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로주의 산방
언텍트 산행
2021년 1월 9일 토요일
산행지: 경기 동두천 마차산 (해발 588m)
산행코스: 동두천역 2번출-안흥교-평강요양원-재재기골능선-정상-소요산역
(7km/4시간 30분 산행)
참석인원: 김승태,김동녀,신동일 (이상3명/존칭생략)
뒤풀이 참석: 김옥현
연일 이어지는 한파속 따스한 바람이 그립다.
시작이 좋아야 마무리도 좋다고 했던가.
속수무책 바이러스에 휘둘린 한 해를 보내고 신축년을 맞이했다.
기분 좋은 시작이 필요하다.
시작은 됐지만 코로나 3차 대유행으로 예년과 사뭇 다른 해를 보내고 있다.
개발된 백신 치료제 접종 시작을 알리는 반가운 소식도 들린다.
다만 언제 사용할지 효과가 얼마나 크게 작용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올해도 코로나 일상으로 시작된 불확실성이 탓에 단체 대신 혼산이나 소규모 비대면 산행으로의 대체가 불가피 하다.
코로나 사태 장기화로 면역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바이러스에 노출돼도 이겨낼 수 있는 면역력을 키우는게 가장 확실한 예방법은 아닐런지.
자연과 함께 하는 "걷기의 일상화" 가 코로나를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백신이 되고 있다.
다양한 운동 방법이 있겠지만 산이나 자연을 찾아 걷기를 즐기는 사람들이 부쩍 많아지고 있다.
요즘처럼 비대면 활동으로 제약이 많은 시기 새로운 운동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운동효과는 물론 코로나 스트레스 해소까지...
코로나 극복을 위한 면역력에 관심이 많아지고 있다.
어떤 방식이든 규칙적인 자기관리를 통한 면역 증가로 코로나를 예방하고자 하는 성향이 적극 반영되길 기대해 본다.
연일 맹위를 떨치는 한파 기세가 매섭다.
배낭안에는 아이젠 스패츠 비니 벙어리장갑 구스패딩 등 동계용품 셋팅완료로 북풍한파도 끄떡없다.
한파 대비 동계용 배낭을 단디 꾸려 집을 나선다.
5인 이상 집합금지 명령 거리두기 2.5단계 추가 연장으로 정기산행 공지 없이 소규모로 진행하는 산행이다.
언텍트 일정으로 찾아가는 경기 동두천 소재 마차산이 그곳이다.
물론 코로나 방역지침 준수는 필수.
겨울산의 아름다움 이라고 뭐 특별한게 있을까.
헐벗은 식생들이 그대로 드러난 산자락에 무채색의 겨울옷을 입고 있는 나목들이 한파 속 겨울을 꿋꿋이 견뎌내고 있다.
코로나로 답답했던 우리님들도 코끝이 알싸한 그 겨울 풍경에 절로 신이 날 수 밖에...
길은 안흥교를 건너 기도원으로 이어지는 작은 지계곡을 따라 나 있다.
여기서 직진해 재재기골로 들어서면 동두천기도원에 이어 왼쪽으로 버섯재배장이 나타난다.
마차산 안내표지판 입구에서 오른쪽 오솔길따라 올라서면 마차산 남동릉 안부에 닿는다.
안부에서 하얀 눈과 낙엽으로 뒤덮인 능선길로 마차산 산길이 열린다.
부드럽게 이어지는 산길따라 살포시 덮고 있는 눈길의 호젓함이 한겨울 추위를 잊게 만든다.
얼어붙은 산정과 눈 덮인 능선길 위로 시린 하늘 그 외에는 별다른 소리도 들리지 않는 겨울산의 모습이다.
고요함에 더해 발걸음 소리 마저 이렇게 컸나 싶을 정도의 적막감만 느껴진다.
재재기골 능선 따라 8부 능선에 들어선다.
정상으로 이어지는 거친 암릉과 노송을 끼고 가풀막 산길이 이어진다.
두 사람이 손 잡고 걸어가기 버겁게 느껴지는 너비다.
산길 한켠 제법 세월이 느껴지는 노송 한그루가 특유의 빛깔을 뽐내며 고고함을 발산하고 있었다.
거친 암릉과 조화를 이룬 노송들이 어우러져 만든 산 풍경이 한 폭의 산수화를 그리며 시름을 잊게 해준다.
시린 겨울하늘 아래 거침없는 조망이 펼쳐진다.
(해발 588m) 마차산 정상이다.
북쪽으로 한탄강 건너 멀리 고대산이 보이고 동쪽으로 소요산이 하늘금을 이루고 있다.
남쪽으로 수석의 전시장을 방불케하는 도봉산이 우뚝 솟구쳐 있고 서쪽으로는 간파리 계곡 건너 감악산이 하늘금을 이룬다.
산 정상 머리위로 기울어지는 해를 바라보며 한없이 머물고 싶은 발걸음을 돌린다.
걷기를 할 때 중요한 것은 마음을 걸음에 집중한다는 점이다.
눈은 앞을 보고 있지만 마음의 눈은 걸음에 둔다.
어떤 생각에 골똘히 빠지거나 음악을 듣거나 하지 않고 오로지 걸음에 집중한다.
그러다 보면 보이는 풍경 들리는 바람소리 모두 그저 보이고 들리는 것일 뿐.
내 마음의 고요함은 흔들리지 않는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몰입의 순간에 만나는 고요함이다.
감정의 출렁임이나 고통의 회오리가 없는 고요함 평온함.
마차산을 걸으며 나는 서서히 삶을 재건하고 있었다.
산길도 걷고 마음으로도 걷고 세상 모든 길이 결국 나 자신으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신년 첫 산행을 언텍트 일정으로 진행했던 마차산 산행.
동행길 열어주신 김승태 회장님 김동녀 총무님 수고에 감사드립니다.
뒤풀이 자리 함께 해주신 김옥현 형님 배려에도 감사드립니다.
하루빨리 코로나를 끝내고 편안한 마음으로 많은 산우님들과 산에서 뵐 수 있길 바래봅니다.
감사합니다.
(고독길)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