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서울시청 앞 광장에는 HDC현산에 대한 강력한 행정 처분을 촉구하는 광주 화정아이파크 입주예정자들의 상경 집회가 열렸다. 입주예정자들은 '통큰결단 어디가고 입주민에 책임전가', '반성없는 현대산업 건설면허 말소하라'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서울시청부터 용산 대통령실까지 가두행진을 벌였다.
이번 집회는 지난달과 이달 1일에 이은 화정아이파크 입주예정자들의 세 번째 상경 집회다. 집회 현장에는 경찰 추산 650여명이 모였다. 이들이 세 번이나 상경 집회를 연 것은 입주 지연 배상금 등 주거지원 대책을 두고 HDC현산과 갈등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중도금 대출을 대신 상환한 가구에는 지연 배상금이 대폭 줄어든다는 점도 입주예정자들이 문제로 삼는 부분이다. 화정아이파크는 중도금 대출이 4회차까지 실행된 상태다. 중도금 대출을 보유자금으로 납부하는 가구는 계약금까지 분양가의 50%를 납부한 것으로 인정돼 지체상금과 분양가 할인으로 약 1억2000만원의 보상이 제공된다.
다만 HDC현산이 중도금을 대신 상환하는 가구는 계약금 10%에 대한 지체상금 약 1800만원만 지급된다. 이승엽 비상대책위원장은 "입주가 5년 미뤄지면 1800만원, 10년 미뤄지면 3600만원만 주면 된다는 논리"라며 "붕괴사고 이후 지금까지 공식적으로 HDC현산과 입주예정자들이 만난 것은 두 차례뿐이다. 불안에 떠는 입주예정자들에게 제대로 된 설명도 없이 적은 돈으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태도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집회와 관련해 HDC현산 관계자는 "입주예정자들께 다시금 사죄 말씀드린다"며 "사고 초기 입주예정자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해 화정아이파크의 전면 재시공을 결정했고, 사고지원단을 구성해 꾸준히 입주예정자와 소통하고 있다. 입주예정자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올해 11월 입주가 예정됐던 광주 화정아이파크에서는 지난 1월 외벽 붕괴 사고가 발생했다. 건물 안전성을 두고 논란이 불거지면서 HDC현산은 화정아이파크의 전면 철거와 재시공을 결정했다. HDC현산은 재시공에 들어가는 기간과 비용을 약 70개월, 370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