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떨어져 나간 구두 굽...12년 전의 故 박원순 서울시장
가난 마케팅의 원조는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으로 꼽힌다.
해지다 못해 떨어져 나간 구두 뒷굽, 후줄근하게 늘어난 검은 양말. 박 전 시장의 이런 차림세를 2011년 사진작가 조세현 씨가 트위터 등에 올렸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 당시였다. 당시 네티즌은 “안철수가 서울시장을 포기한 이유는? 박원순의 신발이 모든 걸 말해준다”고 했고, 일부는 “오래 신어서 저렇게 떨어지진 않는다”며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2014년 6·4 지방선거 당시에는 ‘박원순 나무 문짝’이 키워드에 올랐다. 서울시장직에 출마한 박원순 전 시장이 서울 종로구 종로5가 선거캠프에 버려진 문짝을 재활용해 만든 테이블 3개를 놓은 것이었다. 캠프 내에는 이 테이블을 비롯해 폐목재를 쌓아 만든 평상 등 다양한 재활용 집기들이 등장했다. 유기홍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트위터에 “박원순 캠프 회의실의 회의 테이블. 문짝을 재활용한 것이다. 재벌 출신 후보캠프는 상상도 못할 일이다. 원순씨 답다”라고 썼다.
지난 2018년 박원순 당시 서울시장은 강남북 격차를 해소하고 서민의 삶을 이해하는 계기로 만들겠다며 폭염 속 삼양동 옥탑방 한 달 살이를 체험했다. 당시 문재인 전 대통령이 박 전 시장에게 선풍기를 선물하기도 했다. 박원순 전 시장은 낮에는 업무를 보고 주로 밤에 이곳에서 생활하면서 주민들을 만났다고 한다.
박 전 시장은 당시 ‘서민 체험쇼’라는 논란이 일자 한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페이스북에 달린 댓글을 소개하기도 했다. 이 댓글은 ‘대한민국 정치인 모두가 1년에 한 번씩 이런 쇼라도 했으면 우리나라 국민들이 지금보다는 응원을 했을 거다’ ‘이벤트도 매일 하면 생활이다. 일도 책임감도 애민 사상도 아무것도 없으면 쇼라도 하라’는 내용이었다.
박원순 전 시장은 2020년 3월 26일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 공고 기준 재산 신고액이 -6억9091만원이었다. ▷토지 7596만원 ▷자동차 2878만원 ▷예금 4745만원이 있었지만, 채무액이 8억4311만 원 등으로 나타났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주로 지난 대선 출마 당시 자신의 가족사를 소개하며 ‘가난’을 언급했다. 이 대표는 지난 2022년 1월 경기 성남시 중원구 상대원시장 연설에서 가족들이 1976년 상대원으로 이사를 온 후 가난을 이겨내기 위해, 아버지는 시장 청소노동자, 어머니는 시장 화장실 관리, 자신은 공장 소년공으로 살았던 과거를 소개하며 눈물을 훔쳤다.
그는 연설 말미에 눈물을 닦으며 “이 참혹한 삶이 제가 어떤 곤경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원동력”이라며 “제가 하는 모든 일은 우리 서민의 삶과 이재명의 참혹한 삶이 투영됐다. 앞으로도 여러분을 위해서 일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비슷한 시기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재명 웹자서전’을 연재하면서 자신의 가난했던 어린 시절을 소개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아버지가 성남으로 떠난 뒤, 어머니 혼자 우리 남매들을 키웠다”며 “어머니는 화전을 일구거나 남의 밭일을 해주고 좁쌀, 보리쌀을 받아왔다. 그 보리쌀도 자주 부족해 겨를 얻어다 겨떡을 쪄먹었다”고 회고했다.
이 대표는 이어 “먹기 힘든 음식이었지만 맛있는 표정으로 열심히 씹어 삼켰다”며 “목구멍 따갑다고 투정부리는 동생들에게는 흘겨보는 것으로 눈치를 줬다”고 했다. 그는 또 “크레파스나 도화지 같은 준비물을 학교에 챙겨간 적이 없다”며 “아이들이 산과 들로 특활을 나가면 크레파스도, 도화지도 없는 자신은 홀로 교실에 남아있었다”고 했다.
이 대표는 초등학교 성적표 행동란에는 ‘동무들과 사귐이 좋고 매사 의욕이 있으나 덤비는 성질이 있음’이라는 평가가 달렸다며 “(덤비는 성질은) 무턱대고 도전한다는 의미로 해석하고 싶다”며 “가난 때문에 더 빨리 자랐고 더 빨리 세상을 알게 됐다”고 했다. 그는 “가난이 죄가 아닐진대 가난하다고 겪어야 했던 부당함이 있었다”며 “어린 마음에도 부당한 일을 당하면 예민하게 반응했던 듯하다. 덤벼야 지킬 수 있는 것들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재명 대표의 재산 총액은 34억4785만원(2023년 3월 31일 국회공보 기준)이다. ▷건물 21억3100만원 ▷자동차 349만원 ▷예금 7억5794만원 ▷정치자금 계좌 예금 5293만원 ▷사인 간 채권 5억500만원 ▷채무 2251만원 ▷콘도 회원권 2000만 원 등이다.
김상조 전 청와대 정책실장은 지난 2017년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 시절 인사청문회에 30년 된 낡은 가방을 들고 와 ‘물욕 없는 삶’을 살아왔다는 이미지를 얻었다. 당시 문재인 전 대통령은 김상조 전 실장에게 공정거래위원장 임명장을 수여한 후 특유의 낡은 가방을 살펴보면서 웃음꽃을 피우기도 했다.
김상조 전 실장을 두고 과거 도서관에서 공부를 하다가 막차 마을버스를 타고 지하철을 타고 다녔고 밥도 주로 학교 구내식당에서 해결하는 등 근검한 절약이 몸에 밴 생활을 했다는 목격담까지 잇따라 나왔다.
그러나 청문회에서는 ‘위장전입’ 의혹과 ‘다운계약서 작성’ 의혹이 잇따라 제기되며 도덕성 문제가 불거졌다. 특히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낸 2021년에는 임대료 인상 폭을 5%로 제한한 임대차 3법 시행 직전 본인 소유 청담동 아파트 전세 보증금을 14.1% 올리는 계약을 한 것이 논란이 돼 결국 경질됐다.
김상조 전 실장의 재산 신고액은 23억4239만원(2021년 3월 25일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 공고 기준)이었다. ▷토지 6422만원 ▷건물 17억5130만원 ▷자동차 1621만원 ▷예금 14억7317만원 ▷증권 747만원 ▷채무 9억7000만원 등이다.>조선일보. 이혜진 기자
출처 : 조선일보. ‘거지甲’ 박주민, ‘매일 라면’ 김남국, ‘흙수저’ 장경태…민주당의 가난 마케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