(一中一切多中一)
하나 속에 일체가 있고 일체 속에 하나가 있어
일즉일체다즉일(一卽一切多卽一)
하나가 곧 일체이고 일체가 곧 하나이네
일미진중함시방(一微塵中含十方)
한 작은 띠끌 속에 우주가 깃들어 있고
일체진중역여시(一切塵中亦如是)
온갖 티끌 가운데도 우주가 깃들어 있네
무량원겁즉일념(無量遠劫卽一念)
무량한 세월이 곧 한 순간의 생각이고
일념즉시무량겁(一念卽是無量劫)
한 순간의 생각이 곧 무량한 세월이네
구세십세호상즉(九世十世互相卽)
과거 현재 미래가 다른 듯하나
잉불잡란격별성(仍不雜亂隔別成)
얽힌 듯 얽히지 않고 각각 뚜렷하게 이루어졌네
초발심시변정각(初發心時便正覺)
불도를 이루고자 처음 생각한 마음이 곧 부처님의 근본 마음이고
생사열반상공화(生死涅槃相共和)
생사와 열반이 언제나 함께 있네
이사명연무분별(理事冥然無分別)
진리의 세계와 현상의 세계가 한결같이 평등하여 분별할 수 없고
시불보현대인경(十佛普賢大人境)
시방제불과 보현보살이 나투신 크나큰 경계이네.
능인해인삼매중(能仁海印三昧中)
부처님의 고요한 해인 삼매 가운데
번출여의불사의(飜出如意不思議)
온갖 불가사의 한 법을 나투시네.
우보익생만허공(雨寶益生滿虛空)
중생에게 이익이 되는 가르침이 허공 가득히 비처럼 내리네.
중생수기득이익(衆生隨器得利益)
중생은 자신의 근기에 따라 이익을 얻는다네.
시고행자환본제(是故行者還本際)
그러므로 수행자가 본 바탕에 이르려면
파식망상필부득(叵息妄想必不得)
헛된 망상을 끊지 않고서는 얻을 수 없네.
무연선교착여의(無緣善巧捉如意)
걸림이 없는 방법으로 여의주를 마음대로 잡아 쥐어서
귀가수분득자량(歸家隨分得資糧)
진리의 고향에 돌아갈 수 있는 분수껏 능력을 얻는다네.
이다라니무진보(以陀羅尼無盡寶)
신묘한 다라니의 다함이 없는 보배로서
장엄법계실보전(莊嚴法界實寶殿)
온 세상을 장엄하여 보배 궁전을 만드네.
궁좌실제중도상(窮坐實際中道床)
마침내 실다운 진리의 세계인 중도의 자리에 앉았으니
구래부동명위불(舊來不動名爲佛)
예부터 변함없는 이름이 바로 부처님이네.
○ 함께한 인연에 감사하면서...
함께한 회원 여러분 행사에 도움을 주신 모든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서성도 회장님을 비롯한 집행부 임원 여러분 행사에 수고많으셨습니다. 다음 산행때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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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재길을 다녀와서...
조명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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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8.26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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