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한 바리케이드/ 정지윤
생계의 좁은 골목
희망이 숨어 있다
모든 것을 제압하는
거대한 자본의 힘
이제는 꿈마저 버려야지
가게 문을 닫는다
투명한 바리케이드
조여 오는 전선에서
저항조차 할 수 없는
미세한 권력 저 안쪽
우리는 의심도 없이
스스로 삶을 밀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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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워드/ 정지윤
비닐봉지 하나로 감당하기엔 이른 저녁
거리에 널려 있는 버튼 키를 누른다
봉인된 문들을 모두
꺼내주고 싶다
위험한 전선에 매달리는 새들
눈을 치켜떠도 거꾸로 서는 빌딩들
겨우내 잔고 조회는
끝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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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은 시간이 아니다/ 정지윤
어두운 골목길을
지키던 가로등과
가파른 계단을
오르내리던 라일락 향기
너에게 밑줄을 긋는
눈빛들이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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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교감
정지윤 시집/ 투명한 바리케이드/ 여우난골/ 2023
바보공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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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1.22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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