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 용산 미군기지는 어느 나라 땅인가?

[시민짱!]

경향신문에서 퍼 온 글입니다.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정말 어이없습니다.
더욱이 아파트 신축 비용의 3분의 2를 우리 나라에서 부담한다고
주한미군사령관이 본국에 통보했다니.....

박찬종씨는 독도문제가지고 난리칠게 아니라 용산기지를 문제삼으면
확실하게 멋진 모습으로 정계에 복귀할 수 있을 건데요..
독도는 우리나라 땅이지만, 용산은 미국땅이나 다름없지 않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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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하는 세상］용산 미군기지는 어느 나라 땅인가?

〈김종일·용산미국기지 반환운동〉


나는 지금 많은 혼란에 빠져 있다. ‘도대체 이 나라의 주인은 누구인가’ 되묻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처해 있기 때문이다.


주한미군은 용산 미군기지 내 장교숙소를 대체하기 위해 2002년 3월 착공을 목표로 8층짜리 2개동 아파트 96가구를 짓겠다고 발표했다. 이후 10단계에 걸쳐 1,066가구를 건립하겠다고 밝혔다. 심지어 슈워츠 미8군사령관은 건축비용의 3분의 2를 한국 정부가 부담한다고 지난 6월 미 의회에 보고까지 했다. 이 땅은 우리 국방부 부지로 미군측이 국방부에 일방적으로 통고한 후 아파트 건설계획을 추진하여 지금 비판여론이 들끓고 있다. 이는 앞으로도 주한미군이 이 땅에 영구히 주둔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낸 것으로 한시바삐 치욕의 땅, 용산 미군기지의 전면 반환을 바라는 우리 민족의 염원을 정면으로 거스르는 일이다.


노태우 정권조차 국민적 염원을 반영하여 용산 미군기지 반환을 대통령 선거공약으로 내걸었고, 1990년에는 미8군사령관과 한국 국방부 장관이 ‘한·미간 기지 이전에 관한 기본합의서’를 체결하여 96년 말까지 용산 미군기지를 한국에 넘겨주기로 약속했었다.


그런데 주한미군측은 합의각서 체결 당시인 90년에 이전비용을 16억달러로 합의했다가 91년에는 일방적으로 96억달러를 요구함으로써 합의를 유명무실하게 만들었다. 김영삼 정권 때인 93년에도 용산 미군기지를 포함, 전국의 19개 미군기지에 대하여 이전논의를 하다가 주한미군측의 반발로 백지화되었는데 현 김대중정부는 아예 거론조차 하지 않고 있다.


서울시는 그동안 시내 한 복판에 있는 용산 미군기지로 인해 계획적이고 체계적인 도시개발이 불가능했고 그 결과 기형적인 도시로 전락하고 말았다. 용산 미군기지 때문에 4호선 전철이 이촌역에서 숙대입구역으로 직진하지 못하고 신용산, 삼각지역 등으로 우회하였고, 동작대교도 직선도로가 아닌 곡선도로가 되면서 출·퇴근 때마다 교통 혼잡지역이 되어 서울 시민들에게 큰 고통을 안겨주고 있다. 서울 시민이 아침마다 불평을 늘어놓으면서도 무감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일상적인 고통이 되어버렸다.


어디 그 뿐인가? 주한미군은 용산 미군기지에서 서울 시민들이 식수원으로 사용하는 한강에 독극물을 방류하고, 녹사평역 일대를 기름으로 오염시켰으며, 변전소와 호텔 등을 용산 미군기지 내에 불법으로 건축했다. 적반하장격으로 헬기장 부근에 자신들의 허락 없이 국립박물관을 지었다고 불평을 늘어놓고, 번호판 없는 불법 차량들이 도로를 달리고 있으며, 수억원의 교통범칙금조차 단 한푼도 물지 않고 있다. 게다가 전기요금, 가스요금까지 한국군들이 내는 요금보다 터무니없이 싼 요금을 내고 있는 현실에도 ‘좋은 게 좋은 것 아니냐’며 우리들의 우방(?)을 위해 입을 꾹 다물고 참고 있어야 한단 말인가.


서울시가 정상적인 도시 기능을 되찾고 서울시민들이 생활상의 불편과 불안, 고통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는 이제 우리들이 팔 걷어붙이고 용산 미군기지 반환운동에 적극 나서는 길밖에 없다. 미국의 부당한 요구에도 “영원한 혈맹”을 외치며 고분고분하게 말 잘 듣는 무기력한 정부와 꼭두각시 국방부밖에 없는 한.


나는 이 아침 어느 나라에 살고 있는지 곰곰 되씹고 있다. 일본군 주둔 반세기에 이어 주한미군이 56년간이나 주둔하고 있는 용산 미군기지는 우리 땅인가? 실제로 미국에서 주한미군들에게 편지를 보낼 때, 한국은 독립된 국가로서의 코리아, 서울이란 주소를 쓰지 않고 미국의 캘리포니아주 주소를 쓰고 있다. 이는 주한미군이 이 땅에 주인으로 군림하고 한국이 미국의 예속상태라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이런 상황인데도 우리가 민족주권과 자존심을 이야기 할 수 있을까?


우리 모두 이 땅의 주인이 되는 세상을 만들 수 있기를 희망한다. 희망을 일구기 위해 우리 다함께 용산 미군기지 반환운동에 적극 나서는 꿈, 그 꿈은 나 혼자만 꾸는 꿈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